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영어] 드레스코드dress code



드레스코드 : x

dress code : (직장 등의) 복장 규정

ドレス·コ-ド(dress code) : 1. 드레스 코드 2. 복장 규정. 군대나 학교 등의 복장 규칙



어느 때부터인가 곳곳에서 영어 ‘dress code’를 마치 우리말인 듯 쓰면서 차츰 번집니다만, 어떻게 차리거나 입느냐를 헤아릴 적에는 ‘옷·옷가지·옷자락’이나 ‘옷나래·옷날개·옷멋·옷맵시’라 하면 됩니다. ‘옷빛·옷결·옷꽃’이나 ‘옷차림·옷차림새·옷섶’이라 할 만하고, ‘길·맨드리·맵시·입성·폭’이나 ‘멋차림·몸차림·몸씨’라 할 수 있어요. ‘차림·차림결·차림길’이나 ‘차림꽃·차림멋·차림빛·차림새’라 하면 되고, ‘갖추다·입다’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이곳의 드레스 코드는 ‘이거 어제 입었던 건지 아무도 눈치 못 채겠지?’인 듯싶었다

→ 이곳 옷차림은 ‘어제 입은 줄 아무도 눈치 못 채겠지?’인 듯싶다

→ 이곳은 ‘어제 입은 줄 아무도 눈치 못 채겠지?’ 하는 차림새 같다

《어떤 동사의 멸종》(한승태, 시대의창, 2024) 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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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동사의 멸종 - 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 한승태 노동에세이 3
한승태 지음 / 시대의창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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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8.9.

까칠읽기 39


《어떤 동사의 멸종》

 한승태

 시대의창

 2024.6.17.



《어떤 동사의 멸종》(한승태, 시대의창, 2024)을 읽는 내내 《하얀 구름 외길》(조지 오웰/권자인 옮김, 행림각, 1990)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어떤 동사의 멸종》은 어쩐지 ‘조지 오웰’스러운 글이기를 바란 듯싶다. 다만, 아무리 보아도 ‘조지 오웰을 한글판으로 옮긴 일본말씨’스럽다.


조지 오웰이라는 분은 ‘밑바닥 일자리’에 스스럼없이 녹아들어서 함께 일하고 함께 쉬고 함께 살아낸 하루를 글로 옮겼다. 조지 오웰 님이 쓴 영어가 ‘어렵’거나 ‘먹물스럽’지 않았으리라. 글을 못 배운 사람이라면 조지 오웰 님이 쓴 글을 아예 못 읽을 수밖에 없지만, ‘조지 오웰이 쓴 글을 말로 들려주’면, ‘글을 모르는 누구라도 다 알아들을’ 만했으리라.


이와 달리 《어떤 동사의 멸종》은 ‘글을 모르는 일꾼’이 읽어내기에 대단히 빡빡하고 어렵고 뒤숭숭하다. 조지 오웰 님은 글멋을 부리거나 겉멋글을 쓰려고 밑바닥 이웃하고 함께 일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승태 씨는 ‘글로 멋을 부리는 길’로 나아가려고 이런저런 곁일(알바)을 했구나.


“어떤 동사의 멸종”은 무슨 뜻일까? 책이름도 이렇게 겉멋을 부려야 할까?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를 뒤섞은 책이름처럼, 첫 줄부터 끝 줄까지 온통 글치레로 넘실거린다. ‘일을 했’으나 ‘일하는 말씨’가 아니다. 일자리를 찾아서 몸을 기울였지만, 막상 ‘일말’이 아니다.


“사라지는 일”을 하면서 바라본 “사라지는 말”일 텐데, 돈을 버는 일자리에 앞서 집안일부터 해야 할 텐데 싶다. 집에서 밥살림을 차근차근 하고 나서야 ‘밥하는 일자리’를 맡아야 하지 않을까? 부엌칼질을 못 하는 사람은 없다. 안 하려고 하니 안 할 뿐이다. 어린이가 기나긴 해에 걸쳐서 어버이 곁에서 소꿉놀이를 하다가 어느 날 문득 알뜰하고 다부진 살림꾼으로 거듭나듯, ‘먹물글’이 아닌 ‘땀글’과 ‘일글’과 ‘살림글’을 쓸 수 있기를 빈다. 틀림없이 땀을 옴팡 쏟는 일을 했다지만, 글자락에 땀이 묻어나지는 않고, 먹물만 묻어난다. 글쓴이는 이곳저곳에서 땀을 잔뜩 쏟았구나 싶으나, 정작 땀빛을 이슬빛으로 풀어내는 빗방울빛으로 살리는 길을 아예 눈감거나 귀닫은 듯싶다.


《토지》를 남긴 박경리 님은 밭짓기를 그렇게 즐기셨지만, 막상 밭일을 하는 할매나 할배가 쓰는 시골말이나 흙말을 글에는 아예 안 썼다. 글을 몰라도 살림을 짓고 사랑을 나누고 삶을 일구는 수수한 사람들이 어떤 삶말과 살림말과 사랑말과 숲말을 지피는가를 눈여겨보거나 귀담아듣지 않을 적에는, 누구라도 글치레라는 굴레에 갇힌다. 더구나 36쪽 글줄은 뭔가? 돌고래가 어떤 바다이웃인지 참말로 몰라서 이런 허튼글을 쓰는가?


ㅅㄴㄹ


첨단 기술에는 사이드미러와 비슷한 성질이 있다

→ 눈부신 길은 옆거울과 비슷하다

→ 높은곳은 옆거을과 비슷하다

8


대신 나는 사라져가는 직업들의 비망록을 남겨 보려고 한다

→ 나는 사라져가는 일을 남겨 보려고 한다

→ 나는 사라져가는 일을 옮겨 보려고 한다

→ 나는 사라져가는 일을 적어 보려고 한다

10쪽


국민연금 개시연령인 65세 정도까지가 대다수인데

→ 나라꽃돈 받는나이인 65살쯤까지가 흔한데

20


돌고래와 비등비등한 두뇌의 한계로 괴로워하는 영혼들 앞에서 지적 능력을 과시하던 철없던 젊은이는

→ 머리가 안 돌아서 괴로워하는 넋 앞에서 똑똑하다고 자랑하는 철없는 젊은이는

36


이곳의 드레스 코드는 ‘이거 어제 입었던 건지 아무도 눈치 못 채겠지?’인 듯싶었다

→ 이곳 옷차림은 ‘어제 입은 줄 아무도 눈치 못 채겠지?’인 듯싶다

→ 이곳은 ‘어제 입은 줄 아무도 눈치 못 채겠지?’ 하는 차림새 같다

43쪽


갑자기 기억 속으로 파고들어 와 분노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게 만든다

→ 갑자기 떠올라 온몸이 부들부들한다

→ 갑자기 생각나 온몸을 떤다

→ 갑자기 되살아나 온몸이 타오르고 떤다

63


결코 자신의 문제일 수 없는 일을 자기 일처럼 대하길 요구하는 사람의 딜레마가

→ 내 일일 수 없는데 내 일처럼 여기길 바라니 엇갈리고

→ 내가 풀 수 없는데 내가 풀기를 바라니 힘들고

→ 내 짐이 아닌데 내가 지기를 바라니 막다르고

102쪽


밥벌이의 수단으로 친절을 사용해야 하는 일자리의 모든 것이 이 한 마디 속에 압축되어 있었다

→ 밥벌이를 하려면 착해야 한다는 뜻이 이 한 마디에 담겼다

→ 밥벌이를 하려면 사근사근해야 하는 얼개를 이 한 마디에 담았다

102쪽


물이 샌다. 줄줄 샌다. 누수漏水

→ 물이 샌다. 줄줄 샌다

133


묵언 수행 중이거나 수다쟁이거나

→ 말이 없거나 수다쟁이거나

→ 조용하거나 수다쟁이거나

141


상차 작업에 익숙해지면 고구려인 못지않은 축성의 대가가 될 것 같았다

→ 짐싣기가 익숙하면 고구려사람 못지않게 담을 잘 쌓을 듯했다

152


육체적으로도 하차보다 수월하지 않다

→ 내릴 때보다 수월하지 않다

→ 내리는 힘보다 수월하지 않다

152


하차 작업은 위에 있는 짐을 내려놓는 동작이 많지만

→ 내릴 적에는 위쪽 짐을 내려놓는 몸짓이지만

152


다른 평범한 일들이 에둘러 암시하고 마는 것

→ 다른 수수한 일로 에두르는 길

→ 다른 작은 일로 에두르는 길

160


필자에겐 이쑤시개만 한 면봉이 존재의 근원까지 박살 낼 수 있는 몽둥이처럼 보인 적이 있다

→ 이쑤시개만 한 솜막대가 나를 박살낼 수 있는 몽둥이처럼 보인 적이 있다

→ 이쑤시개만 한 솜대가 목숨을 박살낼 수 있는 몽둥이처럼 보인 적이 있다

181


1인분씩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 한그릇씩 하지 않기 때문에

193


사수가 없어서 아쉬운 점은, 좋게 말해도 예측 불가인 나 자신의 불, 칼 다루는 솜씨로부터 나를 보호해 줄 감독이 없다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 길잡이가 없으니, 불이나 칼을 못 다루는 나를 돌볼 사람이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 앞사람이 없으니, 불과 칼을 엉성히 다루는 나를 지켜볼 사람이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204


이제는 홀과 주방 사이의 비무장지대마저 사라져버렸다

→ 이제는 마루와 부엌 사이에 고요터마저 사라져버렸다

→ 이제는 마루와 부엌 사이에 아늑터마저 사라져버렸다

204


홀 직원의 분노에 찬 십자포화를 오롯이 받아내야 했다

→ 짜증난 마루일꾼이 퍼붓는 말을 오롯이 받아내야 했다

→ 마루지기가 활활 쏘아대는 말을 오롯이 받아내야 했다

204쪽


음식 쓰레기 처리 문제는 실제로 물리적 전투를 불러일으킬 뻔했다

→ 밥쓰레기를 누가 버리느냐 때문에 싸울 뻔했다

→ 밥쓰레기를 치우는 일로 주먹이 오갈 뻔했다

224


오랫동안 주방에서 함께 일하면 가족이 되거나 원수가 된다

→ 오랫동안 부엌에서 함께 일하면 한집안이거나 미워한다

225


웍을 불 쪽으로 살짝 기울여서는 불맛까지 입히는 것이 여지없는 고수의 솜씨였다

→ 우묵이를 불 쪽으로 살짝 기울여서는 불맛까지 입히니 대단하다

230


하지만 이 작업이 시종일관 형벌이기만 한 건 아니다

→ 그러나 이 일이 늘 힘들기만 하지는 않다

→ 그런데 이 일이 내내 고되지는 않다

302


중요한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러한 고민을 하게끔 만드는 지점에 서게 하는 것이다

→ 사람들이 그곳을 생각하게끔 북돋아야 한다

→ 사람들이 그곳을 바라보게끔 이끌어야 한다

38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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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딜레마dilemma



딜레마(dilemma) : 1. 선택해야 할 길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곤란한 상황. ‘궁지’로 순화 2. [논리] = 양도 논법

dilemma : 딜레마

ジレンマ(dilemma) : 1. 딜레마 2. (통속적으로) 진퇴양난; 궁경(窮境) 3. [논리] 양도(兩刀) 논법



영어 낱말책은 ‘dilemma’를 “딜레마”로 풀이하지만, 독일 낱말책은 “1. [논리] 양도(兩刀) 논법 2. 궁지, 진퇴양난, 딜레마”로 풀이합니다. 우리 낱말책 뜻풀이는 독일 낱말책하고 비슷하고 일본 낱말책하고도 비슷한데, 어느 쪽을 보아도 ‘딜레마’가 무엇인지 똑똑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야말로 이도 저도 아닙니다. 막다른 길입니다. 그러나 두 가지 가운데 어느 쪽으로 가야 할는지 모른다면, ‘갈팡질팡·갈팡걸음·갈팡질’입니다. 이를 놓고 ‘두얼굴·두모습·엇갈리다’라 할 수 있습니다. ‘갈림길·두갈래길’이나 ‘고비·고빗사위·고개·고갯길·재·잿길’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때로는 ‘오히려·외려·도리어·되레·뜻밖·생각밖’이나 ‘어렵다·힘들다·싱숭생숭’으로 손볼 만합니다. ‘구석·막다르다·벼랑’이나 ‘끝·끝장’으로 손보아도 되어요. ㅅㄴㄹ



서구를 증오하면서도 서구를 배워야 했던 일본 지식인의 딜레마와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었다

→ 하늬를 미워하면서도 하늬녘을 배워야 했던 일본 글바치 두얼굴과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 하늬녘을 미워하면서도 하늬를 배워야 했던 일본 붓바치 갈림길과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도련님’의 시대 1》(다니구치 지로·세키가와 나쓰오/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2) 52쪽


독일만큼 도덕적 딜레마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 독일만큼 엇갈리는 길을 가장 똑똑하게 보여준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 독일만큼 두얼굴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준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 독일만큼 갈팡질팡한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과학은 반역이다》(프리먼 다이슨/김학영 옮김, 반니, 2015) 119쪽


음식 좌파가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지키는 게 세계 빈곤층에게 위협이 된다는 음식 좌파의 딜레마에 대해 앞서 5장에서 다뤘다

→ 왼밥꾼이 저희 살림길을 지키면 오히려 푸른별 가난한 이웃한테 나쁘다는 이야기를 앞서 다섯째 꼭지에서 다뤘다

→ 왼쪽 밥꾼이 저희 살림길을 지키면 뜻밖에 파란별 가난한 이웃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앞서 다섯째 마당에서 다뤘다

《음식 좌파 음식 우파》(하야미즈 켄로/이수형 옮김, 오월의봄, 2015) 207쪽


당신은 당신이 처했던 딜레마를 기억하고 불편했던 일을 생각합니다

→ 그대는 그대가 놓인 갈림길을 떠올리고 거북하던 일을 생각합니다

→ 그대는 그대한테 닥친 고비를 떠올리고 거북하던 일을 생각합니다

→ 그대는 그대가 어려워하는 길을 되새기고 힘들던 일을 생각합니다

《우주는 당신의 느낌을 듣는다》(웨인 W.다이어·에스더 힉스/이현주 옮김, 샨티, 2018) 39쪽


어쩌면 민족문학은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져 있는지 모릅니다

→ 어쩌면 겨레글은 구석에 몰렸는지 모릅니다

→ 어쩌면 겨레글꽃은 갈팡질팡하는지 모릅니다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염무웅, 창비, 2021) 178쪽


결코 자신의 문제일 수 없는 일을 자기 일처럼 대하길 요구하는 사람의 딜레마가

→ 내 일일 수 없는데 내 일처럼 여기길 바라니 엇갈리고

→ 내가 풀 수 없는데 내가 풀기를 바라니 힘들고

→ 내 짐이 아닌데 내가 지기를 바라니 막다르고

《어떤 동사의 멸종》(한승태, 시대의창, 2024) 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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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아침안개 2024.7.1.달.



얼굴에 톡톡 닿는 비가 있고, 가볍게 흩날리는 비가 있어. 눈으로도 알아볼 만큼 빗줄기를 그을 때가 있고, 뿌옇게 퍼져서 통째로 덮는 안개일 때가 있어. 물방울은 가벼이 날아. 스스로 날고 싶기에 바람한테 얹혀서 다녀. 바람 등줄기에 앉고서 온누리를 누벼. 바람속으로 녹아들어서 슬렁슬렁 온곳으로 스며. 굵게 맺는 방울로 살갗으로 톡 떨어져서 슬그머니 몸으로 들어왔다가 나가곤 해. 때로는 살갗만 통통 건드리면서 깔깔거리면서 놀아. 더 스미고 싶은 물방울은 땅밑으로 하염없이 파고들어. 뭉쳐서 놀고 싶은 물방울은 어느 깊이에서 너른 물밭을 이루어 찰랑거려. 땅밑에서 실컷 놀았다고 느끼는 물방울은 쭉쭉 위로 솟아서 샘으로 터져나와. 자, 그러면 아침안개를 이루는 물방울은 어떤 마음으로 무슨 놀이를 하는지 헤아려 보겠니? 안개한테 폭 안겨 봐. 안개한테 둘러싸여서 걸어 봐. 언제 어떻게 퍼지고서, 언제 어떻게 걷히는지 지켜보렴. 안개는 빗줄기로 바뀔 수 있고, 해가 쨍쨍 내리쬐어도 고스란할 수 있고, 햇빛줄기가 간지럽힌다고 여겨서 와하하 웃으며 흩어질 수 있어. 물방울은 ‘싫음’이나 ‘좋음’을 아예 안 따진단다. 언제 어디에서나 늘 새롭게 마주하는 길인 줄 느끼면서, “오오오! 오늘은 어떤 놀이일까?” 하고 맞이한단다. 그래서 물방울은 얼마든지 날고, 얼마든지 가라앉고, 얼마든지 솟고, 얼마든지 흐르고, 얼마든지 뭉치고, 얼마든지 재잘거려. 너희 몸을 이루는 ‘알갱이’는 바로 ‘안개’처럼 끝없이 작은 물방울이면서 빛방울이야. 방울짓는 숨결이기에 밝으면서 가볍단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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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소금 한 줌 2024.6.30.해.



둘레에서 다른 사람들이 해를 안 쬐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나무라거나 혀를 끌끌 차고 싶니? 이 나라 사람들이 어쩐지 어리석어 보여서 핀잔이나 타박을 하고 싶니? 어수룩한 사람을 보았기에 “참 어수룩하구나!” 하고 말할 수 있는데, 이 말은 막상 ‘그 사람(그 어수룩한 사람)’한테 닿거나 스미지 않아. 네가 하는 모든 말은 늘 너 스스로한테 할 뿐이란다. “어수룩하구나 하고 느낄 사람”을 스치거나 만날 적에는 “스스로 길을 세우지 않고 눈을 꿈으로 돌리지 않으면, 참 어수룩하겠구나!” 하고 배우고 새길 뿐이야. 너는 너를 탓할 수 있는데, 탓만 하면 그만 잿더미로 타버린단다. 그러니까, 탓이나 타박이 아닌, 네가 너를 가꾸면서 북돋울 말씨를 가리고 가누고 가다듬어서 펴면 돼. 네 말이 너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거든. 언제나 살림말과 죽음말 사이를 오간단다. 언제나 깨움말과 깨부숨말 사이를 오가지. ‘소금’은 바다가 스스로 속에 품은 빛알이야. 바닷물 밖으로 나오면 하얗게 덩이를 이루면서 반짝이되, 바다하고 한몸을 이루는 동안에는 그저 속으로 녹아서 맑게 빛나는 방울이란다. “소금 한 줌”은 바다가 베푸는 한 줌 빛알인 줄 알아본다면, 네가 소금을 머금는 마음이 새로울까? 푸른별(또는 파란별) 바닥에 바탕을 이루면서 가만히 물결노래인 바다는, 스스로 다독이고 깨어나려고 ‘빛알’을 둘레에 내려놓고서 하늘로 올라가서 구름으로 피어나고 빗물로 내려. 빗물로 들숲을 씻을 적에, 빗물은 들숲에 있던 부스러기에 티끌에 찌끄러기를 훑어내는데, 모든 ‘앙금’을 부드러이 달래고 녹이면서 ‘소금’으로 거듭난단다. 바다는 소금을 낳아.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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