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대마경 8 - S코믹스
이시구로 마사카즈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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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11.

책으로 삶읽기 826


《천국대마경 8》

 이시구로 마사카즈

 천선필 옮김

 소미미디어

 2023.5.11.



《천국대마경 8》(이시구로 마사카즈/천선필 옮김, 소미미디어, 2023)을 읽는다. 불굿인 곳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언제나 불굿을 쳐다보느라 불굿이 아닌 살림뜰이나 살림숲을 그릴 틈이 없구나 싶다. 체르노빌에서도 풀은 돋는다. 서울 한복판에도 나무가 있다. 그런데 체르노빌에서 풀포기를 들여다보는 사람은 몇일까? 서울 한복판에서 나무한테 다가서고 쓰다듬는 사람은 몇인가? 하늘을 보고 느껴야 하늘을 읽는다. 빗방울을 보고 느끼고 마셔야 빗물을 안다. 씨앗을 손바닥에 얹고서 사랑해야 새롭게 자라도록 심을 수 있다. 오늘 이곳에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앞길을 바꾼다. 불굿이라는 곳은 스스로 꿈을 지운 마음이 활활 타오르는 잿더미일 테지.


ㅅㄴㄹ


“여행자라길래 어떤 사람인가 했더니 어리네. 아직 어린애잖아.” “아아아, 여러모로 죄송합니다.” (22쪽)


“내가 죽으면 바다에 흘려보내 줘. 학교 밖으로 나왔을 때, 넓, 넓어서 깜짝 놀랐어. 두근거렸지. 섬에서 여기로 왔을 때는 훨씬 더 넓어서 여기를 미치카랑 오마하고탐험하면, 어, 엄청날 거라 생각했어.” (147쪽)


“울어 봤자 원래대로 돌아오진 않아. 그러니까 놀 수 있을 때 놀아 둬야만 한다고.” (178쪽)


+


이제부터 더 큰 천재지변을 불러일으킬 거예요

→ 이제부터 더 크게 날벼락을 일으켜요

→ 이제부터 더 크게 불벼락을 일으켜요

13쪽


지옥의 시대는 이제 수복이 불가능해요

→ 불굿나날은 이제 되돌리지 못해요

→ 불밭나날은 이제 돌리지 못해요

14쪽


저희는 식인 괴물 토벌로 먹고살고 있어서요

→ 저희는 사람잡이를 무찔러 먹고살아요

→ 저희는 사람잡이를 해치워 먹고살아요

40쪽


암컷도 있고 수컷도 있었지만, 절반 정도는 나처럼 양성구유였다고

→ 암컷도 있고 수컷도 있었지만, 둘에 하나는 나처럼 암수하나였다고

6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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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탐정 아케치 고로 3
히가시무라 아키코 지음, 김진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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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11.

책으로 삶읽기 907


《미식탐정 3》

 히가시무라 아키코

 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23.4.21.



《미식탐정 3》(히가시무라 아키코/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23)을 읽었다. 《미식탐정》은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이 선보인 그림꽃 가운데 가장 읽기가 어렵다고 할 만하다. 어느 모로는 이런 그림꽃을 꼭 그리고 싶었겠구나 싶고, 그만큼 “덜뜬 사내”가 눈 좀 뜨기를 바랐다고 여길 만하다. 이녁은 여태 익살스럽게 그려내기는 했지만 이녁 아버지는 ‘망나니(독재자)’라고 할 만한 사내였다. 1975년에 태어나 자란 또래는, 우리나라도 일본도 두들겨맞으면서 컸고, 웃사내질에 시달린 가시내가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2020년을 넘어서는 요즈음은 달라졌을까? 제법 달라지기는 했다. 적잖은 사내가 얼뜬 몸짓을 버렸고, 착하고 참한 몸짓을 스스럼없이 보인다. 이와 달리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얼뜬 몸짓에 엉터리로 치닫는 사내도 참 많다. 사랑이 없는 모든 곳은 불굿이다. 사랑이 있는 곳에는 싹이 트고 꽃이 피어 천천히 숲으로 나아간다. 사람잡이 하나만 잡으려고 해본들 이미 늦다. 얼뜬 웃사내질을 모조리 녹이는 때라야 비로소 사랑이 싹틀 수 있다.


ㅅㄴㄹ


“남편이 바닥에 떨어진 반찬들을 주워먹으라고 시켰어요. 마치, 후후, 돼지처럼.” (34쪽)


“그거 알아? 일본은 살인의 천국이야. 매일매일 어디선가 누군가가 누군가를 죽이고 있어. 근데 체포돼서 TV뉴스에 나오는 건 극히 소수지. 정말 웃기지 않아?” (60쪽)


“어머님도 참 세심한 분이군. 이런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을. 아들의 건강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 “그치만 와이프 입장에선 고맙긴 해도 부담스럽죠.” “음?” “생각해 봐요. 이런 게 수시로 오면 지옥이라구요.” (72쪽)


“당신이 궁금해했던 이 요리의 맛은 어때?” (148쪽)


#ひがしむらあきこ #HigashimuraAkiko #東村アキコ #美食探偵


+


요리를 사랑하는 나의 꿈

→ 밥짓기를 사랑하는 꿈

→ 맛꽃을 사랑하는 이 꿈

7쪽


이번 주엔 이틀 연속 손절매에 실패했어

→ 이레 사이 이틀 내리 싸게 못 팔았어

→ 이 이레엔 이틀 내내 내치지 못했어

20쪽


일본은 살인의 천국이야

→ 일본은 죽음나라야

→ 일본은 사람잡이판이야

→ 일본은 쉽게 해치우지

60쪽


매일매일 어디선가 누군가가 누군가를 죽이고 있어

→ 하루하루 어디선가 누가 누구를 죽여

→ 언제나 어디선가 누가 누구를 죽여

60쪽


학식은 맛이 없어서 다들 불평이 심했어

→ 모둠밥은 맛이 없어서 다들 투덜거렸어

→ 배움밥집은 맛없어서 다들 싫어했어

72쪽


우리는 철야해서 오늘 비번이라고

→ 우리는 밤새워서 오늘 쉰다고

→ 우리는 밤샘일로 오늘 거른다고

105쪽


사건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가택수사를 하란 말야?

→ 나쁜일이 있지도 않은데 집을 뒤지란 말야?

→ 뭐가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들이닥치란 말야?

《미식탐정 3》(히가시무라 아키코/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23) 114쪽


맛있으니까 순삭하는 거지, 요리사도 기뻐할걸?

→ 맛있으니까 사라지지. 밥지기도 기뻐할걸?

→ 맛있으니까 쓱싹하지. 부엌님도 기뻐할걸?

→ 맛있으니까 해치우지. 맛잡이도 기뻐할걸?

153쪽


불로소득이 최고야

→ 거저벌이가 좋아

→ 앉은벌이가 으뜸

→ 물림먹기가 꼭두

16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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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간장 비빔밥
키무라 이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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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10.

만화책시렁 620


《달걀 간장 비빔밥》

 키무라 이코

 한나리 옮김

 미우

 2015.6.15.



  며칠째 몸살을 앓으며 집일을 하기 버겁지만, 등허리를 펴거나 걸을 만할 적에는 어기적어기적 움직이면서 이모저모 추스릅니다. 혼살림을 하던 지난날에도, 함살림을 하는 오늘날에도, 몸앓이를 할지라도 할 일은 해야 합니다. 땀을 쪽 뺀 옷을 빨래하면서 몸을 씻고, 빨래한 옷을 마당에 널고, 이러면서 밥이랑 국을 해놓습니다. 봄에 훑어서 말린 모과꽃차를 마시고, 가을에 썰어서 재운 모과알차를 마시니 뜨끈뜨끈 기운이 퍼지면서 조금은 숨을 돌립니다. 《달걀 간장 비빔밥》을 돌아봅니다. 스스로 바보스럽게 하루를 보내는 줄 안다는 그림님은, 그저 바보스럽더라도 이 하루를 어떻게 즐기는지 한 올 두 올 풀어냅니다. 짜고 짜고 짠 고기떡을 먹으려고 마음을 거룩하게 다스리고서 돌돌돌 쇠줄을 푼다지요. 달걀에 간장을 풀고서 비빔밥을 먹는다지요. 한밤에 조용히 일어나서 혼자 즐기는 밥 한 그릇을 누린다지요. 하나부터 열까지 바보스러울 수 있지만, 바보스럽기에 삶이고, 바보스러운 길에서 문득 반짝이는 빛줄기를 보게 마련입니다. 잘나 보이려고 하면 외려 무겁습니다. 멋져 보이려고 하면 그만 벅찰 테지요. 다 다른 사람들은 다 다르게 하루를 바라보고 맞이하면서 스스로 피어나는 꽃입니다.


ㅅㄴㄹ


“너희들은 아무것도 몰라! 모름지기 콘비프는! 신성한 의식, 감상하는 즐거움, 짭짤한 고기의 소박한 맛.” (50쪽)


“앞으로 낫토는 숨어서 심야에 먹어야지! 아무한테도 방해받지 않을 거야!” (68쪽)


“하지만 바보 같은 얘기만 올리는데요?” “그 바보 같은 느낌이 좋은 거거든요!” (92쪽)


#たまごかけごはん #木村 いこ


+


《달걀 간장 비빔밥》(키무라 이코/한나리 옮김, 미우, 2015)


짐은 한 입으로 만족하노라

→ 나는 한 입으로 즐겁노라

→ 이 몸은 한 입이면 되노라

37쪽


이 안에 이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가 있을지도

→ 이곳에 딴나라로 가는 열쇠가 있을지도

→ 여기에 남나라 열쇠가 있을지도

41쪽


태엽을 감듯이 신중하게 신중하게 감는다

→ 돌림쇠 감듯이 차분하게 차분하게 감는다

→ 돌돌이 감듯이 가만히 가만히 감는다

42쪽


올해는 무가 실하네

→ 올해는 무가 굵네

→ 올해 무는 똥똥하네

75쪽


바보 같은 느낌이 좋은 거거든요

→ 바보 같아서 좋거든요

→ 바보 같아 좋거든요

9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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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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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불굿싸움 (2018.12.8.)

― 순천 〈골목책방 서성이다〉



  어릴 적부터 이 땅에서 마주하는 낯설고 새로운 모두가 궁금해서, 쉬잖고 둘레 어른이나 동무나 언니한테 물었습니다. “철은 뭐예요? 겨울은 왜 겨울이에요? 이 나무는 이름이 뭐예요? 나무에 앉아 노래하는 새는 이름이 뭐예요? 저 구름은 뭐라고 해요? 이 꽃은 먹어도 돼요? 왜 쉬운말을 안 쓰고 어렵게 말해요?” 같은.


  곰곰이 돌아보면, 우리 어머니를 빼고 거의 모두라 할 사람들이 대꾸를 안 했고, 꿀밤을 먹였습니다. 박정희는 스러졌지만 전두환이 서슬퍼렇던 무렵이라, 나이든 사람은 나어린 사람을 쉽게 때린 지난날이에요. 이를테면 마흔 살짜리는 서른 살짜리를 때리고서 돈을 뺏습니다. 서른 살짜리는 스무 살짜리를 때리고서 돈을 뺏습니다. 스무 살짜리나 대학생은 고등학생을 때리고서 돈을 뺏는데, 고 3·고 2·고 1로 또 벌어지고, 중 3·중 2·중 1뿐 아니라, 국 6부터 국 2까지 때리고서 돈을 뺏는 얼개였어요. 국 1은 예닐곱 살 아이를 때리고서 돈을 뺏더군요.


  이 바보스런 나라 한복판을 지켜보다가 열네 살 무렵부터 맞서기로 했습니다. 열세 살 봄부터 열네 살 봄까지 싸움솜씨를 익혔어요. 저는 으레 얻어맞고 돈을 빼앗긴 채 울면서 집에 들어왔는데, 우리 언니가 이 여린 동생을 보다 못해서 1988년 봄에 ‘특전무술 도장’에 억지로 집어넣었어요.


  그때에 싸움솜씨를 익혔지만, 여태 몸싸움을 한 일은 없습니다. 몸싸움을 할 뜻으로 싸움솜씨를 익히지 않았거든요. 그렇다고 내 몸을 지키려고 익히지도 않았습니다. 중 2 때부터 고 3에 이르기까지, 또 싸움판(군대)을 거치는 동안에도, 나이로 동생이나 또래를 억누르는 얼뜬 바보 앞에 서서 “그딴 바보짓 그만해! 넌 스스로 안 창피하냐?” 하고 따졌습니다. 그때에 주먹무리는 갖은 막말로 “니가 뭔데?” 하고 으르렁댔고, 저는 똑같이 “넌 뭔데? 넌 뭐길래 쟤 돈을 뺏으려고 해?” 하고 가로막았어요.


  겨울이 깊어가는 섣달에 순천으로 시외버스를 달립니다. 〈골목책방 서성이다〉에 들러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을 건넵니다. 오늘날 이 나라는 온통 싸움불굿입니다. 아이들은 배움불굿이고, 어른들은 서울불굿입니다. 서울을 즐겁게 떠나서 시골살림을 짓는 길로 거듭날 이웃은 어디 있을까요? 부릉부릉 쇳덩이는 그만 몰고서, 사뿐히 마당을 거닐고 풀꽃나무를 품는 이웃은 어디 있나요?


  겨울이기에 봄을 그립니다. 새봄빛을 꽃노래로 누리는 하루이기를 바랍니다. 겹겹 품고 돌보는 겨울이니, 빛나는 그림으로 겨울을 녹여 봄이 오는 이야기를 펴는 꿈씨앗을 헤아립니다. 쇳덩이에서 내려야 비로소 둘레를 알고 책을 읽습니다.


ㅅㄴㄹ


《제주의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원했던 삶의 방식을 일궜는가?》(편집부, 브로드컬리, 2018)

《내가 나눠줄게 함께하자》(일리아 그린/임제다 옮김, 책속물고기, 2013)

《통통공은 어디에 쓰는 거예요?》(필리포스 만딜라리스(글)·엘레니 트삼브라(그림)/정영수 옮김, 책속물고기, 2015)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이반 일리치/허택 옮김, 느린걸음, 201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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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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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책숲마실 (2020.9.5.)

― 전남 순천 〈도그책방〉



  새로 여민 책을 들고서 순천마실을 갑니다. 어릴 적부터 ‘책숲마실’을 해왔고, 이 삶을 고스란히 《책숲마실》이라는 이름으로 담았습니다. 책을 사고파는 곳도 숲이고, 책을 빌려서 읽는 데도 숲입니다.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마음에 안 드는 책이 있을 텐데, 뭇책이 어우러지기에 책숲입니다.


  사람은 숲을 품고서 살아가기에 사람답습니다. 숲을 품지 않고서 살아간다면 사람빛을 잊다가 잃습니다. 몸짓에 마음이 드러나고, 말씨에 마음이 나타납니다. 글줄에 마음이 퍼지고, 눈망울에 마음이 흘러요.


  책이 태어나려면 먼저 삶을 일굴 노릇입니다. 스스로 그려서 일구는 삶이 있기에, 이 삶을 누리는 하루를 마음에 담습니다. 삶을 마음에 담으니 날마다 천천히 가꾸고 돌봐요. 가만히 자라나는 마음에서 말이 피어납니다. 삶이 있기에 마음에서 말이 샘솟고, 삶이 없으면 마음에서 아무런 말이 안 나옵니다.


  고흥 시골집부터 순천책집을 오가는 길은 서울 오가는 길 못지않게 품과 돈이 듭니다. 시골에서 살며 이 대목을 또렷이 느낍니다. 서울에서야 인천이나 연천이나 남양주나 안산쯤 가볍게 오갈 만하고, 천안까지도 슥 다녀온다지요. 그러나 시골에서는 이웃 고장을 다녀오는 길이 드물고 비싸고 까다롭습니다.


  요즈막은 웬만한 사람들 누구나 부릉부릉 몰기에, 여느길(대중교통)이 어떤지 모르는 분이 수두룩하더군요. 걷지 않는 사람은 이웃을 안 사귀거나 겉치레로 사귑니다. 두바퀴로 느긋느긋 오가지 않는 사람은 동무를 모르거나 겉훑기로 스칩니다.


  〈도그책방〉에 《책숲마실》을 한 자락 드립니다. 시골버스랑 시외버스에서 새로 쓴 노래꽃도 드립니다. 버스로 오래오래 돌고도는 길에 아이를 토닥이고 도시락을 챙겨 줍니다. 이러고서 생각을 추슬러 붓을 쥡니다. 움직이는 길에 책을 두어 자락 읽고, 글도 몇 자락 씁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책을 너덧 자락 읽고, 잠든 아이를 어깨에 기대라 하고 토닥이고는, 글을 몇 자락 천천히 여밉니다.


  모든 책은 처음 태어난 무렵에 어떤 삶이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다 다른 삶을 다 다른 눈으로 읽고서, 다시 다른 눈으로 풀어냅니다. 어제하고 오늘을 잇는 실마리가 말 한 마디이면서 책 하나입니다. 여러 갈래 삶을 여러 눈망울로 돌아보기에 여러 목소리를 나누면서 깊고 넓게 마음을 북돋울 만합니다.


  갓 태어난 책조차 며칠 지나면 “묵은 책”입니다. 새책도 하루 뒤에는 이미 ‘헌책’입니다. ‘헌’이 ‘허허·하늘’하고 맞닿은 줄 알아채는 분은 얼마나 있을는지요. ‘새책’이란 ‘사잇책’이고, ‘헌책’이란 ‘하늘책’입니다.


ㅅㄴㄹ


《꽃밥》(정현숙 글·김동성 그림, 논장, 2020)

《이 세상 최고의 딸기》(하야시 기린 글·소노 나오코 그림/고향옥 옮김, 길벗스쿨, 2019)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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