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교양서적



 상당히 고상한 교양서적들이라 → 무척 대단한 배움책이라

 청소년의 교양서적으로 충분하다 → 푸름이 익힘책으로 넉넉하다


교양서적(敎養書籍) : 교양을 쌓는 데 도움이 되는 책 ≒ 교양서

교양(敎養) : 1. 가르치어 기름 2.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



  교양에 이바지하기에 ‘교양서적’이라는데, ‘교양’이란 “배워서 기르는 마음”이요, “살아가며 익히는 길”을 가리킵니다. 이런 얼거리를 들여다보면서 ‘배움책·익힘책’이나 ‘살림책’처럼 새말을 여밀 만합니다. ㅅㄴㄹ



교양서적을 읽지 않아 종합적인 인간으로서의 실력이 없는 사람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 살림책을 읽지 않아 온사람으로서 그릇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 배움책을 읽지 않아 고른 사람으로 빛날 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명과 사랑, 인간 장기려》(여운학 엮음, 규장문화사, 1980) 87쪽


문학성이 있거나 교양서적은 결코 아닙니다

→ 아름답거나 배우는 책은 아닙니다

→ 달콤하거나 익힐 만한 책은 아닙니다

《일흔에 쓴 창업일기》(이동림, 산아래詩, 2023)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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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삶꽃

수다꽃, 내멋대로 53 잡초는 없다



  1999년에 보리출판사 영업부 일꾼으로 들어가기 앞서 진작에 《잡초는 없다》를 읽었다. 열린배움터(대학교)를 그만두고서 몸일(육체노동)을 하며 살림돈을 벌던 그무렵, 고졸내기로서 마음일(정신노동)을 하는 길을 헤아리며 헌책집을 ‘책숲(도서관) + 배움숲(학교)’으로 삼았다. 새벽 두 시∼다섯 시 사이에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일하고서, 아침 여섯 시부터 저녁 열한 시까지 오롯이 ‘나를 스스로 바라보고 일깨우는 배움살이’로 하루를 보냈다. 열린배움터를 그만두었으나, 그곳을 다닐 적에 열린책숲(대학도서관)하고 책집(대학교 구내서점)에서 곁일을 했다. 두 곳에서는 “최종규 씨는 자퇴를 하셨어도 이곳에서 일하고 싶으면 언제든 오셔요. 당신처럼 부지런히 일하는 대학생을 여태 못 봤어요.” 하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제가 대학교를 그만둔 뜻은, 배우고 싶어 대학교에 들어왔는제 정작 대학교는 술판·노름판에 허덕이는 민낯이라, 저 스스로 배움길을 찾으려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밥벌이로 삼을 밑돈만 조금 벌고, 하루를 온통 스스로 배우는 길에 쓸 생각이에요. 쫄쫄 굶을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배워 보려고요.” 하면서 두 곳(대학도서관 + 대학 구내서점)에서는 더 일하지 않기로 했다. 헌책집을 배움숲이자 책숲으로 삼을 만한 까닭을 모르는 분이 많다. 헌책집은 “우리가 읽은 모든 책”이 드나든다. 새책집은 “바코드를 찍어서 팔 수 있는 책”만 드나든다. 비매품·정부간행물·옛날 신문·지역문인 문집·소장학자 자비출판 논문은 오직 헌책집에서만 만난다. 나는 우리말을 스스로 익히는 길을 갈 생각이었던 터라, ‘우리나라 모든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책’을 다 훑으려고 헌책집을 드나들었다. 모든 대학교 국어국문학과는 그들 대학교에서 낸 책이 아니면 안 다루고 안 갖추더라. 이러던 어느 날 《잡초는 없다》를 읽으며, 이런 책이름을 붙일 줄 아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 반가웠지만, ‘없다’란 대목은 걸렸다. “잡초는 없다”라는 말은 “잡초는 있다”란 말하고 나란하다. 스스로 풀꽃나무하고 사람을 ‘잡초냐 아니냐’로 바라보기에 ‘없다·있다’로 말장난을 했을 뿐이다. 참말로 몹쓸풀이 없다고 느끼는 삶이라면 이런 말을 안 쓰고 “풀이 있다”라고만 한다. 또는 “풀이다”라 할 테고. “나쁜 아이란 없다”가 아니라 “모두 아이야”인걸. “착한 아이·나쁜 아이”를 가르려는 마음이 “나쁜 아이란 없다”란 말에 깃든다. 모든 아이는 서로 다르면서 스스로 새로운 숨결인 사람이니, “아이입니다”나 “모두 아이입니다”라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쁜 사람은 없다”라 말하는 누가 있다면, 이이는 거짓말이나 눈속임을 하는 셈이라고 느낀다. 나는 “나쁘거나 좋다고 가르는 잣대(지식·이론·논리·종교·철학·사상·정치·문화·예술·학문)가 있을 뿐, 사람은 그저 사람입니다.” 하고 얘기한다. 모든 풀은 쓰임새가 다르고, 잎이며 줄기에 뿌리가 다르다. 다 다른 풀은 다 다르게 숨살림이요, 다 다른 사람은 저마다 새롭게 별빛님이다. 온누리를 보라. 사람이 있고, 숲이 있고, 들이 있고, 바다가 있고, 바람이 있고, 풀벌레가 있고, 새가 있고, 헤엄이가 있고, 비구름이 있고, 별이 있고, 너랑 내가 있어, 우리가 오늘 이곳에 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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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2023.11.4.

수다꽃, 내멋대로 52 병원을 안 가는



  이웃님 쇳덩이(자동차)에 같이타서 구례읍을 지나는데, 다른 쇳덩이가 뒤에서 꽝 들이받았다. 꽤 세게 받아서 덜컹 흔들렸고, 목이 삐끗했고, 왼무릎이 욱씬거렸다. 뒤에서 우리를 들이받은 이는 할아버지. 늙은 우리 아버지보다 조금 젊은 할아버지인데, 너무 서두르면서 빨리 몰더라. 왜 꽝꽝 치거나 부딪히겠는가? 느긋하게 안 달리니까 들이받는다. 차근차근 안 모니까 그들 스스로도 다치거나 죽고, 이웃도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 예전에 서울에서 아직 살던 무렵, 곧잘 두바퀴(자전거)로 서울 한가람길을 달렸는데, 숱한 ‘달림이(레이서)’가 그야말로 쌩쌩 바람을 가르는 소리까지 내면서 휘젓더라. 요새도 똑같으리라. 값나가는 두바퀴를 몰고서 자전거옷까지 차려입은 그들은 거의 다 쇳덩이도 몬다. 사람들은 쇳덩이나 두바퀴만 지나치게 빨리 몰지 않는다. 삶도 똑같이 지나치게 휘몰아친다. 책을 빨리 읽어치워야 할 까닭이 없고, 아이들이 빨리 어른이 되어야 할 까닭이 없고, 글을 빨리 깨쳐야 하지 않고, 책을 빨리 많이 팔아치워야 하지 않고, 돈을 빨리 많이 쌓아올려야 하지 않고, 이름을 빨리 높이 날려야 하지 않고, 그러니까 빨리 달려서 빨리 살다가 빨리 죽어야 할 까닭이 없다. 엊저녁에 들이받히고 나서 왼무릎이 내내 부어서 욱씬거렸고, 밤새 몸앓이를 했다. 그러나 돌봄터(병원)에 갈 마음은 터럭조차 없다. 나는 1992년에 마지막으로 돌봄터를 갔고, 이듬해 1993년에 발목이 접질려서 뼈맞춤을 하는 곳에 절뚝거리면서 한 달을 드나든 적이 있지만, 돌봄터에는 안 간다. 서른 해 넘게 돌봄터와 등진다. 그동안 나를 들이받은 쇳덩이가 여럿 있다.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일하던 1998년에 뺑소니를 겪었고, 2003∼2007년에 충북 충주 무너미마을에서 이오덕 어른 글을 갈무리하며 두바퀴(자전거)로 충주와 서울을 오가는 길에 석 판 뺑소니를 치른 적 있다. 뺑소니이든 끼어들기이든 뭐든, 길에서 벌어지는 모든 ‘들이받기(교통사고)’는 “서두르며 빨리빨리 달리는 버릇” 탓에 싹튼다. 다른 이를 들이받은 이는 하루빨리 쇳덩이를 버려야 한다. 종이(운전면허증)도 내려놓아야 한다. 이분들은 걸어다녀야 한다. 걷기에 멀다면 택시를 타야 한다. “서두르며 빨리빨리 달리는 버릇”에 사로잡힌 이들은 쇳덩이를 몰아서는 안 된다. 30으로 달리는 길을 70으로 내달리거나, 100으로 달리는 길을 150을 밟거나, 120까지 달리는 길을 170으로 휘젓는 이들은 모조리 종이(운전면허증)를 걷어치워야 한다. 죽음길에 뛰어드는 바보짓을 멈추도록 옆에서 도와야 한다. 쇳덩이를 몰다가 말썽을 일으킨 사람은, 아무리 조그맣게 들이받은 잘못을 저질렀어도, ‘외판(원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끝맺고, 다시는 쇳덩이를 몰지 못 해야 맞다. 그래야 이 땅에서 어린이가 마음껏 걸어다니거나 뛰놀 수 있다. 이렇게 해야 시골이며 서울(도시)에서 할매할배가 느긋이 걸어다닐 수 있다. ‘가벼운 접촉사고’라고? 웃기지 마라. ‘가벼운 교통사고’란 아예 없다. 그저 ‘말썽(사고)’이다. 가볍게 건드리거나 부딪혔어도 종이(운전면허)를 멈춰야 한다. 그만큼 쇳덩이는 길에서 사람을 아슬아슬하게 죽음으로 내몰 수 있는 총칼(무기)이 된다. 그나저나 나는 돌봄터에 안 간다. 여러 판에 걸쳐 뺑소니를 겪었어도, 달포쯤 앓아눕거나 끙끙대면서 나았다. 시골로 삶터를 옮겨 풀꽃나무를 곁에 품노라면, 모든 몸앓이를 천천히 녹여서 풀어낼 수 있다. 한동안 다리를 푹 쉬어서 살리자고 생각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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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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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됩니다. 1 세미콜론 코믹스
요시다 센샤 지음, 오주원 옮김 / 세미콜론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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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4.

읽었습니다 260



  웃음물결이 퍼진다고 내세우는 《전염됩니다. 1》를 읽으면서 하나도 안 웃기고, 외려 지겹기만 하다. 이렇게 쥐어짜며 웃기려 하는 얼거리나 그림을 선보일 수도 있으리라. 그런데 쥐어짜며 웃기려 하면 안 힘들까? 쥐어짤 줄거리를 새로 내놓느라 그야말로 머리가 터지지는 않을까? 이 삶을 보면 누구나 삶 그대로 새로우면서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지게 마련이다. 구태여 쥐어짜야 할 까닭이 없다. 그저 스스로 살아가는 오늘을 담아내면 넉넉하다. 쳇바퀴처럼 남을 따라가지 않으면, 스스로 짓는 하루는 언제나 반짝일 뿐 아니라 웃음꽃으로 피어난다. 아무리 욱여넣으려고 하더라도, 아침이면 늘 해가 뜬다. 아무리 감추려고 하더라도, 밤이면 언제나 별이 돋는다. 억지가 아닌 그냥 웃음을 나누면 저절로 퍼지고 번지고 옮아간다. 더 붙일 말조차 없이 안쓰러운 책이다.


《전염됩니다. 1》(요시다 센샤/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2.12.2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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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종족주의 - 대한민국 위기의 근원
이영훈 외 지음 / 미래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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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4.

읽었습니다 261



  숲노래 씨는 1982∼87년에 어린배움터(국민학교)를 다니며 날마다 길잡이(교사)한테 맞았고, 또래나 언니동생도 이런 어린날을 보냈지만, ‘어떤 학교·교육부 기록’에도 ‘누가 얼마나 학교폭력을 했는지’ 안 남았다. 오늘날 고을(지자체)마다 뒷돈을 숱하게 빼돌리고 돌라먹기를 하는데, 이따금 걸려서 새뜸(뉴스)에 나오지만, 안 걸리고 슬그머니 넘어가는 일이 대단히 많다. 그러나 어떤 뒷돈질과 돌라먹기도 ‘글(기록)’은 없다. 《반일 종족주의》를 곰곰이 읽고 덮었다. 비웃을 값어치도 없다. ‘총칼잡이(식민지 독재자)’가 남긴 글자락(자료·통계)을 살펴야 지난날을 헤아릴 수 있기는 하되, ‘일제강점기 역사’가 ‘남은 글’만으로 읽어도 되는지, 대학교수와 역사학자라는 그들한테 되묻고 싶다. 글을 모르는 시골 흙일꾼 삶을 누가 글(기록)로 남긴 적 있는가? 없다. ‘글(기록·사실)’ 몇 자락으로 마치 “여태 역사를 잘못 가르쳤다” 하고 뻥을 치며 안 창피한가? 단재가 운다.


《반일 종족주의》(이영훈·김낙년·김용삼·주익종·정안기·이우연, 미래사, 2019.7.1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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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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