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 - 희망을 새긴 판화가 어린이미술관 12
성완경.허진무 지음 / 나무숲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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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2.28.

그림책시렁 1301


《희망을 새긴 판화가 오윤》

 성완경·허진무

 나무숲

 2005.12.30.



  예전에 그림책 《칼노래》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어르신 책시렁에서 보았고, 이다음에는 헌책집 책시렁에서 보았어요. 처음에는 놀랍다고 여겼고, 나중에는 주머니가 홀쭉해서 차마 장만하지 못 했습니다. ‘칼노래’는 칼을 석석 휘두르는 노래이되, 무섭거나 소름이 돋지 않았습니다. 미움이 아닌 사랑으로 칼을 쥘 적에는 이렇게 다르구나 싶더군요. 《희망을 새긴 판화가 오윤》은 어린이한테 오윤 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곰곰이 돌아보자니, 오윤 님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꽤 실었습니다. 어른끼리 보는 그림이 아닌, 어린이랑 함께 보면서 생각을 밝히고 마음을 가꿀 씨앗으로 그림을 새겼어요. 우리가 엉터리 나라를 갈아엎는다고 할 적에는 마땅히 “아이들한테 물려줄 아름나라”를 그리는 마음일 노릇입니다. 어른끼리 노닥거릴 나라가 아닌, 어린이가 사랑으로 어깨동무하면서 풀꽃나무를 품을 나라를 그려야지요. 요즈음 나도는 숱한 글이며 그림은 미움씨앗을 자꾸 심는다고 느껴요. 미움을 불사르는 글그림으로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요? 미움씨앗은 미움을 낳고, 불씨앗(분노)은 불태워 죽일 뿐입니다. 사랑으로 지을 적에 비로소 꿈입니다. 사랑이 없는 채 덕지덕지 꾸미는 마음은 꿈으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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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가난 - 그러나 일인분은 아닌,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온(on) 시리즈 5
안온 지음 / 마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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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글손질 2023.12.28.

다듬읽기 135


《일인칭 가난》

 안온

 마티

 2023.11.24.



  《일인칭 가난》(안온, 마티, 2023)을 읽었습니다. 책쓴이는 이제 예전처럼 가난하지 않다고 밝힙니다. 이렇다 보니 줄거리가 흔들흔들합니다. ‘이제 안 가난한’데 자꾸 ‘예전에 가난했다’는 나날을 끌어내려고 하다 보니, 여기저기 부딪히고 엇갈립니다. 첫머리는 “혼자서 뚫어낼 수 없는 가난담벼락”을 여러모로 짚는 듯하지만, 몇 쪽 지나지 않아 “어떤 가난을 어떻게 보냈는가”라는 길을 잃어버려요. 더욱이 말씨가 너무 딱딱하고 어렵습니다. 동무하고 나누는 말에 막말(욕)이 꽤 섞여요. 학원강사를 한 탓인지 몰라도, ‘이제 제법 잘살’기에, 꾸밈말이나 치레말을 내처 보태려고 하는 듯싶어요. 돈이 없거나 아버지가 주먹을 휘둘렀기에 슬픈 굴레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돈이 넉넉하거나 주먹질 아버지가 사라진 뒤에는 어떤 하루일까요? 어젯일을 차분히 짚어낼 때라야, 오늘 둘레에서 가난하게 살림을 잇는 사람하고 어깨동무합니다. 부디 웃는 하루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ㅅㄴㄹ


통통해서 힐끔거리게 되는

→ 통통해서 힐끔거리는

9


20여 년간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았고

→ 스무 해쯤 밑살림돈을 받았고

9


해서 나의 가난은 2000년대의 가난이고

→ 그래서 2000년 무렵에 가난했고

→ 곧 2000년 언저리에 가난했고

9


일에 이력이 붙어 월 소득은 높아졌으나

→ 일을 꾸준히 해서 달벌이는 늘었으나

→ 일을 오래 해서 달삯은 늘었으나

9


오장육부에 붙은 가난은 쉬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 삭신에 붙은 가난은 쉬이 떨어질 낌새가 보이질 않는다

→ 온몸에 붙은 가난은 쉬이 안 떨어진다

9


가난을 주어로 문장을 쓸 때는 심히 망설였지만

→ 가난을 앞세워 글을 쓸 때는 몹시 망설였지만

→ 가난으로 글을 쓸 때는 무척 망설였지만

10


다른 누군가가 이어서 일인칭의 가난을 쓸 테니까

→ 다른 누가 이어서 그분 가난을 쓸 테니까

10


나눠준 것은 어떤 배려였을 것이다

→ 나눠주며 마음을 썼으리라

→ 나눠주면서 마음을 기울였으리라

13


당시에도 결식아동을 위한 식비 지원 제도가 있었다

→ 그때에도 굶는아이한테 밥값을 도와주었다

→ 그즈음도 못 먹는 아이한테 밥을 대주었다

13


아직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

→ 아직 더 마음을 써야 한다

→ 아직 더 들여다봐야 한다

→ 아직 더 살펴야 한다

14


은행나무 아래를 한참 걸을 수 있었다

→ 부채나무 밑을 한참 걸을 수 있다

22


최루성 사연은 전혀 없었다

→ 눈물나는 얘기는 아예 없다

→ 눈물꽃은 조금도 없다

30


계속 받을 수 있는 선에서만 임모동을 했던 엄마가

→ 내내 받을 수 있도록 밥벌이를 하던 엄마가

→ 줄곧 받을 수 있도록 돈벌이를 하던 엄마가

30


국고에서 나오는 장학금은

→ 나라서 나오는 배움꽃돈은

→ 나랏돈으로 받는 꽃돈은

40


내가 해본 일 중 가장 고강도 육체노동이었다

→ 내가 해본 몸이 가장 힘든 일이다

→ 나로서는 몸이 가장 고된 일이다

41


초고를 대필해 주기만 해도

→ 바탕글을 써주기만 해도

→ 밑글을 몰래쓰기만 해도

44


잔잔한 분위기 속에

→ 잔잔하고

→ 잔잔하기에

46


그러다 생리학적 신호, 예컨대 요의를 느끼면

→ 그러나 오줌이 마려우면

→ 그러다 쉬가 마려우면

52


주문처럼 철지난 CM송을 흥얼거렸다

→ 팔림노래

→ 장사노래

57


스타킹 10족은 빠르게 소진되었다

→ 긴버선 10켤레는 빠르게 동났다

→ 버선 10켤레는 빠르게 바닥났다

64


허연 각질

→ 허연 겉살

→ 허연 비늘

→ 거스러미

65


상기된 목소리마저 거짓이었다

→ 들뜬 목소리마저 거짓이다

→ 달뜬 목소리마저 거짓이다

65


디즈니 후드 티를 선물해 주자

→ 디즈니 쓰개옷을 사주자

78


양수에서부터 어른이었던 것은 아닌데

→ 뱃물부터 어른이지는 않은데

→ 아기물부터 어른이지는 않은데

96


식구를 위협하는 가정폭력 가해자로 돌아왔다

→ 집안을 빻는 막짓으로 돌아왔다

→ 한집안을 으르는 주먹질로 돌아왔다

105


염하는 모습은

→ 다독인 모습은

→ 갈아입힌 모습은

108


서류 한 뭉텅이를 들고 한정승인 절차를 밟던

→ 글자락 한 뭉텅이를 들고 빚씻이를 밟던

→ 글뭉텅이를 잔뜩 들고 빚지움을 밟던

109


삶의 게이지가 조금 올라갔다

→ 삶눈금이 조금 올라갔다

→ 삶이 조금 나아졌다

111


모든 논의에서 날 제했다

→ 모든 말에서 날 밀어냈다

→ 모든 이야기에서 날 뺐다

114


아빠 죽음에 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 아빠 죽음에 이바지했다고 생각했다

→ 아빠 죽음에 한몫했다고 생각했다

115


항상적 과로

→ 늘 고단하다

→ 노상 지치다

124


삼각김밥은 생명줄이었다

→ 세모김밥은 목숨줄이었다

132


식사의 질이 낮고 불규칙적으로 먹어

→ 밥차림이 낮고 아무렇게나 먹어

→ 아무것이나 마구 먹어

132쪽


스페셜하게 딱 한 피스만 나왔다

→ 대단하게 딱 한 조각만 나왔다

→ 훌륭하게 딱 하나만 나왔다

→ 멋지게 딱 한 도막만 나왔다

135


개구호흡까지 하는 단이에게 끔찍한 고통의 밤을 안겨주고 싶지 않다는

→ 헉헉거리는 단이가 괴롭게 밤을 보내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 헐떡거리는 단이가 밤을 끔찍하게 보내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142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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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12.28. HVDC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낯선 영어 ‘HVDC’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하고 살피니, ‘초고압 직류송전’으로 뜨는데, 문득 살펴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진작에 진도·완도부터 제주도까지 바다밑으로 이 빛줄을 깔았더군요. 이 빛줄을 깔아 놓은 진도·완도·제주도 바닷가는 멀쩡할까요? 풀빛두레(환경단체)는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군요.


  그런데 이 ‘바다밑 빛줄’을 2024년부터 2036년까지, 전라남도 ‘해상 태양광·풍력 발전소’부터 ‘충남과 인천 앞바다를 거쳐 서울까지 잇는’ 삽질을 벌인다더군요. 아주 살짝 스치듯 글이 실린 채 지나가던데, 자그마치 8조 원을 들인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쓸 전기라면 서울에서 짓거나 서울곁에서 지을 일입니다. 굳이 서울하고 가장 먼 전라남도 바닷가에 햇볕판이랑 바람개비를 잔뜩 때려박고서 서울까지 바다밑을 거쳐서 이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가만히 보면, 서울에는 부릉길이 아주 넓기에, 서울에 깔린 부릉길에 ‘햇볕판 지붕’만 놓아도 서울에서 쓸 전기는 넘칠 뿐 아니라, 누구나 거저로 쓸 만하리라 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 빠른길에 ‘햇볕판 지붕’을 씌우면 그야말로 온나라 사람이 전기를 그냥 써도 됩니다. 이미 있는 길바닥 지붕으로 씌우면 손질하기에도 수월하고, 굳이 송전탑이나 송전선 탓에 골머리를 앓을 일마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들숲바다를 하나도 안 건드리겠지요.


  바다밑으로 ‘HVDC’를 이을 만한 재주가 있다면, 빠른길 지붕에 햇볕판을 얹어서 서울에서 쓸 전기를 뽑아내는 일은 아주 수월하지 않을까요? 이런 일조차 못 한다면, 이 나라 과학기술은 엉터리이겠지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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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자루 2023.12.19.불.



네가 무엇이든 짓거나 다루려면, 손으로 잡을 길쭉한 ‘자루’가 있어야겠지. 밥을 하려고 부엌칼을 쥐려면 칼자루를 잡아. 글을 쓰려고 붓을 쥐면 붓자루(붓대)를 잡아. 따뜻하게 불을 때려고 장작을 패려면 도끼자루를 잡아. 낫자루를 잡고서 풀을 베고. 잡아서 다루는 ‘자루’가 있고, 담아서 나르거나 두는 ‘자루’가 있어. 쌀을 쌀자루에 담지. 글월을 글월자루에 넣어서 부쳐. 쓰레기라면 쓰레기자루에 담고. 이 자루에 짐을 담아서 홀가분히 다니는구나. 네 마음도 자루로 여길 만해. 네가 마음에 담는 말씨앗대로 네 몸을 움직이고 다루지. 네가 날마다 보고 듣고 겪는 삶을 머리에 담아서 생각이 자라도록 다뤄. 손잡이인 자루는 손아귀를 쥘 만한 크기에 부피여야 해. 짐을 담아서 다루는 자루에는 넘치게 담으면 무겁다 못해 터질 수 있어. 그러니까 네 하루를 보낼 적에 네 마음자루나 생각자루를 다룰 만하도록 담아야겠지. 하루 사이에 다 해내려고 잔뜩 붙잡으면 벅찰 테고, 너무 많이 담으면 마음도 몸도 펑 터지거나 쓰러질 수 있어. 늘 조금씩 다루고 닦으렴. 천천히 다루어 가면 어느새 익숙하게 펼 수 있어. 차곡차곡 담아서 알맞게 나누기에 두고두고 누릴 뿐 아니라 새롭게 이어. 삽자루를 힘으로만 쥐면 부러지겠지. 힘이 아닌 생각을 하며 쥘 일이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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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뒤늦었을까 2023.12.18.달.



늦었다고 여기기에 늦어. 이르다고 여기니 이르지. 늦기에 나쁘거나, 이르기에 좋지 않아. 너는 나쁘다고 여기는 일을 자꾸 겪을 테고, 좋다고 여기는 일은 어느새 굴레처럼 갇힌단다. 때를 알아보기 수월하도록 ‘이른봄·한봄·늦봄’처럼 가르지. 이런 때가름은 어느 봄이 더 좋거나 나쁘다는 뜻이 아니야. 이른봄에 깨어나는 풀이 있고, 늦봄에 하는 일이 있다는 뜻이야. 이른겨울은 이제 접어드는 겨울을 한껏 맞아들이는 때요, 늦겨울은 이제 수그러드는 겨울을 차분히 받아들이라는 때야. 어느 일을 하기에 뒤늦었다고 느낀다면, 앞선 일은 스스럼없이 내려놓고서, 이다음 일을 맨 먼저 하면 된다는 셈이야. 앞선 일을 놓쳐서 아쉬울 수 있지만, 느긋이 가도록 네 삶을 여미는 길이란다. ‘무엇을 할’는지 생각해. 먼저 하거나 나중 해도 돼. “언제 하느냐”도 대수롭지만 “이제부터 한다”가 모두 바꾼단다. “어떻게 하느냐”도 대수롭지만 “오늘부터 한다”는 마음으로 움직이니 오늘부터 바꾸지. “이제부터 한다”고 할 적에는, “이제부터 나를 스스로 나로서 사랑한다”는 뜻이야. “오늘부터 한다”는, “오늘부터 남 눈치를 씻고서 내 마음을 바라보고 사랑한다”는 뜻이지. 빨리 하려고 달려들지 마. 나중에 하려고 미루지 마. 그저 네 마음에 사랑씨앗이 싹터서 자라도록 북돋우고서 즐겁게 깨어나렴. 사랑으로 깨어나서 움직이는 때는, 늦거나 이르다고 가를 수 없단다. 긴밤(동지)은 그저 긴긴 겨울 한복판을 알리는 길목이란다. 네 삶길에 노래랑 춤으로 서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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