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지배 支配


 지배 계층 → 우두머리 / 꼭두머리 / 벼슬무리

 지배를 당하다 → 억눌리다 / 밟히다 / 눌리다

 아무에게도 지배된 적이 없었다 → 아무한테도 휘둘린 적이 없다

 원나라가 고려를 지배하였을 때에 → 원나라가 고려를 집어삼켰을 때에

 지배 세력에 대항하다 → 짓밟는 무리에 맞서다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 → 사람은 삶터에 휩쓸린다

 감정에 지배되다 → 느낌에 끌려간다

 그의 마음을 지배하지를 못하였다 → 그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였다

 지배층에 속하다 → 높은자리에 있다

 지배층을 형성하다 → 이끄는 무리이다


  ‘지배(支配)’는 “1. 어떤 사람이나 집단, 조직, 사물 등을 자기의 의사대로 복종하게 하여 다스림 2. 외부의 요인이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침 3. [언어] 구나 문장 안에서, 어떤 단어가 관계하는 다른 단어에 대하여 특정한 형태를 갖추도록 요구하는 일. 또는 그런 문법 관계”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감돌다·나돌다·도사리다·돌다·짙다·풍기다’나 ‘휘감다·휘두르다·휩싸다·휩쓸다’나 ‘너르다·널리·깊다·깊숙하다·서리다·어리다·지나치다’로 손질합니다. ‘너울거리다·넘치다·높다·물결치다·흐르다’나 ‘뭉개다·깔아뭉개다·짓뭉개다·집어삼키다’나 ‘꿰차다·쓸리다·오뚝서다·우뚝서다’로 손질할 만하고, ‘끌다·끌고 가다·끌어가다·끌힘·앞서다·앞서가다·이끌다’나 ‘날개꺾다·나래꺾다·이기다·짓이기다’나 ‘낫다·살판나다·좋아지다·판치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누르다·내리누르다·억누르다·짓누르다’나 ‘다스리다·차지하다·또아리·모둠길·모둠틀’이나 ‘거머쥐다·잡다·사로잡다·쥐다·움켜쥐다’로 손질하고, ‘담·담벼락·돌담·돌울·울·울타리’나 ‘가시울·가시울타리·가시담·가시담벼락·가시덤불’이나 ‘쇠가시그물·쇠가시울·쇠가시울타리·쇠가시덤불·쇠가시담’으로 손질해도 어울려요. ‘두루·여기다·보다·뛰어나다·빼어나다’나 ‘크다·세다·드세다·억세다·세차다·거세다’로 손질하고, ‘마다·빻다·밟다·쥐어박다·짓밟다·짓찧다·쪼다·찧다’나 ‘번지다·불다·뻗다·뿌리뻗다·퍼뜨리다·퍼지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따로 ‘지배자·지배층’이라면 ‘꼭두머리·우두머리’나 ‘벼슬·벼슬아치·높은곳’으로 손질할 수 있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지배’를 세 가지 더 싣지만 다 털어냅니다. ㅅㄴㄹ



지배(地排) : [불교] 절의 도량을 청소하는 사람

지배(紙背) : 1. 종이의 뒷면 2. 문장의 내면에 포함된 뜻

지배(遲配) : 배급, 배달, 지급 따위가 늦어짐



봉건국가는 이들을 지배하려고 3년마다 촌 단위로

→ 꼭두틀은 이들을 다스리려고 세 해마다 마을에

→ 임금틀은 이들을 다스리려고 세 해마다 마을에

《바로 보는 우리 역사》(역사학연구소, 서해문집, 2004) 107쪽


지배-피지배라는 식민지주의의 섭리가 일본 본토에서 전쟁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었다

→ 누르고 눌리는 재갈이란 틀이 일본 한복판에서 불바다로 나타났다

→ 밟고 밟히는 차꼬라는 얼개가 일본 한복판에서 불수렁으로 나타났다

→ 뭉개고 뭉개지는 굴레라는 길이 일본 한복판에서 불굿으로 불거졌다

《학살의 기억 관동대지진》(강덕상/김동수·박수철 옮김, 역사비평사, 2005) 8쪽


그것은 지배계급이 고안해 낸 체제 순응적인 인물로서

→ 이는 벼슬무리가 지어낸 틀을 잘 따르는 사람으로서

→ 이는 꼭두머리가 빚어낸 굴레에 길든 사람으로서

→ 이는 높은놈이 꾸며서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으로서

→ 이는 다스리는 쪽에서 만든 종 같은 사람으로서

→ 이는 꼭두벼슬이 짜낸 바보같은 사람으로서

→ 이는 우두머리가 세운 얼뜬 사람으로서

《빅토르 하라》(조안 하라/차미례 옮김, 삼천리, 2008) 37쪽


수험 세계는 경쟁 원리가 지배하고 있다

→ 셈겨룸판은 다툼길이 감돈다

→ 겨룸마당은 싸움판이다

《일본인은 어떻게 공부했을까?》(츠지모토 마사시/이기원 옮김, 知와사랑, 2009) 222쪽


식민지 조선 지배의 삼두마차

→ 사슬터 조선을 누르는 세수레

→ 조선을 짓밟는 세말수레

《한 권의 책》(최성일, 연암서가, 2011) 34쪽


몽골인의 지배 아래 살면서

→ 몽골사람한테 억눌려 살면서

→ 몽골사람한테 짓눌려 살면서

→ 몽골사람이 다스리는 곳에서

《모든 것을 사랑하며 간다》(박노자·에를링 키텔센, 책과함께, 2013) 123쪽


학교라는 작은 사회는 아이들에게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글과 같았다

→ 배움터라는 작은 곳은 아이들한테 힘결이 판치는 싸움터 같았다

→ 배움터는 아이들한테 힘자랑이 춤추는 작은 다툼판 같았다

《날아라 로켓파크》(이시다 이라/김윤수 옮김, 양철북, 2013) 32쪽


모든 도시국가에는 동등한 지배자가 한 명 또는 여러 명 있었다

→ 모든 마을나라에는 똑같은 꼭두님이 하나 또는 여럿이 있었다

→ 모든 서울나라에는 비슷한 우두머리가 하나나 여럿이 있었다

《카카오》(안드레아 더리·토마스 쉬퍼/조규희 옮김, 자연과생태, 2014) 167쪽


이들은 국가란 지배층이 민중을 수탈하기 위해 만든 기구라고 규정한다

→ 이들은 나라란 꼭두머리가 우리를 울궈먹으려고 세운 곳이라고 밝힌다

→ 이들은 나라란 우두머리가 사람들을 우려내려고 세운 곳이라고 말한다

→ 이들은 나라란 힘꾼이 사람들한테서 빼앗으려고 세운 곳이라고 한다

《마을 전문가가 만난 24인의 마을주의자》(정기석, 펄북스, 2016) 12쪽


지배층의 의도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 벼슬아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 벼슬무리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 꼭두무리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 윗무리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백투더 1919》(오승훈·엄지원·최하얀, 철수와영희, 2020) 68쪽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또한 공수표였다

→ 다스림틀을 고치겠다고 다짐했지만 이 또한 눈속임이었다

→ 얼개를 뜯어고치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빈말이었다

《미안함에 대하여》(홍세화, 한겨레출판, 2020) 15쪽


곰팡이가 세상을 지배하는 이야기를 써 봐야지 마음먹던 차에

→ 곰팡이가 온누리를 쥐는 이야기를 써 봐야지 마음먹었는데

《책과 우연들》(김초엽, 열림원, 2022) 19쪽


몽골의 지배하에서는 교역의 양상도 변화했다

→ 몽골이 다스릴 적에는 장삿길도 바뀌었다

→ 몽골이 누르던 때에는 다르게 사고팔았다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구로카와 유지/안선주 옮김, 글항아리, 2022) 70쪽


독재와 부패 세력의 지배를 받게 되었지요

→ 가시울과 각다귀가 억눌렀지요

→ 쇠사슬과 곰팡이가 짓눌렀지요

《선생님, 친일파가 뭐예요?》(김삼웅, 철수와영희, 2023) 7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 - 장대한 동슬라브 종가의 고난에 찬 대서사시
구로카와 유지 지음, 안선주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5.

다듬읽기 122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

 구로카와 유지

 안선주 옮김

 글항아리

 2022.3.11.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구로카와 유지/안선주 옮김, 글항아리, 2022)를 읽었습니다만, 어쩐지 허전합니다. 차근차근 읽다가 내려놓고, 다시 펴다가 내려놓았습니다. 이웃나라 발자취라고 하지만, 막상 이웃나라 우두머리가 언제 어떻게 바뀌었느냐를 줄줄이 읊을 뿐이군요. 어떠한 터전이고, 어떠한 살림이며, 어떠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루를 지었는가 하는 줄거리를 찾아볼 길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발자취를 살피는 글바치도 매한가지입니다. 다들 벼슬판 발자취에 얽매입니다. 우두머리 이름을 꿸 뿐, 정작 사람들이 어떤 밥과 옷과 집을 누렸는지는 한 줄로도 못 적거나 안 씁니다.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어떤 살림을 물려받거나 배우는지도 아예 못 적거나 안 쓰더군요. 우두머리 둘레에서 벼슬을 얻은 이들은 우두머리와 벼슬판을 글로 남길 뿐입니다. 더욱이 먹물에 갇힌 딱딱한 글입니다.


ㅅㄴㄹ


‘우크라이나의 저녁’에 강한 끌림을 느꼈다

→ ‘우크라이나 저녁’에 훅 끌린다

→ ‘우크라이나 저녁’에 확 끌린다

4쪽


초가지붕으로 지어진 소박한 농가 두서너 채가 석양빛을 받아

→ 풀지붕으로 올린 수수한 시골집 두서너 채가 노을빛을 받아

4쪽


새로운 부임지로 출발하기 전

→ 새로운 일터로 가기 앞서

→ 새로운 자리로 떠나기 앞서

4쪽


곡창지대라는 단어부터 머릿속에 떠올랐다

→ 설잔둘이라는 낱말부터 떠올랐다

→ 푸진들이라는 말부터 떠올랐다

→ 너른들이라는 이름부터 떠올랐다

5쪽


먼 옛날 무인지경無人之境이었던 스키타이인의 땅에 최초로

→ 먼 옛날 벌판이던 스키타이사람 땅에 처음으로

→ 먼 옛날 허허벌판이던 스키타이사람 땅에 꼭두로

20쪽


용맹함을 숭상하는 민족성과 능란한 기마술이 특징이었다

→ 뚝심을 기리는 겨레넋과 빼어난 말솜씨가 남다르다

→ 뱃심을 높이는 겨레얼과 눈부신 말타기가 돋보인다

25쪽


큰 분묘를 만들진 않았고

→ 무덤을 크게 쌓진 않았고

→ 묏등을 크게 짓진 않았고

36쪽


다른 개별 국가로 독립하자

→ 나라를 다르게 세우자

→ 홀로서기를 하자

42쪽


배의 항행에 편리할 뿐만 아니라

→ 배가 다니기에 나을 뿐만 아니라

→ 뱃길이 수월할 뿐만 아니라

50쪽


이러한 국교화 이후

→ 나라길로 삼고서

→ 이렇게 맞잡고서

→ 이렇게 어깨를 겯고

→ 이렇게 어울리고서

60쪽


승낙했지만 실행을 주저했다

→ 받아들였지만 멈칫했다

→ 끄덕였지만 망설였다

62쪽


몽골의 지배하에서는 교역의 양상도 변화했다

→ 몽골이 다스릴 적에는 장삿길도 바뀌었다

→ 몽골이 누르던 때에는 다르게 사고팔았다

70쪽


보고할 때 그녀를 록셀라나라고 불렀다

→ 여쭐 때 그이를 록셀라나라고 했다

→ 얘기할 때 그이를 록셀라나라고 했다

97쪽


농민들이 활로로 모색한 것은 신대륙으로의 이민이었다

→ 흙일꾼은 새뭍에서 새길을 찾아서 옮겼다

→ 흙지기는 새땅으로 새살림을 찾아서 갔다

17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 내가 안 쓰는 말 . 환대 2023.7.9.



머리맡에 꽃을 놓으면

가까이에서 번지면서

환하게 올라와 물드는

반가운 기운


밭기슭에 나무 심으면

무럭무럭 자라더니

꽃에 열매에 그늘에

즐거운 숨결


너랑 같이 걸으면

언제 어디에 가더라도

수다에 얘기에 놀이에

신나는 웃음


여름에 골짜기에서

겨울에 바닷가에서

봄가을에 들길에서

기쁘게 누리는 하루


ㅅㄴㄹ


한자 ‘환(歡)’을 넣는 ‘환영·환호·환희’는 하나같이 ‘기쁜’ 마음을 드러냅니다. ‘환대(歡待)’는 “기쁘게 맞아 넉넉히 모심”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뜻과 결을 나타내는 우리말이 있어요. 바로 ‘반갑다·반기다’입니다. ‘반’이라는 우리말은 ‘반하다’처럼 쓰기도 합니다. 누구를 보거나 무엇을 마주하면서 마음속에서 차츰차츰 기쁜 물결이 일어나서 확 달아오른다고 할 적에 ‘반하다’입니다. 낮에는 다들 못 느끼기 일쑤이지만, 밤이 오면 둘레를 밝히는 빛을 느낄 만해요. 바로 별입니다. 낮에 뜨는 해는 ‘환하다’고 합니다. 밤에 돋는 별은 ‘밝다’고 합니다. 밤처럼 빛이 사라졌다고 여기는 곳이나 때를 ‘밝힌다’고 하기에 별이요, 이러한 빛줄기를 둘레에 퍼뜨리거나 스스로 일으키는 결을 ‘반갑다·반기다’라는 낱말로 그립니다. 밝게 웃기에 슬픔도 생채기도 씻습니다. 밝게 노래하기에 지치거나 고된 몸에 새롭게 기운을 일으킵니다. 밝게 맞이하고 이야기하는 사이에, 어느새 앙금을 풀고서 어깨동무를 합니다. 두 팔을 벌려 반겨요. 두 팔로 포근히 안으면서 즐거워요. 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서 신나게 들판을 달립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 내가 안 쓰는 말 . 직업 2023.7.21.



바람이 일지 않는 날은

숨죽인 채 시든다

바람이 일어나는 날은

숨돌리며 살랑인다


바다가 일지 않는 곳은

구름이 없이 마른다

바다가 일렁이는 곳은

비구름 생겨 씻는다


가볍게 거들거나

심부름 맡더라도

스스로 나설 때라야

일손으로 여겨


삶을 일궈서 일이야

살림을 이뤄 일이지

사랑을 이야기하는 일이고

사람 사이를 잇는 일이다


ㅅㄴㄹ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는 따로 없는 ‘직업(職業)’일 텐데, 이 한자말은 “집안을 꾸리며 먹고살려고 돈을 버는 일”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배움터를 다니는 사람은 따로 ‘돈벌이’를 안 하게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살림이 안 넉넉하기에 짬을 내어 돈벌이를 할 수 있어요. 이른바 ‘곁일·짬일·틈새일·틈일·사잇일(아르바이트·알바)’이라고 하겠지요. ‘직업 = 돈벌이’인 터라, 집안일을 도맡는 사람은 마치 “직업이 없다”고 여겨 왔습니다. 한집안을 이루는 사람 가운데 집에서 살림을 꾸리는 쪽한테는 갖가지 일손을 맡기면서, 돈하고 멀 뿐 아니라 실업자(직업이 없는 사람)으로 삼기 일쑤였는데, 밥하고 빨래하고 치우고 아기를 돌보는 일을 남한테 맡기려면 돈을 꽤 치러야 합니다. 여러 학원도 “집에서 가르칠 수 있는 일을 집에서 안 가르치고 남한테 맡기기”에 목돈이 들어갑니다. 가만히 보면 수수하게 ‘일’을 하는 사람은 돈하고 멀 수 있습니다. 아니, 우리말 ‘일’은 스스로 물결을 일으키듯 즐겁게 맡는 길을 가리키면서, 돈을 버는 길도 나란히 가리켜요. 벌잇감 못지않게 일자리와 살림부터 챙길 적에 하루가 빛납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 내가 안 쓰는 말 . 괜찮다(공연찮다) 2023.7.24.



‘나쁘지 않다’면

‘좋다’기보다는 ‘좀 나쁘다’야

‘좋지 않다’면

‘나쁘다’기보다는 ‘조금만 좋다’야


걱정하지 않기보다는

오늘 걸을 길을 본다

근심씻기 안 나쁘지만

같이 지을 꿈을 본다


그럭저럭 해도 안 나쁘겠지

썩 볼 만할 수 있겠지

그런데

네 마음은 어디에 있니?


내가 하려는 뜻을 돌아본다

네가 가는 까닭을 곱씹는다

서로 만나는 일을 생각한다

즐겁게 빚을 이야기 그린다


ㅅㄴㄹ


흔히 쓰는 ‘괜찮다’는 ‘공연하지 않다’를 줄인 말씨입니다. ‘공연하다(空然-)’는 “아무 까닭이나 실속이 없다”를 뜻합니다. ‘괜찮다·공연찮다·공연하지 않다’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나 “그럭저럭 걱정할 일이 없다”를 가리킨다고 하겠습니다. 곰곰이 보면, 나쁘지 않으니 “나쁘지 않다”일 테고, 이는 “썩 좋다고 하기 어렵다”를 나타내는 셈입니다. 마음을 담는 말인데, ‘괜찮다’는 여러모로 돌리는 결입니다. 마음에 안 들지만, 마음에 안 든다는 티를 덜 내면서 “나쁘지는 않아” 하고 가볍게 손사래를 치고 싶은 결입니다. 그럭저럭 할 만한 일이란, 그다지 안 하고 싶지만, 해도 아주 나쁘지는 않으니까, 좀 참거나 견디면서 한다는 뜻입니다. 썩 할 만하지 않을 적에 억지로 참으면 오히려 덧나기 쉽습니다. “썩 할 만한” 일이 아닌, “할 만한” 일을 찾아야겠지요. 바로바로 드러내기가 수월하지 않은 자리라서 자꾸자꾸 참다 보면 차츰차츰 고단하고 지칩니다. 마음을 느긋이 두면서 즐겁게 나아갈 길을 찾아야지 싶습니다. 마음을 환하게 밝히면서 기쁘게 할 일을 품어야지 싶어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