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476 : 따개 오프너


오프너, 깡통따개까지

→ 병따개, 깡통따개까지
→ 따개까지

오프너 : x
opener : 1. 여는[따는] 기구 2. (여러 시합으로 이뤄지는 운동 경기의) 첫 경기, (행사·게임 등의) 첫 행동[개시] 3. 경기를 시작하는 타자
따개 : 병이나 깡통 따위의 뚜껑을 따는 물건



  무엇을 딸 적에 쓰는 살림은 ‘따개’입니다. 보기글은 “오프너, 깡통따개”처럼 영어랑 우리말을 섞는군요. 그러나 우리말로 하면 되어요. “따개까지”처럼 단출히 쓸 만하고, “병따개, 깡통따개”처럼 쓰임새가 다른 두 가지 따개를 하나하나 밝힐 수 있습니다. ㅅㄴㄹ


칼, 오프너, 깡통따개까지 척척 겹쳐 있는 게 놀라워 보였다

→ 칼, 병따개, 깡통따개까지 척척 겹쳐서 놀라워 보였다
→ 칼, 따개까지 척척 겹치니 놀라워 보였다
《소설가의 사물》(조경란, 마음산책, 2018)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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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475 : 모든 -마다


모든 도시마다

→ 모든 고장에
→ 고을마다

모든 : 빠짐이나 남김이 없이 전부의
-마다 : 1. ‘낱낱이 모두’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2. ‘앞말이 가리키는 시기에 한 번씩’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말끝에 붙이는 ‘-마다’는 “낱낱이 모두”를 뜻한다지요. 보기글처럼 “모든 도시마다”처럼 쓰면 겹말입니다. ‘-마다’를 덜거나 ‘모든’을 덜 노릇입니다. 한자말 ‘도시’는 ‘서울’이나 ‘고장·큰고장·고을·큰고을’로 손질합니다. 박물관은 도시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살림숲(박물관)은 여러 고장이나 고을에 ‘있’습니다. ㅅㄴㄹ


모든 도시마다 박물관을 갖고 있으며

→ 모든 고장에 살림숲이 있으며
→ 고을마다 살림숲집이 있으며
《소설가의 사물》(조경란, 마음산책, 201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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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87 발견 2023.7.6.



오늘 처음 보기까지
내 앞에서
얼마나 춤추고 놀면서
내 눈에 뜨이려 했을까

바로 여기 오기까지
네 곁에서
얼마나 노래하고 뛰며
네 마음에 들려 했을까

바라볼 수 있으니
알아볼 만하고
마주볼 수 있어서
찾아볼 만하지

반짝이는 별송이를
너울이는 꽃송이를
나풀나풀 눈송이를
같이 만나고 함께 속삭여

ㅅㄴㄹ

무엇을 ‘본다(보다)’고 할 적에는 눈으로 느끼거나 아는 일만 가리키지 않습니다. 어느 곳에서 어느 쪽으로 몸을 놓으면서 눈을 떴지만 막상 하나도 못 느끼거나 모르기도 하거든요. 숨결이나 숨빛을 마음으로 먼저 느끼고 알기에 눈으로도 나란히 느끼고 알게 마련입니다. 마음이 없으면 봄에 봄꽃이 흐드러졌어도 못 보고 못 느껴요. 마음이 없으면 날마다 스치던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 해요. ‘발견(發見)’은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사물이나 현상, 사실 따위를 찾아냄”을 뜻한다는군요. 우리말 ‘찾아내다’를 한자로 옮긴 얼거리일 텐데, 짧게 ‘찾다’를 써도 되고, ‘알다·알아내다·알아차리다·알아보다’나 ‘눈뜨다·눈치채다·깨닫다’나 ‘만나다’를 쓸 수 있습니다. ‘밝히다·엿보다’나 ‘드러나다·머금다’나 ‘나오다·나타나다’를 써야 할 자리가 있고, ‘보다·맡다’나 ‘새롭다·새길·새로가다·새빛·새넋’을 써야 어울리는 자리가 있습니다. ‘일·있다’나 ‘잡다·잡아내다·캐다·파다’나 ‘처음·첫·첫물·첫발’로 손볼 수 있어요. 참답게 눈을 떠 봐요. 마음부터 환하게 틔워 봐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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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86 완벽 2023.7.4.



가득가득 담아 놓으니

든든히 이을 수 있고

차곡차곡 쌓아 놓으니

물샐틈 빈틈 없구나


단단하게 닫아 놓으니

누구도 엿볼 수 없고

채우고 다져 놓았으니

지키고 버틸 만하지


알맞게 일을 다루고

자리에 맞게 말하고

걸막게 생각을 하고

척척 들어맞아 좋다


구슬은 잘 구른다

이슬은 잘 살린다

틀림없이 하루는 흐르고

반듯반듯 별빛 드리운다


ㅅㄴㄹ


틀리지 않고 한다면 틈이나 빈틈이 없어요. 흉이 없습니다. 이때에는 ‘감쪽같은’ 솜씨라고 얘기합니다. 또르르르 구르는 구슬을 보면 아무런 흉도 모도 없기에 잘 구릅니다. ‘완벽(完璧)’은 “흠이 없는 구슬이라는 뜻으로, 결함이 없이 완전함을 이르는 말”을 나타낸다고 해요. ‘구슬같다·이슬같다’나 ‘아름답다·잘빠지다·잘생기다·훤칠하다’로 옮길 만합니다. 때로는 ‘똑같다’나 ‘빠짐없다’로 나타낼 만해요. ‘깔끔하다·깨끗하다·깨끔하다·말끔하다·말짱하다·멀쩡하다’나 ‘꼭·꽁·꼼꼼히·아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모든 곳이 제대로 있으니 ‘성하다’나 ‘야물다·여물다’라 하고, 빗댈 적에는 ‘님·밝님’이나 ‘빛·빛나다’나 ‘온꽃·온빛·옹글다’ 같은 낱말을 써도 어울려요. ‘하나’라는 낱말로도 나타냅니다. ‘모두하나’라면, ‘모두한빛’이라면, 그야말로 틈도 흉도 하나도 없어요. ‘한덩이’에 ‘한마음·한몸’인 셈입니다. 이러한 숨결이기에 퍽 어렵다고 여길 일을 ‘씹어먹’을 수 있고, 짜임새가 있으며, ‘찰떡’처럼 손발이 척척 맞아요. ‘찰지다’고 할까요. 참으로 ‘칼같이’ 맺고 끊는 매무새입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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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마을에서 책으로 (2023.7.21.)

― 인천 〈책방건짐〉



  숲노래 씨는 어버이한테서 ‘최종규’란 이름을 받았으나, 열아홉 살 무렵부터 ‘함께살기’란 이름을 지어서 썼고, 서른아홉 살 무렵부터 ‘숲노래’란 이름을 지어서 씁니다. 다만, 법원에 가서 이름을 고치진 않았어요. 이름쪽(주민등록증)을 종이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꾸던 무렵을 떠올리는 분이 있을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의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입니다만, 푸른별에서 ‘사람줄(주민등록번호)’을 쓰는 나라는 오직 둘입니다. 사람한테 ‘셈값(숫자)’을 매겨서 부르는 곳은 ‘사슬터(감옥)’인데,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우리가 우리를 스스로 ‘이름 아닌 셈값’으로 가리키려고 하는 나라(정부·사회)에 길들 적에는 우리 넋을 스스로 잊고 잃다가 나라한테 바칩니다. 〈센과 치히로가 사라지다〉라는 보임꽃(영화)에 이름을 둘러싼 이야기가 잘 나옵니다. 그들(권력자)은 우리 이름을 빼앗으려고 합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우리 이름이 ‘순이’이건 ‘돌이’이건 ‘꽃님’이건 ‘별님’이건, 우리 이름에는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르게 빛나면서 이 푸른별에서 삶을 짓는 숨씨앗이 깃들거든요.


  오늘 인천으로 가려고 밤 한 시부터 이모저모 꾸립니다. 아침 일곱 시 시골버스로 읍내에 갑니다. 읍내에서 서울 가는 시외버스를 기다리며 노래꽃(시)을 씁니다. 08시 30분 버스는 빠른길(고속도로)을 달리다가 한참 섭니다. 길에 수레도 많고, 곳곳에서 꽝꽝 부딪혔나 봐요. 겨우 서울에 내려 인천으로 쇳길(전철)을 갈아탔고, 인천예술회관에서 내리니, 드디어 여덟 시간에 걸친 맴돌이가 끝납니다.


  천천히 햇볕을 쬐며 〈책방건짐〉으로 갑니다. 책집지기님은 어떤 마음과 눈빛으로 ‘건지다’라는 말씨를 품으셨을까요? ‘건사·간직·거느림·건듦’ 같은 낱말을 헤아리다가 ‘거’를 뿌리로 ‘걷다·건지다’가 하나요, ‘가다’하고도 만나는구나 느낍니다. ‘건지다 = 건(거는 손) + 지(짓는 길)’가 얽힌 말씨입니다.


  어떤 책이 우리 살림길에 이바지하는지 굳이 말할 까닭은 없되 즐겁게 수다를 떨 만합니다. 스스로 사랑하는 책이 스스로 살립니다. 스스로 노래하는 책이 스스로 빛냅니다. 마을이란, 마음을 모아 어우러지는 곳입니다. 책이란,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하루로 보금자리를 이룬 즐거운 하루를 나누는 글꾸러미입니다.


  사랑으로 눈을 뜨면서 책을 읽는 사람은 마을을 읽습니다. 살림을 하면서 책을 나누는 사람은 마음을 주고받습니다. 숲을 노래하면서 책을 쓰고 엮는 사람은 언제 어디에서나 별씨앗 한 톨로 만납니다. 인천에 이제 잿집(아파트)을 그만 짓기를 바라요. 골목집마다 흐르는 사랑빛을 알아보고서 푸른빛을 풀어내기를 빕니다.


ㅅㄴㄹ


《말할 수 없지만 번역하고 있어요》(소얼, 세나북스, 2023.4.20.)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은유, 읻다, 2023.6.1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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