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사사오입



 사사오입의 논리로 정당화를 시킨다 → 도막올림이라며 우긴다

 우리 역사의 부끄러운 사사오입이 있다 → 우리 발자취에 부끄러운 닷올림이 있다

 부정한 사사오입을 언급하였다 → 못된 토막올림을 들었다


사사오입(四捨五入) : [수학] ‘반올림’의 전 용어



  우리 발자취에서 창피한 ‘사사오입’이란 낡은 말씨가 있습니다. 요사이는 ‘반올림(半-)’으로 고쳐서 씁니다. 다섯으로 접어들면 올린다는 뜻입니다. 이 뜻 그대로 ‘닷올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운데를 넘으면 올린다는 뜻으로 ‘가운올림’이라 할 만하고, ‘도막올림·토막올림’이라 할 수 있어요. ㅅㄴㄹ



사사오입개헌으로 장기집권을 모색하면서 점차 동요했다

→ 가운올림 뒤집기로 오래임금을 꾀하면서 차츰 흔들렸다

→ 도막올림 판갈이로 오래끌기를 노리면서 이내 기울었다

《전두환과 80년대 민주화운동》(정해구, 역사비평사, 2011) 15쪽


사사오입으로 40대의 존. 체력적으로 20대의 흔적은 없어져

→ 가운올림으로 마흔줄. 몸에 스무줄 자국은 없어

《솔로 이야기 10》(타니카와 후미코/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3)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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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천연기념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한다 → 푸른빛으로 삼아 돌본다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가 포착되었다 → 고운빛인 재두루미가 보인다

 이 지역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이다 → 이곳에 사는 아름빛이다


천연기념물(天然紀念物) : 자연 가운데 학술적·자연사적·지리학적으로 중요하거나 그것이 가진 희귀성·고유성·심미성 때문에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여 법률로 규정한 개체 창조물이나 특이 현상 또는 그것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일정한 구역 ≒ 자연기념물



  이 땅에서 살아가는 곱고 푸른 숨결을 이제 더는 죽음길로 내몰지 말자는 뜻에서 ‘천연기념물’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을 씁니다. 일본굴레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무렵에는 아직 일본말씨를 그냥그냥 썼을는지 모르나, 앞으로는 우리말씨로 추스를 노릇이라고 봅니다. 이를테면 ‘고운꽃·고운빛·고운별’이나 ‘아름꽃·아름별·아름빛’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름꽃빛·아름빛꽃·아름나무’나 ‘푸른꽃·푸른별·푸른나무·푸른빛’이라 할 만하고, ‘풀빛꽃·풀빛별·풀빛나무’라 해도 어울립니다. ‘꽃별·별님·별씨·별꽃·별잡이’처럼 가리킬 수도 있습니다. ㅅㄴㄹ



곳곳에 천연기념물 지역을 두었다

→ 곳곳에 푸른꽃터를 두었다

→ 곳곳에 아름꽃터를 두었다

《울릉도》(심병우·박기성, 대원사, 1995) 24쪽


이곳에는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수달, 사향노루, 산양 같은 귀한 동물들이 사람들을 피해 숨죽이고 살고 있단다

→ 이곳에는 고운빛인 하늘다람쥐, 수달, 사향노루, 염소처럼 드문 짐승이 사람한테서 벗어나 숨죽이고 산단다

《하나뿐인 지구》(신영식, 파랑새어린이, 2005) 234쪽


국립공원이고 천연기념물이며 생태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높다고 세계가 인정한

→ 나라숲이고 아름나무이며 푸르게 돌봐야 한다고 온누리가 여긴

《야생 동물은 왜 사라졌을까?》(이주희, 철수와영희, 2017) 63쪽


이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 이때 고운빛으로 삼았고

→ 이때 푸른빛으로 삼았고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윤은미·김진혁, 철수와영희, 2024)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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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건강 健康


 건강 상태 → 몸결 / 몸

 정신 건강 → 튼튼 마음 / 푸른 마음

 건강을 돌보다 → 몸을 돌보다 / 튼튼히 돌보다

 건강을 되찾다 → 몸을 되찾다 / 몸이 낫다

 건강을 해치다 → 몸을 망가뜨리다

 건강이 좋다 → 몸이 좋다 / 튼튼하다 / 성하다

 건강한 꿈 → 튼튼한 꿈 / 맑은 꿈

 젊고 건강했다 → 젊고 푸르다

 건강히 잘 지내세요 → 고이 잘 지내세요 / 잘 지내세요


  ‘건강하다(健康-)’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하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튼튼하다·탄탄하다·굳다·단단하다·든든하다’나 ‘깨끗하다·맑다’로 고쳐씁니다. ‘낫다·그대로·이대로·말짱하다·여느’나 ‘버티다·굳세다·성하다·세다’나 “안 아프다·아프지 않다·잘 있다”로 고쳐쓰고, ‘온빛·꿈쩍않다·옴짝않다’나 ‘좋다·짙푸르다·푸르다’로 고쳐씁니다. “건강 상태” 같은 말마디는 ‘몸’으로만 손보고, “정신 건강”은 ‘마음’으로 손볼 만합니다. “정신 건강에 좋다”란 “마음에 좋다”이거든요. “건강 상태를 확인하다”는 “몸을 살피다”나 “몸이 어떠한가를 살피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건강’을 네 가지 싣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ㅅㄴㄹ



건강(建康) : [지명] ‘난징’의 옛 이름

건강(健剛) : 건전하고 의지가 굳셈

건강(乾綱) : 1. 제왕이 다스리는 방침 2. 군주의 대권(大權)

건강(乾薑) : [한의학] 말린 생강을 한방에서 이르는 말. 위랭(胃冷), 구토, 설사의 치료에 쓴다



건강한 아이와 비교해 보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억압된 것이 많기 때문에

→ 튼튼한 아이와 견주면 몸으로나 마음으로나 눌려 왔기 때문에

→ 여느 아이와 대면 몸이나 마음이나 억눌려 왔기 때문에

→ 멀쩡한 아이와 견주면 몸과 마음 모두 짓눌려 왔기 때문에

→ 둘레 아이와 대면 몸과 마음이 갇혀 왔기 때문에

→ 다른 아이와 견주면 몸이며 마음이며 막혀 왔기 때문에

《새와 이야기할 수 있는 아이》(쇼지 사부로/정필화 옮김, 특수교육, 1990) 121쪽


외롭지만 마음 편한 독신생활을 더 한층 즐겁게, 심신의 건강에 유의하며 살자

→ 외롭지만 가벼이 호젓이 더욱 즐겁게 몸도 마음도 튼튼히 살자

→ 외롭지만 느긋이 홀가분히 더 즐겁게 마음도 몸도 챙기며 살자

《할아버지의 부엌》(사하시 게이조/엄은옥 옮김, 여성신문사, 1990) 186쪽


지렁이는 땅의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 지렁이는 땅이 튼튼하자면 꼭 있어야 한다

→ 지렁이가 꼭 있어야 땅이 기름지다

→ 지렁이가 살아야 땅이 기름지다

《자연과 친구가 되려면》(몰리 라이츠/안성복 옮김, 오월, 1993) 45쪽


피부가 새까맣게 그을린 것 외에는 건강하고 튼튼해서 부족한 것이 없었다

→ 살갗이 새까맣게 그을린 것 말고는 튼튼해서 모자란 것이 없었다

→ 새까맣게 그을린 살갗 말고는 매우 튼튼해서 모자란 것이 없었다

《하이디》(요한나 슈피리/한미희 옮김, 비룡소, 2003) 74쪽


건강을 위해서 소식(小食)을 하고

→ 몸을 생각해 수수밥을 먹고

→ 몸을 헤아려 조금만 먹고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3》(이상준, 휴머니스트, 2006) 204쪽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 왔잖아

→ 이제까지 튼튼하게 지내 왔잖아

→ 여태까지 잘 지내 왔잖아

→ 이제까지 걱정없이 지내 왔잖아

《커피 한 잔 더 4》(야마카와 나오토/채다인 옮김, 세미콜론, 2012) 47쪽


젤리와 크림과자가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광고를 믿어 버리고 말자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 말랑이와 크림과자가 우리 아이들을 즐겁고 튼튼하게 해 준다는 알림말을 믿어 버리고 말자고 생각하는 흐름이 짙다

→ 말랑이와 크림과자가 우리 아이들을 즐겁고 튼튼하게 해 준다는 알림글을 믿어 버리고 말자고 생각하는 기운이 널리 퍼진다

《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에냐 리겔/송순재 옮김, 착한책가게, 2012) 265쪽


늑대 씨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 늑대 씨가 튼튼몸을 지키는 길은

→ 늑대 씨가 몸을 돌보는 길은

《다 먹어 버릴 테다!》(에릭 바튀/이주희 옮김, 담푸스, 2013) 31쪽


샤워꼭지의 물줄기는 여전히 건강하다

→ 물뿜꼭지 물줄기는 아직 튼튼하다

→ 물뿜꼭지 물줄기는 그대로 세다

→ 물뿜꼭지 물줄기는 오늘도 잘 나온다

《행복한 목욕탕》(김요아킴, 신생, 2013) 59쪽


빛나는 땀방울 건강한 향기

→ 빛나는 땀방울 튼튼한 내음

→ 빛나는 땀방울 기운찬 냄새

→ 빛나는 땀방울 힘찬 냄새

《그녀와 카메라와 그녀의 계절 1》(츠키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5) 56쪽


서로 속도를 맞춰 가며 천천히 함께 걸어갈 때 관계는 탄탄하고 건강해지죠

→ 서로 발을 맞춰 가며 천천히 함께 걸어갈 때 둘 사이는 탄탄하지요

→ 서로 발을 맞춰 가며 천천히 함께 걸어갈 때 사이는 한결 탄탄하지요

《10대와 통하는 심리학 이야기》(노을이, 철수와영희, 2017) 147쪽


직파 농사의 최대 장점은 뿌리가 튼튼하여 건강하다는 것이다

→ 바로 뿌리면 뿌리가 튼튼하여 무척 좋다

《옛 농사 이야기》(전희식, 들녘, 2017) 77쪽


엄마의 건강을 지켜 준다고

→ 엄마를 지켜 준다고

→ 엄마 몸을 지켜 준다고

→ 엄마를 튼튼하게 해준다고

《내 안의 새는 원하는 곳으로 날아간다》(사라 룬드베리/이유진 옮김, 산하, 2018) 17쪽


몸의 건강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 몸 튼튼만을 말하지 않는다

→ 튼튼한 몸만을 말하지 않는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윤성근, 산지니, 2018) 7쪽


건강에도 좋고 즐거움을 준다

→ 몸에도 낫고 즐겁다

《자연의 아이》(줄리엣 디 베어라클리 레비/박준식 옮김, 목수책방, 2019) 268쪽


일상적으로 ‘건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나누고요

→ 흔히 ‘잘 지내세요’라는 말을 나누고요

→ 으레 ‘아프지 마요’라는 말을 나누고요

→ 언제나 ‘튼튼히’라는 말을 나누고요

《10대와 통하는 건강 이야기》(시민건강연구소, 철수와영희, 2020) 4쪽


어머님께서 빨리 건강해졌으면 좋겠네요

→ 어머님이 빨리 낫기를 바라요

→ 어머님이 빨리 기운을 찾기를 빌어요

《소소한 꽃 이야기》(오사다 카나/오경화 옮김, 미우, 2020) 7쪽


비채식인도 건강 때문에 대체육에 관심이 높습니다

→ 풀을 꺼리더라도 몸을 생각해 고기맛을 바랍니다

《10대와 통하는 채식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1) 28쪽


내 기억 속의 조태일은 우람한 체격에 두주불사의 건강한 몸이었다

→ 내가 떠올리는 조태일은 우람한 덩치에 말술인 튼튼한 몸이었다

→ 내가 아는 조태일은 우람하고 술꾼인 튼튼한 몸이었다

→ 내가 아는 조태일은 우람하고 술꾼에 튼튼했다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염무웅, 창비, 2021) 21쪽


나의 몸에 대한 선택권을 존중받지 못한다는 건 기본권과 건강권 등을 침해받는 일이다

→ 내 몸을 스스로 다루지 못한다면 밑삶과 튼튼길을 깔아뭉개는 셈이다

→ 내 몸을 내가 다스리지 못한다면 밑살림과 튼튼길을 짓뭉개는 꼴이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민나리·김주연·최훈진, 오월의봄, 2023) 113쪽


지구는 생명을 잉태하고, 지구에서 태어난 생명은 다시 지구가 건강하도록 기여한 것입니다

→ 푸른별은 숨결을 낳고, 푸른별에서 태어난 숨결은 다시 푸른별을 살렸습니다

→ 푸른별은 숨빛을 낳고, 푸른별에서 태어난 숨빛은 다시 푸른별을 북돋았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채식과 동물권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3) 22쪽


담비가 살면 산이 건강하다는 증거야

→ 담비가 사는 메는 푸르다는 뜻이야

→ 담비가 사는 멧골은 짙푸르지

→ 담비가 사는 숲은 깨끗해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윤은미·김진혁, 철수와영희, 2024)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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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책 만드는 법 - 새로운 경험을 제안하는 콘텐츠를 맛있게 요리하기 위하여 땅콩문고
김옥현 지음 / 유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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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3.22.

읽었습니다 315



  일본에서 들어와 퍼진 말씨 가운데 하나인 ‘실용’은 ‘실용적·실용성’에 ‘실용주의·실용주의 노선’까지 더 일본스럽게 퍼지기도 합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살뜰·알뜰’이거나 ‘단출하다’요, ‘멋’이나 ‘알차다·솔찮다·쏠쏠하다’이기도 합니다. 《실용책 만드는 법》은 살림살이를 건사하면서 알뜰살뜰 곁에 둘 만한 책을 어떻게 엮는지 들려준다고 합니다. 곰곰이 읽어 보는데, ‘살림책’에 깃드는 낱말이며 말씨가 하나부터 열까지 죄다 일본말이나 일본 한자말이나 일본 영어 같습니다. 우리는 이 굴레를 털거나 씻거나 벗을 수 있을까요? 살림을 매만지듯 우리말결을 단출히 가꾸면서 알차게 여밀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냥그냥 아무 말씨나 쓰는 굴레에 길든 채 살아갈까요? 책을 어떻게 여미는지 배우는 일도 뜻깊을 텐데, 책에 담는 말부터 어떻게 추스르는지 먼저 배울 일이라고 봅니다. 말글로 이야기를 여미니 책일 텐데, 말글부터 빛을 잃는다면 첫단추부터 엉킵니다.


《실용책 만드는 법》(김옥현, 유유, 2020.12.14.)


ㅅㄴㄹ


+


잠시 후 냄비 속 소스가 보글거리기 시작한다

→ 얼마 뒤 가마에서 양념이 보글거린다

→ 조금 뒤 단지에서 양념이 보글거린다

9


요리가 시작되면 묵언 수행(?)을 하는 일이 흔하다

→ 밥을 차리면 흔히 입을 다문다

→ 밥을 지으면 흔히 얌전히 있는다

9


먼저 시작되는지 의문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 왜 먼저 여는지 궁금할지도 모르겠다

9


요리책 편집자의 일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한국의 요리책에 대해 말하고 싶다

→ 밥책 엮음이 일을 살펴보기 앞서 먼저 우리 밥책을 말하고 싶다

10


연애 경험담을 글로 읽는 것이 연알못들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사귄 일을 글로 읽으면 사알못한텐 나을 수도 있다

→ 님앓이를 글로 읽으면 사알못은 배울 수도 있다

11


시대의 식문화 수준을 반영하는 중요한 사료다

→ 그무렵 밥살림을 담아내는 살뜰한 꾸러미다

→ 그즈음 밥살림을 보여주는 알찬 밑동이다

12


개입할 여지가 가장 큰 분야는 무엇일까

→ 무엇이 끼어들 틈이 가장 클까

→ 어느 곳이 끼어들 틈이 가장 클까

22


요리책을 제대로 만들 수 있다면

→ 밥책을 제대로 묶을 수 있다면

→ 맛책을 제대로 엮을 수 있다면

25


이를 캐치해 만든

→ 이를 잡아서 여민

→ 이를 새겨서 엮은

28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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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 - 서울 밖에 남겨나 남겨진 여성, 청년, 노동자이자 활동가가 말하는 ‘그럼에도 지방에 남아있는 이유’
히니 지음 / 이르비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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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3.22.

인문책시렁 333


《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

 히니

 이르비치

 2023.10.27.



  《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히니, 이르비치, 2023)를 읽고서 한참 자리맡에 두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느새 ‘서울·서울곁·서울밖’ 셋으로 가르는 담벼락이 높은데, ‘서울밖’ 다음으로 ‘시골·두메·섬’으로 더 가르곤 합니다.


  곰곰이 보면 ‘서울곁’도 다 다릅니다. ‘고양’보다 ‘일산’이라는 이름이 드높은 고장은 ‘서울곁·서울밖’이어도 굳이 서울바라기를 안 한다고 느껴요. ‘성남’보다 ‘분당’이라는 이름이 높은 고장도 구태여 서울바라기를 안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부천과 인천은 ‘서울곁’이어도 ‘서울밖’에 가깝습니다. 남양주나 의정부나 구리는 어떨까요? 적잖은 ‘서울곁’조차 ‘서울밖’이기 일쑤요, 여러모로 보면 우리나라는 온통 ‘서울나라’인 터라, ‘서울로(인 서울)’를 이루지 못 하면 찬밥처럼 여겨요.


  그렇다면 왜 ‘서울·서울곁·서울밖’ 같은 굴레가 생길는지 생각할 노릇입니다. 서울밖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부터 ‘시골·두메·섬’을 밑에 깔더군요. 서울곁으로 가지 못 하더라도 시골이나 두메나 섬으로는 안 가려고 합니다. 굳이 서울을 바라보려 하지 않으면서, 멧골이나 숲이나 바다로 가려고도 안 해요.


  서울에 있는 어느 벼슬터나 일터를 작은고장으로 옮긴들, 서울이 바뀔 일이 없고, 작은고장이 나아질 일도 없습니다. 그저 시늉입니다. 서울이 바뀌려면, 또 작은고장이 거듭나려면, 서울에서도 작은고장에서도 잿집(아파트)과 부릉길(찻길)을 확 줄일 노릇입니다. 걸어서 다니거나 두바퀴(자전거)를 몰면서 느긋이 일하고 살림하고 어울리고 쉬고 노는 얼거리를 열 적에 비로소 서울도 작은고장도 눈부시게 피어날 만합니다.


  요즈음 온나라를 보면, 서울뿐 아니라 인천·부산·대구·광주·대전 어느 고장에도 어린이랑 푸름이가 쉴 빈터가 없습니다. 어른이라는 이름인 꼰대가 노닥거릴 술집이나 노래칸이나 찜질칸은 수두룩하지요. 온갖 찻집과 맛집도 ‘어른이라는 이름인 꼰대’한테 맞춘 곳일 뿐, 어린이나 푸름이는 아예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지 바라보는 하루로 바꿀 때라야, 우리 보금자리와 마을부터 바꿉니다. 우리 보금자리와 마을을 느긋하면서 즐겁게 바꿀 때에는 서울도 바뀝니다.


  몇 해마다 나라지기에 벼슬아치를 갈아치우는 뽑기(선거)를 하지만, 뽑기에 나오는 이들치고 어린이랑 푸름이가 앞으로 이 땅에서 즐겁게 살림을 짓고 사랑을 꽃피우는 길을 헤아리는 뜻을 펴는 이는 여태 한 놈도 없습니다. 누가 어린이를 사랑하는 뜻을 폈나요? 없어요. 누가 푸름이 눈높이로 어깨동무하는 뜻을 밝히나요? 없어요.


  《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는 여러모로 뜻있으나, 이래저래 아쉽습니다. 불길을 푸근하게 풀어내는 길을 아직 안 찾거나 못 찾은 듯싶어요. 무엇보다도 이 책에는 짝짓기 발자취에 너무 많이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서울밖에서 짝을 찾던 허방다리 같은 나날은 따로 빼내어 다른 책으로 꾸리는 쪽이 나으리라 봅니다. 서울밖에서 안간힘을 쓰고 용을 쓰면서 새길을 찾은 삶에 오롯이 파고들어서 줄거리를 여미었다면 돋보였으리라 봅니다.


  새는 시골에도 숲에도 들에도 서울에도 작은고장에도 삽니다. 예부터 모든 곳이 숲이었어요. 서울이 잿더미처럼 바뀐 지는 기껏 온해(100년)도 안 되었습니다. 온해 앞서는 온나라 어느 곳이나 새가 둥지를 틀고 개구리가 노래하던 푸른터였습니다. 푸른터일 적에는 어린이가 꿈을 키우고 푸름이가 사랑을 그리는 아름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ㅅㄴㄹ


그 시기, 성범죄 피해자를 의심하는 사람은 엄마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정치인이나 정당을 지지하는, 그러니까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본다고 생각했던 이들도 어떤 이슈에서만큼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21쪽)


선생님들은 어떻게 보면 성평등한 사람들이었다. 무차별적인 매질은 남학생 여학생을 가리지 않았다. (51쪽)


한편으로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피해 호소인’이라는 괴상한 명칭까지 갖다 붙인 정당의 결정답다고 생각했다. (79쪽)


누가 나를 좋아하면 마냥 좋을 줄 알았던 건 순전히 내 착각이었다. (140쪽)


+


나를 수식하는 키워드다

→ 나를 가리키는 말이다

→ 나를 나타내는 말이다

5


우연히 응하게 된 첫 인터뷰에서

→ 문득 처음 말을 나눈 자리에서

→ 어쩌다 한 첫 만나보기에서

5


이걸 시작으로 몇 번의 인터뷰를 더 하게 됐다

→ 이때부터 만나보기를 몇 자리 더 하였다

→ 이때부터 몇 자리 더 만나보았다

5


이 말이 속담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 이 말이 삶말인 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 이런 옛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 이 오래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7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으로 옮겨간다

→ 서울과 가까이 옮겨간다

→ 서울곁으로 옮겨간다

8


높고 험난한 산맥을 넘지 못할 때가 많았다

→ 높고 벅찬 멧줄기를 넘지 못할 때가 잦았다

→ 높고 거친 줄기를 넘지 못하기 일쑤였다

8


시간이나 지면의 문제로 그동안 충분히 답을 하지 못했다

→ 틈이나 자리가 모자라 그동안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 짬이나 자리가 없어 그동안 찬찬히 말을 하지 못했다

9


온몸으로 지성미를 뽐내었다

→ 온몸으로 똑소리를 뽐내었다

→ 온몸으로 똑똑하게 뽐내었다

20


자취방으로 배송됐다

→ 혼살이집으로 왔다

→ 혼집으로 날아왔다

24


국과 반찬을 만들 줄 몰랐다

→ 국과 곁밥을 할 줄 몰랐다

26


10만 원의 외식비로 치환되는 엄마의 노동력의 가치가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 사먹는 10만 원으로 눙치는 엄마 땀방울이 그지없이 초라해 보였다

→ 마실밥 10만 원으로 갈음하는 엄마 품값이 더없이 초라해 보였다

28


임대료를 감당하려면

→ 삯을 맞추려면

→ 빌림삯을 대려면

32


잔고를 먼저 떠올리며 계산하게 됐다

→ 돈을 먼저 떠올리며 셈하였다

→ 남은돈을 먼저 떠올리며 따졌다

33


그 말들이 매번 나를 공허하게 만들었다

→ 이 말에 늘 허전했다

→ 이 말에 으레 쓸쓸했다

34


더 이상 내 외박에 관여하지 않았다

→ 내가 밖에서 자도 더는 뭐라 않는다

→ 나들잠이어도 더 뭐라 않는다

→ 마실잠이어도 더 뭐라 않는다

37


나의 먹고사니즘만으로도 충분히 고달픈 상황에

→ 나 먹고살기만으로도 이미 고달픈 판에

→ 혼자 먹고살기로도 벌써 고달픈데

37


게으름 피우는 아이를 무차별로 응징했다

→ 게으름 피우는 아이를 마구 밟았다

→ 게으름 피우는 아이를 모질게 뭉갰다

44


오랜 시간 소화되지 않아 숙변처럼 마음 어딘가에 딱딱하게 굳어버리기도

→ 오랫동안 삭지 않아 묵똥처럼 마음 어딘가에 굳어버리기도

→ 오래 꺼지지 않아 된똥처럼 마음 어딘가에 딱딱하게 있기도

47


조롱하는 추태까지 보였냐고

→ 놀리는 꼴까지 보였냐고

→ 비웃는 짓까지 보였냐고

→ 깔보는 꼬라지까지 보였냐고

50


위치는 2위로 강등되었다

→ 자리는 둘째로 내려갔다

→ 둘쨋칸으로 옮겼다

→ 버금으로 떨어졌다

53


독서보다는 사교의 목적이 강해서

→ 읽기보다는 만나는 뜻이 짙어서

→ 읽기보다는 어울리려는 뜻이라

65


문화적 궁핍이라는 연료는

→ 멋이 없다는 밑동으로

→ 놀잇감이 없다는 마음은

→ 누릴거리가 적다고 여겨

66


사회가 주요하게 다루지 않는 담론을

→ 나라가 깊이 다루지 않는 얘기를

→ 둘레에서 크게 안 다루는 목청을

67쪽


독서 모임을 할 수 있는 거점을

→ 책모임을 할 수 있는 밑동을

→ 읽기모임을 할 수 있는 밭을

77쪽


동창이자 나의 동문이었다

→ 나랑 배운 나란내기였다

→ 나랑 또래요 배움벗이다

81쪽


+


거의 모든 업장에서는

→ 거의 모든 곳에서는

→ 거의 모든 일터에서는

→ 거의 모든 데에서는

95


공실을 채우려 가격을 내린

→ 빈칸을 채우려 값을 내린

→ 빈집을 채우려 삯을 내린

→ 빈터을 채우려 싸게 낸

98


망각의 바다에서 휩쓸리지 않을 것이다

→ 깜빡질 바다에서 휩쓸리지 않겠다

→ 빠뜨리는 바다에서 안 휩쓸리겠다

107


완독까지 몇 장 남지 않았을 때

→ 다읽기까지 몇 남지 않았을 때

→ 끝까지 몇 쪽 남지 않았을 때

109


건물주는 깐깐하고 인색한 사람이었다

→ 집지기는 깐깐한 사람이었다

→ 집임자는 깍쟁이였다

110


이사하더라도 고정비용을 줄이기 수월하도록

→ 옮기더라도 늘삯을 줄이기 수월하도록

→ 떠나더라도 붙박이돈은 줄이기 수월하도록

113


주휴수당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 쉼삯을 받아 본 적이 없다

→ 쉬는몫을 받아 본 적이 없다

118


일상이 무너지는 듯한 후폭풍은 없었다

→ 하루가 무너지는 듯한 뒤끝은 없었다

→ 삶이 무너지는 듯한 멍울은 없었다

129


주량이 세다는 것에 쓸데없는 자부심이 있던 때였다

→ 술배가 세다고 쓸데없이 자랑하던 때였다

→ 술이 세다고 쓸데없이 뻐기던 때였다

137


+


외시경을 들여다보니 정말로 그가 서 있었다

→ 밖눈을 들여다보니 참말로 그가 있다

→ 볼록눈을 들여다보니 참말로 그가 섰다

138쪽


나름의 충격요법을 활용했는데

→ 내 나름대로 세게 했는데

→ 나로서는 놀래켰는데

→ 나는 뒤통수를 쳤는데

169쪽


담배를 피우면서 흡연하는 여자를 비난하는 그들을 보면서도

→ 담배를 피우면서 담배순이를 헐뜯는 그들을 보면서

→ 담배를 피우면서 담배순이를 할퀴는 그들을 보면서

17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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