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9.

오늘말. 찧다


아무렇게나 지나가니까 수렁에 갇힌 줄 모릅니다. 함부로 가로막으니 스스로 굴레에 사로잡힙니다. 아이한테 심부름을 시킬 뿐이니 날개를 꺾어요. 다그치는 마음은 이웃을 짓누르기 앞서 스스로 내리누르는 멍에일 뿐입니다. 숨죽이면서 겨울을 견디는가요? 시달리지만 봄을 그리나요? 가시덤불은 누가 쌓을까요? 총칼나라는 누가 세웠나요? 저놈을 짓밟아야 봄이 오지 않아요. 나쁜 녀석을 쥐어박아야 새날이 찾아오지 않습니다. 밤이 지나면 아침입니다. 새벽에 이슬이 맺어 풀꽃나무를 살찌우니 아침이에요. 겨울이니 얼음나라예요. 겨울이란 잠자는 철이에요. 마구잡이로 날뛰는 철이 아닌, 눈이불을 포근히 덮고서 꿈을 짓는 나날인 겨울철입니다. 지지고 볶는 저놈이라고 여기지 마요. 우리부터 저 따위라고 닫아걸지 않았을까요? 사랑으로 풀어내어 품으려는 마음이 없이, 찧고 빻고 밟는 미움씨앗을 바로 우리가 늘 심지 않는가요? 차꼬를 걷어요. 재갈을 풀어요. 쇠고랑을 녹여요. 틀어막은 담벼락을 헐어요. 저쪽뿐 아니라 이쪽에도 사랑이 없으니 서로 마구 뭉개고 넘어뜨립니다. 닫힌 마음을 이제부터 열어요. 꽃잎을 깔아 놓은 들길을 함께 걸어가요.


ㅅㄴㄹ


고삐·굴레·멍에·수렁·사슬·쇠사슬·쇠고랑·재갈·차꼬·가두다·갇히다·닫다·닫아걸다·닫히다·시키다·심부름·다그치다·닦달·깔다·깔리다·깔아뭉개다·넘어뜨리다·꺾다·꺾이다·날개꺾다·나래꺾다·나래꺾이다·누르다·내리누르다·뭉개다·억누르다·찍어누르다·마다·빻다·찧다·밟다·짓누르다·짓뭉개다·짓밟다·짓이기다·짓찧다·잡다·졸리다·쥐어박다·쥐여살다·치이다·막다·막히다·가로막다·틀어막다·힘으로·담·담벼락·언땅·언나라·얼음나라·얼음땅·돌담·돌담벼락·돌울·돌울타리·울타리·부대끼다·숨죽이다·시달리다·지지고 볶다·마구·마구잡이·마구하다·막하다·함부로·아무렇게나·가시울·가시울타리·가시담·가시담벼락·가시덤불·쇠가시그물(쇠가시울·쇠가시울타리·쇠가시덤불·쇠가시담·쇠가시담벼락·총칼나라·총칼수렁·총칼굴레·칼나라·칼굴레·칼수렁 ← 억압, 억압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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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9.

오늘말. 잣다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확 줄면서, 우리 삶을 이루는 모든 말이 시골에서 태어난 줄 모르는 이웃이 뜻밖에 참 많습니다. 곰곰이 보면, 서울이며 큰고장에서 태어나서 자랐으니, 시골빛은 까마득히 모를 테지요. 내내 서울 한복판에서 부릉부릉 매캐한 기운이 휩싸이니, 들숲바다를 오히려 믿을 수 없고, 그저 뜬꿈처럼 여길 만합니다. 말빛을 잊은 마음은 덧없습니다. 말을 몰라서 바보같지 않아요. 말이란, 마음을 담은 대단한 소리인데, 말빛을 잊으니 말씨를 놓치고, 부질없이 쳇바퀴에서 맴돌아요. 말 한 마디는 별 하나 같습니다. 봄날 돋는 꿈처럼 이다음을 노래하는 소릿가락이 말이에요. 서울이란 얼마나 까마득히 숲을 멀리한 헛꿈일까요? 큰고장이란 얼마나 들을 모르는 엉뚱한 굴레일까요? 물레를 자아야 실을 얻지만, 물레를 모르고 무자위를 몰라도 밥을 먹고 물을 마시는 어이없는 오늘날입니다. 어제하고 모레 사이를 넘는 고개는 가없는 살림꽃입니다. 해가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온누리를 감싸는지 헤아려요. 바람이 얼마나 엄청나게 모든 곳을 쓰다듬는지 돌아봐요. 빗물이 얼마나 놀랍게 뭇숨결을 사랑하는지 바라봐요. 담벼락 아닌 별빛을 지어요.


ㅅㄴㄹ


꿈·꿈꾸다·꿈나라·꿈같다·뜬꿈·바보같다·허튼꿈·헛꿈·꾸미다·놀랍다·믿기지 않다·믿을 수 없다·너머·건너·다음·이다음·그다음·모레·넘다·넘어가다·넘어서다·거짓같다·거짓말같다·덧없다·부질없다·엄청나다·어마어마하다·대단하다·가없다·그지없다·끝없다·짓다·자아내다·잣다·터무니없다·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별·별빛·봄꿈·뜻밖·생각밖·뜬금없다·엉뚱하다·까마득하다·아득하다·아스라하다 ← 초현실(超現實), 초현실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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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순간 瞬間


 결정적인 순간 → 바로 그때

 최후의 순간 → 마지막 때 / 마지막

 순간이 모여 인생이 된다 → 짧은 때가 모여 삶이 된다 / 하루가 모여 삶이 된다

 지난 세월이 순간으로 여겨졌다 → 지난날을 한조각으로 여겼다

 사고가 순간에 발생하여 → 말썽이 갑자기 나서

 그를 보는 순간 → 그를 보는 때 / 그를 보자 문득

 이야기를 듣는 순간 → 이야기를 듣는 때에 / 이야기를 듣자

 바로 다음 순간 → 바로 다음에 / 바로 다음 이윽고

 그 순간에 → 그때에 / 그러자

 완성한 순간에 → 마무리한 때에 / 마무리했을 적에 / 마무리하자


  ‘순간(瞬間)’은 “1. 아주 짧은 동안 ≒ 순각(瞬刻) 2. 어떤 일이 일어난 바로 그때. 또는 두 사건이나 행동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를 가리킨다고 해요. ‘순각’은 “= 순각”으로 풀이합니다. 아주 짧은 동안을 가리킨다는 ‘순간’이지만, ‘그때·이때·때·한때·무렵·즈음·날’로 손볼 만합니다. ‘가볍다·넌지시·이내·이윽고’나 ‘살그머니·살며시·살살·살짝’이나 ‘슬그머니·슬며시·슬슬·슬쩍’로 손보고, ‘갑자기·급작스레·그만·문득’이나 ‘곧·곧바로·곧이어·곧장·막바로’나 ‘걸핏·얼핏·선뜻·언뜻·어느덧·어느새’로 손봐요. ‘슥·스치다·쑥·쓱·씽·쌩’이나 ‘김·얼김·덧·맡·번개·벼락·우레·천둥’이나 ‘날름·널름·늘름·냅다·냉큼·닁큼·넙죽’으로 손볼 만하고, ‘눈깜짝·눈깜짝새·눈썹 날리다’나 ‘느닷없다·드디어·바로·불쑥·불현듯·두말없다’로 손봅니다. ‘다다닥·와락·화다닥·확·훅·홱·후다닥·후딱·휙·홱’이나 ‘대뜸·댓바람·더럭·덜컥·하루아침·한달음’으로 손보아도 어울리고, ‘한붓에·한숨에·한칼에’나 ‘아차·아차차·얼결에·엄벙뗑·엉겁결·어쩌다’로 손볼 수 있어요. ‘여기·오늘·이곳·이쪽’이나 ‘딱·뚝·똑·뚝딱·착·척·팍·퍼뜩’으로 손보고, ‘빠르다·빨리·어서·몰록·모르는 새·무척 빠르다’로 손보며, ‘바람같다·발빠르다·벼락같다·불길같다’나 ‘번뜩이다·벌떡·발딱·뻘떡·번쩍·반짝’이나 ‘재빠르다·잽싸다·짧다’로 손보면 되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순간’을 둘 더 싣는데, 털어내어도 됩니다. ㅅㄴㄹ



순간(旬刊) : 신문, 잡지 따위를 열흘에 한 번씩 간행하는 일

순간(旬間) : 1. 음력 초열흘께 2. 열흘 동안의 기간



미시마 유키오는 그 할복(割腹)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발광해 있은 것은 아니었다

→ 미시마 유키오는 배를 긋던 그때에 이르기까지 미치지는 않았다

→ 미시마 유키오는 배를 째던 때에 이르기까지 맛가지는 않았다

→ 미시마 유키오는 배를 가르던 한때에 이르기까지 돌지는 않았다

《게으름뱅이 정신분석 1》(기시다 슈/우주형 옮김, 깊은샘, 1992) 307쪽


순간 선생님과 엮어갈 보이지 않는 앨범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 그때 샘님과 엮어갈 보이지 않는 빛꽃꾸러미도 있는 줄 깨달았기 때문에

→ 문득 샘님과 엮어갈 보이지 않는 빛꽃판도 있는 줄 깨달았기 때문에

《작은 신부 작은 일기 1》(강유선, 르네상스, 1994) 104쪽


그 순간 할아버지가 돌멩이에 걸려 비틀 하더니

→ 그때 할아버지가 돌멩이에 걸려 비틀 하더니

→ 그러자 할아버지가 돌멩이에 걸려 비틀 하더니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스벤 누르드크비스트/김경연 옮김, 풀빛, 2002) 4쪽


순간, 아주 잠깐이었지만 이안이 나를 바라보며 씽긋 웃었어

→ 문득, 아주 살짝이지만 이안이 나를 바라보며 씽긋 웃었어

→ 얼핏, 살짝 스치듯 이안이 나를 바라보며 씽긋 웃었어

《이안의 산책, 자폐아 이야기》(로리 리어스·카렌 리츠/이상희 옮김, 큰북작은북, 2005) 32쪽


정상에 올라 분화구를 내려다보는 순간

→ 꼭두에 올라 불구멍을 내려다보자

→ 꼭대기에 올라 불굿을 내려다보는데

《박태준》(조정래, 문학동네, 2007) 24쪽


풍요의 시대를 누리다 어느 순간부터 처절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말이다

→ 넉넉한 나날을 누리다 어느 때부터 끔찍히 가난 수렁으로 떨어진다는 말이다

→ 넘치는 한때를 누리다 어느덧 모진 가난 굴레로 떨어진다는 말이다

→ 눈부신 한때를 누리다 어느새 빈털터리 벼랑으로 떨어진다는 말이다

→ 한껏 누리다 어느 때부터 깡그리 잃고 가난하다는 말이다

《동네에너지가 희망이다》(이유진, 이매진, 2008) 22쪽


그 순간, 훌륭한 화가라도 된 기분이었어요

→ 그때, 훌륭한 그림이라도 된 느낌이었어요

→ 그러자, 훌륭한 그림님이라도 된 듯했어요

《다니엘의 특별한 그림 이야기》(바바라 매클린톡/정서하 옮김, 베틀북, 2009) 7쪽


발작을 하며 경험하는 웃음의 순간들이 나에게는 진정한 행복처럼 느껴진다

→ 나한테는 몸을 뒤틀며 웃는 한때가 참으로 즐겁다

→ 나는 후들거리면서 웃는 그때가 무척 즐겁다

《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테리 트루먼/천미나 옮김, 책과콩나무, 2009) 49쪽


도드라진 한순간을 나로 여기고

→ 도드라진 한때를 나로 여기고

《동경》(최정진, 창비, 2011) 75쪽


나머지 생을, 전심전력, 순간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 나머지 삶을, 온힘으로, 바로, 마음을 기울였다

→ 나머지 길을, 온마음으로, 그때, 마음을 쏟았다

《뭇별이 총총》(배영옥, 실천문학사, 2011) 12쪽


그러자 그 순간

→ 그러자 그때

→ 그러자

→ 그렇게 할 때에

《도니조아 아저씨의 돈 버는 방법》(타카도노 호코/고향옥 옮김, 내인생의책, 2013) 15쪽


그녀를 만난 그 첫 순간을 난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 그를 만난 첫날을 언제까지나 잊지 못합니다

→ 그이를 처음 만난 그날을 앞으로도 못 잊습니다

《사랑한다는 걸 어떻게 알까요?》(린 판덴베르흐·카티예 페르메이레/지명숙 옮김, 고래이야기, 2013) 11쪽


날개를 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 날개를 펴자, 나도 모르게 “아!” 했다

→ 날개를 펴자,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독수리사냥》(이장환, 삼인, 2013) 183쪽


마지막 순간만을 위해 일회적으로 임대한 것과 같다

→ 마지막 한때만을 헤아려 가벼이 빌린 셈이다

→ 마지막 한때에만 쓰려고 살짝 빌린 꼴이다

《인간과 말》(막스 피카르트/배수아 옮김, 봄날의책, 2013) 28쪽


그 순간부터 당신은 새로운 세계를 만날 것이며

→ 그즈음부터 그대는 새로운 나라를 만날 테며

→ 그때부터 우리는 새로운 누리를 만날 테며

《혼자 알기 아까운 책 읽기의 비밀》(이태우, 연지출판사, 2015) 126쪽


살다 보면 누구나 머릿속이 하얘지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 살다 보면 누구나 머릿속이 하얀 때가 있으리라

→ 살다 보면 누구나 머릿속이 하얄 적이 있다

《나는 이제 참지 않고 살기로 했다》(니콜 슈타우딩거/장혜경 옮김, 갈매나무, 2016) 144쪽


살다 보니 정말 이런 순간도 오는군요

→ 살다 보니 참말 이런 때도 오는군요

→ 살다 보니 참말 이런 날도 오는군요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이정하, 스토리닷, 2016) 5쪽


꼴찌 누명을 벗게 되는 역사적 순간일 거야

→ 꼴찌 허물을 벗는 뜻깊은 때야

→ 꼴찌란 흉을 벗는 값진 때야

《넌 어느 지구에 사니?》(박해정, 문학동네, 2016) 65쪽


모험하는 동안 가장 힘든 순간마다 늘 어디선가 숲지빠귀의 즐거운 노랫소리가 들려왔다고

→ 뛰어드는 동안 가장 힘든 때마다 어디선가 숲지빠귀가 즐겁게 노래했다고

→ 부딪히는 동안 가장 힘든 때마다 어디선가 숲지빠귀가 즐거이 노래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오듀본, 새를 사랑한 남자》(파비앵 그롤로·제레미 루아예/이희정 옮김, 푸른지식, 2017) 176쪽


순간, 대통령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아차렸다

→ 그때, 우두머리는 해야 할 일을 알아차렸다

→ 이때, 꼭두님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아차렸다

→ 그러자, 나라님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차렸다

《행복이 행복해지기 위해》(채인선, 뜨인돌어린이, 2017) 62쪽


내생을 기약하며 숨을 놓던 순간들

→ 다음을 기다리며 숨을 놓던 때

→ 뒷날을 그리며 숨을 놓던 무렵

《꽃은 바퀴다》(박설희, 실천문학사, 2017) 48쪽


순간순간 할머니가 생각난다는

→ 문득문득 할머니가 생각난다는

→ 불쑥불쑥 할머니가 생각난다는

《시가 있는 바닷가 어느 교실》(최종득, 양철북, 2018) 24쪽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 대뜸 눈물이 핑 돌았다

→ 그때 눈물이 핑 돌았다

→ 갑자기 눈물이 핑 돈다

→ 불쑥 눈물이 핑 돌았다

→ 문득 눈물이 핑 돌았다

《시가 있는 바닷가 어느 교실》(최종득, 양철북, 2018) 144쪽


벽에 붙은 종이를 본 순간 독립의 스위치가 켜졌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 담에 붙은 종이를 보자 혼불이 반짝 켜졌다고 해도 좋으리라

→ 담에 붙은 종이를 보자 홀로서자는 불이 켜졌다고 해도 좋으리라

《황야의 헌책방》(모리오카 요시유키/송태욱 옮김, 한뼘책방, 2018) 157쪽


하하, 순간이동이네

→ 하하, 번쩍 가네

→ 하하, 번쩍길이네

《불멸의 그대에게 11》(오이마 요시토키/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 40쪽


그의 고민이 흥미로운 긴장감 속에 표현되는 가운데 그가 떨어지는 순간

→ 그가 걱정하며 아슬아슬 눈길을 끌다가 그가 떨어지자

《태도가 작품이 될 때》(박보나, 바다출판사, 2019) 17쪽


삶은 늘 초보의 순간들 연속이다

→ 삶은 늘 처음인 나날이다

→ 삶은 늘 첫걸음이다

→ 삶은 늘 첫발을 뗀다

→ 삶은 늘 새롭다

→ 삶은 늘 낯설다

→ 삶은 늘 햇것이다

→ 삶은 늘 풋풋하다

《오늘도 삶을 읽어나갑니다》(이성갑, 스토어하우스, 2020) 92쪽


엉덩이 파워를 확인한 순간,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열기 같은 게 나왔다

→ 엉덩이힘을 느낀 때, 아이들 얼굴에서는 뜨겁게 김이 나왔다

《환상의 동네서점》(배지영, 새움, 2020) 42쪽


지금 이 순간은 조금 초현실적이다

→ 오늘 이 한때는 조금 꿈같다

→ 오늘 여기는 조금 믿기지 않는다

→ 오늘 이 하루는 조금 거짓같다

《말하기를 말하기》(김하나, 콜라주, 2020) 15쪽


그 순간순간들, 지옥을 건너야 하는 순간들

→ 그때그때, 불구덩을 건너야 하는 그때

→ 그날그날, 불마당을 건너야 하는 그날

《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임후남, 생각을담는집, 2021) 161쪽


개최국이 그 자리를 국위선양의 장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어른거리는 순간도 있습니다

→ 여는나라가 그 자리를 자랑터로 삼으려는 뜻이 어른거리는 때도 있습니다

→ 그 자리로 나라를 알리려고 꾀하는 뜻이 어른거리기도 합니다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고레에다 히로카즈/이지수 옮김, 바다출판사, 2021) 35쪽


어느 순간 온통 내 관심과 대화의 소재는 파도타기가 되었다

→ 어느덧 내 마음과 이야기는 온통 물결타기이다

→ 어느새 내 눈길과 얘기는 온통 물살타기이다

《파도수집노트》(이우일, 비채, 2021) 14쪽


쌓였다가 어느 순간 결정적인 임계점에 다다랐던 것 같습니다

→ 쌓였다가 어느 때 막다른 곳에 다다른 듯합니다

→ 쌓였다가 어느 즈음 끝에 다다란 듯싶습니다

→ 쌓였다가 어느 날 구석에 다다랐구나 싶습니다

→ 쌓였다가 어느 때 벼랑에 다다랐다고 느낍니다

《10대와 통하는 채식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1) 4쪽


너무나 간단명료한 답에 순간 멍해졌다

→ 너무나 쉬운 대꾸에 멍했다

→ 너무나 깔끔한 말에 멍했다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장명숙, 김영사, 2021) 110쪽


매 순간이 허들이다

→ 늘 갑갑하다

→ 언제나 부딪힌다

→ 노상 걸리적댄다

→ 모두 담벼락이다

《단어의 집》(안희연, 한겨레출판, 2021) 250쪽


1도만 올라도 끓는 것처럼 티핑포인트란 변화의 결정적인 순간을 의미해요

→ 한 눈만 올라도 끓듯 발판이란 바뀌는 그때를 가리켜요

→ 한 칸만 올라도 끓듯 길목이란 뒤바뀌는 그곳을 뜻해요

《이상수의 청소년 에너지 세계사 특강》(이상수, 철수와영희, 2022) 79쪽


‘미물일기’라는 제목은 제가 일상에서 작은 생명들과 마주치던 순간을 기록한 일기에서 따왔습니다

→ ‘작은하루’라는 이름은 제가 작은이웃과 마주치던 하루를 적은 글에서 따왔습니다

→ ‘작은노래’라는 이름은 제가 작은숨결과 마주치던 때를 남긴 하루글에서 따왔습니다

《미물일기》(진고로호, 어크로스, 2022) 8쪽


결국 그녀에게 거절을 표했지만 그 순간 여자의 절박함을 읽었다

→ 끝내 손사래쳤지만 그때 얼마나 막다랐는지를 읽었다

→ 끝내 물리쳤지만 그때 얼마나 벼랑끝인지를 읽었다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김수정, 포르체, 2022) 61쪽


순수하지 않은 목적으로 그런 우연한 순간들이 때로는

→ 깨끗하지 않은 뜻으로 그런 때가 문득문득

→ 참하지 않은 그런 자리가 얼핏얼핏

《책과 우연들》(김초엽, 열림원, 2022) 11쪽


매 순간 세상 곳곳을 축복하는 특별한 친구

→ 언제나 곳곳을 반기는 남다른 동무

→ 늘 모든 곳을 기뻐하는 빛나는 벗

《비밀 친구》(달과 강, 어떤우주, 2022) 50쪽


플랫폼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 다릿목은 오늘 이곳에서도 거듭납니다

→ 다릿돌은 바로 이곳에서도 나아갑니다

→ 두렛돌은 바로 이때에도 발돋움합니다

《10대와 통하는 영화 이야기》(이지현, 철수와영희, 2023) 70쪽


제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

→ 저는 살며 바로 이때가 가장 기뻤습니다

→ 여태 살아오며 바로 오늘이 가장 기뻐요

《INDIGO+ing vol.79》(편집부, 인디고서원, 2023)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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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초현실적


 초현실적 세계 → 이 삶을 넘어선 곳 / 믿기지 않는 누리 / 꿈나라

 초현실적인 기이한 사건 → 거짓같은 놀라운 일 / 엄청 놀라운 일


  ‘초현실적(超現實的)’은 “현실을 넘어서는”을 가리킨다는데, ‘현실(現實)’은 “현재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이나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 삶을 넘어선 곳을 가리키는구나 싶은데, ‘꿈·꿈꾸다·꿈나라·꿈같다·뜬꿈’이나 ‘바보같다·허튼꿈·헛꿈·꾸미다’나 ‘놀랍다·믿기지 않다·믿을 수 없다’로 고쳐씁니다. ‘너머·건너·다음·이다음·그다음·모레’나 ‘넘다·넘어가다·넘어서다’로 고쳐쓸 만하고, ‘거짓같다·거짓말같다·덧없다·부질없다’나 ‘엄청나다·어마어마하다·대단하다’로 고쳐쓰지요. ‘가없다·그지없다·끝없다’나 ‘짓다·자아내다·잣다’로 고쳐쓰고, ‘터무니없다·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로 고쳐쓰며, ‘별·별빛·봄꿈’으로 고쳐써요. ‘뜻밖·생각밖·뜬금없다·엉뚱하다’나 ‘까마득하다·아득하다·아스라하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ㅅㄴㄹ



그들에게 초현실적인 힘을 부여한다

→ 그들한테 이 삶을 넘어설 힘이다

→ 그들한테 엄청난 힘이다

→ 그들한테 터무니없는 힘이다

→ 그들한테 어마어마한 힘이다

→ 그들한테 믿기지 않는 힘이다

→ 그들한테 끝없는 힘이다

《아이를 읽는다는 것》(한미화, 어크로스, 2014) 77쪽


사람들이 헤엄치고 지나간 자리가 초현실적으로 보였다

→ 사람들이 헤엄치고 지나간 자리가 꿈나라로 보였다

→ 사람들이 헤엄치고 지나간 자리가 꿈처럼 보였다

→ 사람들이 헤엄치고 지나간 자리가 너머나라로 보였다

《포토닷》 13호(2014) 72쪽


엄청나게 넓은 한적한 고속도로의 모습이 초현실적으로 느껴진다

→ 엄청나게 넓고 한갓진 빠른길은 거짓말 같다

→ 엄청나게 넓고 한갓진 지름길은 거짓처럼 보인다

→ 엄청나게 넓고 한갓진 빠른길은 믿기지 않는 모습이다

→ 엄청나게 넓고 한갓진 지름길은 꿈나라 같다

《기지 국가》(데이비드 바인/유강은 옮김, 갈마바람, 2017) 75쪽


지금 이 순간은 조금 초현실적이다

→ 오늘 이 한때는 조금 꿈같다

→ 오늘 여기는 조금 믿기지 않는다

→ 오늘 이 하루는 조금 거짓같다

《말하기를 말하기》(김하나, 콜라주, 202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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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1.8. 비극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한자말 ‘비극’을 어떻게 풀면 어울리려나 하고 오래도록 헤아렸습니다. 1993년까지는 푸른배움터에서 가르치는 대로 쓰다가, 스무 살에 이르며 ‘슬프다·아프다·눈물’로 풀었고, 해마다 조금씩 풀잇말을 늘리는데, ‘비극적’이나 ‘비극의·-의 비극’처럼 곳곳에 들러붙는 말씨를 그저 두고두고 지켜보았어요. 이러다가 요 며칠 사이에 더 미루지 말자고 여기면서 품을 들여 매듭을 짓습니다. 얼추 여든 낱말이 넘도록 풀어내는 길을 살폈어요.


  이제 기지개를 켜자고 여기면서 좀 쉬다가 ‘순간·순간적’을 다시 맞닥뜨립니다. 진작에 손보기는 했으되 빠뜨린 대목이 많은 줄 알아차립니다. 일본말씨라 할 ‘순간·순간적’은 온 가지 남짓 풀어낼 만하구나 싶어요. 그리고 ‘초현실·초현실적’을 일고여덟 해쯤 앞서 가볍게 손보고서 지나간 줄 느낍니다. 다시 이 일본말씨를 추스르는데, 예순 가지쯤으로 풀어낼 만하군요.


  오늘 아침에는 드디어 ‘달개비’ 말밑을 풀었다고 혼자 즐거웠는데, 즐거운 빛이 반짝일 틈이 없이 숱한 낱말을 다시 붙잡고 헤매고 돌고돌면서 저녁을 맞이합니다. 이제 1월 한복판은 18시 가까워 어둑어둑하고, 어둑살이 끼자마자 별이 쏟아집니다. 말씨 하나는 별씨랑 같고, 말 한 마디는 별빛 한 줄기 같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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