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창비시선 411
신용목 지음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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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2.24.

다듬읽기 115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신용목

 창비

 2017.7.27.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신용목, 창비, 2017)는 책이름부터 틀렸습니다. ‘문학’이나 ‘시’라는 이름을 내세워서 틀린말을 함부로 써도 될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는 우리말이 아닌 틀린말일 뿐입니다. ‘누군가를’도 틀린말입니다. 우리말은 ‘누가’하고 ‘누구를’입니다. ‘누구’라는 낱말에 ‘-가·-를’을 붙이면 ‘누구가·누구를’이고, 줄여서 ‘누가’로 쓸 뿐입니다. 우리말을 우리글로 담아내는 길을 가고 싶다면, 말이 무엇이고 글이 어떠한가를 언제나 새롭게 익히고 다시 가다듬고 거듭 벼릴 노릇입니다. 영어 ‘플래시’를 일본말스럽게 ‘후라시’라 한다든지, 일본말 ‘백미러’를 함부로 쓰는 글버릇으로는 글꽃이 피지 않아요. 생각을 안 틔우고서 아무 말이나 쓸 적에는 ‘아무렇게나’ 팽개치는 장난글로 맴돌 뿐입니다.


ㅅㄴㄹ


후라시를 켤 때마다 보란 듯이 불빛 그 바깥에 가 있었네

→ 불을 켤 때마다 보란 듯이 불빛 바깥에 있네

→ 번쩍 켤 때마다 보란 듯이 불빛 바깥에 가네

9쪽


마치 태양에 환풍기를 달아놓은 것처럼

→ 마치 해에 바람이를 달아놓은 듯이

→ 마치 해에 바람갈이를 단 듯이

→ 마치 해에 시원이를 단 듯이

13쪽


계절의 골짜기마다 따뜻한 노래는 있고

→ 철철이 골짜기마다 따뜻이 노래하고

→ 철이란 골짜기마다 노래는 따뜻하고

15쪽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지 않아도

→ 누가 누구를 부르지 않아도

17쪽


나의 입과 나의 목과 나의 배에 대해

→ 내 입과 목과 배를

→ 이 입과 목과 배를

19쪽


백미러 속에서 누군가 달려오고 있었다

→ 뒷거울로 누가 달려온다

→ 뒷거울을 보니 누가 달려온다

21쪽


혹은 잘린 나무의 나이테거나 편지의 찢긴 조각

→ 또는 잘린 나무 나이테거나 찢긴 글월 조각

→ 아니면 잘린 나이테거나 찢긴 글조각

33쪽


정확하게는, 육체 속에 숨어 있던 시체를

→ 바르게는, 몸에 숨은 주검을

→ 똑바로 말해, 몸에 깃든 송장을

33쪽


불 속의 글자처럼 사라지는 순간들이 환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며

→ 불타는 글씨처럼 사라지는 한때가 환하게 나를 올려다본다고 느끼며

→ 불길 글씨처럼 사라지는 오늘이 환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본다고 느끼며

42쪽


하나의 가로등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 불빛처럼

→ 거리불 하나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 불빛처럼

→ 길불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 빛처럼

46쪽


골목은 간밤의 선열로부터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식탁에 흩어놓은 약봉지 같다

→ 골목은 간밤 샘불에도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자리에 흩어놓은 돌봄자루 같다

64쪽


생각 위에 글자를 쓸 때마다 금방 낙서가 된다

→ 생각에 글씨를 쓸 때마다 곧 깨작질이 된다

→ 생각에 글을 쓸 때마다 이내 장난질이 된다

7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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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교육이 아니다 - 교육은 내가 원하는 ‘나’를 만드는 것이다
최준우 지음 / 스토리닷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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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2.24.

푸른책시렁 169


《그것은 교육이 아니다》

 최준우

 스토리닷

 2023.6.17.



  《그것은 교육이 아니다》(최준우, 스토리닷, 2023)를 읽었습니다. 책이름 그대로 ‘가르침’이 아닌 ‘길들이기’를 하거나 ‘뒤틀기’를 하는 무리가 꽤 힘이 셉니다. ‘배움’이 아닌 ‘종살이’를 하거나 ‘허수아비’를 하는 사람도 무척 많습니다. 나라지기라는 자리에 섰다지만, 오래도록 거머쥐면서 온나라를 짓밟은데다가 마구잡이로 검은짓을 일삼았고, 일본앞잡이를 모조리 풀어놓은 허튼짓까지 한 이승만은 그저 만무방입니다. 더할 말도 뺄 말도 없습니다.


  그러나 어떻게든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치켜세우려는 무리가 아직 있고, 이런 만무방을 기리는 그림꽃을 찍는 허수아비조차 있고, 스스로 우리 발자취를 안 배우거나 눈돌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곰곰이 짚자면, 서슬퍼런 일본굴레에 허덕이던 무렵, 이 나라 젊은이를 싸움터로 내몬 숱한 글바치는 1945년 8월 뒤에도 이승만 뒷그늘에 버티고 앉아서 벼슬을 꿰찼고, 이름을 날렸고, 곳곳에 울타리를 세웠습니다. 바로 이들은 만무방을 ‘아버지’로 여기면서 섬기려 했어요.


  눈을 틔우려고 하는 하루이기에 배움길입니다. 먼저 눈을 뜨는 어른으로 살아가려는 오늘이기에 가르침길입니다. 우리말 ‘스승’은 ‘스스로’ 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이슬받이·이슬떨이’라는 오랜 우리말이 있어요. 이슬이 내린 새벽길을 먼저 이슬을 받으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엉뚱하거나 틀리거나 엇나가거나 엉성한 굴레나 틀을 함부로 들이미는 짓은 조금도 가르침·배움이 아닌 그저 굴레나 틀입니다. 틀에 박힌 눈으로는 온누리를 아름답게 일구는 길하고 멀어요. 《그것은 교육이 아니다》는 아이도 어른도 참답게 배우는 하루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하는 대목을 들려주려고 합니다.


  생각해 볼 일입니다. 서울에 있는 이름난 열린배움터를 다녔기에 똑똑하지 않습니다. 어린배움터조차 다닌 일이 없더라도 눈이 밝고 맑으면서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일 때라야 똑똑하고 어질어요.

  잘못한 사람은 그저 잘못한 사람일 뿐입니다.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채 숨을 거두었으면, 안쓰러운 민낯을 내내 짊어져야겠지요. 잘못을 씻고자 조용히 시골에 깃들어 흙을 가꾸면서 사랑을 펴려는 마음을 품지 않는다면, 한낱 끄나풀에 그칩니다.


ㅅㄴㄹ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지식 과정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감정에 관한 공부이다. (59쪽)


교육의 시작은 자신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76쪽)


이렇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정하면 동시에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도 정해진다. (98쪽)


수학을 잘하려면 국어를 잘해야 하며 반대로 국어를 잘하기 위해 수학을 잘해야 한다. (119쪽)


종일 주변의 자극에 반응만을 하고 사는 사람을 구르지예프는 기계라고 불렀다. (163쪽)


난 나의 성장이 내 주변 모두의 성장임을 안다. (297쪽)


+


교육의 시작은 자신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 나를 알아보는 길부터 가르친다

76


이렇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정하면 동시에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도 정해진다

→ 이렇게 스스로 누구인지 잡으면 이 땅을 어떻게 살아갈지도 잡는다

→ 이렇게 스스로 누구인지 세우면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도 세운다

98


난 나의 성장이 내 주변 모두의 성장임을 안다

→ 난 내가 자라야 둘레 모두도 자라는 줄 안다

297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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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헌책집이 품는다 (2023.12.22.)

― 광주 〈광일서점〉



  우리나라는 작은 듯해도 넓습니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마녘하고 높녘 날씨가 확 다릅니다. 더욱이 시골은 한여름에 아무리 펄펄 끓어도 별이 돋는 밤이면 서늘하고, 한겨울에 아무리 얼어도 해가 나는 낮이면 사르르 녹아요. 겨울이 깊어가는 해끝에 광주마실을 갑니다. 먼저 계림동 쪽으로 거닐어 〈광일서점〉에 닿습니다.


  책집 할배는 오늘도 잘 계십니다. 작은 새책집은 꾸준히 늘지만, 작은 헌책집은 꾸준히 사라집니다. 책이란 돌고돌게 마련인데, 돌고돌 책길을 잇는 끝자락인 바다 노릇을 하는 헌책집을 눈여겨보는 젊은 이웃이 너무 적어요.


  한 사람이 한 벌을 읽고서 사라져야 할 책이 아니라면, 책숲에서 빌리는 사람이 없어서 치워야 하는 책이 아니라면, 손길을 새롭게 받기를 기다리는 책이 깃들 쉼터인 헌책집을 눈여겨보겠지요. 어느 나라이건 버림받는 책이나 잊히는 책이 멧더미입니다. 퍽 오래 손길을 못 받은 책이더라도 읽힐 값이 없지 않아요. 읽힐 값이 깊고 넓지만 오히려 손길을 못 받고 스러지는 책이 수두룩합니다.


  오늘 〈광일서점〉에 여러 겹으로 쌓인 ‘새 헌책’은 광주 어느 열린배움터에서 우리말글을 가르치던 분한테서 잔뜩 흘러나왔습니다. 배움지기 한 분이 흙으로 떠난 듯싶어요. 이 배움지기는 일본 어느 열린배움터 배움지기하고 책을 주고받은 듯합니다. 일본에서는 일본책을 우리나라로,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책을 일본으로 보내어 서로 배움길을 열었구나 싶군요.


  마지막으로 알아볼 손길이 이 책꾸러미를 품었고, 고맙게 하나하나 쓰다듬습니다. 이름으로만 들은 ‘가나자와 쇼자부로’ 책을 구경합니다. 일본도 처음부터 ‘국어(國語)’라는 말을 쓰지는 않았으나, 어느새 ‘국어’란 이름을 썼고, 어리석은 싸움판이 끝장나고서 한참 지나고 난 뒤부터 ‘국어’란 이름을 ‘일본어’로 바꾼 이웃나라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국어’를 바보처럼 붙듭니다.


  생각에 생각을 보태려 하기에 배웁니다. 생각에 생각을 나누려 하기에 살림을 짓습니다. 생각에 생각을 더하고 마음에 심기에 사랑이 싹틉니다. 모든 생각은 말 한 마디에서 태어납니다. 말을 허투루 지나치면 마음이 낡습니다. 말을 알뜰히 돌보면 마음이 환합니다. 말을 업신여기면 마음이 찌듭니다. 말을 곱게 살리면 마음이 사랑으로 피어납니다.


  우리는 ‘길’을 갈 뿐입니다. ‘-즘·주의·노선·방향·정책’이 아닌 ‘길’을 갈 일입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길을 가면서 ‘길듭’니다. 스스로 생각할 때라면, 길을 가며 기운이 나고 꿈을 기르고 슬기가 깊습니다.


ㅅㄴㄹ


《남영동》(김근태, 중원문화, 1987.9.30.첫/1988.6.20.4벌)

《학교와 사회》(W.파인버그·J.F.솔티스/고형일·이두휴 옮김, 풀빛, 1990.9.30.)

《내 고장 전통 가꾸기》(편찬위원회 엮음, 완도군, 1981.12.30.)

《江戶語の辭典》(前田勇 엮음, 講談社, 1979.10.10.첫/1995.8.22.15벌)

《문맥서평 제2호》(출판편집자협의회 문맥회, 미래사, 1988.7.4.)

《敬語法の硏究 訂正版》(山田孝雄, 寶文館, 1924.6.20.첫/1931.6.20.고침)

- 巖松堂書店. 東京 神田

《國語學通論》(金澤庄三郞, 早稻田大學出版部, 1923.)

- 가나자와 쇼자부로 1872∼1967

《新修 國語學史》(東條操, 星野書店, 1948.5.20.)

- 一九四八年 六月 三十日, 京都女專 國文科 

《防災科學 震災》(岩波茂雄 엮음, 岩波書店, 1935.4.15.)

- 朝鮮總督府 氣象臺

- 觀測所 光州出張所 14.9.7.

《안 이쁜 신부도 있나 뭐》(유하·하재봉·함민복·함성호·김정란, 세계사, 1992.1.1.첫/1992.1.30.2벌)

《에코스파즘(발작적 경제위기)》(앨빈 토플러/이희구 옮김, 한마음사, 1982.9.20.)

《語錄 民族의 소리》(홍선희 엮음, 태극출판사, 1978.11.25.)

《민족사의 불기둥 1》(이은상, 청년저축조합·횃불사, 1971.11.30.)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김진아, 바다출판사, 2019.4.8.첫/2019.5.15.2벌)

《번역어 성립 사정》(야나부 아키라/서혜영 옮김, 일빛, 2003.4.1.)

- #飜譯語成立事情 #柳父章 1982년

《역사속의 민중과 민속》(한국역사민속학회 엮음, 이론과실천, 1990.9.25.)

《노동하는 인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교황 요한 바오로 2세/범선배 옮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3.12.1.첫/1983.12.31.재판)

《註解 新約聖書》(黑崎幸吉, 明和書院, 1930.12.10.첫/1953.3.29.10벌)

《月刊牧會 별책부록 : 敎會學校 프로그램과 壯年의 責任》(칼드웰/오소운 옮김, 월간목회사, 1978.3.1.)

《月刊牧會 별책부록 : 韓景職 牧師의 牧會論》(이동섭, 월간목회사, 1978.4.1.)

《꼬마 니콜라 4 니콜라의 멋진 추억》(L.고시니·장 자크 상페/민희식 옮김, 거암, 1986.11.30.)

《동녘문고 3 여성과 노동》(이명희 엮음, 동녘, 1985.5.15.)

《산업신서 13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편집부 편역, 광민사, 1981.6.22.)

《백산문고 5 노동조합의 조사연구입문》(편집부 엮음, 백산서당, 1984.5.30.)

《大說 ‘南’》(김지하, 창작과비평사, 1982.12.25.첫/1984.10.20.3벌)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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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봄개구리 2024.2.10.흙.



봄에 불어 봄바람이고, 봄에 내려 봄비이고, 봄에 찾아들어 봄새이고, 봄에 깨어나 봄개구리야. 겨울에 오니 겨울눈이고, 겨울에 내리쬐어 겨울볕이고, 겨울에 피니 겨울꽃이고, 겨울에 하는 겨울일이야. 여름에 못물에서 노래하는 못개구리이고, 가을이 깊어 그만 꿈꾸러 땅을 파는 겨울개구리이지. 한창 익는 봄이면 도랑이며 못에 알을 낳는 개구리이고, 아직 얼음이 모두 안 녹았어도 기지개를 켜고서 새해를 그리려는 개구리야. 늦겨울에 일찍 깨어나는 개구리는 심심할 틈이 없어. 앞으로 푸르게 퍼질 풀숲을 그린단다. 이제 이곳을 떠날 겨울새 날갯짓소리를 귀기울이고, 하나둘 깨어나려는 풀벌레를 눈여겨보지. 곧 돋는 봄꽃마다 애벌레도 풀벌레도 모여들게 마련이고, 봄개구리도 봄새도 봄꽃 곁으로 찾아간단다. 그야말로 온누리 누구나 봄꽃을 지켜본단다. 잎망울을 헤아리고 꽃망울을 그려. 조그맣게 부풀다가 환하게 터지는 새잎과 새꽃을 반기면서 새해를 누릴 새길을 하나하나 곱씹는 봄이라고 할 만해. 겨울은 꽁꽁 얼리는 늦가을비하고 늦가을바람에 화들짝 놀라면서 얼른 굴을 파는 개구리가 알린다고 여길 수 있어. 거꾸로 봄은 그동안 꽁꽁 얼어붙은 땅을 풀어내는 늦겨울비하고 늦겨울바람에 눈을 번쩍 뜨면서 밖으로 기어서 나와 입을 크게 벌리는 개구리가 알린다고 할 수 있어. 잘 들어 보렴. 늦가을소리와 늦겨울소리가 다르단다. 낮이 길어가는 하늘은 새도 벌레도 사람도 살찌우는 숨결을 퍼뜨린단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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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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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짠물 2024.2.11.해.



바닷물은 짠물이야. 소금을 머금기에 바닷물이야. 냇물과 샘물과 우물물은 소금을 안 머금은 민물이야. 늘 흐르면서 새로 길을 나서는 물줄기에는 소금빛이 없어. 늘 머무르면서 오르내리듯 춤추는 들판이기에 소금빛이 있어. 흐르는 곳에는 티없는 숨빛이 흘러. 머물되 춤추는 곳에는 묵직하면서 깊이 숨빛이 배지. 민물은 그냥 마시면서 싱그러운 기운이고, 짠물은 새로 숨붙이가 자라고 깨어나라는 틔움 기운이야. 바다에서 살아가는 모든 숨붙이는 ‘바닷물에 깃든 소금빛’을 언제나 온몸에 덮으면서 헤엄치지. 바다에서는 아프거나 앓을 일이 없어. 바다란 모두 받아들이면서 풀어내는 몫이야. 뭍에서 긴긴 ‘민물 냇물’이 흘러 바다로 올 적에 모래밭과 뻘밭에서 차근차근 걸러서 소금빛을 베푼단다. 사람들은 밥이나 국을 먹으면서 간을 하지. 소금빛을 담아서 밥살림을 잇는구나. 몸을 살리려니 ‘소금빛 감도는’ 밥을 먹어야겠지. 아프거나 앓을 일이 없으라면서 소금을 머금어. 그런데 바다는 하염없이 짜지 않아. 늘 아주 조금 소금을 머금을 뿐이란다. 소금은 틀림없이 몸을 깨우고 살리지만, 지나치게 소금을 들이켜면, 그만 몸이 녹아버려. 사르르 녹아버리지. 알맞게 쬐는 불이라면 따뜻하지만, 활활 사르려 들면, 그만 다 녹아버린단다. 북돋우는 빛인 소금은 그저 조금이면 돼. 혀로 살짝 핥듯 머금으면 하루가 넉넉해. 한 움큼씩 집어삼키다가는 그만 죽어. 게다가 비로 바뀌는 바다는 소금빛을 모두 내려놓는 줄 알아차리렴. 사르지 않고 살리는 짠빛을 가눌 노릇이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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