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유행 流行


 전염병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 돌림앓이가 번진다

 유행이 지난 옷 → 철이 지난 옷

 유행을 따르다 → 너울을 따르다

 짧은 머리가 유행이다 → 잛은 머리가 나돈다

 그들 사이에서 유행되고 있는 → 그들 사이에서 퍼진

 사치 풍조가 유행하고 있었다 → 헤픈 바람이 분다


  ‘유행(流行)’은 “1. 전염병이 널리 퍼져 돌아다님 2. [사회 일반] 특정한 행동 양식이나 사상 따위가 일시적으로 많은 사람의 추종을 받아서 널리 퍼짐. 또는 그런 사회적 동조 현상이나 경향”을 가리킨다지요. ‘바람·물결·너울’이나 ‘들불·바다·달·철’로 손질합니다. ‘소용돌이·돌개바람·회오리바람’이나 ‘덮다·뒤덮다·돌다·돌아다니다’나 ‘떠돌다·나돌다·맴돌다’로 손질하고, ‘번지다·뻗다·퍼뜨리다·퍼지다·흐르다’나 ‘너울거리다·넘실거리다·쓸리다·쓸려가다’로 손질합니다. ‘따라하다·따르다·가지치다·뿌리뻗다’로 손질할 만하고, ‘굴러다니다·끼치다·불다·옮기다’나 ‘-뿐·판치다·풍기다·흔하다·너르다·널리’나 ‘흔들다·휘몰다·휩싸다·휘말리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유행’을 넷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ㅅㄴㄹ



유행(有行) : 실지로 드러나는 행동 = 행실

유행(遊行) : 1. 유람하기 위하여 각처로 돌아다님 2. [불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수행함 = 행각

유행(遊幸) : 임금이 대궐 밖으로 거둥함 ≒ 행행

유행(儒行) : 유학에 기반을 둔 행위



근래에는 “유전무죄 유전무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말이 유행한다

→ 요새는 “돈이 있으면 멀쩡하고 돈이 없으면 잘못”이라는 말이 떠돈다

→ 요즘은 “돈있멀쩡 돈없잘못”이라는 말이 떠돈다

《한국사 이야기 13》(이이화, 한길사, 2001) 238쪽


만약 말라리아가 다시 유행하면

→ 말라리아가 다시 퍼지면

→ 말라리아가 다시 번지면

→ 말라리아가 다시 돌면

→ 말라리아가 다시 떠돌면

《곤충감식관 파브르 4》(히데키 아키야마/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06) 121쪽


마지막 팬데믹pandemic(대유행)이 있었던

→ 마지막 돌림앓이판이 있던

《의학 오디세이》(강신익과 네 사람, 역사비평사, 2007) 164쪽


아니면 새로운 유행의 신제품이 나오면 곧 다시 바꿀 것을 고려해

→ 아니면 새바람 타는 것이 나오면 곧 다시 바꾸려고 하면서

→ 아니면 새로운 것이 나오면 곧 다시 바꾸자고 생각해

《알루미늄의 역사》(루이트가르트 마샬/최성욱 옮김, 자연과생태, 2011) 36쪽


유행어뿐 아니라 비속어도 포함돼 있다

→ 뜬말뿐 아니라 삿대말도 있다

→ 바람말뿐 아니라 쓰레말도 있다

《한국인도 모르는 한국어》(배상복·오경순, 21세기북스, 2012) 120쪽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좀 희한한 유행이었다

→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좀 엉뚱한 바람이다

→ 나로서는 도무지 모르는 좀 뜬금없는 물결이다

《고르게 가난한 사회》(이계삼, 한티재, 2016) 112쪽


도마를 식탁 위에 음식을 폼 나게 올려놓는 플레이트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행이라고도

→ 도마를 밥상에 먹음직스레 올려놓으려고 널리 쓴다고

→ 도마를 밥상에 밥을 보기좋게 담는 데에 제법 쓴다고

→ 도마를 밥상에 밥을 예쁘게 올릴 적에 꽤 쓴다고

→ 도마를 밥상에 밥을 소담스레 올리며 두루 쓴다고

《전라선》(김지연, 열화당, 2019) 69쪽


2016년부터 스웨덴에서는 운동 트렌드의 하나로 플로깅이 유행 중이다

→ 2016년부터 스웨덴에서는 새물결 가운데 쓰줍이 퍼져나간다

→ 2016년부터 스웨덴에서는 새로운 물결로 쓰줍달이 퍼진다

《지구별을 사랑하는 방법 100》(김나나, 앤의서재, 2020) 225쪽


요즘 ‘관종(관심종자)’이란 말이 유행이다

→ 요즘 ‘톡톡씨(관심종자)’란 말이 나돈다

→ 요즘 ‘튀는씨(관심종자)’란 말이 떠돈다

《마음챙김의 인문학》(임자헌, 포르체, 2021) 54쪽


감자 역병이 크게 유행하면서 기록적인 굶주림이 있었다

→ 감자 돌림앓이가 크게 번지며 끔찍히 굶주린 적이 있다

→ 감자 돌림 탓에 모질게 굶주린 적이 있다

《전략가 잡초》(이나가키 히데히로/김소영 옮김, 더숲, 2021) 70쪽


너네 반에서는 누가 유행이야?

→ 너네는 누가 판쳐?

→ 너네 칸에서는 누가 돌아?

《레인보우 비밀 동시집》(강정연, 사계절, 2021) 11쪽


유행병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 팬데믹(pandemic)이라고 불러요

→ 돌림앓이가 온누리로 퍼져나가면 큰수렁이라고 해요

→ 돌림앓이가 온누리로 퍼져나가면 뒤덮는다고 해요

《세균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계사》(케이트 메스너·팰린 코치/김미선 옮김, 책과함께어린이, 2022) 12쪽


나도 유행에 탑승해 내 마음에 드는 키링을 직접 만들어 봤다

→ 나도 바람을 타 내 마음에 드는 고리를 손수 엮어 봤다

→ 나도 슬그머니 내 마음에 드는 열쇠고리를 손수 짜 봤다

《우표의 세계》(서은경, 현암사, 202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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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출처


 운영 자금의 출처가 불확실하다 → 살림돈 바탕이 흐리다

 그 고사의 출처는 《한비자》이다 → 이 옛말은 《한비자》에 나온다


  ‘출처(出處)’는 “1. 사물이나 말 따위가 생기거나 나온 근거 2. 사람이 다니거나 가는 곳”을 가리킨다고 해요. ‘-의 + 출처’ 얼거리라면 ‘-의’를 털고서, ‘나온곳·지은곳·지은이’로 손보면 되는데, ‘나오다·태어나다’나 ‘비롯하다·짓다’나 ‘내놓다·내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밑·밑동·밑뿌리·밑싹·바탕·뿌리’나 ‘줄·줄기’로 손볼 수도 있어요.  ㅅㄴㄹ



연구비의 출처가 학문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요

→ 밝히는 밑돈이 배움길을 흔들지는 않을까요

→ 살펴보는 돈줄이 배움길을 쥐락펴락 안 할까요

《9월이여 오라》(아룬다티 로이/박혜영 옮김, 녹색평론사, 2004) 40쪽


어떤 경우에는 이야기의 출처를 밝히고 있다

→ 어떤 이야기는 들은곳을 밝힌다

→ 어떤 이야기는 어디서 들었는지 밝힌다

《시간의 목소리》(에두아르도 갈레아노/김현균 옮김, 후마니타스, 2011) 11쪽


불가사의한 물건들의 출처는 전부 너였던 것 같군

→ 아리송한 살림은 모두 너한테서 나왔나 보군

→ 수수께끼 세간은 다 너한테서 비롯한 듯하군

→ 처음 보는 것은 모조리 네가 내놓았나 보군

→ 낯선 것은 하나같이 네 손에서 태어난 듯하군

《책벌레의 하극상 1부 5》(카즈키 미야·스즈카·시이나 유우/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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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2023.11.8.

수다꽃, 내멋대로 56 좋아하지 않는



  어릴 적부터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언니도 안 좋아했다. 동무도 안 좋아했다. 누가 “좋아하는 사람 없어?” 하고 물으면,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은 저마다 사랑스러운 빛이 있기에, 한 사람만 골라서 좋아할 수 없더라. “저는 모든 사람을 사랑해요. 누구를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없네요.” 하고 대꾸했다. 이런 이야기는 잇고 이어 1975년부터 2023년까지 고스란하다. 질리지도 물리지도 않는지, 둘레 이웃이나 동무는 자꾸 ‘좋다·싫다’로 사로잡힌다. 나는 제발 ‘좋아하지 말자’고, 오직 ‘사랑하자’고 말을 섞는다. “짝꿍도 아이도 안 좋아하나요?” “저는 어느 누구도 안 좋아합니다. 저는 누구라도 사랑하려는 마음입니다.” “‘좋아하다’가 ‘사랑’ 아닌가요?” “‘좋다’란, ‘좁히는 마음’이에요. ‘마음에 드는 쪽’을 ‘좁히’기에 ‘좋아하다’라 합니다. 그래서 어느 쪽으로 좁혀서 마음에 들기에, 마음에 드는 쪽이 아니면 다 ‘안 좋아하다’이고, ‘싫어하다’로 흘러요. ‘싫다’는 마음은 어느새 ‘밀어내기’로 잇고, 마음에서 밀어내다 보면 ‘미움·미워하다’로 나아가요. 그러니까, 우리는 사람도 삶도 ‘좋아할’ 일이 아닌, ‘사랑할’ 일입니다. ‘사랑’이란,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길’이에요. 사람이 사람다울 적에 사랑이거든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면서 살림을 짓고 숲을 품기에 비로소 사랑이에요. 사랑이라면 아무런 울타리도 담벼락도 없어요. 사랑이라면 거짓을 벗기고, 참을 빛살로 바라봐요.” “에,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힘들지 않아요? 아무리 말뜻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요새 누가 ‘좋다·사랑’을 갈라서 써요?“ “옳은 말씀이에요. 요새는 ‘좋다’가 무엇을 뜻하는지 속살을 헤아리는 사람이 확 사라졌어요. 그래서 다들 ‘좋은밥·좋은옷·좋은차·좋은집·좋은일자리’에 매달리지요. ‘좋은것’에 매달리니까, 사람들 스스로 좋다고 여겨서 품은 것이 아니라면 다 싫거나 미워하지요. 어느 쪽에서 좋아하는 사람을 다른 쪽에서 안 좋아하면 바로 싸움이 붙고 서로 밀쳐내면서 미워합니다. 학교에서 반장선거조차도, 또 나라에서 모든 선거마저도, 어느 쪽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안 뽑히면 내내 싫어하고 미워하고 삿대질로 치달아요. 어느 쪽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뽑히면 그이가 무슨 말썽이나 잘못이나 저지레를 일으키는 각다귀라 하더라도 그냥 믿습니다. 아시겠어요? ‘좋은밥’을 먹어서는 몸이 오히려 죽어요. ‘좋은밥 = 좁은밥’이잖아요? 좁혀버린 밥을 먹는데 어떻게 몸이 살겠어요?” “네? 좋은밥을 먹으면 오히려 몸이 망가진다고요?” “그럼요. 좋은밥뿐 아니라 좋은책을 읽으면 마음이 망가집니다. 좋은말을 하면 마음이 지저분해요.” “아니, 뭔 소리예요? 좋은책이 오히려 나쁘고 좋은말이 되레 나쁘다고요?” “네, 그래요. ‘좋은책·좋은밥·좋은말’은 반드시 저쪽을 ‘나쁜책·나쁜밥·나쁜말’이라고 여기는 미움을 바탕으로 깔아요. ‘좋은책·좋은밥·좋은말 = 좁은책·좁은밥·좁은말’입니다. 스스로 살리는 기운이 아닌, 내가 아닌 남을 모조리 미워하고 싫어하며 불타오르는 잿더미를 얹고서 책을 읽거나 밥을 먹거나 말을 하니, 겉으로는 이쁘장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썩거나 죽어갑니다.” “…….” “잘 모르시겠지요? 몰라도 됩니다. 다만, 어느 것도 ‘좋아하’려 하지 말고, 그저 ‘사랑’하시기를 바라요. 숲처럼 사랑하고, 바다처럼 사랑하고, 바람처럼 사랑하면 됩니다.” “…….” “아기랑 아이를 봐요. 어떤 아기랑 아이도 엄마아빠가 ‘못생겼다·잘생겼다’로 안 가릅니다. 맞나요?” “네, 그렇긴 하죠.” “‘그렇긴 하죠’가 아닌 ‘그렇습’니다. 참모습을 보시기를 바라요. 좋은책 아닌 책을 읽고, 좋은밥 아닌 밥을 먹고, 좋은말 아닌 말을 하면 돼요. 그리고 어떤 책과 밥과 말을 품더라도 ‘늘사랑’이란 마음일 노릇이에요. 우리는 사람이에요. 사람이니 사랑을 하면 누구나 다 깨닫고 품고 풀어서 빛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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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상현 上弦


 상현달이 하현으로 이울 때까지 → 오른달이 왼달로 이을 때까지


  ‘상현(上弦)’은 “[천문] 음력 매달 7∼8일경에 나타나는 달의 형태. 둥근 쪽이 아래로 향한다 ≒ 초현”을 가리키고, ‘상현달(上弦-)’은 “[천문] 음력 매달 7∼8일경 초저녁에 남쪽 하늘에서 떠서 자정에 서쪽 하늘로 지는 달”을 가리킨다는군요. ‘상현달’은 겹말입니다. 수수하게 ‘달’이라 하면 되고, ‘오른달’이라 할 만합니다. 때로는 ‘조각달’이나 ‘동강달·토막달’이라 할 수 있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상현’을 둘 더 싣지만 다 털어냅니다. ㅅㄴㄹ



상현(上玄) : 하늘이나 하느님을 이르는 말

상현(尙賢) : 어진 사람을 존경함



지금 추억만으로서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상현달 같은 여자

→ 이제 옛생각만으로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는 달 같은 님

→ 오늘 곱씹기만 해도 너끈히 사랑할 수 있는 오른달 같은 빛

《기형도 산문집》(기형도, 살림, 1990) 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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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속물근성



 유행과 속물근성을 경계한다 → 바람과 돈바라기를 금긋는다

 허영과 속물근성에 뭉쳐진 듯했던 → 겉멋과 허방으로 뭉친 듯했던


속물근성(俗物根性) : 금전이나 명예를 제일로 치고 눈앞의 이익에만 관심을 가지는 생각이나 성질



  돈이나 이름값이나 힘에 눈이 먼 사람이 있어요. 이들은 ‘바보같다·바보스럽다’나 ‘돈바라기·돈바치·돈벌레·돈버러지’나 ‘돈에 빠지다·돈에 눈멀다’로 나타낼 만합니다. ‘어리석다·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터무니없다’로 나타내어도 어울려요. ‘찌들다·길들다·절다·푼수·쪼다’나 ‘허방·허튼·헛것’으로 나타내어도 어울려요. ㅅㄴㄹ



그들을 속물근성으로 몰아부친 것은 나의 이기(利己)이다

→ 나는 그들을 멋대로 돈벌레로 몰아붙였다

→ 나는 그들을 함부로 바보라고 몰아붙였다

《기형도 산문집》(기형도, 살림, 1990) 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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