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동물 친구들
앨리스.마틴 프로벤슨 글.그림. 김서정 옮김 / 북뱅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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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9.

그림책시렁 1216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동물 친구들》

 마틴 프로벤슨·앨리스 프로벤슨

 김서정 옮김

 북뱅크

 2015.11.30.



  그림책을 어린이부터 읽는 뜻을 곰곰이 생각할 노릇입니다. 어린이는 그저 그림을 봅니다. 그림책에 담는 글은 으레 어른이 읽어 줍니다. 어린이는 글그림을 나란히 읽기보다는, 그림으로 모든 줄거리를 훑고서, 이다음에는 이야기를 읽고, 이다음에는 삶을 느끼고, 이다음에는 사랑을 찾고, 이다음에는 꿈을 그립니다. 그림책은 한 벌 읽고 덮지 않습니다. 어린이는 그림책을 으레 온벌이나 즈믄벌을 되읽습니다. 이동안 어른은 “글씨를 온벌이나 즈믄벌쯤 다시 읊게 마련”이라, 그림책에 담는 글 한 줄을 함부로 안 넣어야 하는 줄 알아차립니다.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동물 친구들》은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프로벤슨 님이 여민 그림책은 1982년에 한글판으로 처음 나왔는데, 그무렵만 해도 우리나라 골골샅샅에 아직 시골다운 시골이 제법 넓었습니다. 그렇지만 1982년에도 2015년이나 2024년에도 오히려 시골에서 이 시골빛 그림책을 읽히는 일은 드물어요. 그림책 겉에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올해의 뛰어난 책”이라고 굵게 새겼는데, 이런 글이 아닌, “우리가 푸르게 사랑을 꿈꾸는 들숲밭” 같은 글씨를 새겨 보았다면 훨씬 나았으리라 봅니다. 온누리 어린이가 품을 들빛을 생각해 봐요. 어린이 곁에 설 어른을 헤아려 봐요.


1974년

#MartinProvense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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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책방
전다정 지음, 전자명 그림 / 학교앞거북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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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9.

그림책시렁 1348


《마녀책방》

 전다정 글

 전자명 그림

 학교앞거북이

 2022.10.12.



  이름을 스스로 짓지 않을 적에는 잘못 읽거나 보거나 느끼거나 받아들이기 일쑤입니다. 이름을 스스로 짓기에 제대로 읽고 찬찬히 보고 가만히 느끼고 곰곰이 받아들입니다. 이름은 섣불리 안 지어요. 이름은 함부로 안 짓습니다. 이름을 짓기까지 두고두고 지켜봅니다. 이름을 지으려고 오래오래 살펴봅니다. 이름을 지을 때까지 언제나 사랑으로 즐겁게 마주합니다. 《마녀책방》은 ‘ㅁㄴ’으로 남은 글씨가 붙은 책집을 둘러싼 하루를 들려줍니다. ‘ㅁㄴ’은 ‘마녀’나 ‘모녀’로 읽을 수 있고, ‘미녀’나 ‘미남’으로 읽을 수 있어요. 우리말로 보자면 ‘막내’나 ‘못내’나 ‘물님’처럼 헤아려도 어울립니다. ‘무늬’나 ‘모난’으로 읽어도 재미있어요. 바람을 읽기에 바람님이고, 숲을 알기에 숲님입니다. 들을 헤아려 들님이고, 사랑을 그리는 사랑님입니다. 얼핏설핏 그냥그냥 쓰는 낱말에는 아무런 마음이 깃들지 않아요. 우리가 오늘 쓰고 나누는 말은 어떤 이름으로 이어갈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글 한 줄을 읽건, 책 한 자락을 장만하건, 말 한 마디하고 이름 하나에 담는 숨결을 곰곰이 짚을 적에라야, 비로소 눈을 밝게 뜨고서 서로서로 이웃으로 지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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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코끼리야 - 제4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웅진 당신의 그림책 7
고혜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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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9.

그림책시렁 1349


《나는 코끼리야》

 고혜진

 웅진주니어

 2022.12.23.



  우리나라에는 코끼리가 살지 않습니다. 따뜻하기 그지없어 푸나무가 우거지면서 숲이 드넓은 고장에서 살아가는 코끼리예요. 숲이 깊은 곳에는 냇물이나 샘물도 곳곳에 있어요. 아름숲은 코끼리떼가 깃들 뿐 아니라 범이며 삯이며 여우도 깃들 만합니다. 숲이 아름드리로 뻗기에 사람도 기스락이나 한켠에서 살림을 지을 만하지요. 《나는 코끼리야》는 코끼리가 코끼리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들려줍니다. 사람이 사람이라면, 우리가 저마다 다 다르면서 같은 숨빛을 품은 넋이라면, 코끼리는 코끼리로서 하루를 느긋이 지을 만합니다. 푸른별에서 코끼리가 시달리는 까닭은 오롯이 하나입니다. 바로, 사람빛을 스스로 팽개친 사람 탓입니다. 사람이 왜 사람빛을 잃었느냐 하면, 사람끼리도 서로 사랑하지 않거든요. 사람끼리 서로 겨루고 다투고 싸우고 밟아요. 사람끼리 서로 가르고 쪼개고 손가락질하고 미워해요. 겉으로 드러나는 크기나 몸집이나 몸매나 얼굴로 가르는 굴레라면, 사람부터 시달립니다. 시달리는 사람은 저보다 여리다고 여기는 이웃 숨빛을 괴롭히고 밟게 마련입니다. 사람이 사람빛을 잃은 까닭은 아주 쉽게 알 수 있어요. 사람들은 숲을 등지고 시골을 멀리하면서 서울에서 살거든요. 이 뿌리부터 볼 때라야 빛을 틔웁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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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10.


《지붕, 우주의 문턱》

 티에리 파코 글/전혜정 옮김, 눌와, 2014.10.20.



올겨울은 바람이 조용하다. 날이 아무리 똑 떨어져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그리 춥지 않다. 저녁에는 이불을 덮고 긴옷으로 갈아입지만, 낮에는 위아래 모두 가볍게 깡똥옷을 입고서 해받이를 한다. 어제 하루 겨울비가 가볍게 지나가고서 먼지띠를 살짝 씻었지만 아직 뿌연띠가 짙다. 구름이 없어도 뿌연 시골하늘을 가르는 새를 보다가 생각한다. “갈수록 사람들은 안 걷는 탓에 하늘이 얼마나 뿌연지 모르겠구나! 안 걷기 때문에 자꾸 이 별을 더럽히겠구나!” 《지붕, 우주의 문턱》을 읽는 내내 몹시 아쉬웠다. 이런 책을 옮기는 일은 안 나쁘지만, 우리 나름대로 우리 살림집 지붕을 살펴서 들려주는 책을 여미면 더없이 알차고 아름다웠으리라. 지붕은 왜 지붕일까? ‘지붕’이란 낱말을 제대로 읽는 이웃은 얼마나 될까? ‘지붕·집’은 여러모로 보면 같은 낱말이다. 지붕이 있으니 집이고, 집이면 지붕이 있다. 지붕이 없거나 집이 아니라면 ‘한데’라 하고, 한데란 ‘밖’이다. ‘지붕·집 = 안’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집사람 = 안사람’인 얼개인데, ‘안’은 ‘안다’로 잇는다. ‘아름드리·아름답다’는 바로 ‘안’에서 비롯하고, ‘알’로 이어서 ‘알다’로 만난다. 말을 알려면 삶을 알아야 하고, 삶을 알려면 사랑하면 된다.


#LeToit #ThierryPaquot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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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9.


《나랑 같이 놀자》

 리 홀 엣츠 글·그림/양은영 옮김, 시공주니어, 1994.6.3



아침부터 구름이 모인다. 낮으로 넘어갈 즈음 빗방울을 뿌린다. 가볍게 씻는구나. 한겨울비인데 살짝 찰 뿐, 얼어붙지 않는다. 작은아이하고 저잣마실을 간다. 오가는 버스에서 하루글을 쓰고 노래꽃을 두 꼭지 쓴다. 집으로 돌아와서 한참 꿈나라를 헤맨다. 번쩍 눈을 뜨고서 밤빛을 느끼는데, 비구름이 모조리 사라졌다. 어느새 갰구나. 반짝이는 별을 본다. 《나랑 같이 놀자》를 문득 다시 편다. 아름그림책은 언제 어디에서 새삼스레 펼쳐도 마음을 녹인다. 한두 벌 슥 읽고 덮는 그림책이라면, 처음부터 장만할 일이 없다. 적어도 즈믄벌을 되읽으면서 마음을 살찌우고 생각을 밝혀서 사랑으로 나아가는 길을 돌아보는 동무인 그림책이다. 2000년 한여름 어느 날 “아주 좋아해서 즈믄벌 넘게 읽어 낡고 닳은 그림책”을 새로 사러 책마실을 나온 어린이는 숲노래 씨한테 첫 ‘그림책 길잡이’였다. 그무렵 ‘출판사 막내 영업자’일 뿐이었지만, 그림책돌이한테는 “사랑하는 그림책을 펴낸 곳에서 일하는 고마운 분”이었더라. 그날 그 아이한테 주머니를 털어서 여러 그림책을 사주었다. “즈믄벌 읽어 다 닳은 그림책”을 들고 찾아온 아이한테 어떻게 다시 책을 팔 수 있겠는가. 그 아이는 마음으로 같이 놀 어른동무를 만나고 싶었겠지.


#Play With Me #Marie Hall Ets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2000년 여름, 서울도서전에서 만난 어린이가 들고 온 그림책은

<팥죽 할멈과 호랑이>.

손때 짙게 밴 그림책을 보고서

새책과 다른 그림책, 또 이웃 출판사 다른 그림책을

잔뜩 챙겨 준 일은 앞으로도 마음에 되살아나서

책을 바라보는 눈결을 다독여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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