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0.


《머리에 뿔이 났어요》

 데이비드 스몰 글·그림/김종렬 옮김, 한길사, 2002.4.15.



책숲 손님을 맞이한다. 고흥이라는 시골을 살리는 길을 헤아리는 이웃님을 만난다. 시골을 살리는 길은 쉽다. ‘돈’이 아닌 ‘숲’을 보면 된다. 그러나 벼슬(행정)이란 자리를 거머쥔 이들은 자꾸 ‘인구감소대책’이니 뭐니 내세우면서 돈(예산)을 쓰는 길만 헤아린다. “돈 놓고 돌라먹기”를 하는 짓이 오래도록 이었다. 곰곰이 보면, 조선·고려 무렵에도 매한가지였으리라. 나라(정부)가 선 뒤로 내내 이 꼴이었으리라. 《머리에 뿔이 났어요》를 가만히 되읽었다. 1985년 그림책은 2002년에 처음 한글판이 나오고, 2021년에 《내 머리에 뿔 났어!》로 다시 나온다. 아이를 아이로 쳐다보지 않는 이들은 ‘어른’이 아니다. 아이를 사랑하면서 살림을 짓는 하루를 그리지 않는 이들은 ‘어버이’가 아니다. 얼간이는 어른이나 어버이란 이름을 쓸 수 없다. 얼간이는 ‘늙은이’일 뿐이고, 요새는 ‘꼰대’라는 이름이 있다. 오늘날 웬만한 벼슬아치에 글바치에 수수한 사람들은 자꾸 늙은이에 꼰대가 되고 만다. 고작 스무 살 나이에도 늙은 꼰대 짓을 하고야 만다. 예순이나 일흔 살에 이르러도 늙은 꼰대 짓을 하는 이들이 넘친다. 사람하고 숲 사이를 봐야 하지 않을까? 밤에 비가 쏟아진다. 팔등에 앉은 여치를 바라보다가 마당에 내놓는다.


#ImogenesAntlers #DavidSmall 1985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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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19.


《선생님, 인류세가 뭐예요?》

 박병상 글·홍윤표 그림, 철수와영희, 2022.6.1.



곁님 손전화를 바꾸러 읍내로 간다. 이제 곁님 손전화도 뚱보가 되었다. 사람들은 ‘우주선’을 쏩네, ‘전기차’가 있네, 이런저런 말이 많다만, 정작 손전화 하나를 스무 해는커녕 열 해조차 못 쓴다면, 우리한테 무슨 솜씨(과학기술)가 있을까? 손전화 하나를 쉰 해나 온(100) 해를 거뜬히 쓸 수 있어야 ‘우주선·전기차’가 말이 되지 않나? 떼돈을 모으는 무리는 목돈을 써서 알리려(광고·홍보) 한다. 알림글에 우리 스스로 눈멀지 않는다면, 돈바라기(경제발전)가 아닌 사랑바라기를 이루리라. 《선생님, 인류세가 뭐예요?》를 읽었다. 어린이한테 푸른별을 들려주는 책이 꾸준히 나오니 반갑다. 그러나 아직 멀다.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무엇을 배우거나 익혀서 어른으로 자라야 철든 숨결로 거듭나겠는가. 언뜻 보면 ‘인류세’일는지 모르나, ‘사람판’이 아닌 ‘어울림숲’으로 나아가야지 싶다. 사람만 한복판에 놓으려 말고, ‘숨결’을 마음 한복판에 품을 일이다. 볕이 가득하고 구름이 적은 하루이다. 느긋이 살피고 천천히 집안일을 하고 등허리를 편다. 어렵게 말하거나 꾸밀 까닭이 없이, 누구나 스스로 숲을 품어 숲으로 살아가면 된다. 그리고 서울을 좀 떠나자. 이따금 서울로 일하러 찾아갈 수 있되, 시골에서 좀 살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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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18.


《드라마의 말들》

 오수경 글, 유유, 2022.7.4.



아침에 기운을 차려서 책숲으로 간다. 빗물을 치우고서 책짐을 갈무리한다. 아직 하늘을 가르는 제비를 만난다. 비는 천천히 멎는다. 해가 살며시 난다. 하늘빛을 헤아리다가 두바퀴를 달린다. 면소재지 나래터(우체국)를 다녀온다. 《드라마의 말들》을 읽었다. 수다판(연속극)을 아예 안 보기에 수다판에서 어떤 말이 오가고, 어떤 삶을 다루는지 알 길이 없다. 삶은 어디에나 있으니 ‘수다판’뿐 아니라 ‘벼슬판(정치권)’이나 ‘돈판(경제계)’에서 흐르는 말도 책으로 묶을 만하다. 여러 공놀이(야구·축구·배구·농구)에서 흐르는 말도 책으로 여밀 수 있겠지. 새뜸(언론)을 보면 으레 벼슬판에 놀이판(연예계)에서 나오는 말이 가득하다. 책으로 안 나오는 말이라면, 첫째로 “어린이 말”이요, 둘째로 “푸름이 말”이요, 셋째로 “시골 말”이요, 넷째로 “들숲바다 말”이요, 다섯째로 “헌책집 말”을 꼽는다. 그리고 “우리말(한국말)”이 정작 책으로 거의 안 나온다. ‘-의 말들’이란 이름을 붙여 꾸러미가 나오지만, 책이름부터 일본말씨이다. 우리말은 ‘말들’처럼 안 쓰고 그냥 ‘말’이다. “(여러 사람이) 말들 참 많네”가 아니라면 ‘-들’을 안 붙여야 우리말씨인데,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쓰는 글바치는 몇이나 있을까?


ㅅㄴㄹ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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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이와 흰둥이 2
윤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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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9.28.

만화책시렁 552


《야옹이와 흰둥이 2》

 윤필

 길찾기

 2012.1.20.



  ‘일하는 고양이하고 개’를 얼마든지 누구나 그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야옹이와 흰둥이》를 보면, 무엇보다도 《알바 고양이 유키뽕》하고 얼거리가 너무 비슷하고, 그림결은 《오늘의 네코무라 씨》하고 닮았습니다. 《유키뽕》에는 ‘말을 않는 개’하고 ‘말 많은 고양이’가 나와요. 개는 개대로 고양이는 고양이대로 사람들 곁에서 숱한 일을 하면서 스스로 살림을 짓습니다. 《네코무라 씨》는 글붓(연필)으로 슥슥 그린 듯한 결로 ‘일하는 고양이가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바라보느냐’를 들려줍니다. 글감이나 그림감은 비슷할 수 있고, 줄거리나 얼거리나 그림결도 닮을 수 있습니다. 이 모두를 떠나 오직 그림꽃으로만 《야옹이와 흰둥이》를 본다면, 목소리가 너무 앞섭니다. 목소리가 벌써 튀어나온 터라, 줄거리가 뻔하게 흐릅니다. 좀 서두르지 않으려 했다면, ‘목소리를 내기’가 아니라 ‘스스로 이 살림을 가꾸고 짓고 나누는 사랑을 바라보고 품기’를 헤아리려고 했다면, 확 달랐을 테지요. 《유키뽕》이나 《네코무라 씨》가 오래도록 읽힌 까닭이 있고, 《까만 고양이 쿠로》나 《줄무늬 고양이 코우메》가 사랑받는 뜻이 있어요. 그림꽃은 ‘그림(데생+캐릭터)’과 ‘말(대사·주제)’만으로는 빚을 수 없습니다.



‘냥! 식사 한 끼가 내 일당보다 몇 배나 비싸다냥!’ (164쪽)


“흰둥이 밥 먹었냥? 나 배고프다냥. 같이 밥 먹자냥! 빨리 들어가서 손 씻고 밥 먹자냥. 흰둥이 오늘도 수고 많았다냥.” (214쪽)


+


《야옹이와 흰둥이 2》(윤필, 길찾기, 2012)


아는 분들한테 부탁해서 너희 일자리를 구해 줄 테니까 그 점은 염려하지 말고

→ 아는 분한테 여쭈어 너희 일자리를 찾아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124쪽


약소하지만 퇴직금도 조금 챙겨줄게

→ 적지만 마침삯도 조금 챙겨줄게

→ 적지만 꽃돈도 조금 챙겨줄게

124쪽


식사 한 끼가 내 일당보다 몇 배나 비싸다냥

→ 밥 한 끼가 내 하루삯보다 몇 곱 비싸다냥

164쪽


야옹이 자네는 정말 때 묻지 않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것 같아

→ 야옹이 자네는 참말 때 묻지 않은 듯해

→ 야옹이 자네는 참말 티없는 마음인 듯해

205쪽


사실대로 말을 안 한거냥! 빈정상했다냥!

→ 그대로 말을 안 했냥! 마음아프다냥!

21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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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 만화
베르나르 베르베르 글, 파트리스 세르 그림,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9.28.

만화책시렁 564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 글

 파트리스 세르 그림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2000.1.10.



  개미가 기어다니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고, 못 듣거나 안 듣거나 아예 생각조차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푸른별은 늘 돌아요. 스스로도 돌고 해 둘레를 돌지요. 푸른별이 스스로 돌거나 해 둘레를 도는 소리를 듣거나 느끼는 사람이 있고, 안 듣거나 못 듣거나 아예 마음조차 없는 사람이 있어요. 부릉부릉 쇳덩이를 몰면서 개미나 사마귀나 나비를 아랑곳않으면서 밟는 사람이 숱한데, 걷거나 두바퀴를 달릴 적에도 개미나 풀벌레를 못 느끼는 사람도 무척 많아요. 《개미》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님이 쓴 글을 바탕으로 여민 그림꽃이라고 합니다. 개미나라를 이렇게 그릴 수도 있을 테지만, 어쩐지 이 그림꽃을 읽는 내내 글책을 읽고픈 마음이 터럭조차 안 일더군요. 개미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하루를 살아가는가 하는 길을 읽으려 하기보다는 ‘과학자가 갈무리한 틀’에 맞추어 개미 삶을 꿰어맞추는 줄거리는 마음에 안 와닿더군요. 개미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면, 개미하고 한마음으로 살아갈 노릇입니다. ‘개미 관찰’이 아니라 ‘개미 마음으로 이웃하기’를 하면서 ‘개미바라기’를 해야겠지요. 개미는 ‘관찰·탐구·연구 대상’이 아닌 이웃입니다.


ㅅㄴㄹ


수개미 327호와 암개미 56호가 각각 햇빛 방과 버섯 재배실에서 지지자들을 모으고 있는 동안, 나는 전투 경험이 많은 병정개미들을 설득하기 위해 지하 45층으로 내려간다. (4 A쪽)


결국 벨로강에서 날려 보낸 1천5백 마리의 암개미 중 남은 것은 여섯뿐이었다. 56호도 그 여섯에 들어 있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것이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자신의 도시를 건설하고 비밀 무기의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45 B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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