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20.


《어린이의 눈으로 안전을 묻다》

 배성호와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3.5.5.



아침나절에 느긋이 보수동 책골목으로 걸어간다. 12시 무렵부터 〈국제서적〉하고 〈충남서점〉하고 〈우리글방〉 세 곳을 들러 책을 읽고 장만한다. 오늘은 책마실 발걸음을 하는 분이 꽤 많구나 싶다. 흙날(토요일)이어서 그런 듯싶다. 15시에 〈대영서점〉 앞에서 이야기이웃을 만난다. 오늘은 ‘부산 보수동 책골목’을 온몸으로 느끼도록 책집 한 곳에 깃들어 골골샅샅 누비는 책빛을 나눈다. 그런데 ‘부산 참여연대’ 분들이 책골목에서 마이크를 잡고 떠들기에 “책골목에서 책 보는 분들한테 시끄러우니 낮게 말씀하셔요.” 하고 여쭈었다. 들물결(시민운동)을 하는 분들이면서 책골목에서 책을 안 사읽고 시끌소리만 낸다면 안쓰럽다. 책집도 책골목도 ‘문화탐방 답사지’로 눈구경만 하고서 지나가는 데일 수 없다. ‘부산문화유산 해설가’인 어느 분은 어린이를 잔뜩 이끌고서 쩌렁쩌렁 떠드는데, 이분도 아이들하고 ‘책을 골라서 사읽는 일’은 없이 떠들기만 하고 간다. 《어린이의 눈으로 안전을 묻다》를 읽었다. 숲노래 씨는 아이들한테 ‘안전’을 얘기하지 않는다. 늘 ‘오늘·하루·꿈·사랑·숲·별·새’를 얘기한다. ‘안전함·안전하지 않음’이 아닌, 아이어른 스스로 마음에 품을 참다운 숨빛을 들려주고 나눠야지 싶다.


이 책이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다.

왜 아이들한테 ‘사랑’에 앞서

‘안전’이나 ‘성교육’을 해야 할까?

왜 아이들하고 ‘숲’이며 ‘새’를

함께 누릴 즐거운 하루를 그리지 않고서

‘교육’과 ‘지식’과 ‘직업’부터

시켜야 할까?

우리는 다들 크게 놓치면서 잊지 않는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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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19.


《아빠처럼》

 프랭크 애시 글·그림/김서정 옮김, 마루벌, 2008.1.26.

  


밤 한 시부터 하루를 연다. 이모저모 일을 마치고서 이웃마을로 걸어간다. 아침 07시 40분 버스를 타고 읍내로 간다. 옆마을로 걸으며, 또 시골버스로 읍내를 가며, 어느새 개구리·새·풀벌레 노랫가락이 사그라든다. 09시 10분에 부산 가는 버스를 탄다. 버스에서 글을 쓰다 보니 내릴 무렵. 전철로 갈아타고서 수영에서 내린다. 골목을 걷는다. 〈예스24 F1963〉 앞에 이르고서 둘레 풀숲을 보다가 멀리서 내 쪽으로 날아오는 까망이를 본다. 먼지처럼 작다가 깨알만 하다가 파닥이는 날갯짓이 또렷하다. 제비로구나. 부산에 깃든 제비 한 마리는 이마에 날갯바람을 남기고 훅 골목을 가르더니 사라진다. 〈카프카의 밤〉을 들르고서 〈비온후〉에 닿는다. 이야기꽃을 느긋느긋 펴니 어느새 해가 기운다. 《아빠처럼》은 무척 아름다운 그림책이다만, 옛판은 사라졌고, 새판도 얼마 사랑받지 못 했다. “아빠처럼”이라지만, 가만히 보면 “아빠랑 엄마처럼, 또 나처럼, 그리고 하늘과 별빛과 새처럼, 여기에 숲처럼”이라는 여러 숨결이 나란히 흐른다. 아름그림책도 얼마든지 판이 끊어질 수 있으나, 아름책이 눈길을 덜 받거나 못 받는 나라라면, 우리 앞길에 빛이 없이 빚더미가 있는 셈이지 싶다. 우리는 아름책 아닌 어떤 책을 손에 쥐는가?


#JustLikeDaddy #FrankAsch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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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18.


《봉선화가 필 무렵》

 윤정모 글, 푸른나무, 2008.9.1.



하루 내내 시원스레 쏟아지는 비를 본다. 늦봄더위를 식히기도 하고, 하늘먼지를 씻기도 한다. ‘다솜’이라는 낱말은 어떤 말밑인가를 헤아리다가, ‘아지랑이·지렁이’ 말밑을 헤아렸다. ‘흐뭇하다·흐르다·흙’이 얽힌 실타래도 풀었다. 머잖아 ‘고흥 꿈꾸는 예술터’랑 고흥 어린이·푸름이하고 함께하는 ‘노래노래(시문학 수업)’를 펼 생각이다. ‘노래꽃수다’ 같은 이름도 떠올리고 ‘노래노래’ 같은 이름도 헤아린다. 노래(시)를 노래(강의)하는 셈이라고 할까. 《봉선화가 필 무렵》을 읽었다. 꽃할매 이야기를 찬찬히 담아내었다고 느끼면서도 조금 아쉽다. 모든 꽃은 피고 지는데, 좋거나 나은 쪽이란 따로 없고, 나쁘거나 궂은 쪽도 따로 없다. 삶이라는 길이 있고, 이 삶길에는 눈물웃음이 나란히 흐른다. 하루에는 밤낮이 있고, 물결은 오르내린다. 우리는 암수라는 두 가지 몸이 있다. “왜 둘뿐이냐? 사이도 있지 않느냐?” 하고 되물을 만할 텐데, 푸나무는 ‘꽃’하고 ‘씨앗’이라는 두 길이 있다. 둘 사이는 틀림없이 있괴, 꽃은 꽃이고 씨앗은 씨앗이다. 암은 암이고 수는 수이다. 그리고, 꽃은 씨앗을 품고, 씨앗은 꽃을 품는다. 암에는 숫빛이 서리고, 수에도 암빛이 감돈다. ‘가름’ 아닌 ‘함께’인 밤낮이자 암수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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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완전판 2
다케우치 나오코 지음, 안은별 옮김 / 세미콜론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 만화읽기 . 만화비평 2023.7.26.

책으로 삶읽기 834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2》

 다케우치 나오코

 안은별 옮김

 세미콜론

 2021.1.15.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2》(다케우치 나오코/안은별 옮김, 세미콜론, 2021)을 읽었다. 두걸음까지 읽고서 더는 읽을 마음이 안 든다. 첫걸음을 보았을 적에도 더 읽고 싶지 않았고, 첫걸음 첫 줄거리부터 ‘이미 끝이 다 나왔’기에 ‘왜 보아야 하나?’ 싶기까지 했다. 곰곰이 보면, 이 그림꽃은 알차거나 알뜰한 줄거리나 이야기하고는 한참 멀다. 그저 푸름이(중학생)를 그리되, 더 이쁘장하게, 더 깡똥한 치마차림으로, 이러면서 ‘왕자님을 만나서 입을 맞추는’ 줄거리를 보여주기만 하면 될 뿐일 수 있다. 어린이를 홀려서 겉치레에 눈이 팔리는 굴레에 가두는 짝퉁이라고 할까.


ㅅㄴㄹ


‘오늘의 너는 얼마나 강한지! 만날 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어.’ (44쪽)


‘우리는 우리의 주인. 앤디미온 왕자님을 찾아 다시 태어났어. 허나 그 기억조차 찾지 못한 채, 또 한 번 녀석의 손에 놀아나, 몸을 넘겨버린 거야.’ (75쪽)


“‘환상의 은수정’은 모두 당신의 마음에 달렸습니다. 강한 신념과 굳은 의지, 그리고 깊은 애정, 그 모두를 갖추지 않으면 악을 물리칠 수 없어요.” (124쪽)


+


결행은 다음 만월의 밤이 좋겠어

→ 다음 보름달 밤에 하면 좋겠어

10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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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 고른 말 - 카피라이터·만화가·시인 홍인혜의 언어생활
홍인혜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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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7.26.

책으로 삶읽기 838


《고르고 고른 말》

 홍인혜

 창비

 2021.11.24. 



《고르고 고른 말》(홍인혜, 창비, 2021)을 읽었다. 고르고 골라서 쓴 글을 엮었으리라. 그런데 ‘무엇’을 ‘왜’ 골랐을까? ‘어디’에서 ‘누구’로서 살아가는 ‘어떤’ 마음을 골랐을까? 고르는 길이란 하나도 안 나쁘다만, 고르기만 할 적에는 언제나 곪는다. 우리는 삶을 지어서 살림을 사랑하려고 푸른별에 태어난다. 골라내기만 하거나, 가려내기만 하거나, 가르기만 하는 길이라면, 어느새 스스로 굴레에 갇힌다. 마음이 왜 안 보일까? 마음을 안 보려 하니까 마음이 안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어떻게 마음을 볼까? 얼굴이나 몸매나 옷차림을 안 쳐다보고서 가만히 눈을 감기에, 오히려 마음눈을 밝게 뜨면서 오롯이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다. ‘클래식한 면’이 있다는 ‘문학계 공모전’이란 무엇일까? 일본스런 한자말에 영어를 뒤섞은 글쓰기가 ‘고르고 고른 말’인 셈일까? 그래도 끝까지 다 읽고서 내려놓았다. 부디 글을 쓰는 사람으로 서거나 살거나 있고 싶다면, ‘고르기(취사선택 + 소비지향 + 물질문명)’를 가만히 내려놓고서 ‘짓기(사람 + 사랑 + 숲 + 살림)’이라는 오늘을 바라보는 길을 두 다리로 천천히 거닐어 보기를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ㅅㄴㄹ


우리는 불투명 인간이다. 사람은 저마다의 영혼이 담긴 두툼한 가죽 부대 같다. 마음은 단단한 외피 속 깊숙한 곳에 웅크리고 있어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4쪽)


문학계 공모전은 클래식한 면이 있어서 출력한 원고를 우체국에서 부쳐야 한다. 나는 동네 출력소에서 투고작을 뽑았다. (16쪽)


프로야구를 즐겨 본다. 특정 구단에 집념에 가까운 애정을 쏟고 있다. 스포츠 팬이 된다는 것은 묘한 경험이다. 그날 나의 바이오리듬이나 업무 성과와 무관하게 오직 게임 승패에 따라 기분이 천상계로 승천하기도 하고, 마계로 추락하기도 한다. (19쪽)


+


사람은 저마다의 영혼이 담긴 두툼한 가죽 부대 같다

→ 사람은 다 다른 넋이 담긴 두툼한 가죽 자루 같다

4쪽


단단한 외피 속 깊숙한 곳에 웅크리고 있어

→ 단단한 껍질 깊숙한 곳에 웅크려

4쪽


문학계 공모전은 클래식한 면이 있어서

→ 글꽃마당은 예스러워서

→ 글잔치는 옛날스러워서

16쪽


게임 승패에 따라 기분이 천상계로 승천하기도 하고, 마계로 추락하기도 한다

→ 이기고 지면 하늘로 오르기도 하고, 수렁으로 고꾸라지기도 한다

→ 이기거나 지면서 하늘로 춤추도 하고, 불굿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1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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