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85 떨이



  책을 읽는 사람은 그저 ‘책을 읽’습니다. 새책을 읽거나 헌책을 읽지 않아요. 새책으로 장만하더라도 새책집에서 값을 치르면 곧장 헌책입니다. 새책을 읽거나 옛책을 읽지도 않습니다. 오늘 알아보며 누릴 책을 읽어요. 즈믄 해 앞서 흐르던 이야기를 새로 담아내면 옛책일까요, 새책일까요? 겉종이나 속종이가 닳더라도 책은 그저 책입니다. 국물이 튀거나 비에 젖어도 책은 언제나 책이에요. 이야기를 담은 종이라는 몸은 낡거나 다칠는지 모르나, 속에 흐르는 숨결은 매한가지입니다. 사납빼기(독재자)가 아무리 책을 불살라도 책이 사라질 일은 없어요. 나무한테서 얻은 종이로 이룬 겉모습은 사라지되, 속에 담은 넋은 고스란합니다. ‘도서정가제’라는 일본스런 한자말로 붙인 이름은 “책에 제값을” 돌려주자는 뜻으로 세운 길(법)입니다만, 책을 안 읽는 벼슬꾼(국회의원)이 앞장서서 “태어난 지 열여덟 달이 지난 책을 누리책집(인터넷서점)이 후려치기로 팔아치울 수 있도록 하려”는 막짓(개악)을 틈틈이 벌이려 한다더군요. 책을 안 읽으니 “책에 제값을(도서정가제)”이 무슨 뜻인지 못 읽습니다. 책은 늘 책입니다. 후려쳐서 넘길 떨이(재고정리)가 아닌,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한테나 새빛을 들려주는 이야기씨앗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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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미리내 2023.6.19.미리내.



낮에 해를 쬐는 사람은, 햇볕·햇빛·햇살에 햇내음·햇소리·햇기운으로 넉넉한 줄 느끼고 알아. 이 해를 고루 듬뿍 받아들이기에 늘 튼튼하면서 싱그러운 줄 느끼고 알기도 해. 낮이어도 해를 안 쬐는 사람은, ‘해랑 얽힌 말 이름’도 모르고, ‘하늘·하나·하얗다’나 ‘맑다·밝다’가 ‘해’랑 맞닿으면서 쓰는 줄 어림조차 못 해. 그러면 보렴. 밤에 별을 안 보는 사람은 ‘밤빛’도 ‘별빛’도 모를 테지. 별을 안 바라보기에 ‘별’하고 얽힌 ‘벼르다·베다·벼락·번쩍·반짝’을 모를 테고, 밤하고 만나는 ‘밝다·바다·바람·바탕’을 모를 뿐 아니라, 낮에 보는 ‘해’랑 이어가는 ‘하다·해보다’를 생각은커녕 느끼지조차 않아. 별을 안 보고 안 느끼니 미리내(은하수)가 늘 드리우는 줄 아예 모르고, 먼나라 얘기로 여기고 말아. 그런데 너희 몸이 바로 “별 하나”이면서 “가득한 별”인 미리내란다. 너희는 스스로 ‘사람’이자 ‘알(씨앗)’이고 ‘별’이자 ‘미리내’요 ‘누리(우주)’란다. 어느 하나면서 모든 빛이야. 너희가 저마다 스스로 빛이니, ‘눈빛’이 밝거나 어두워. 너희가 누구나 스스로 빛이니, ‘살림빛’을 일구거나 죽음수렁을 뒤집어써. 너희는 서로 비추는 거울이고, 서로 마음이 비치는 사이야. 너희 숨빛이 너희를 살리면서 이웃을 살리고, 이웃 숨빛이 너희를 살찌우면서 마을과 이 별을 함께 살찌우는 얼거리야. 하늘을 볼 줄 알기에 ‘하나이면서 함께인 숨빛’을 나누는 낮해로 만나고 밤별로 마주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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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황무지 2023.6.21.물.



“거칠고 말라서 씨앗이 싹트지 않아 숨결이 자라거나 살아갈 수 없는 땅”을 한자말로 ‘황무지’라 한다지. 곰곰이 보면 빙 둘러서 가리키는 셈이야. ‘빈터’나 ‘죽음터’나 ‘잿터’라 하면 바로 느끼고 알 만하지 않겠어? 왜 있는 그대로 가리키거나 듣거나 마주하려 하지 않니? 꺼풀을 씌울수록 참하고 멀어. 겉을 치워야 속으로 차오르지. 꺼풀·겉·허울에 마음을 쏟으니, 속으로 스며서 자라는 기운이란 없이, 겉모습만 자꾸 매만지느라, 오히려 겉이 낡아가지. 겉으로 반드레하더라도 씨앗이 싹틀 수 없어. 씨앗은 흙을 품고서 깊이 스미고 싶거든. 뿌리를 죽죽 내리면서 줄기를 올리니, 속이 메마른 죽음터(황무지)는 푸른길하고 멀어. 씨앗이 어느 곳에서 깨어나는지 살펴보렴. 네가 살아갈 곳은 나무씨앗이 싹터서 자라는 곁에서 스스로 꿈씨앗을 틔울 만한 빛살이 있어야겠지. 또는 네가 일부러 죽음터(황무지)에 집을 짓고서 ‘살림터’를 바꿀 수 있어. ‘이미 잘 갖춘 숲’도 살아갈 만하고, ‘아무것도 없구나 싶은 죽음터’여도 네 숨빛으로 몽땅 바꿔낼 만하단다. “잘 갖춤 = 좋음”이요 “아무것도 없음 = 나쁨”으로 여겨 버릇하는 나라(사회·학교)야. 너는 ‘겉’이 아닌 ‘속’을, ‘오늘 겉모습’이 아닌 ‘앞으로 깨어날 씨앗으로 푸르게 이룰 숲’을 그리기를 바라. 네가 손들고 떠나기에 죽음터로 달려간단다. 네가 웃고 춤추며 지내기에 살림터로 피어나. 네가 가꾸고, 네가 바꾸고, 네가 일구어서, 네가 품는단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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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성별 2023.6.28.물.



개미는 개미대로 받아들여서 바꾸고 배워. 나비는 나비대로 받아들여서 바꾸고 배워. 여우는 여우대로 받아들여서 바꾸고 배워. 사람은 사람대로 받아들여서 바꾸고 배워. ‘똑같은 개미’나 ‘똑같은 여우’나 ‘똑같은 사람’은 없으니, 다 다른 숨결을 밝혀서 하나하나 받아들이고 바꾸고 배우지. 그런데 무리짓기를 꾀하는 놈(우두머리)이 있을 적에는 ‘다 다른 몸’이 얼핏 ‘배우는 시늉’을 하도록 길들이지. 개미가 무리짓기를 안 한다면, 개미는 다 혼자(또는 두엇이나 몇몇) 집을 지어서 살아. ‘배우는 시늉’으로 ‘똑같이 움직이게끔 길들이는 놈’이 있기에, 그만 다 다른 개미가 ‘그저 똑같은 개미’로 갇힌단다. 그런데 누가 ‘똑같은 개미·여우·사람’이 되니? 길들이기에 길들 뿐이니? 길들이려는 틀을 거스르면서 스스로 바꾸고 배우는 쪽도 너이고, 길들이려는 틀을 마냥 받아먹고서 ‘생각을 잊는’ 쪽도 너야. ‘생각’이란, 마음에 심는 ‘움직씨(움직이도록 가꾸는 씨앗)’라고 여길 만해. 네가 길들지 않는다면, 네 길을 스스로 생각하고 지어서 열지. 네가 길들기에 네 ‘생각(빛씨앗)’을 그놈(우두머리·권력자)한테 고스란히 내줘. 모든 목숨붙이는 ‘몸’을 입으면서 ‘암·수’라는 길을 골라. ‘생각을 심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몸’이라는 ‘암·수’라는 길 가운데 스스로 갈 길을 고르지. 그러나 ‘생각을 내준 채 몸뚱이만 남는다’면, ‘길들이려는 놈이 시키는 대로’ 두 길(암·수)을 ‘갈라’서 얽맨단다. 넌, 고르겠니? 가르겠니?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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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842


《조선일보 100% 활용하기》

 편집팀 엮음

 조선일보사

 2003.4.30.



  이 나라에서 ‘조중동’은 사라질 뻔했습니다. 1997년에 김대중이 나라지기로 뽑히면서 힘을 확 잃는 듯했고, 2002년에 노무현이 나라지기로 뽑히면서 수그러드는 듯싶었어요.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두 사람이 나라지기를 맡는 동안 온갖 말썽·잘못이 잇달으면서 ‘조중동’은 새삼스레 힘을 받아 살아났습니다. 《조선일보 100% 활용하기》는 몇 해 동안 숨죽이면서 틈을 노리던 ‘검은붓’이 다시 활개를 치면서 내놓은 꾸러미입니다. 이제 예전처럼 검은붓을 놀리면서 눈가림을 할 수 없는 줄 크게 깨닫고는 ‘문화·예술·스포츠·여가·교육’으로 붓길을 넓히면서 목소리를 키우려 했어요. ‘조중동’ 붓꾼(기자)이 글(기사)로는 거의 안 쓰지만, ‘일제강점기 조중동 친일부역’하고 ‘박정희 군사독재 부역’은 버젓이 드러났고 똑똑히 남은 자취입니다. ‘조중동’은 지난날을 깨끗이 뉘우치고서 다시설 수 있었습니다만, 뉘우침·돌아봄 없이 일어섰어요. ‘조중동 꾸지람’을 하던 이들이 스스로 저지른 말썽·잘못을 보고는 “너희는 깨끗하니?” 하면서 콧대를 세웠거든요. 바르게 일하며 돈을 벌면 되고, 착하게 살림하며 이름을 얻으면 되고, 아름답게 숲을 품으면서 힘을 베풀면 됩니다. 우리나라 새뜸(언론)은 언제 철이 들까요?


조선일보가 두려워하는 것에 관해서입니다.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독자입니다. 특히 독자들의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가장 두려워합니다. 하나는 아무도 더 이상 욕을 하지 않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무도 조선일보를 더 이상 보지 않는 것입니다. 왜 아무도 욕을 하지 않을까요. 그때그때의 대중정서만을 따라가면 욕을 먹지 않습니다 … 조선일보는 한국사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 변함없이 ‘욕하면서도 보지 않을 수 없는 신문’을 걸어갈 것입니다. (이한우 논설위원/268, 269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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