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9.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2》

 최수진 글, 세나북스, 2022.6.17.



지난밤에 비가 그치고 아침부터 구름이 걷힌다. 낮에는 두바퀴를 달려서 들길을 달린다. 나래터에 들러서 글월을 부친다. 천천히 집으로 돌아온다. 들바람을 쐬면서 철빛을 어림하고, 마을 뒤켠 천등산을 내다보면서 숲빛을 읽는다. 제비 둘이 우리 집 처마 밑으로 자주 날아든다. 드디어 둥지를 고쳐서 깃들려고 하는가? 비록 둥지손질을 안 하더라도 들락거리는 날갯짓만으로도 반갑다. 이 아이들은 오래도록 우리 집을 찾아온 이웃이다.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2》을 읽고서 살짝 놀랐다. 어깨에 힘을 빼고서 이렇게 글빛을 여미는 분이 있구나. 다들 책이나 마실(여행)이나 일본을 다루는 글에 ‘어깻힘’을 잔뜩 넣어서 멋을 부리는데, 이 책은 멋이 아닌 삶을 땀내음으로 적으려고 했다. 글님은 두 나라를 책으로 잇는 길을 걸어가시는데, 꾸준히 태어나는 조그마한 책은 늘 자그맣게 씨앗을 이루어 천천히 깃들 테지. 아름나라로 가꾸는 밑힘이란 작은씨를 심는 작은손이다. 아름마을로 일구는 바탕이란 작은나무를 품는 작은눈이다. 오월볕을 알고 유월바람을 헤아리면 오뉴월을 온몸으로 풀어낼 만하다. 손수 살림을 짓는 동안 하나씩 배운다. 몸소 살림을 일구는 사이에 차근차근 익힌다. 더도 덜도 아닌 참한 숨빛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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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8.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박순주 글, 정은문고, 2024.3.25.



비를 뿌리는 아침이다. 무화과나무 곁에 서면서 비내음을 맡으려는데 발밑에서 엉금 움직이는 두꺼비. 자칫 두꺼비를 밟을 뻔했다. 발을 다른 쪽으로 옮기자니 또 엉금. 다른 두꺼비가 있구나. 두 두꺼비하고 한참 눈을 마주한다. 너희도 빗소리를 듣고 비내음을 맡는구나.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를 읽으면서 참 아쉽고 안타까웠다. ‘책집지기 만나보기(인터뷰)’를 따로 하기보다는, ‘책집마실’을 하면서 ‘책손’으로 마주한다면, 얼거리나 줄거리나 알맹이가 모두 빛날 만하다고 본다. 책집을 다룬 우리나라 숱한 책을 살피면, 하나같이 ‘책손’이 아닌 ‘취재자’로서 ‘취재원’을 만나는 얼거리에서 그친다. 우리 스스로 적어도 열 해쯤 책손으로 드나드는 책집이라면 구태여 만나보기를 따로 할 까닭이 없다. 우리 스스로 스무 해쯤 드나들며 어느새 ‘책집단골’이라면, 어느 책집에서 여태 사들인 책을 바탕으로 ‘내가 이곳에서 만난 책’에다가 ‘나는 이곳에서 안 샀지만 다른 책이웃이 이곳에서 만나는 책’이 무엇인지 슬기롭게 풀어내리라. 《진보초》를 쓴 분은 “서점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이 공간을 어떻게 지켜냈나요?” 하고 적더라. 책집도 책마을도 ‘지킬’ 수 없다. ‘가꿀’ 뿐이고 ‘일굴’ 뿐인데, 책집지기하고 책손이 나란히 가꾸면서 일구고, 글님과 그림님이 나란히 돌보면서 살린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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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6.


《1일 1새 방구석 탐조기》

 방윤희 글·그림, 생각정원, 2023.11.24.



아침에 비가 오는 듯싶다가도 빗방울이 살짝 듣는구나 싶다가도, 그저 구름바다인 채 하루가 흐른다. 헛간 담벼락으로 하늘타리꽃이 피어난다. 하늘타리꽃을 해마다 보면서 “하늘타리는 하늘타리로구나” 하고 느낀다. 누가 이 이름을 처음 붙였을까 하고 돌아보다가도, ‘타리’나 ‘타래’ 같은 낱말이 얽히는 수수께끼하고 실마리가 더없이 재미나구나 싶다. 지지난해에 옮겨심은 어린 후박나무가 씩씩하게 줄기를 올린다. 새가 심은 초피나무도 곳곳에서 의젓하게 잎을 내놓으며 천천히 자란다. 모두 우리 보금자리를 밝히는 상냥하고 즐거운 푸른빛이다. 《1일 1새 방구석 탐조기》를 읽으면서 반갑다가도 아쉬웠다. ‘1일 1○’이나 ‘탐조기’는 그냥 일본말씨이다. 우리말씨는 ‘하루 ○○’이고 ‘○보기’이다. ‘하루 한새 + 새보기’라 하면 된다. ‘하루 한별 + 별보기’나 ‘하루 한꽃 + 꽃보기’처럼 살려쓸 수 있다. ‘하루 한말 + 말읽기’나 ‘하루 한글 + 글쓰기’처럼 살려도 어울린다. 새를 보니 ‘새바라기’이다. 길머리를 어린이 눈높이로 잡아서 새를 이웃으로 삼을 적에는, 말을 비롯해서 마음과 눈길과 손길이 모두 새롭다. 새가 왜 ‘새’일까? 새롭게 노래를 베풀면서 숲과 사람 사이에 있으니 새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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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5.


《취미로 직업을 삼다》

 김욱 글, 책읽는고양이, 2019.9.25.



석류꽃이 핀다. 몇 달 앞서 고흥 어느 이웃님이 ‘석류나무’를 놓고서 노래 한 자락을 써 줄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 그때에 ‘붉구슬’이란 이름으로 써서 건네었다. 석류나무는 한봄에 새잎이 돋을 적에 불그스름하게 오르다가 붉물이 빠지면서 푸른잎으로 바뀐다. 꽃은 발갛고, 알은 붉으니, 이러한 결을 살펴 ‘붉구슬나무’라 하면 어울리지 싶다. 우리 보금자리에서 자라는 나무를 돌아본다. 나무가 어느 만큼 자라서 가지를 뻗을 때까지는 지켜보기만 한다. 나무가 우거진 우리 집에서는 아무리 불볕이어도, “바람이 실은 불볕”을 나뭇잎이 톡톡 떨군다. 겨울에 아무리 맵추위여도, “바람이 실은 추위”를 나뭇가지가 살살 털어낸다. 밤은 언제나 노래잔치이지. 《취미로 직업을 삼다》를 읽고서 ‘좋았다’고 말씀하는 이웃님이 많아서 드디어 장만해서 읽었다. 글님은 나이가 꽤 있으시다는데, ‘나이가 많다’고 해서 일본스럽거나 중국스런 한자말을 다 많이 쓰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스스로 물들고 길든 말씨를 쓸 뿐이다. 나이가 아닌 ‘철드는 매무새’일 적에는 ‘어린이 곁에서 노래하는 말씨’로 거듭나게 마련이다. 이오덕·권정생 두 어른처럼 늘 어린이를 헤아리면서 글결을 가다듬어야 비로소 글꽃(문학)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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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4.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1》

 홍성욱 엮음, 서울서평포럼, 2023.9.15.



구름이 모인다. 바람이 축축하다. 그러나 해도 자주 난다. 멀리서 손님이 수박을 들고서 찾아왔다. 두런두런 얘기하다가 《말밑 꾸러미》 넉벌손질을 마쳤다. 낮밥을 차려서 내놓는다. 낮 두 시 무렵에 기운이 쪽 빠져서 살짝 눕는다. 겨우 기운을 차리는 해질녘부터 새삼스레 개구리노래가 퍼진다. 바야흐로 첫여름이 무르익는다. 여름 석 달 가운데 첫여름이 가장 덥고, 한여름은 내리막 땀철이요, 늦여름은 풀어내는 볕살이라고 느낀다.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1》를 읽었다. 책느낌글을 조금 더 쉽게 풀면 참 나을 텐데 싶으나, 처음부터 ‘어느 책’을 가려서 느낌글을 쓰느냐에 따라 글결이 다를 수 있으리라. 어린이하고 푸름이도 함께 읽는 글이라고 느낀다면, 딱딱하거나 갇힌 ‘일본 군국주의·제국주의 무렵에 퍼진 말씨’가 아닌, ‘오늘 우리가 이 삶터를 새로 가꾸면서 일구는 말씨’로 피어나리라 본다. 마음을 담는 말씨를 가다듬기에, 삶결을 담는 꾸러미를 새롭게 바라보면서 다룰 만하다. 좋은책을 가려읽어야 할 까닭이 없다. 어느 책을 손에 쥐든, 이 삶에 흐르는 밑동을 헤아리면서, 우리 스스로 한 걸음씩 내딛는 즐겁고 의젓하면서 아름다운 숨빛을 펼 줄 알면 넉넉하다. ‘가꾸는’ 손길을 담기에 ‘꾸러미’인걸.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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