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7.20. 헌책집 길그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1994년부터 ‘혼책(1인 소식지·잡지)’을 여미었습니다. 1994년 12월에 첫자락을 내놓았고, 1995년에는 대여섯쯤 내놓았으며, 1996년에 싸움터(군대)에서 손으로 드문드문 내놓다가, 1997년에 싸움터를 마칠(전역) 즈음 조금 더 힘내어 여러 가지를 내놓았고, 1998년 1월부터 밑돈을 모으는 대로 바지런히 갖은 혼책을 쓰고 엮고 내놓아 돌렸습니다. 1998∼99년에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를 할 적에 새뜸(신문)에 ‘혼책’을 끼워서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무렵 온하루는 ‘일하고, 읽고, 새기고, 쓰고, 엮고, 돌리기’뿐이었습니다. 하루에 두토막(2시간)쯤 자면 넉넉하다고 여기던 나날입니다. 요새는 손전화에 길찾기(네비게이션)이 흔하지만, 1994∼2003년 무렵에는 길그림책(지도책)을 찾거나 사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헌책집 길그림’을 그리려면, 책집 둘레 온마을과 온골목을 샅샅이 걸으면서 스스로 줄인자(축척)를 어림해야 했어요. 길그림 하나를 그리려면 한 달 즈음 걷고 또 걸으며 ‘서울 신촌 헌책집 길그림’이나 ‘서울 마포 헌책집 길그림’이나 ‘서울 동대문 헌책집 길그림’이나 ‘서울 용산 헌책집 길그림’을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일부러 걷고, 그냥 걷고, 그저 걸었습니다. 걷다 보면, ‘책읽기 = 걷기’하고 매한가지요, ‘글쓰기 = 걷기’하고 나란하다고 느낍니다. 걷는 매무새일 적에 어질게 읽고 즐겁게 쓴다고 배웠습니다. 걸어다니지 않는 이들은 읽지도 쓰지도 않을 뿐 아니라, 걸음걸이 없는 눈길과 손길과 마음길로는 겉치레에 그치게 마련이라고 느꼈어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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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꽃 / 숲노래 말넋

말꽃삶 13 전쟁용어 씨앗



  예부터 어른들은 비를 ‘비’라고 하면서 ‘비’가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고 살피고 돌아보고 헤아리는 밑틀을 마련했습니다. 어린이 스스로 마음을 북돋우라는 뜻으로 삶·살림을 수수한 말씨로 담아서 살며시 들려주고 가만히 지켜보았어요.


  비를 바라보면 ‘빛납’니다. 빗방울마다 빛이 나요. 막상 빗방울을 손바닥에 얹으면 그저 물방울이지만, 구름에서 땅으로 내려오려고 하늘을 가를 적에는 ‘반짝이는 빛줄기’를 그립니다.


 바다랑 비


  바다가 있기에 비가 있습니다. 바닷물이 아지랑이라는 몸을 거쳐서 구름을 이루다가 빗방울로 이 땅에 드리웁니다. 이쯤은 어린배움터에서조차 가르칩니다만, ‘바닷물 = 아지랑이 = 구름 = 물방울 = 빗물’이라는 대목을 찬찬히 짚어서 ‘말’을 ‘마음’에 담도록 알리지는 못 한다고 느껴요.


  하늘에서 땅으로 드리울 적에 빛나는 빗방울을 받아 보면, ‘빈’ 물방울이곤 합니다. 바다에서 하늘로 아지랑이가 될 적부터 바닷방울(바다 물방울)은 몸을 비워요. 몸을 비워야 바다를 떠나 하늘로 오릅니다. 하늘로 오른 바닷방울은 가볍게 바람을 타다가 모이니 구름을 이뤄요. ‘구름’은 하늘에서 바람을 구르듯 다닌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구름 = 하늘을 구르는 물방울’이란 속뜻입니다.


  빛나고 빈 물방울인 ‘비·빗물·빗방울’인데, 이 비가 내리기에 들숲바다가 새롭게 푸르고 빛나요. 내릴 적에도 빛나고, 내려서도 빛내는 빗방울이에요. 촉촉히 적시는 구실을 하고, 뭍에 있는 모든 쓰레기를 쓸고 씻고 터는 구실까지 합니다.


  비가 훑은 하늘은 새파랗습니다. 비가 안 오면 매캐합니다. 이 하늘비를 바라본 옛사람은 ‘비(빗자루)’를 삼았어요. 빗물을 머금고 자란 싸리나무나 갈대를 꺾어서 찬찬히 묶으니 비(빗자루)가 태어납니다.


  우리 머리카락을 ‘빗질’을 하면 반드르르 빛납니다. 빗줄기가 하늘과 땅을 빗살로 쓸고 씻어서 반짝이는 새빛을 드리우듯, 머리빗으로 머리카락을 고르면, 머릿결이 빛나지요.


 빚다


  비·빗물·빗방울는 자잘한 것을 쓸고 치우면서 새터를 이룹니다. 이리하여 ‘비’를 바탕으로 ‘비 + 짓다(지음)’을 나타내는 ‘빚다’라는 낱말이 태어나요. ‘빚다’는 “물을 써서 반죽을 하여 꼴을 새로 이루다”를 나타낸다고 할 만합니다. ‘반죽’이란, 흙하고 물을 섞은 덩이예요. 물(빗물)이 있어야 새로 이뤄요.


  수수하게 쓰는 낱말 ‘비’입니다만, ‘빛·비다·빗·빗자루·빚다’가 얽힌 실타래를 엿봅니다. 여기에 ‘빚’도 생각할 만해요. 아무것도 없다고 여기는 ‘빚’이 있고, 누가 크게 도와서 얻은 빛(보람)을 ‘빚’이라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게릴라성 호우’라든지 ‘호우주의보’라든지 ‘우천·우비·우산·우수’라든지 일본말씨나 온갖 한자말이 떠돌고, ‘물폭탄’처럼 ‘비’를 깎아내리는 말씨가 나타나더니, ‘극한호우’라고 하는 끔찍한 말씨까지 나옵니다. 이처럼 삶도 숲도 마음도 푸른별도 등지거나 갉아먹는 말씨로는 ‘비’가 왜 비요, 비가 맡은 길을 읽거나 생각할 틈이 모두 사라집니다.


  우리는 굴레(일제강점기)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이웃나라가 놓은 굴레도 있지만, 한겨레 스스로 굴레(군사독재)로 가둔 적이 있어요. 이웃나라 굴레가 드리우기 앞서는 임금붙이(왕권)라는 굴레(조선 봉건사회)가 있었습니다. 이 모든 굴레를 들여다보면, 힘꾼(권력자)은 힘말(한자·한문·일본말)로 사람들을 억눌렀어요. 요새는 조금은 날개(자유)를 찾았습니다만, 날개를 펄럭일 틈이 없이 영어가 새롭게 힘말(권력언어)로 춤춥니다.


  여러 굴레를 돌아보면, 모든 굴레마다 굴레말·사슬말이 함께 춤췄는데, 하나같이 싸움말(전쟁용어·군사용어)입니다. ‘게릴라성 호우’라는 말에 깃든 ‘게릴라’라든지, ‘물폭탄’이라는 말에 끼어든 ‘폭탄’을 봐요. 굴레말이자 싸움말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생각을 저버리거나 이웃을 멀리하거나 사랑을 잊어버리도록 내모는 사나운 말씨예요.


  전쟁용어가 일상용어가 되면?


  오늘날 둘레를 보면 “전쟁용어가 일상용어가 되었”습니다. 옷을 두툼하게 입는 몸짓을 ‘완전무장’이라 하더군요. 마음이 사르르 녹을 적에 ‘무장해제’라고 해요. 못생긴 사람을 ‘지뢰’라 일컫기에 소름이 돋아요. 사람을 얼굴로 갈라치는 말씨도 사납지만, ‘꽝(지뢰)’이 터질 적에 얼마나 끔찍한가를 우리 스스로 너무 모르거나 잊어버렸구나 싶더군요.


  싸움말을 삶자리에서 마구 쓸 적에, 이 나라(정부)는 매우 반깁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들이 싸움말을 삶말로 받아들이면, 사람들 스스로 “우리 넋과 마음을 ‘싸움팔이(정부 군수산업 육성)’를 뒷받침하고 넓히는 씨앗”을 심는 셈이거든요. 아무 말이나 쏘아댄다고 할 적에 ‘총질’이라고 말한다면, 또 ‘속으로 곪은 잘못’을 밝히는 사람더러 ‘내부 총질’이라며 손가락질을 한다면, 이런 말씨 하나가 ‘싸움팔이’를 키우는 끔찍한 씨앗으로 번집니다.


 씨앗공·씨앗구슬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얼추 1970년 무렵부터, 또는 1960년 즈음부터, ‘씨앗공’이라고 해서, 흙을 동글게 빚고 속에 씨앗을 놓고서 모래벌(사막)에 뿌리는 흙살림길을 마련했습니다. 일본에서 왜 이런 흙살림길을 헤아렸는지는 어렵잖이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일본은 스스로 저지른 싸움수렁에서 무너질 즈음 ‘벼락꽝(핵폭탄)’을 맞아서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어요. 쑥대밭을 살리려고 참으로 숱한 사람들이 흙살림을 슬기롭게 여미려 했습니다. 이런 몸부림 가운데 하나가 ‘씨앗공’입니다.


  메마른 벌판을 천천히 풀숲으로 바꾸는 일에 이바지하는 씨앗공이에요. 이 씨앗공은 일본을 비롯해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널리 받아들였습니다. 씨앗을 ‘촉촉흙’에 감싸 놓기만 해도, 씨앗 스스로 기운을 내어 뿌리를 내리고 싹이 트거든요.


  그런데 이 씨앗공으로 벌판(사막)을 북돋우려는 흙길을 우리나라에도 받아들이려는 분들이 그만 ‘씨앗폭탄’이란 말을 함부로 퍼뜨립니다. ‘씨앗폭탄’이란 말을 마구 쓰는 분들은 ‘게릴라 가드닝’까지 하더군요.


  아주 끔찍합니다. 우리는 ‘폭탄’도 ‘게릴라’도 ‘전쟁’도 ‘독재’도 걷어내야 할 텐데요. 우리가 나아갈 곳은 숲일 테니 ‘숲말’을 생각하고 ‘살림말’을 나누면서 ‘사랑말’이 흐드러진 ‘사랑누리·숲누리·살림누리’를 이룰 일입니다.


  끔찍하고 사나운 미움씨앗으로 나아가는 죽음말 가운데 하나인 ‘씨앗폭탄(seedbomb)’입니다. 이런 죽음말·싸움말·미움말을 어린이한테 써서도 안 되지만, 어른끼리도 안 쓸 노릇입니다. ‘씨앗폭탄·물폭탄’처럼 바보스런 말씨를 치워내는 철든 어른으로 일어설 노릇입니다.


  씨앗공은 ‘씨앗구슬’이라 할 만합니다. 우리 스스로 눈을 뜨고 마음을 틔워 생각을 열 적에 비로소 온누리에 사랑이 싹틉니다.


 폭탄세일


  ‘물폭탄’이란 말씨는, 온누리를 씻어 주면서 들숲마을에 싱그러이 샘물을 대어 가뭄을 씻는 빗물을 나쁘게 바라보거나 멀리하도록 내몹니다. 이 죽음말은 어느새 곳곳에 번지니, ‘폭탄세일’이란 말씨로도 퍼집니다.


  사람을 죽일 뿐 아니라 땅도 죽이고 푸른별도 죽이는 끔찍한 ‘꽝(폭탄)’을 마치 ‘죽임짓·죽임길’이 아닌 듯 덮어씌우는 노릇을 할 뿐 아니라, 사람들이 총칼(전쟁무기)을 여느 삶자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바라보도록 내몰아요. ‘폭탄세일’ 같은 말씨를 우리가 스스럼없이 쓰고 듣고 입으로까지 말하면, 나라(정부)는 아무렇지 않게 ‘총칼 만들기(전쟁무기 개발)’에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붓습니다.


  우크라이나로 쳐들어간 러시아입니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에 쏘아대는 ‘꽝(폭탄·미사일)’은 하나에 1000억 원이 넘어가기도 하고, 웬만한 ‘꽝’은 아무리 값싸더라도 1∼10억 원이나 하게 마련이고, 이 비싼 ‘꽝’을 만들거나 건사하거나 다루는 일꾼(군인)을 두느라 또 어마어마하게 돈을 쓰지요. 살림 아닌 죽임으로 치닫는 데에 끔찍하도록 목돈을 쏟아붓는데, ‘폭탄세일’ 같은 말씨는 바로 이런 짓을 우리 스스로 무디게 바라보도록 길들이기도 합니다.


  둘레에 널리 퍼뜨리려는 뜻이라면 ‘퍼뜨리다’라는 낱말을 쓸 일입니다. 확 퍼뜨리려는 뜻이라면 ‘확’이라는 낱말을 쓸 일입니다. 꿈씨앗을 심으려 한다면 ‘꿈씨앗’이라는 낱말을 쓸 일입니다. 다른 낱말로 어느 일을 빗대려 할 적에는 ‘빗댐말’에 얄궂은 결이 있는지 살펴야 하고, 살림 아닌 죽음을 감추거나 숨기지는 않나 돌아볼 일입니다. 어린이한테 ‘장난감 총칼’이나 ‘물총’을 사주는 일조차 ‘작은 싸움놀이(전쟁놀이) 씨앗’입니다. 총칼을 다루는 짓은 ‘놀이’일 수 없습니다. 총칼이란 죽임짓이니까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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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에게 고한다 3
데즈카 오사무 글.그림, 장성주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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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7.20.

만화책시렁 514


《아돌프에게 고한다 3》

 테즈카 오사무

 장성주 옮김

 세미콜론

 2009.9.28.



  누구나 무엇이든 말할 수 있을 적에, 마음이 흐르고, 이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서 삶을 이루고, 이 삶이 새롭게 모여서 살림으로 꽃이 피니, 이 꽃이 지면서 맺는 씨앗에 사랑이 깃듭니다. 그러나 누구나 무엇이든 말할 수 없을 적에는, 마음이 안 흐르고, 삶이 막히고, 살림이 꽃으로 피어날 틈이 없는데다가, 씨앗을 맺지 않고 사랑이 퍼지지 않습니다. 억누르는 무리는 늘 총칼에 주먹을 앞세웁니다. 힘으로 찍어 입부터 꿰매요. 시키는 말만 읊으라고 다그칩니다. 스스로 마음을 기울여서 하는 말은 ‘다른 목소리’가 아닌 ‘틀린 목소리’라고 윽박지릅니다. 어느새 모든 나라에 ‘옳으냐 그르냐’로 다투며 가르는 싸움이 불거집니다. 우두머리랑 벼슬아치는 사람들이 서로 다투는 모습을 흐뭇하게 웃으며 지켜봅니다. 사랑씨앗이 싹트지 않는 곳에는 뒷질이 넘치고, 우리 스스로 철이 안 들면서, 윗놈한테 종(노예)으로 얽매입니다. 《아돌프에게 고한다》는 ‘세 아돌프’가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 걷는 길을 보여줍니다. 나이가 들면서 외곬로 기울어 ‘옳으냐 그르냐 싸우는 굴레’에 사로잡힌 ‘세 아돌프’는 다 다르게 죽음길로 치달아요. 왜 안 멈출까요? 왜 눈을 안 뜰까요? 오직 사랑으로 말할 때에만 사랑입니다.


ㅅㄴㄹ


“손을 못쓴다는데 기뻐하란 말입니까?” “죄송해요. 그치만 전쟁터에 끌려가면 왼손이 아니라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목숨을 건진 셈이잖아요! 도게 씨, 아버지처럼 덧없이 목숨을 버리시면 안 돼요!” (75쪽)


“지금 일본에선 사상의 자유를 말하는 사람이 죄다 빨갱이로 몰린단다. 그러다 보니 큰소리로 얘기도 못 하는 처지야.” (79쪽)


“유대인이지만 내 친구야.” “당신, 유대인 편이오? 적이 아니라?”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어쨌든 거기 가면 안전하게 살 수 있다고.” “뭐야, 이건! 냉장육 운잔차잖소! 이걸 타란 말이오?” (169쪽)


《아돌프에게 고한다 3》(테즈카 오사무/장성주 옮김, 세미콜론, 2009)


#アドルフに告ぐ #手塚治虫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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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멜랑꼴리
타아모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7.20.

만화책시렁 568


《소녀의 멜랑꼴리》

 타아모

 김명은 옮김

 북박스

 2008.9.25.



  돌이는 순이 마음을 모릅니다. 순이는 돌이 마음을 몰라요. 돌이끼리 있기에 서로 마음을 알지는 않고, 순이끼리 어울리기에 함께 마음을 잇지는 않습니다. 마음은 스스로 터놓아야 알고 느끼고 마주합니다. 마음을 닫았는데 어떻게 알까요? 순이끼리도 돌이끼리도, 또 순이돌이가 함께 있을 적에도 매한가지예요. 우리는 먼저 ‘서로 마음을 알 수 없다’는 대목을 받아들이고 만날 노릇입니다. 마음을 알 수 없기에, ‘알 수 없는 마음을 어떻게 알아서 나눌 적에 즐겁고 아름다울까?’ 하고 스스로 물어볼 노릇이에요. 이렇게 스스로 물어보면 누구나 “사랑으로.”란 소리가 가만히 흐를 만합니다. 다 다른 사람은 다 다른 눈빛을 밝히는 다 다르되 하나인 사랑으로 만날 적에 비로소 마음을 읽고 느끼고 나누면서 알아갑니다. 《소녀의 멜랑꼴리》는 마음읽기란 무엇인가 하는 대목을 처음에는 순이끼리, 이다음으로는 순이돌이 사이에서, 이윽고 누구나 터놓고 돌아보는 길로 가볍게 들려줍니다. 그림님 스스로도 아직 마음빛이 무엇인지 모르는 터라, 느끼는 대로 붓을 놀리면서 천천히 풀어냅니다. 실마리는 늘 곁에 있습니다. 실마리인 줄 못 알아채기 일쑤인데, 바로 알아보건 늦게까지 못 느끼건, 스스로 묻고 찾는 마음이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넌 코다마를 좋아하면서 왜 말을 그런 식으로 해? 자기 말고 다른 사람이랑 친해지는 게 싫으면 빨리 화해하면 되잖아?” (33쪽)


“반딧불! 굉장하다! 교토에는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 있구나. 반딧불은 돈 주고밖에 본 적이 없는데.” (50쪽)


“관서 사람이 바보라고 하는 덴 애정이 깃들어 있는 거다!” (70쪽)


우리 집은 모자가정이라, 저녁부터 여동생 뒤치닥꺼리와 저녁식사 준비는 내 역할이다. (130쪽)


그날 밤 마히루는 하나 늘어난 작은 가족과 함께 잠들었다. 크리스마스는 그녀에게 있어 소중한 날이기도 한 것이다. (176쪽)


+


《소녀의 멜랑꼴리》(타아모/김명은 옮김, 북박스, 2008)


크리스마스는 그녀에게 있어 소중한 날이기도 한 것이다

→ 섣달잔치는 동생한테 뜻깊은 날이기도 하다

176쪽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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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창조자 2023.1.13.쇠.



모든 사람은 저마다 짓는단다. 하루를 다 다르게 지어. 눈물바다를 짓기도 하고 웃음바다를 짓기도 해. 짜증을 짓기도 하고 노래를 짓기도 하지. 일이나 놀이를 짓고, 사랑이나 미움이나 꿈이나 지겨움을 지어. 짐을 지는 굴레를 스스로 짓고, 훌훌 털고서 훨훨 날아오르는 길을 지어. “누구나 지음이(창조자)”인 줄 먼저 느끼고 보고 알기를 바라. 네가 겪거나 맞아들이는 하루는 네가 스스로 지었어. 남이 안 지었단다. 무엇이든 네가 지었으니 “아! 왜 이런데!” 하고 성을 내거나 지겨워하면 ‘성날 일’이나 ‘지겨울 일’이 잇달아 오고, 더 크거나 깊이 오지. 너는 네가 말을 터뜨리는 대로 짓거든. 네 말은 네 마음에 네 빛으로 새기는 씨앗이야. 그래서 너는 ‘지음이(창조자)’란다. ‘지음’이란 바로 “마음에 빛으로 새기는 말로 네가 삶을 누려서 몸에 새기는 이야기”이거든. 다시 풀어본다면, ‘지음 = 말지음 = 마음지음 = 삶지음 = 몸지음’인 얼개이고, ‘넋으로 생각을 지어내기에 무엇이든 거리끼지 않고 다 해보면서, 느끼고 겪어 알아간다’는 뜻이야. ‘생각짓기(생각하기)’란, ‘알아가려는 빛흐름’이야. 알려고 하는 넋이기에 생각을 짓지(하지). 알려고 하지 않으면, 생각을 짓지 않아. 알려고 하는 넋을 잊으면서 차츰 잃어가면, ‘알지 못하는’ 몸이 되고, ‘알지 못 하는 몸 = 철이 없음 = 바보 = 시키는 대로 따라가는 종(노예)’이란다. ‘쓸데없이 짓는 일’은 없어. ‘나쁜것을 짓지’도 않아. ‘알아’가면서 눈을 틔우고 넋이 자라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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