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899 : 그것 행복 -ㅁ이 느껴진다



행복(幸福) :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



우리말은 앞머리를 ‘그것이’처럼 열지 않습니다. 그쪽에 있는 어느 것을 가리키려 하면 ‘그것’을 넣을 수 있되, 앞말을 받을 적에는 ‘그것이’를 안 씁니다. 이때에는 임자말 자리를 비웁니다. 즐거우면 즐겁고, 기쁘면 기쁘고, 허전하면 허전하고, 쓸쓸하면 쓸쓸합니다. ‘즐겁다·기쁘다’나 ‘허전하다·쓸쓸하다’는 ‘느끼는’ 바를 나타내요. “허전함이 느껴진다”는 억지스레 꾸민 옮김말씨입니다. ‘허전하다’라고만 해야 올바릅니다. ㅅㄴㄹ



그것이 아무리 행복해 보여도 어딘가 허전함이 느껴진다

→ 아무리 즐거워 보여도 어딘가 허전하다

→ 아무리 기뻐 보여도 어딘가 허전하다

《구르는 남매 2》(츠부미 모리/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3)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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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900 : 빈정상하다



사실(事實) : 1.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일을 솔직하게 말할 때 쓰는 말 3. 자신의 말이 옳다고 강조할 때 쓰는 말

상하다(傷-) : 1. 물건이 깨어지거나 헐다 2. 음식이 부패하다 3. 몸이 여위어 축이 나다 4. 몸을 다쳐 상처를 입다 5. 근심, 슬픔, 노여움 따위로 마음이 언짢다



‘빈정상하다’라는 말은 없습니다. 없어요. 그저 없습니다. ‘빈정대다·빈정거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웃는 듯이 놀리는 짓이 ‘빈정대다·빈정거리다’입니다. 뜻으로 보아도 ‘빈정 + 상하다’는 얄궂습니다. ‘빈정상하다’는 “빈정거려서 마음이 다치다”라는 뜻조차 아닌, 엉뚱하게 엮어서 잘못 쓰는 말씨입니다. ‘마음아프다’나 ‘가슴아프다’나 ‘속쓰리다’로 고쳐쓸 노릇입니다. 그대로 말하면서 마음을 달래기를 바라요. 있는 대로 말을 하면서 속을 토닥이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사실대로 말을 안 한거냥! 빈정상했다냥!

→ 그대로 말을 안 했냥! 마음아프다냥!

《야옹이와 흰둥이 2》(윤필, 길찾기, 2012) 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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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901 : 뇌를 풀가동하고 있었던 것



뇌(腦) : [의학] 중추 신경 계통 가운데 머리뼈안에 있는 부분

풀가동 : x

full : 1. (~이) 가득한, 빈 공간이 없는 2. ~이 그득한[아주 많은

가동(稼動) : 사람이나 기계 따위가 움직여 일함. 또는 기계 따위를 움직여 일하게 함



어떻게 해야 할는지 얼른 생각하려고 할 적에 “머리를 쓴다”고 이야기합니다. “머리를 싸맨다”거나 “머리를 돌린다”고도 하지요. “있는 대로” 힘을 쓰는데, ‘온마음·온통·온힘’을 들이고, ‘안간힘’에 ‘애쓰다·악쓰다·용쓰다’라 할 만합니다. 때로는 ‘억지·어거지’요, ‘오직’이나 ‘악착같이·억척스럽다’이기도 합니다. 깊이 알고 싶거나 넓게 읽어내고 싶기에 ‘땀내’고 ‘땀뺍’니다. 그야말로 ‘쥐어짜다’에 ‘비틀다’예요. ‘짜내’려고 합니다. 수수하게 보자면 ‘힘내다·힘쓰다·힘껏’이기도 합니다. 차근차근 생각해 봐요. 우리가 나아갈 길과 삶과 말을 헤아려 봐요. ㅅㄴㄹ



뇌를 풀가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 머리를 쥐어짰다

→ 머리를 잔뜩 썼다

→ 머리를 핑핑 돌렸다

《우리는 올록볼록해》(이지수, 마음산책, 2023)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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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I LOVE 그림책
피비 월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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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0.15.

그림책시렁 1250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피비 월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2023.4.20.



  철마다 다르고, 해마다 다르고, 터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고, 들과 숲과 바다마다 다릅니다. 어제하고 오늘이 다르고, 너랑 내가 달라요. 다 다른 줄 느낄 수 있으면, 하나씩 새롭게 볼 수 있고, 새롭게 보고 받아들이는 동안 차츰 익숙하고, 익숙하던 어느 날 드디어 알아차립니다.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반갑게 맞이했으나 옮김말이 너무 엉성해서 몇 달 동안 박아 놓았습니다. 어린이한테 들숲을 들려줄 그림책이라면, 옮김말에 제대로 마음을 기울일 노릇입니다. 들숲에 함부로 풀죽임물(농약)을 뿌려서는 안 되듯, 말씨 하나를 살리도록 마음을 쏟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린 헤이즐’이 왜 ‘그녀’여야 할까요? “일들이 점점 더 멀어지기 시작했어요”는 뭔 소리일까요? 책도 대수롭지만, 책에 담는 모든 이야기는 우리가 손수 짓는 살림살이에서 비롯합니다. 우리가 주고받는 모든 말은 숲에서 태어났습니다. 책을 덮고 바람을 쐬기를 바라요. 서울을 떠나 숲으로 가기를 바라요. 맨발로 흙을 밟고, 맨손으로 바닷물을 간지럽히면, 누구나 헤이즐입니다.


#LittleWitchHazel #AYearintheForest #PhoebeWahl


ㅅㄴㄹ


+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피비 월/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2023)


고아가 된 알

→ 혼자인 알

→ 혼자 있는 알

2쪽


특이한 것을 발견했어요

→ 다른 것을 찾았어요

→ 새로운 것을 보았어요

3쪽


혹시 누군가 와서 제 것이라고 주장할지 몰라

→ 누가 와서 제 것이라고 할지 몰라

5쪽


헤이즐이 깨어났을 때, 새 한 마리가 뿅 나타나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 헤이즐이 깨어났을 때, 새 한 마리가 뿅 나타나 바라보아요

9쪽


바깥에서 살게 되자, 헤이즐은 오티스를 계속 지켜보기가 훨씬 힘들어졌어요

→ 바깥에서 살자, 헤이즐은 오티스를 내내 지켜보기가 훨씬 힘들어요

13쪽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가면서

→ 책숲에 책을 돌려주러 가면서

→ 책숲에 책을 내러 가면서

25쪽


그토록 시급해 보였던 그녀의 모든 일들이 점점 더 멀어지기 시작했어요

→ 그토록 바빠 보인 모든 일이 어느새 멀리 가요

→ 그토록 발동동한 모든 일이 차츰 멀리 가요

3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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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6.


《도자기》

 호연 글·그림, 애니북스, 2008.5.13.



아침에 여수 성산초등학교에서 ‘글읽눈(문해력 증진 수업)’을 편다. 바다·비·물과 사람·길·사이가 얽힌 말타래를 풀어내어 들려준다. 지난자리에서는 아무도 붓을 안 들더니, 오늘은 글쓰기를 한다. 반갑고 고맙다. 이야기를 마친 뒤에 부산으로 건너간다. 시외버스에서 전화를 받는다. 다음에는 ‘민소매’ 말고 ‘소매 있는 옷’을 입으라는 ‘민원’이 들어왔단다. ‘뚜벅이 사전편찬자’는 책지게를 지며 일한다. 집에서는 책더미에 둘러싸이고, 길에서는 갖은 꾸러미(수첩)을 대여섯쯤 챙겨서 우리 둘레 모든 말을 살펴서 적바림한다. 소방관이 소방관 차림새로, 경찰관이 경찰관 차림새로 강의를 하듯, 사전편찬자는 ‘사전편찬자 차림새’가 있으나, 정작 우리나라에 ‘사전편찬자다운 사전편찬자’는 다섯손가락으로 꼽기도 어려운 터라 어떤 매무새에 차림새인지 모를 테지. 《도자기》를 되읽는다. 이따금 생각나면 되읽는다. 질그릇도 삶도 하늘도 누구나 얼마든지 그림으로 담아내면 즐겁다. 우리 그림꽃밭을 새롭게 일구는 호미질은 조그맣다. 작게 나아가고, 작게 짓는다. 큰걸음만으로는 삶터를 이루지 않는다. 아이 곁에서 어른이 어질고, 어른 곁에서 아이가 사랑으로 피어난다. 담는 그릇처럼, 담는 글이요 그림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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