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침몰 7
코마츠 사쿄 지음, 잇시키 토키히코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까칠읽기 21


《일본침몰 7》

 코마츠 사쿄 글

 잇시키 토키히코 그림

 오경화 옮김

 학산문화사

 2007.10.25.



《일본침몰》을 읽은 지 한참 지났다. 불벼락을 맞은 때에 사람들이 어떻게 웅성거리면서 미치거나 날뛰거나 넋나가는지를 밝히면서, 제자리를 다독이고 다스리면서 이웃을 사랑하려는 마음을 터뜨리는가를 나란히 들려주는 얼거리라고 느낀다.


불벼락을 맞을 적에 나라(정부)가 어떤 민낯인지를 여러모로 보여주는데, 불벼락을 안 맞은 때에도 나라는 이와 비슷하게 굴러간다. 그러나 우리는 나라 민낯을 모르기도 하고, 보기도 쉽잖고, 보더라도 시큰둥하거나, 보거나 알았어도 하루하루 바빠서 지나치곤 한다.


일본사람이 그린 일본살이를 담은 《일본침몰》일 텐데, 벼락판이건 ‘안 벼락판’이건 다를 일은 없다. 여느 때에 지내는 하루가 벼락판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여느 때에 무엇을 그리고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우리 스스로 벼락을 일으키거나 사랑을 펴게 마련이다.


나라가 시키는 대로 살아간다면, 여느 때부터 늘 불수렁이다. 스스로 꿈을 사랑으로 그리는 길로 보금자리를 일군다면, 언제나 꽃길이고 하늘길이고 숲길이고 사랑길이다. 이 그림꽃은 무슨 목소리를 내고 싶었을까? 불벼락이 칠 적에 이렇게 앞뒤가 바뀐다고 말하고 싶을는지 모르지만, 불벼락이 아직 없더라도 “무너질 나라”는 이미 무너져 가고, “피어날 보금자리”는 천천히 피어난다.


ㅅㄴㄹ


“분하지만 다른 남자의 얘기로라도, 네 웃는 낯을 보고 싶었어. 온 일본 천지가 경직된 얼굴로 가득 찼으니.” (20쪽)


“당의 중요회합을, 꼭 이런 지방도시의 비좁은 호텔 방에서 해야 됐나?” (21쪽)


‘어쩌자고 혼자 살아남은 거야, 난.’ (105쪽)


“즉, 그것은 핵폭탄의 소유와 그것의 실제 사용 외에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137쪽)


#日本沈? (1973) (2006∼2008)

#小松左京 #一色登希彦


+


《일본침몰 7》(코마츠 사쿄·잇시키 토키히코/오경화 옮김, 학산문화사, 2007)


공복(公僕)으로선 해선 안 되는

→ 나라일꾼으로선 해선 안 되는

→ 벼슬꾼으로선 해선 안 되는

1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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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9.


《訓民正音硏究 增補版》

 강신항 글, 성균관대학교출판부, 1987.4.5.



어제 우리 집에 깃들어 쓰러진 마을고양이가 숨을 가늘게 쉰다. 어제는 벌벌 떨더니 오늘은 가르랑가르랑 부드럽게 울기도 한다. 곁님하고 두 아이는 마을고양이 뒷목을 쓸어 주기도 하고, 몸이 따뜻하도록 돌본다. 다만 어제도 오늘도 마을고양이는 ‘앞을 안 본’다. 눈빛이 사라졌다. 네다리를 아주 못 움직이고, 물조차 넘기지 못 한다. 이 아이는 몸을 내려놓는 끝길을 보여주려고 일부러 찾아왔을까. 고즈넉이 쉬면서 끝노래를 부르는 마음을 가르치려고 살며시 우리 앞에 나타났구나 싶다. 이튿날 부산마실을 앞두고서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하고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보낸다. 《訓民正音硏究 增補版》을 되읽었다. 1994년에 처음 읽었으니, 서른 해 만이다. 그때에도 이때에도 여러모로 아쉽다. 우리 배움터에서는 이 눈높이에서 헤매는구나. ‘고침판’이라고도 못 적는데, 우리글에 우리말이 있어도 말글지기(국어학자)부터 이런 민낯이다. ‘訓民正音’은 ‘訓 + 民 + 正音’이다. 모르는 분도 있을 텐데 ‘민·백성’은 ‘종(노예)’을 가리킨다. ‘훈·훈육·훈련’은 가르침이 아닌 ‘길들임’이다. ‘정음’은 ‘바른소리’이다. 처음 태어날 적에는 ‘굴레’였을 테지만, 500해가 흐르는 동안 밑바닥 사람들 손으로 ‘글’로 바꾸어 냈기에 오늘날 같은 ‘한글’로 다시 태어났다. 이제는 ‘한글’과 ‘주시경’과 ‘글가꾸기’를 하는 살림길을 살피고 바라볼 때라고 느낀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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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8.


《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스콧 니어링 글/류시화 옮김, 보리, 2000.4.15.



책숲종이(도서관 소식지)가 나왔다. 두 아이랑 즐겁게 글자루에 넣고, 등짐에 담고서 읍내로 시골버스를 타고서 나간다. 나래터에서 다 부치고서 저잣마실을 한다. 시골버스에서는 노래꽃을 쓰고, 길을 걸을 적에는 책을 읽는다. 그런데 아침나절에 깜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 집 한켠에 뻗었다. 카악거리기는 하지만 머리만 겨우 움직일 뿐 쓰러진 채 꼼짝을 못 한다. 지난밤에 비를 쫄딱 맞은 듯하지만 물을 닦아 줄 수 없다. 큼직한 천으로 살짝 덮는데 자꾸 카악거린다. 그러나 크고 두툼한 천으로 덮으니 몸을 떨지 않는다. 천을 하나 더 덮으니 살짝 카악하다가 고개를 내리고 가만히 눕는다. 이윽고 꿈나라로 가더니 가볍게 웃는데, 끝내 몸을 일으키지 못 하고서 혀를 조금 빼문다. 네 다리는 벌써 굳고 가늘게 숨을 고른다. 부디 밤새 고이 잠들어 새곳으로 가기를 빈다. 우리 집 기스락으로 조용히 들어와서 몸을 내려놓는 숲짐승이나 마을고양이가 꽤 많다. 《조화로운 삶》을 오랜만에 되읽었다. 2000년에 처음 읽을 무렵에도 아쉬웠고, 시골살이를 하는 하루로 되새기면서도 쓸쓸하다. “Living the Good Life”는 “즐겁게 살기”쯤일 텐데, 두 글바치는 “어울리는 삶”이 아닌, “돈 잘 버는 길”이었지 싶다. 미국에서는 쇳덩이(자동차) 없으면 못 산다고 하지만, 미국에서야말로 쇳덩이 없이 살림을 꾸리고 나서 글을 쓸 적에 비로소 ‘어울림소리’를 낼 만하지 않을까?


#Living the Good Life (1954년)

#HelenNearing #ScottNearing


ㅅㄴㄹ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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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7.


《라면 먹고 갈래요》

 하마탱 글·그림, 인디페이퍼, 2022.7.15.



작은아이한테 ‘순이·돌이’가 어떻게 몸이 다르고, 삶과 살림과 사랑이 다르면서 하나로 흐르는가 하고 풀어서 들려준다. 차근차근 느끼고 곰곰이 생각하고 하나씩 알아차려 가기를 빈다. 함께 저잣마실을 다녀오면서, 시골버스에서 버스일꾼한테 막말을 퍼붓는 젊은이를 만난다. 시골버스를 타는 시골 젊은이는 “아예 없다”거나 “어쩌다 한둘”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낮부터 술을 퍼마셔서 혀가 꼬인 채 쩍벌다리로 앉아 한참 웅얼거리는데, 이이한테 한마디 해줄까 하다가 그만둔다. 고흥살이 열네 해를 돌아보니 “거나꾼은 ‘없는 사람’ 치는 길”이 가장 낫더라. 저녁에 비가 다시 온다. 《라면 먹고 갈래요》를 읽고서 조금 놀랐다. 우리나라에서 그림꽃(만화)을 펴는 이웃님이 아직 있네. 타령을 하지 않고서 노래를 할 줄 알기에 그림붓이다. 탓하느라 그만 하늘을 볼 틈이 없는 붓이 아닌, 바람을 가만히 타면서 온누리를 돌아볼 줄 아는 붓일 적에 비로소 그림꽃으로 피어난다. 글붓도 매한가지이다. 이야기를 담으면 넉넉한데, 이야기가 어디에서 샘솟는지 모르는 분이 수두룩하다. 먼발치에는 없는 이야기요, 늘 모든 사람이 이녁 삶자리에서 스스로 길어올리는 이야기샘이자 이야기꽃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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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오리무중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이다 → 아직 알 수 없다 / 아직 갈피를 못 잡았다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 어디 갔는지 모른다 /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


오리무중(五里霧中) : 오리나 되는 짙은 안개 속에 있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 대하여 방향이나 갈피를 잡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



  한자 짜임새를 뜯어 보면, “다섯 리(五里) + 안개(霧) + 속(中)”입니다. 다섯 리에 걸쳐 안개가 끼었다는 소리입니다. 그러면 ‘안갯속’이나 ‘안개나라·안개누리’ 같은 말을 지어 볼 만합니다. ‘짙은안개’나 ‘감감안개’ 같은 말도 재미있어요. 안갯속 같다면 “알 수 없다”거나 “모른다”는 뜻입니다. 이는 ‘아리송하다’나 ‘알쏭달쏭하다’나 ‘알쏭하다’라 해도 되고, ‘까마득하다’나 ‘어렴풋하다’나 ‘어슴푸레하다’나 ‘감감하다·깜깜하다’라 해도 되어요. ㅅㄴㄹ



인간의 운명은 오리무중이며

→ 사람 목숨은 알 수가 없으며

→ 사람 앞날은 모를 일이며

→ 사람 앞길은 모를 노릇이며

→ 사람은 앞으로 어찌 될지 모르며

《그랑빌 우화》(그랑빌/햇살과나무꾼 옮김, 실천문학사, 2005) 20쪽


막상 어떤 제목을 달고 책이 나오게 될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 막상 어떤 이름을 달고 책이 나올는지는 아직 모른다

→ 막상 어떤 이름을 달고 책이 나올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 막상 어떤 이름을 달고 책이 나올는지는 아직 알쏭달쏭이다

→ 막상 어떤 이름을 달고 책이 나올는지는 아직 감감하다

→ 막상 어떤 이름을 달고 책이 나올는지는 아직 생각 안 했다

《생각, 장정일 단상》(장정일, 행복한책읽기, 2005) 181쪽


무엇 때문에 대학생들이 데모를 하는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던 탓도 있었다

→ 무엇 때문에 열린배움이가 일어서는지 아직 깜깜하던 탓도 있다

→ 무엇 때문에 배움이가 들고일어나는지 아직 종잡지 못하던 탓도 있다

→ 무엇 때문에 젊은이가 너울바람인지 아직 모르던 탓도 있다

《그늘 속을 걷다》(김담, 텍스트, 2009) 43쪽


점점 더 오리무중일걸

→ 더욱더 알 수 없을걸

→ 더더욱 아리송할걸

→ 더 안개바다일걸

→ 더욱 안갯속일걸

→ 더 짙은안개일걸

《파란 만쥬의 숲 1》(이와오카 히사에/오경화 옮김, 미우, 2011) 172쪽


화장실만 가면 오리무중

→ 볼일칸만 가면 감감

→ 쉼칸만 가면 안갯속

→ 뒷간만 가면 사라진다

《지구인이 되는 중입니다》(최은경, 교육공동체벗, 2018) 16쪽


너에게서 터져나오는 수만번의 투혼이 타자에게는 수만가지 오리무중

→ 너한테서 가득 터져나오는 단단힘이 남한테는 여러모로 알쏭달쏭

→ 너한테서 잔뜩 터져나오는 다부짐이 둘레에는 참 아리송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박라연, 창비, 2018)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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