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6.


《거창한 꿈》

 장 자끄 상뻬 글·그림/윤정임 옮김, 열린책들, 2001.4.25.



밤새 우르르쾅쾅 비바람이 몰아쳤다. 오랜만이로구나. 곁님 셈틀을 안고서 읍내로 간다. 며칠 앞서부터 먹통이다. 요모조모 손보려 해도 듣지를 않았다. 시골버스는 참 사납다. 서울(도시)에서 버스를 이렇게 몰면 버스일꾼이 잘리지 않을까? 다른 시골도 고흥 같지는 않다고 느낀다. 고흥버스는 버스나루에서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우고, 사납게 몬다. 버스나루에서 지켜보니, 여러 어린이나 푸름이도 ‘담배 피우던 아재’가 몰면 “아! 저 사람이 모네! 싫어라!” 하고 혼잣말을 하더라. 셈틀집에 맡기니 한 시간쯤 지나 알려온다. “멀쩡한데요? 잘 움직이고 말썽인 데가 없습니다.” 큰아이가 속삭인다. “아버지, 이 아이(셈틀)가 바람을 쐬니까 즐거워서 스스로 낫지 않았을까요? 다른 사람들은 컴퓨터한테 마음이 없다고 여기지만, 컴퓨터한테 어떻게 마음이 없을 수 있어요?” 《거창한 꿈》을 읽었다. 책이름이 너무 ‘크’다. 아니, 우리말 ‘큰꿈’이나 “커다란 꿈”으로 붙일 만한데, 이렇게 수수한 우리말조차 못 쓴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일까? “대단한 꿈”이나 “으리으리 꿈”이나 “번쩍번쩍 꿈”이나 “하늘같은 꿈”처럼, 스스로 마음을 밝히고 넓힐 적에 누구나 비로소 깨어나리라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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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499 : 특별한 예외의 경우



특별한 예외의 경우였다

→ 달랐다

→ 튀었다


특별(特別) : 보통과 구별되게 다름

예외(例外) : 일반적 규칙이나 정례에서 벗어나는 일



  한자말 ‘특별’은 ‘다른’ 모습이나 빛이나 길을 나타냅니다. 한자말 ‘예외’는 ‘벗어나는’ 결을 나타내는데, ‘다르’기에 벗어날 테지요. “특별한 예외”는 겹말입니다. ‘다르다’라 하면 됩니다. ‘벗어나다’라 할 만하고, ‘튀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문득 생각난 롤케이크는 그러니까 조금 특별한 예외의 경우였다

→ 그러니까, 문득 생각난 돌돌말이는 조금 달랐다

→ 그러니까, 문득 생각난 동글말이는 조금 튀었다

《당신의 사전》(김버금, 수오서재, 2019) 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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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498 :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의 마음이었다

→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었다

→ 두 손 들었다

→ 손을 놓았다


자포자기(自暴自棄) : 절망에 빠져 자신을 스스로 포기하고 돌아보지 아니함 ≒ 자기(自棄)·자포(自暴)·포기(暴棄)



  더는 안 한다고 하기에 ‘그만두다’라 하고, ‘손놓다’라 합니다. “될 대로 되라”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보기글처럼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의 마음”은 군더더기 가득한 겹말입니다. ‘자포자기’를 덜면 돼요. ‘팽개치다·내팽개치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어차피 틀린 거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의 마음이었다

→ 뭐 틀렸으니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었다

→ 이제 틀렸으니 두 손 들었다

→ 다 틀렸으니 내팽개쳤다

《당신의 사전》(김버금, 수오서재, 2019)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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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후 後


 며칠 후에 다시 → 며칠 뒤에 다시 / 며칠 지나 다시

 그 후에도 → 그 뒤에도 / 그러고 나서도

 한참 후에야 들었다 → 한참 뒤에야 들었다 / 한참 지나서야 들었다

 과제를 마친 후 → 할거리를 마친 뒤 / 풀거리를 마친 다음

 졸업한 후에도 → 마친 뒤에도 /그만둔을 하고도

 후에 연락하마 → 나중에 얼리마 / 다음에 얘기하마

 후에 딴 말씀 하지 마십시오 → 나중에 딴 말씀 마십시오


  ‘후(後)’는 “1. 뒤나 다음 2. = 추후”를 뜻한다고 합니다. ‘추후(追後)’는 “1. 일이 지나간 얼마 뒤 2. 뒤를 쫓음”을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후’이든 ‘추후’이든, ‘뒤·너머·건너’나 ‘다음·곧·-고서’로 손질하면 됩니다. 때에 따라서는 ‘나중·뒷날·머잖아·막-’으로 손질할 만합니다. ‘이다음·그다음·이따·이따가’나 ‘조금 뒤·얼마 뒤·앞·앞길·앞날’이나 ‘모레·새날’로 손질해도 돼요. ㅅㄴㄹ



자신이 그걸 깨달을 무렵에는 상당히 인생을 허비한 후겠지

→ 스스로 이를 깨달을 무렵에는 삶을 무척 헤프게 보냈겠지

→ 스스로 이를 깨달을 무렵에는 삶을 꽤 흘렸겠지

《백귀야행 5》(이마 이치코/강경원 옮김, 시공사, 1999) 143쪽


양소유와의 운우지락(雲雨之樂) 후 그 침상에서

→ 양소유와 하룻밤을 보내고 그 자리에서

→ 양소유와 단꿈을 보내고 그 자리에서

→ 양소유와 어우러지고 그 자리에서

→ 양소유와 그러안고 그 자리에서

《서포 김만중의 생애와 문학》(김병국,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1) 39쪽


잠시 후 사람들이 수군거리더니

→ 얼마 뒤 사람들이 수군거리더니

→ 조금 뒤 사람들이 수군거리더니

→ 살짝 있다가 사람들이 수군거리더니

《숲이 어디로 갔지?》(베른트 M. 베이어/유혜자 옮김, 두레아이들, 2002) 11쪽


그 후 빈익빈 부익부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되었고

→ 그 뒤 틈새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벌어지고

→ 그다음에 틈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어가고

《김훈 世說》(김훈, 생각의나무, 2002) 114쪽


후에 본체의 모델은 바꾸지 않고

→ 나중에 몸통은 바꾸지 않고

→ 이 다음에 몸은 바꾸지 않고

《1% 당신은 그 안에 있습니까》(자이쓰 마사키/김활란 옮김, 창조문화, 2004) 92쪽


우편 배달을 시작하고 얼마 후에 아내를 잃고

→ 글월 나르기를 하고 얼마 뒤에 곁님을 잃고

→ 글월 나르기를 하고 얼마 지나서 곁님을 잃고

→ 글 나르기를 하고 얼마 안 되어 곁님을 잃고

《우체부 슈발》(오카야 코지·야마네 히데노부 그림/김창원 옮김, 진선출판사,  2004) 20쪽


후에 망명해서 인도에 거주하게 될

→ 뒤에 나그네로 인도에 살 될

→ 나중에 떠나서 인도에 살 될

《티벳전사》(쿤가 삼텐 데와창/홍성녕 옮김, 그물코, 2004) 204쪽


그 후 브룩은 곤충을 주의 깊게 살폈다

→ 그 뒤 브룩은 벌레를 꼼꼼하게 봤다

→ 그다음부터 브룩은 벌레를 살폈다

→ 그때부터 브룩은 벌레를 차살폈다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조안 엘리자베스 록/조응주 옮김, 민들레, 2004) 61쪽


정조가 죽은 후 왕권은 급격히 무너지고

→ 정조가 죽고서 임금틀은 바로 무너지고

→ 정조가 죽으며 꼭두자리는 확 무너지고

《마음으로 읽는 궁궐 이야기》(윤돌, 이비락, 2004) 100쪽


점심 급식 후

→ 낮밥 뒤

→ 낮밥 다음에

→ 낮밥 먹은 뒤

→ 낮밥을 먹고

→ 낮밥 먹고서

〈마을회관〉 8호(과천주민, 2005.11.25) 1쪽


이 세상에 조선어는 무용하다는 세 명의 아동은 십 년 후 무슨 생각을 했을까

→ 이 땅에 조선말은 쓸데없다는 세 아이는 열 해 뒤 무슨 생각을 했을까

→ 이 나라에 조선말은 쓸 일 없다는 세 아이는 열 해 뒤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말의 탄생》(최경봉, 책과함께, 2005) 283쪽


사훌 후 리벡 할아버지는

→ 사흘 뒤 리벡 할아버지는

《배나무 할아버지》(테오도어 폰타네·논니 호그로기안/유혜자 옮김, 웅진주니어, 2005) 13쪽


혹시 소장하고 있지 않은 책이 없나를 확인한 후

→ 아직 있지 않은 책이 없나를 살핀 다음

→ 여태 장만하지 않은 책이 없나를 살피고

→ 그동안 마련하지 않은 책이 없나를 살펴서

《두나's 도쿄놀이》(배두나, 테이스트팩토리, 2007) 222쪽


해외여행 후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볼 때면 느끼던

→ 나라밖마실 뒤 돌아오는 날개에서 내려다볼 때면 느끼던

→ 나라밖길 마치고 오는 날개에서 내려다볼 때면 느끼던

《두나's 서울놀이》(배두나, 중앙북스, 2008) 17쪽


교과서의 진가는 모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로부터 자유로워진 후 뒤늦게

→ 배움책은 모든 샛겨룸과 끝겨룸에서 풀려난 뒤에야 반짝이니

→ 배움책은 모든 사잇겨룸과 마침겨룸에서 풀려나야 뒤늦게 빛나니

《미디어 아라크네》(정여울, 휴머니스트, 2008) 111쪽


출산 후에 요통이 심해서, 남편이 자주 마사지를 해 줬거든요

→ 아기를 낳고 허리가 아파, 곁님이 자주 주물러 줬거든요

→ 아기를 낳고 허리앓이로, 곁님이 자주 어루만져 줬거든요

《오늘의 네코무라 씨 1》(호시 요리코/박보영 옮김, 조은세상, 2008) 230쪽


회고록은 한참 후에 쓰려고 했다

→ 삶글은 한참 뒤에 쓰려고 했다

→ 한참 뒤에 돌아보고 쓰려 했다

《성공과 좌절》(노무현, 학고재, 2009) 15쪽


연료를 넣고 요금을 정산한 후

→ 기름을 넣고 값을 치른 뒤

《워킹푸어》(NHK 스페셜 취재팀/김규태 옮김, 열음사, 2010) 184쪽


후에 선만 사용해

→ 나중에 금만 그어

→ 나중에 줄만 그어

《한글의 탄생》(노마 히데키/김진아·김기연·박수진 옮김, 돌베개, 2011) 173쪽


채식 선언을 하고 모피 반대 선언을 한 후, 들어오던 광고도 많이 끊겼다

→ 풀밥을 말하고 털가죽 안 쓰겠다고 하니, 들어오던 알림도 많이 끊겼다

→ 풀밥지기 되고 털가죽 손사래치니, 들어오던 알림일도 많이 끊겼다

《가까이》(이효리, 북하우스, 2012) 249쪽


적어도 정년퇴직 후에는 곁에 있어 주고 싶습니다

→ 적어도 물러난 뒤에는 곁에 있어 주고 싶습니다

→ 적어도 꽃물림 뒤에는 곁에 있어 주고 싶습니다

《배를 엮다》(미우라 시몬/권남희 옮김, 은행나무, 2013) 14쪽


동봉된 자료를 읽은 후

→ 함께 부친 글를 읽고서

→ 묶은 글을 읽은 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피터 싱어/김상우 옮김, 오월의봄, 2013) 155쪽


얼마 후 세릴의 몸은 토스트 조각처럼 따뜻해지고 바싹 말랐어요

→ 얼마 뒤 세릴은 몸이 구운빵 조각처럼 따뜻하고 바싹 말랐어요

《우리 아빠 돌려줘!》(로버트 먼치·마이클 마르첸코/신소희 옮김, 북스토리아이, 2014) 17쪽


이별 후 네가 그려 준 나의 얼굴

→ 이별 뒤 네가 그려 준 내 얼굴

→ 헤어진 뒤 네가 그려 준 내 얼굴

《내가 살아갈 사람》(김중일, 창비, 2015) 30쪽


후에 와카코는 말했다

→ 나중에 와카코는 말했다

→ 뒷날 와카코는 말했다

《와카코와 술 3》(신큐 치에/문기업 옮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5) 146쪽


한 번 할 수 있게 되면 그 후로는 점점 편해지거든

→ 한 벌 할 수 있으면 그 뒤로는 차츰 수월하거든

→ 한 판 할 수 있으면 그 다음에는 한결 쉽거든

《신부 이야기 8》(모리 카오루/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6) 91쪽


후에 프랑스 정부는

→ 나중에 프랑스는

→ 다음에 프랑스는

→ 그 뒤로 프랑스는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테리 이글턴/이미애 옮김, 책읽는수요일, 2016) 77쪽


순돌이가 가족이 된 후에 찍은 사진을

→ 순돌이가 한집이 된 뒤에 찍은 그림을

→ 순돌이를 맞이하고서 찍은 빛꽃을

《무심한 듯 다정한》(정서윤, 안나푸르나, 2016) 37쪽


후에 아이디어 세계대회에 참가해 수상을 하거나

→ 다음에 멋생각 누리마당에 나가 보람을 받거나

→ 이다음에 반짝넋 누리잔치에서 보람을 얻거나

《교토대 과학수업》(우에스기 모토나리/김문정 옮김, 리오북스, 2016) 29쪽


잠시 후, 새끼 고양이가

→ 얼마 뒤, 새끼 고양이가

《호기심 많은 고양이》(버나딘 쿡·레미 찰립/햇살과나무꾼 옮김, 비룡소, 2016) 20쪽


왕관을 얻은 후에는

→ 꽃갓을 얻은 뒤에는

→ 꽃갓을 얻자

→ 꼭두갓을 얻고서

→ 임금갓을 얻으니

《아르슬란 전기 7》(아라카와 히로무·타나카 요시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7) 117쪽


잠시 후 눈을 뜨자

→ 조금 뒤 눈을 뜨자

→ 이윽고 눈을 뜨자

→ 곧 눈을 뜨자

《소니아 들로네》(카라 매인즈·파티냐 라모스/문주선 옮김, RHK코리아, 2017) 9쪽


그의 스승이었음을 후에 자랑스러워 할 테지

→ 스승이었다고 나중에 자랑스러워 할 테지

→ 스승이었다고 뒷날 자랑스러워 할 테지

《루드비히. B》(데즈카 오사무/조민경 옮김, AK comics, 2017) 453쪽


여왕개미 1마리는 수개미 여러 마리와 교미하면서 양적으로 풍부하고 유전적 다양성이 보장된 정자를 얻은 후

→ 암님개미 1마리는 수개미 여러 마리와 짝맺으면서 더 넉넉하고 고르게 씨앗을 얻은 뒤

→ 으뜸개미 1마리는 수개미 여러 마리와 짝지으면서 더 많고 고르게 씨앗을 얻고서

→ 꼭두개미 1마리는 수개미 여러 마리와 사랑하면서 더 푸지고 고르게 씨앗을 얻으면

《한국 개미》(동민수, 자연과생태, 2017) 32쪽


이때가 일흔 살 고희를 맞이한 후였다

→ 이때 일흔 살을 맞이하였다

→ 이때에 바른나이를 맞이하였다

《네, 호빵맨입니다》(야나세 다카시/오화영 옮김, 지식여행, 2017) 65쪽


그 후 그에게 촬영을 허락해 달라 재차 간곡하게 말했고, 그는 나의 부탁을 끝내 들어주었다

→ 그 뒤 그한테 찍고 싶다고 거듭 엎드렸고, 그는 내 바람을 끝내 들어주었다

→ 그 뒤 그한테 담고 싶다고 거듭 빌었고, 그는 내 비손을 끝내 들어주었다

《우편집배원 최씨》(조성기, 눈빛, 2017) 3쪽


그 전과 후로 이 결정을 두 번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 그 앞뒤로 이 다짐을 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용수 스님의 곰》(용수, 스토리닷, 2018) 6쪽


십수 년 후에 나를 낳게 되는 장본인인 것이다

→ 열 몇 해 뒤에 나를 낳는 그분이다

→ 열 몇 해 지나 나를 낳을 그사람이다

《하하 HaHa》(오시키리 렌스케/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69쪽


공연의 들뜬 기분과 공연 후의 허전함 사이를 부드럽게 연착륙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고

→ 노래하며 들뜨고 노래 마친 뒤 허전한 사이를 부드럽게 가라앉혀 준다고

→ 노래하며 들뜨고 노래 마치며 허전한 사이를 달래 준다고

→ 노래하며 들뜨고 노래 마치며 허전한 사이를 쓰다듬어 준다고

《직업으로서의 음악가》(김목인, 열린책들, 2018) 97쪽


30분 후에는 길이 만들어졌다

→ 30분 뒤에는 길이 났다

→ 30분이 지나니 길이 생겼다

《미카코 6》(쿄우 마치코/이청 옮김, 미우, 2019) 69쪽


앞으로 1년 112일 후면 생명활동이 종료된다

→ 앞으로 한 해 온열이틀 뒤면 삶을 마친다

→ 앞으로 한 해 온열이틀이 되면 삶을 끝낸다

→ 앞으로 한 해 온열이틀이 지나면 죽는다

《소말리와 숲의 신 1》(구레이시 야코 /서은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07쪽


우리의 보살핌을 받으며 집고양이로 살기 시작한 후에 별채를 지었다

→ 우리가 보살피며 집고양이로 산 뒤에 쪽칸을 지었다

→ 우리가 보살펴 집고양이로 산 다음에 바깥채를 지었다

→ 우리가 보살펴 집고양이로 살고서 딴채를 지었다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우치다 햣켄/김재원 옮김, 봄날의책, 2020) 230쪽


그 후로 달님은 친구가 필요할 때면 늘 거울 속의 달과 마음속 이야기를 한답니다

→ 그 뒤로 달님은 동무가 그리울 때면 늘 거울을 보며 마음으로 이야기를 한답니다

→ 그때부터 달님은 벗이 보고플 때면 늘 거울을 보며 마음 이야기를 한답니다

《달님과 소년》(입 스팡 올센/장영은 옮김, 진선출판사, 2020) 28쪽


다 본 후에는 완전히 거동이 수상해졌다

→ 다 본 뒤에는 아주 아리송하다

→ 다 보고서는 확 달라졌다

→ 다 본 다음에는 사뭇 엉큼했다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2》(사와라 토모/나민형 옮김, 시리얼, 2020) 191쪽


그 후로는 내 번호를 차단했어요

→ 그 뒤로는 나를 막았어요

→ 그때부터 저를 끊었어요

《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1》(우루시바라 유키/정은서 옮김, 대원씨아이, 2020) 113쪽


수업이 끝난 후 아이라인이 범벅된 얼굴을 보고 실소가 터졌다

→ 다 배우고서 눈짓이 범벅인 얼굴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 다 배운 뒤 눈매가 범벅인 얼굴을 보고 쓴웃음이 터졌다

《수어》(이미화, 인디고, 2021) 31쪽


의견이 갈린 것은 식 올린 후 축의금 중 일부를

→ 생각이 갈렸으니 잔치 올리고서 꽃돈 얼마를

→ 뜻이 갈렸는데 잔치 올리고서 보람돈을 조금

《결혼 탈출》(맹장미, 봄알람, 2021) 41쪽


그 후로 인디아나 존스에게 배운 그 시대 눈으로 본다는 기준을 지닌 채

→ 그 뒤 인디아나 존스한테서 배운 그때 눈으로 본다는 잣대로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가야 여행》(황윤, 책읽는고양이, 2021) 6쪽


유에프오가 지그재그로 날고 있으면 잠시 후에

→ 반짝이가 이리저리 날면 조금 뒤에

→ 반짝나래가 널뛰며 날면 곧

→ 반짝빛이 춤추며 날면 이윽고

《외계인 친구 도감》(노부미/황진희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1) 3쪽


달달 볶아서 독을 뺀 후 기억을 휘발시켰다

→ 달달 볶아서 좀을 빼고 나머지를 날렸다

《샹피뇽의 마녀 4》(히구치 타치바나/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3)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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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리커버 특별판. 표지 2종 중 랜덤 발송) - 탁월한 외교정책을 펼친 군주
한명기 지음 / 역사비평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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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3.11.20.

인문책시렁 326


《광해군》

 한명기

 역사비평사

 2000.7.10.



  《광해군》(한명기, 역사비평사, 2000)을 되읽으며 생각합니다. 임금을 일컬을 적에 ‘종·조·군’처럼 갈랐다는데, 나라를 어질게 다스렸기에 ‘종’을 붙이지 않아요. 벼슬아치가 보기에 마음에 안 들기에 ‘군’을 붙입니다. 그저 임금 집안에서 나고자랐으니 임금이 되던 사람들입니다. 그저 흙지기 집안에서 나고자랐으니 흙을 일구면서 싸울아비(군인)로 끌려가던 사람들입니다.


  똑똑하거나 잘나기에 임금이 되지 않아요. 안 똑똑하거나 못나기에 흙지기이지 않습니다. 잘 살필 노릇입니다. 흙을 돌보거나 건사하는 이가 어리석다면, 흙지기부터 스스로 굶어죽습니다. 나라살림이 넉넉하다면, 임금이 잘 다스렸다고 할 수도 있으나, 이보다는 흙지기인 수수한 사람들이 어질고 참하다는 뜻입니다.


  나라지기나 벼슬아치는 그들이 우쭐대며 세운 높다란 곳이 아닌, 흙이며 돌이며 나무를 볼 노릇입니다. 풀이며 꽃이며 숲을 볼 적에 비로소 아름나라로 나아갑니다. 개구리 한 마리를 하찮게 여기는 마음으로 나라지기나 벼슬아치를 맡는다면, 이 나라는 기우뚱하지요. 참새 한 마리를 사랑하지 않는 무리가 나라일을 맡는다면, 이 나라는 흔들려요.


  《광해군》은 ‘광해군’이란 이름을 받은 이가 어떻게 싸움(임진왜란) 한복판에서 처음으로 사람들(백성)을 만나고 보고 마주하고 어울린 뒤에 임금 노릇을 했는지 차근차근 짚습니다. 고구려·백제·신라뿐 아니라 고려·조선을 통틀어, 임금이나 벼슬아치가 사람들(백성)하고 한솥밥을 먹은 일은 광해군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들 높다란 담벼락 안뜰에서 글만 읽었을 뿐입니다.


  오늘날 이 나라는 어떤 얼거리일까요? 벼슬꾼뿐 아니라, 여느 일터(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은 스스로 ‘사람(시민·국민·백성·인민)’일까요? 아니면, 이웃하고 등진 채 벼슬꾼 못잖게 잿빛으로 담벼락을 둘러친 잿더미(아파트 단지)에서 덩그러니 떨어져서 지내는가요?


  갈수록 안 걷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갈수록 스스로 잿더미에 갇힌 사람이 부쩍 늡니다. 책을 읽더라도 외곬로 붙들릴 뿐 아니라, 그냥 안 읽는 사람이 잔뜩 늘어납니다. 그나마 책으로 들숲바다를 만나던 사람들조차 요새는 그림(유튜브)으로 구경할 뿐, 온몸으로 마주하는 일도 확 사라집니다. 어린이집은 있어야겠습니다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기만 하는 분들이 벼슬자리에 오르면 ‘어린이를 헤아리는 길(정책)’을 하나라도 내놓을 수 있을까요? 두 발로 땅을 디디지 않는다면, 입으로 왼길이니 오른길이니 외쳐 본들 똑같이 부질없습니다. 삶은 목소리로 짓지 않습니다. 삶은 늘 우리 손발에 사랑을 실은 따사롭고 착한 마음으로 지을 수 있습니다.


ㅅㄴㄹ


요즘 같은 시대에 광해군의 평전을 쓴다는 것은 일단 촌스러운 일이다. 어느 분야에서건 무한 경쟁이 강조되고 1등만이 살아남는다고 외치는 시대에 광해군은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인물이다. (5쪽)


피난 행렬이 서울을 벗어나자마자 임해군의 저택을 비롯한 왕자궁들이 불에 탔다. 평소 불만을 품은 백성들이 불을 지른 것이었다. (48쪽)


광해군의 활동은 왜란 초 일본군에게 어이없이 유린되었던 조선 조정이 비로소 본격적으로 항전을 독려하고 전쟁 수행에 나서는 시발점이 되었다. (53쪽)


조선 백성은 이중으로 시달리게 되었다. 한편에선 일본군에게 시달리고, 다른 한편에선 싸우지 않고 군량만 축내는 명군에게 엄청난 피해를 보아야 했다. (67쪽)


광해군은 이항복과 이덕형도 중용하여 즉위 초반에는 이들 세 사람이 번갈아가며 정승직을 주고받았다 … 북인들은 이들을 중용하는 것에 불만을 품었지만 광해군은 이들을 신임하여 힘을 실어주었다. 적어도 국방 문제와 같은 국가 대사만큼은 당파를 초월하여 능력 있는 인물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105쪽)


광해군은 즉위 직후부터 전란 중에 흩어져버린 서적들을 수습하고 새로 찍어내는 데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각종 서적들을 수습하여 바친 사람들에게 후한 상을 내리는 한편 명나라에 들어가는 사신들에게도 거금을 들여 책을 구입해 오도록 지시했다. (114쪽)


광해군은 왜 명의 징병 요구를 거부하려고 했을까?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우선 그는 누구보다 전쟁의 참상을 잘 알았다. 임진왜란 직후 왕세자가 되자마자 전장을 주유했던 그였다. (200쪽)


광해군이 내정에서 좀더 정치력을 발휘하여 신료들을 조정하는 데 성공했더라면 그의 비극적 말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에서 가정은 부질없는 것. (293쪽)


+


세 사람이 번갈아가며 정승직을 주고받았다

→ 세 사람이 갈마들며 벼슬을 주고받았다

→ 세 사람이 갈마들며 감투를 주고받았다

105쪽


전란 중에 흩어져버린 서적들을 수습하고 새로 찍어내는 데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 불굿에서 흩어져버린 책을 거두고 새로 찍어내려고 대단히 애썼다

→ 불바다에서 흩어져버린 책을 추스르고 새로 찍어내려고 대단히 힘썼다

→ 불밭에서 흩어져버린 책을 모으고 새로 찍어내려고 대단히 땀흘렸다

114쪽


전장을 주유했던 그였다

→ 싸움터를 떠돌았다

→ 싸움판을 누볐다

20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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