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01 : 목소리가 말한다



목소리 : 1. 목구멍에서 나는 소리 ≒ 성음·후성 2. 의견이나 주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언어] 성대를 막거나 마찰하여서 내는 소리. 현대 국어에서 ‘ㅎ’을 이른다 = 후음

말하다 : 1.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말로 나타내다 2. 어떠한 사실을 말로 알려 주다 3. 무엇을 부탁하다 4. 말리는 뜻으로 타이르거나 꾸짖다 5. 평하거나 논하다 6. 어떤 사정이나 사실, 현상 따위를 나타내 보이다 7. 앞말의 내용을 알기 쉽게 다른 말로 바꾸거나 앞말에 설명을 덧붙이는 뜻을 나타낸다 8. 확인·강조의 뜻을 나타낸다



  말을 하는 소리를 ‘목소리’로 빗댑니다. “목소리가 말한다”는 겹말입니다. “목소리를 낸다”로 고쳐쓰거나 “말한다”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자연의 목소리가 말한다

→ 숲이 말한다

→ 숲소리가 들린다

→ 숲이 목소리를 낸다

《개와 고양이를 키웁니다》(카렐 차페크/신소희 옮김, 유유, 2021)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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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생활 - 부지런히 나를 키우는
임진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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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2.11.

읽었습니다 278



  이제는 옛날이 아니라서 누구나 글을 읽고 쓴다. 다들 참 쉽게 잊는데, 조선 500해에는 나리(양반) 아닌 이가 어깨너머로라도 글을 훔쳐보면 볼기를 얻어맞거나 목숨을 잃었다. 나라님이 훈민정음을 내놓았어도 거의 모든 사람들은 글을 볼 일도, 붓을 쥘 겨를도 아예 없었다. 《읽는 생활》은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는 오늘날 나온 책인데, 어쩐지 읽을수록 담벼락에 갇힌 듯하다. ‘삶(생활)’을 드러내기보다는 ‘이렇게 산다’고 꾸미거나 보태거나 치레하려는 글이 자꾸 흐른다. 굳이 글을 쓰거나 읽어야 할까? 삶이 있고서야 글이 저절로 나와야 하지 않을까? 삶부터 일구면서 피우는 하루가 아닌, 아무튼 글을 읽거나 쓰려고 달려들면, 이 책처럼 어영부영 치레잔치에서 머물 듯싶다. 스스로 하루를 사랑하면서 천천히 걸어가는 마음이라면, 하늘도 읽고 땅도 읽고 마을도 읽고, 무엇보다도 우리 속빛을 읽는다. 읽지 않고 억지로 붓을 쥐면, 되레 넋을 잃고 빛을 잊고 무늬로만 글을 쏟아낸다.


《읽는 생활》(임진아, 위즈덤하우스, 2022.10.26.)


+


별달리 할 일이 없어서 옆 동네에 사는

→ 달리 할 일이 없어서 옆마을에 사는

13


할 일이 없어도 일단 만나는 게 우리였다

→ 우리는 할 일이 없어도 만났다

13


속독 교실에서의 내 존재는 당연히 불청객에 가까웠다

→ 나는 빠른읽기 모둠에서 불쑥손님이었다

→ 빨리읽기 모둠에서는 나를 껄끄러이 여겼다

15


빈자리에 앉아서 실시간으로 속독의 행위를 관찰하는 사람이 되었다

→ 빈자리에 앉아서 빨리읽기를 바로바로 지켜보았다

→ 빈자리에 앉아서 빠른읽기를 곧장 바라보았다

15


책의 내용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 줄거리를 나누는 때이다

→ 이야기를 나누는 때이다

15


카레를 끓이면서 하는 독서는 나를 번번이 일어나게 만든다

→ 카레를 끓이면서 읽으면 자주 일어나야 한다

→ 카레를 끓이면서 읽자면 자꾸 일어나야 한다

17


조금 일찍 경험하게 된 아름다움이었을까

→ 조금 일찍 아름다움을 맛봤을까

→ 조금 일찍 아름다움을 보았을까

21


오늘의 좋은 점을 찾으려는 태도가 무의식에 자리잡았는지 모르겠다

→ 오늘 좋았던 일을 나도 모르게 찾는 버릇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29


사전적인 의미가

→ 뜻풀이가

→ 말풀이가

→ 말뜻이

29


그저 비슷한 날들이 이어졌다면 나는 몇 번의 여행을, 공연을 만났을까

→ 그저 비슷한 날이 이었다면 얼마나 마실을 하고 마당놀이를 만났을까

→ 그저 비슷한 날이었다면 얼마나 나들이하고 놀거리를 만났을까

33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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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의 발견 잘웃는아이 9
박규빈 지음 / 다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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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2.11.

그림책시렁 1322


《청소의 발견》

 박규빈

 다림

 2019.5.24.



  어린이는 쓸고닦고 치우기를 즐깁니다. 어린이는 반짝반짝 잘 닦고 치울 줄 압니다. 어린이는 설거지도 훌륭히 하고, 밥살림도 알뜰살뜰 꾸릴 줄 압니다. 어린이는 그야말로 눈부시게 갈무리하고 추스르고 돌볼 줄 알아요. 그러나 ‘어른 아닌 꼰대’가 자꾸 시키면서 억누르면 괴로워서 안 쓸고닦으려 하고, 안 치우려 합니다. 말끔지기인 어린이인데, 어린이 마음에 무럭무럭 자라던 ‘정갈한 치움빛’을 누가 쓸어내었을까요? 《청소의 발견》을 곰곰이 읽었습니다. 푸른별은 어린이가 안 더럽힙니다. 푸른별은 바로 ‘어른 아닌 꼰대’가 더럽힙니다. 쓰레기를 누가 버리겠어요? 부릉부릉 매캐하게 달리는 길은 누가 내었나요? 온통 쇳덩이(자동차)가 차지하는 나라입니다. 누가 이런 나라를 세웠나요? 치고박고 싸워서 죽이는 짓을 누가 하지요? 총칼(전쟁무기)은 누가 만드나요? 바로 ‘어른 아닌 꼰대’가 이 모든 엉터리에 멍청한 짓을 일삼습니다. 그러니 ‘어른 아닌 꼰대’는 어린이한테서 비질에 빗질에 쓰레질에 걸레질에 치움질을 배울 노릇입니다. 그리고 책이름은 “청소의 발견”이라는 일본말씨가 아닌, 우리말로 “새롭게 치우기”나 “즐겁게 치우기”나 “말끔히 치우기”나 “잘 치우기”나 “쓸고닦는 길”로 붙일 노릇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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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토끼 그림책이 참 좋아 68
유설화 글.그림 / 책읽는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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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2.11.

그림책시렁 1321


《슈퍼 토끼》

 유설화

 책읽는곰

 2020.6.12.



  빨리 가야 한다면, 빨리 죽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느긋이 가는 길이라면, 느긋이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빨리 끝내야 한다면, 둘레나 앞뒤를 살필 겨를이 없다는 뜻이라서, 삶이 아닌 죽음으로 기우는 굴레입니다. 차근차근 끝내려 한다면, 둘레나 앞뒤를 살필 틈을 스스로 낸다는 뜻이니, 언제나 삶이라는 하루를 마음껏 누리는 길입니다. 《슈퍼 토끼》를 읽는 내내 답답하면서, 어린이한테 이런 그림책을 왜 읽히나 아리송했습니다. 푸르락붉으락 춤추는 마음에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몸짓을 담는 그림이면 어린이가 좋아한다고 여기는가요? 거북은 언제나 거북이고, 토끼는 늘 토끼입니다. 어린이는 노상 어린이요, 어른은 한결같이 어른입니다. 누가 ‘잘난(슈퍼)’ 토끼라면, 둘레에는 ‘안 잘난’ 토끼가 있겠지요. 누가 더 잘 해야 하지 않고, 높거나 낮은지 가려야 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보람(상장)을 잔뜩 누렸어도 둘레에서 다른 이가 어쩌다가 보람을 얻으면 못마땅하면서 혼자 휩쓸어야 한다고 여기는 ‘잘난 토끼’라는 마음은 너무나 가난하고 쓸쓸합니다. 더더 잘 달려서 어느 누구도 못 따라올 만큼 엄청난 재주를 키워야 할까요? 함께 달리고, 함께 나누고, 함께 놀고, 함께 웃는 하루를 나아갈 하루이지 않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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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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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가짜 2023.12.5.불.



너는 몸이라는 옷을 입지. 너는 너일 뿐, 네 몸이 너일 수는 없어. 네 몸은 ‘겉’이요 ‘껍데기’야. 너는 넋만으로는 걷거나 쉬거나 먹거나 자거나 맛보거나 느끼거나 만지지 못 한다고 여겨서 몸이라는 옷을 겉에 입는단다. 그러니까 ‘몸·옷·겉’은 네가 아니기는 하되, 거짓(가짜)은 아냐. 넋으로서는 겉을 몸이라는 옷으로 둘러야 땅에 발을 디디고 눈으로 둘레를 보고 손으로 무엇이든 만져서 머리에 온갖 이야기(정보·지식)를 담거든. 넋이 입은 몸을 오롯이 알기에 스스로 빛나면서 사랑이라는 하루를 살아. 몸만 쳐다보거나 매만지려 하기에 그만 넋을 잊거나 잃어, 스스로 바래거나 시들거나 꺼지면서 사랑 없이 쳇바퀴를 돌아. 하루를 살아가기 바라니? 그러면 ‘겉·옷·몸’도 알뜰히 여기렴. 하루를 살며 사랑이 샘솟기를 바라니? 그러면 ‘몸을 입은 넋’을 가만히 되새기면서 네 눈망울에 빛살을 띄우렴. 네 눈을 거쳐서 네 넋이 초롱이는 빛물결을 내보낸다면, 이 빛물결이 너와 둘레를 하얗게 덮으면서 파랗게 밝히다가 푸르게 피어나고 노랗게 퍼지더니 빨갛게 솟아서 까맣게 쏟아지는 별밤을 이룬단다. 넋을 잊어서 잃으면 죄다 허울(가짜)이야. 그러나 허울을 너무 나무라지는 마. 허울이라는 거짓을 보면 상냥하게 타이르렴. 허울을 쓴 이는 허울인 줄 몰라. 거짓으로 덮은 이는 거짓으로 감추려고 하지. 이들이 스스로 허울과 거짓을 녹이고 털어내도록, 넌 곁에서 사랑으로 빛나면 넉넉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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