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 오래된미래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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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18.

다듬읽기 189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3.15.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은 여러 나라 여러 글을 모았다고 합니다. 우리말로 옮긴 노래라고 하는데, 일본말씨나 옮김말씨가 너무 물결칩니다. 책이름에 붙인 “-은 것처럼”부터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ㄴ 것’이 아니라 ‘-ㄴ 듯’입니다. 책날가에는 “좋은 시에의 초대”처럼 일본말씨를 넣는데, 적어도 “좋은 시로 초대합니다”로는 적어야 우리말씨일 테고, ‘좋은’도 ‘아름답다’나 ‘사랑스럽다’로 옮겨야 알맞아요. ‘좋다’는 ‘좁다’하고 말밑이 같아요. ‘좋다 = 마음에 들다’인데, 마음에 들 만큼 줄여서 좁혔다는 얼개이고, 어느 하나만 붙드느라 둘레를 다 못 보거나 등지는 결입니다. 우리말을 살펴본다면 “좋은 시 = 좁은 시”일 테니, 섣불리 이런 치킴말을 안 붙이겠지요. 부디 밑바닥으로 걸어가서 말빛과 말씨와 말결을 처음부터 새로 익힌 다음에 노래를 옮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좋은 시에의 초대!

→ 아름노래로 모심!

→ 사랑노래로 간다!

책날개


살아 있는 것들을 보라

→ 산 숨결을 보라

→ 숨빛을 보라

9쪽


자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는가

→ 어떤 꿈을 가슴으로 그려서 이루려는가

→ 어떤 꿈을 바라며 이루려는가

11쪽


슬픔의 중심에 가닿은 적

→ 슬픔바다에 가닿은 적

→ 슬픔나라에 가닿은 적

→ 몹시 슬픈 적

11


모든 것이 떨어져 나가더라도 내면으로부터 무엇이 당신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가

→ 모두 떨어져 나가더라도 우리 삶을 어떤 마음으로 버티는가

→ 모두 떨어져 나가더라도 우리 삶을 지키는 마음은 무엇인가

13


당신은 이따금 그것을 꺼내 보게 될 것이다

→ 우리는 이따금 꺼내어 본다

→ 이따금 꺼내 본다

19


스스로의 힘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 스스로 힘을 내기를 바랍니다

→ 스스로 힘을 차리기를 빕니다

20


내가 자라면 모든 이들의 양식이 되어야지

→ 나는 자라서 모두한테 밥이 되어야지

→ 나는 모두한테 법이 되어야지

26


사람들이 너무 작은 심장을 가졌기 때문이지

→ 사람들 가슴이 너무 작기 때문이지

→ 사람들 마음이 너무 작기 때문이지

27


너의 가슴에서 잉태되고 너의 눈에서 태어나

→ 네 가슴에서 배고 네 눈에서 태어나

→ 네 가슴에 깃들고 네 눈에서 태어나

32


곤충이나 바람이 찾아와 암술과 수술을 중매한다

→ 벌레나 바람이 찾아와 암술과 수술을 맺는다

→ 벌레나 바람이 찾아와 암술과 수술을 잇는다

34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 온누리는 내가 슬프다고 멈추지 않는 줄을

38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허용해 준다

→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

39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 그들은 웃으며 그사람 얼굴을 쳐다본다

→ 웃으며 쳐다본다

42


동해 바다 작은 섬 갯바위의 흰 백사장

→ 샛바다 작은섬 갯바위 흰모래밭

→ 새녘바다 작은섬 갯바위 모래밭

53


내 가방에는 지식이 가득했지만 두려움과 무거운 것들도 들어 있었다

→ 내 가방은 아는것이 가득했지만 두렵고 무거웠다

60


그것이 시작이었고, 그때가 바로 인생의 봄

→ 그때부터이고, 그때가 바로 봄날

→ 그날 열고, 그때가 바로 봄철

66


그대는 이 지상의 삶에 대한 욕망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어

→ 그대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마음이 홀가분하여

→ 그대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꿈에 날개를 달아

79


별들을 바라보라. 성운들이 네 안에서 돌고 있는 원자들처럼 끝없이 회전할 테니

→ 별을 바라보라. 별구름이 네 몸에서 도는 알갱이처럼 끝없이 돌 테니

→ 별을 바라보라. 별밭이 네 몸속에서 도는 알빛처럼 끝없이 돌 테니

84쪽


구차하게 사느니 죽음을 택하라

→ 구지레 사느니 죽는다

→ 볼품없이 사느니 죽는다

99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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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063 : 백미러 속 누군가 -고 있었다



백미러(back mirror) : 뒤쪽을 보기 위하여 자동차나 자전거 따위에 붙인 거울 ≒ 후사경

バックミラ-(일본어 back + mirror) : (자동차의) 백미러; 후시경(後視鏡)



일본말 ‘백미러’를 굳이 그냥 쓰는 분이 아직 많습니다. 우리말 ‘뒷거울’이 있으니, 이제는 좀 말끔히 털기를 바라요. 일본말을 부러 써야 글이 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누가’로 손봅니다. 거울을 볼 적에는 “거울로 보다”나 “거울을 보다”예요. “거울 속을 보다”가 아닙니다. 하늘을 볼 뿐, “하늘 속”을 보지 않아요. 옮김말씨 ‘-고 있다’도 털어냅니다. ㅅㄴㄹ



백미러 속에서 누군가 달려오고 있었다

→ 뒷거울로 누가 달려온다

→ 뒷거울을 보니 누가 달려온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신용목, 창비, 2017)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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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059 : 년 역사 지닌 세계적 수도 중의



년(年) : (주로 한자어 수 뒤에 쓰여) 해를 세는 단위

역사(歷史) : 1.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 ≒ 사·춘추 2. 어떠한 사물이나 사실이 존재해 온 연혁 3. 자연 현상이 변하여 온 자취 4. 역사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 = 역사학

세계적(世界的) : 이름이나 영향이 온 세계에 미치거나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수도(首都) : 한 나라의 중앙 정부가 있는 도시 ≒ 국도(國都)·수부(首府)·주도(主都)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역사를 지닌”은 옮김말씨입니다. 한자말 ‘역사’를 살리고 싶다면 “역사가 있는”이나 “역사가 흐른”이라 해야 알맞습니다. 우리말로는 “600해를 이은”이나 “600해를 살아온”이라 하면 되어요.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수도 중의 하나”도 옮김말씨예요. ‘가장 (무엇) 중의 하나’라는 얼개인데, 이 옮김말씨는 ‘아주·무척·매우·대단히’를 가리킵니다. 뜻 그대로 ‘아주·무척·매우·대단히’로 고쳐쓸 노릇입니다. 이 보기글은 우리나라 ‘서울’이 아주 오래된 곳이라고 밝히는 얼개이기에, “가장 오래된 수도 중의 하나”는 ‘으뜸고을’이나 ‘꼭두’로 손볼 만합니다. ㅅㄴㄹ



600년 역사를 지닌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수도 중의 하나다

→ 600해를 이은 아주 오래된 꼭두이다

→ 600해를 살아온 참 오래된 으뜸고을이다

《가난이 사는 집》(김수현, 오월의봄, 2022) 2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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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00 : 다채 배역의 라이브러리 거론 유의 점



다채(多彩) : 여러 가지 색채나 형태, 종류 따위가 어울리어 호화스러움 ≒ 컬러풀

배역(配役) : [영상] 배우에게 역할을 나누어 맡기는 일. 또는 그 역할

라이브러리(library) : [정보·통신]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자주 사용되는 부분 프로그램들을 모아 놓은 것.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거론(擧論) : 어떤 사항을 논제로 삼아 제기하거나 논의함

유의(留意) : 마음에 새겨 두어 조심하며 관심을 가짐 ≒ 유심(留心)

점(點) : 1. 작고 둥글게 찍은 표 2. 문장 부호로 쓰는 표. 마침표, 쉼표, 가운뎃점 따위를 이른다 3. 사람의 살갗이나 짐승의 털 따위에 나타난, 다른 색깔의 작은 얼룩 4. 소수의 소수점을 이르는 말 5. 여러 속성 가운데 어느 부분이나 요소



토씨만 우리말이라면, 우리말로 쓴 글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월처럼 ‘다채·배역·거론·유의·점’ 같은 한자말에 ‘라이브러리’라는 영어에 ‘-의’이라는 일본말씨를 섞을 적에는 이래저래 허울스럽습니다. 그저 여러모로 구실하는 꾸러미를 들면서 둘레를 보면 됩니다. 살피는 눈이란 헤아리는 마음이면서, 눈여겨볼 줄 아는 넋입니다. 온갖 몫을 하거나 맡아요. 두루 다루거나 합니다. 일본말은 ‘도서관’이고, 영어는 ‘라이브러리’라면, 우리말은 ‘꾸러미’요, ‘보따리’에다가, “책으로 여민 숲”인 ‘책숲’이기도 합니다. 단출히 ‘숲’으로 나타내어도 어울립니다. 마음을 담는 소리인 말을 어떻게 들려주려는지 곰곰이 생각할 일입니다. ㅅㄴㄹ



다채로운 배역의 라이브러리를 거론하면서 유의할 점은

→ 여러모로 구실하는 꾸러미를 들면서 살필 곳은

→ 온갖 몫을 한다고 들려주면서 헤아릴 대목은

→ 두루 맡는다고 이야기하면서 눈여겨볼 일은

《묘사하는 마음》(김혜리, 마음산책, 2022)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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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099 : 묘사 미수 낙천적 행위



묘사(描寫) : 어떤 대상이나 사물, 현상 따위를 언어로 서술하거나 그림을 그려서 표현함. ‘그려 냄’으로 순화

미수(未遂) : 1. 목적한 바를 시도하였으나 이루지 못함 2. [법률] 범죄를 실행하려다가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일. 행위자의 의사에 의한 중지 미수, 외부의 방해에 의한 장애 미수, 불능 미수가 있다

낙천적(樂天的) : 세상과 인생을 즐겁고 좋은 것으로 여기는

행위(行爲) : 1. 사람이 의지를 가지고 하는 짓 2. [법률] 법률상의 효과 발생의 원인이 되는 의사(意思) 활동 3. [심리] 환경에서 유발되는 자극에 대하여 반응하는 유기체의 행동 4. [철학] 분명한 목적이나 동기를 가지고 생각과 선택, 결심을 거쳐 의식적으로 행하는 인간의 의지적인 언행. 윤리적인 판단의 대상이 된다 ≒ 행동(行動)



꾸미려 하는데 꾸미지 못 할 수 있습니다. 손만 대다가 그칠 수 있어요. 하려고 했으나 시늉으로 끝나기도 합니다. 아쉽지만 느긋하게 지나갑니다. 서둘러 하기보다는 이다음에 펴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가볍게 건너갑니다. 쌀작 담고서 살며시 노래합니다. ㅅㄴㄹ



묘사는 미수에 그칠 수밖에 없지만, 제법 낙천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 시늉처럼 꾸밀 수밖에 없지만, 제법 느긋한 일이기도 하다

→ 손만 대듯 담을 수밖에 없지만, 제법 가볍기도 하다

《묘사하는 마음》(김혜리, 마음산책, 20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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