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986 : 둥글려 만든 거라는 걸



둥글도록 하기에 ‘둥글리다’라고 합니다. ‘둥글리다’라 할 적에는 이미 “둥그런 모습이나 꼴을 이루다”를 나타내기에, 보기글처럼 “둥글려 만든”은 겹말입니다. 그리고 옮김말씨예요. 이 보기글은 말끝을 “거라는 걸”처럼 ‘것’을 겹쳐서 씁니다. 군더더기입니다. “둥글린 줄”이나 “둥글렸는데”나 “둥글려 놓은”으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둥글려 만든 거라는 걸

→ 둥글린 줄

《오리 돌멩이 오리》(이안, 문학동네, 2020) 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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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987 : 족보 편찬 경우 만들어졌다



족보(族譜) : 1. 한 가문의 계통과 혈통 관계를 적어 기록한 책 ≒ 성보·세지·씨보 2. 한 가문의 계통과 혈통 관계

편찬(編纂) : 여러 가지 자료를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책을 만듦 ≒ 찬찬

경우(境遇) : 1. 사리나 도리 2. 놓여 있는 조건이나 놓이게 된 형편이나 사정



핏줄을 잇고, 씨줄을 이어갑니다. 오랜 밑동을 헤아리고, 앞으로 이을 밑뿌리를 살핍니다. 책이라는 꾸러미로 엮거나 여미거나 짜거나 묶습니다. 요즈음은 ‘만들다’라는 낱말을 아무 데나 넣는 분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말로 제대로 쓰는 길을 살피지 않기에 “친구를 만들다”나 “밥을 만들다”처럼 잘못 쓰고, “책을 만들다”도 틀린 말씨입니다. 더구나 이 보기글은 ‘만들어졌다’처럼 옮김말씨로 쓰기까지 합니다. ㅅㄴㄹ



족보를 편찬하는 경우에만 만들어졌다

→ 핏줄책을 엮는 때에만 나왔다

→ 밑뿌리를 여밀 때에만 내놓았다

《서점의 시대》(강성호, 나무연필, 202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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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 비룡소의 그림동화 4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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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1.

그림책시렁 1334


《우리 할아버지》

 존 버닝햄

 박상희 옮김

 비룡소

 1995.9.25.



  우리가 쓰는 말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마음입니다. 우리가 늘 어떤 마음을 소리로 나타내려 하는지 돌아보노라면, 좋은 마음이나 나쁜 마음이란 없고, 좋은 말이나 나쁜 말조차 없습니다. 모든 말은 으레 두 가지를 나타냅니다. 똑같은 말 하나를 두 마음을 나타내려고 쓰는 셈이랄까요. 그래서 ‘어른·늙다’로 두 마음을 나타내고, ‘어른·어리다’로 두 마음을 나타냅니다. 나이가 많더라도 어질지 않으면 ‘늙다’라 하고, 나이가 적더라도 어질면 ‘어른’이라 합니다. 거꾸로 보아도 같아요. 어질지 않으니 ‘어리다·철없다’요, 어질기에 ‘어른·철들다’입니다. 《우리 할아버지》는 죽음과 늙음을 다룹니다. 척 보아도 알 만합니다. 겉그림부터 ‘할아버지와 놀던 어린 날’을 보여주니, ‘슬픈 죽음·늙음’을 다루는 줄거리인 줄 알아차릴 만해요. 나이가 들어서 늙고 죽는 일이 슬프다면, 우리는 아무도 안 늙고 안 죽는 몸일 적에 안 슬프고 즐겁기만 할까요? 이 대목을 꼭 짚어야 합니다. 애벌레는 날개돋이를 해서 짝을 맺고 알을 낳으면 곧 흙으로 돌아갑니다. 이른바 ‘죽음’입니다. 꽃이 피면 반드시 져야 씨앗을 맺고 열매가 익어요. 그리고 모든 넋은 언제나 하나이면서 한빛입니다. 넋은 시들거나 죽는 일이 없습니다.


#granpa #JohnBurningham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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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의 산책 - 자폐아 이야기
로리 리어스 지음, 이상희 옮김, 카렌 리츠 그림 / 큰북작은북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1.

그림책시렁 1332


《이안의 산책, 자폐아 이야기》

 로리 리어스 글

 카렌 리츠 그림

 이상희 옮김

 큰북작은북

 2005.5.10.



  모든 아이는 빛납니다. 모든 별이 빛나듯 모든 아이는 빛납니다. 모든 아이는 곱지요. 모든 꽃이 곱듯 모든 아이는 고와요. 다 다른 별을 보면, 어마어마한 덩치도 있고, 그리 크잖은 별이 있습니다. 다 다른 꽃을 보면, 함박만 한 꽃이 있고, 손톱보다 작은 꽃이 있습니다. 어느 별이든 별이고, 어느 꽃이든 꽃이고, 어느 아이라 하든 아이입니다. 《이안의 산책, 자폐아 이야기》는 별아이인 이안 곁에서 지내는 누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별아이나 별아이 어버이를 다루는 이야기는 꽤 있되, 막상 별아이 곁에서 내내 함께 지내는 한또래 이야기는 뜻밖에 드물다고 느낍니다. 늘 한집에서 어울리는 한또래는 별아이를 어떻게 느끼고 바라볼까요? 한집에서 살아갈 적에는 ‘한집’이라고 느낄 테지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모습을 바라보는 동안, 몸마음을 하나로 헤아리는 눈망울을 밝힌다고 느껴요. 사람들은 푸른별에서 함께 살아갑니다. 숱한 보금자리가 모인 푸른별이니, 이곳하고 저곳은 매우 멀는지 모르지만, 온누리로 본다면 푸른별은 모두 한집이고 한또래입니다. 우리는 서로 한마음일 수 있을까요? 우리는 서로 한사랑을 나누는 하루를 지을 수 있을까요? 다 다른 별과 꽃처럼, 다 다르게 빛나고 고운 줄 알아볼 수 있을까요?


ㅅㄴㄹ


《이안의 산책, 자폐아 이야기》(로리 리어스·카렌 리츠/이상희 옮김, 큰북작은북, 2005)


심신장애를 지닌 어린이의 형제들은 살아가는 동안 남다른 아픔을 겪습니다

→ 여린 어린이하고 한또래는 살아가는 동안 남달리 아픕니다

→ 작은별인 어린이 또래는 살아가는 동안 남달리 아픕니다

2쪽


순간, 아주 잠깐이었지만 이안이 나를 바라보며 씽긋 웃었어

→ 문득, 아주 살짝이지만 이안이 나를 바라보며 씽긋 웃었어

→ 얼핏, 살짝 스치듯 이안이 나를 바라보며 씽긋 웃었어

3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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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무뚝뚝 2022.8.6.흙.



무뚝뚝한 사람은 차갑다고 하지. 차가운 사람은 좀처럼 웃는 일이 없어. 재미있다거나 기쁜 일이 있더라도 웃음을 안 보이는데, 무뚝뚝하거나 차가운 기운이 마음에 가득한 나머지 ‘즐거움’도 ‘기쁨’도 ‘보람’도 ‘노래’도 ‘춤’도 ‘이야기’도 그이한테는 싹트지 않는다는 뜻이란다. 이리하여 무뚝뚝하거나 차가운 이한테는 “사랑이 스스로 피어나거나 자라거나 빛나지 않는다”고 말할 만해. 더 살피면, 무뚝뚝하거나 차가운 사람한테는 ‘눈물·웃음’을 거의 못 보거나 아예 못 봐. 아니, 아예 못 본다고 해야겠지. 이들한테는 ‘기쁨’ 못지않게 ‘슬픔’이 깃들지 못하고, ‘즐거움’ 못지않게 ‘아픔’이 스미지 못해. 둘레에도 스스로도 마음을 꽉 닫아건 모습이야. 삶을 삶으로 여겨서 날마다 새롭게 가꾸거나 짓는 길하고 등졌다고 할 만해. 보렴! 무뚝뚝하거나 차가운 사람은 노래도 안 부르고 춤도 안 춰. 아기를 안을 줄 모르고, 우는 아기를 달랠 줄 몰라. 신나게 놀거나 소꿉을 할 마음조차 없어. 스스로 가두어 버리지. 숨통을 조여 버리지. 아무런 생각이 흐르지 못하도록 누르고 말아서, 싱그러이 피어나는 꽃을 하나도 안 알아보고 만단다. 이렇게 마음이 굳으면, 몸을 움직이더라도 ‘죽은 사람’하고 비슷해. 무뚝뚝함·차가움이란 살림을 떠난 죽음이야. 웃고, 울고, 노래하고, 춤추고, 말하고, 놀라고, 반기고, 슬퍼하고, 아파하다가, 시나브로 밝게 틔우는 빛살인 사랑으로 스스로 감쌀 수 있기를 바라. 너희는 차갑게 식거나 굳어버리는 ‘주검’이 아닌, 따뜻하고 아늑하게 뛰고 달리고 춤추는 ‘삶빛’이기를 바라. 풀꽃나무를 만져 봐. 따뜻하지 않니? 풀벌레도 개구리도 따뜻하단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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