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해 모두가 채식할 수는 없지만 - 환경을 지키는 작은 다짐들
하루치 지음 / 판미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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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28.

읽었습니다 307



  이 별을 헤아린다면 무엇을 할 적에 아름다울까 하고 돌아봅니다. 풀밥을 먹거나 고기밥을 안 먹으면 될는지 모르나, 이보다는 스스로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풀꽃나무와 들숲바다를 사랑하면 넉넉합니다.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은 풀밥이건 고기밥이건 아름답게 밥살림을 짓습니다. 스스로 안 사랑하기에 서울에 갇힌 쳇바퀴를 돌면서 무엇이든지 “사고 쓰고 버리기”에 매달려요. 《지구를 위해 모두가 채식할 수는 없지만》은 좀 억지스럽습니다. 아니, 많이 억지스럽습니다. 푸른별을 헤아리고 싶다면, 플라스틱에 담은 물이 아닌, 샘물과 냇물을 마실 수 있는 시골로 보금자리를 옮겨야지요. 푸른별뿐 아니라 아이를 생각할 적에도 물과 바람이 맑은 시골로 떠날 노릇입니다. 스스로 서울에 가둔 채 언제나 돈으로 사고 쓰고 버리는 틀에 머문다면, 제아무리 글이나 그림으로 “바른 목소리”를 내는 시늉을 해본들, 늘 시늉에 그칩니다. 시늉으로는 푸른별을 못 바꿉니다. 아니, 안 바꿔요.


《지구를 위해 모두가 채식할 수는 없지만》(하루치, 판미동, 2022.2.17.)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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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하는 삶
최문정 지음 / 컴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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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28.

읽었습니다 306



  겨울이 저물려는 무렵에는 여러 봄맞이풀이 올라옵니다. 아직 한겨울이라 하더라도 볕날을 여러 날 이으면 잣나물이 오르고, 코딱지나물도 나옵니다. 이러다가 맵바람이 잇달으면 봄맞이풀은 어느새 잦아들어 흙으로 돌아가지만, 다시 포근날이 찾아오면 쑥이 조물조물 고개를 내밀지요. 《식물하는 삶》을 곰곰이 읽다가 생각합니다. 곁에 푸른빛을 두고 싶다면 서울을 떠날 노릇입니다. 아주 쉬워요. 서울 한복판에서 돈벌이를 하지 말고, 서울밖으로 나가서 느긋이 보금자리를 일구면 됩니다. 숱한 사람들은 고된 줄 알면서 우정 서울에 남아서 아웅다웅합니다. 서울을 안 떠나는 삶이라 나쁠 까닭은 없고, 곁에 풀빛이 없으면 메마르거나 시드는 줄 알아차리기에 어떻게든 애쓰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서울을 확 줄여야 이 나라가 살아나고, 서울도 푸르게 빛납니다. 꽃그릇에 담는 흙은 어디에서 퍼오겠어요? 흙을 모두 잿더미로 뒤덮은 곳에서는, 꽃그릇도 말씨도 모두 꾸미는 허울에 갇힙니다.


ㅅㄴㄹ


《식물하는 삶》(최문정, 컴인, 2021.3.30.)


+


녹음이 지는 계절의 나무는 싱그러운 초록빛 잎으로 둘러싸여

→ 잎그늘이 지는 철에 나무는 싱그러이 푸른잎으로 둘러싸여

→ 숲그늘이 지는 철에 나무는 싱그러이 푸른잎으로 둘러싸여

15쪽


화려한 색의 옷을 입은 아름다운 미모로 내 마음을 흔드는 것만 같고

→ 곱게 물든 옷을 입은 얼굴로 내 마음을 흔드는 듯하고

→ 알록달록 차려입은 아름다운 빛으로 내 마음을 흔드는 듯하고

15쪽


시야를 풍성하게 채워 주는 큰 식물을 들일 마음은 결국 접어두고

→ 둘레를 푸지게 채워 주는 큰 푸나무를 들일 마음은 끝내 접어두고

17쪽


이 식물의 이름은 황금국수나무

→ 이 풀은 이름이 황금국수나무

→ 이 푸나무는 황금국수나무

1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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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숨은책 867


《캐테 콜비츠와 魯迅》

 정하은 엮음

 열화당

 1986.12.15.



  쓰러지는 중국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린 루쉰(노신) 님이고, 어리석게 총칼로 춤추는 독일을 쳐다보며 안타까워 발을 구르던 캐테 콜비츠 님입니다. 루쉰과 캐테 콜비츠는 만난 적이 없지만, 비슷한 물결을 서로 다른 나라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우두머리는 아름길 아닌 멍청한 굴레를 뒤집어쓰면서 치닫는데, 숱한 사람들은 거의 넋놓고서 우두머리를 좇았습니다. 총칼은 언제나 총칼을 일으킵니다. 총칼은 꿈도 사랑도 안 일으킵니다. 총칼은 서울도 시골도 무너뜨리고, 들숲을 망가뜨리고, 사람들 사이를 갈가리 찢어요. 루쉰 님은 글자락으로, 캐테콜비츠 님은 그림자락으로, 저마다 제 나라 이웃을 일깨우기를 바랐습니다. 총칼 아닌 쟁기를 들어 흙을 일구어야 한다고 외친 두 사람입니다. 총칼 아닌 포대기로 아기를 품고서 돌봐야 한다고 노래한 두 사람입니다. 《캐테 콜비츠와 魯迅》은 오직 미움이 불길처럼 치솟으면서 서로 미워하고 싸우려 드는, 그런 끔찍한 수렁에서 씨앗(어린이·푸름이)을 아끼고 보살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두 사람이 어떤 길을 걸었는지 들려줍니다. 오늘날에도 매한가지입니다. 작은날개(드론)를 띄워 서로 치고받으면 누가 다칠까요? 큰날개(미사일)을 쏘아 서로 다투면 누가 죽을까요? 그저 모두 무너집니다. 참사랑을 들려주는 어진 목소리를 누구보다 푸름이가 듣기를 바라요.


ㅅㄴㄹ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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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숨은책 866


《해협, 한 재일사학자의 반평생》

 이진희 글

 이규수 옮김

 삼인

 2003.9.20.



  열여덟 살 즈음에는 어떤 책을 읽으면 어울리려나 돌아보곤 합니다. 열여덟이란, 으레 ‘고2’라 일컫고, 배움수렁(입시지옥)이 코앞입니다. 이무렵이면 어느새 책을 내려놓고서 셈겨룸(시험)만 헤아리기 일쑤예요. 그런데 이무렵만 책을 내려놓지 않더군요. 열여덟 살 즈음 책을 내려놓는 푸름이는 스무 살을 맞이하고 서른 살에 이르도록 책을 안 가까이하더군요. 아무리 셈겨룸을 치러야 하더라도, 책을 턱 놓으면 그때부터 마음이 메마르게 마련이에요. 열여덟 살뿐 아니라 열아홉 살에도, 커다란 셈겨룸을 앞두고도, 마음을 사랑으로 새롭게 숲빛으로 토닥이는 책을 곁에 둘 노릇이라고 여깁니다. 《해협, 한 재일사학자의 반평생》은 2003년에 한글판이 나옵니다. 이진희 님은 일본한겨레(재일조선인)입니다. 일본에서 살며 일본글로 책을 썼어요. 우리 발자취를 살피고 밝히는 길을 걷는 동안, 더구나 일본에서 살며 이 일을 하기 때문에 어떤 가시밭길에 수렁에 고비를 넘나들어야 했는지 차곡차곡 풀어냅니다. 글꽃(문학)은, 이웃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살피면서 새삼스레 묶습니다. 삶글은, 피땀과 눈물노래를 오롯이 들려줍니다. 여러모로 보면 《해협》 같은 삶글이 외려 푸른글꽃(청소년문학) 같습니다. 모진 너울을 맨몸으로 받아들이며 빙그레 웃고 다시 한 발짝씩 나아가는 하루를 보여주거든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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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1.27.

숨은책 904


《민주열사 이한열 추모집, 그대 가는가 어딜 가는가》

 편집부 엮음

 청담문학사

 1987.7.23.



  1987년 여름은 뜨겁고 어지러웠습니다. 그즈음 ‘대학생’인 이웃 언니는 거의 보기 어려웠어요. 한마을 동무 가운데 딱 한 아이는 ‘대학생 과외’를 받았습니다. 동무네 어머님은 동무가 비싼 곁배움을 받는 동안 딴짓을 안 하도록 저를 옆에 앉혔으나, 동무는 늘 딴짓을 했어요. 저는 어머니를 도와 새뜸나름이를 하면서 본 머릿글을 떠올리면서 “전경이 최루탄 쏘면 무섭지 않아요?” 하고 묻곤 했는데, 과외하는 대학생 언니는 “난 잘 몰라.” 하면서 말을 돌리기 바빴어요. 이해 7월 5일 이한열 님이 숨을 거둡니다. 새뜸나름이는 더 받은 호외까지 얹어 집집마다 돌립니다. 사람이 고꾸라져도 우두머리는 버젓하고, 들꽃 같은 사람들은 하루하루 입에 풀바르기 버겁습니다. 새뜸을 돌리는 어머니는 “신문만 돌려. 거기 글은 읽지 말고.” 하셨어요. 《민주열사 이한열 추모집, 그대 가는가 어딜 가는가》는 “부산직할시립 구덕도서관 1987.9.10. 등록번호 51561”가 찍히지만, 빌려읽은 자국이 없습니다. “정성스럽게 책을 대하고 깨끗하게 책을 쓰자”는 글씨가 쑥스럽습니다. 누구는 왜 힘을 거머쥐려 했고, 누구는 왜 허수아비가 되어야 했고, 누구는 왜 최루탄을 쏘아야 했고, 누구는 왜 등돌리거나 모르쇠여야 했나 곱씹습니다. 태어났으나 읽히지 못 한 책은 가까스로 헌책집 책시렁에서 한 자락 살아남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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