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을 잘 치는 전 타카기 양 15
이나바 미후미 지음, 김동욱 옮김, 야마모토 소이치로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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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9.18.

같이 노니 즐거워서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15》

 야마모토 소이치로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4.30.



  비슷하면서 다른 ‘장난’하고 ‘놀이’입니다. 재미로 하거나 심심해서 하거나 괴롭히는 짓이 ‘장난’입니다. 즐겁게 어울리거나 누리는 몸짓이 ‘놀이’입니다. 그래서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15》(야마모토 소이치로/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을 읽으면서 둘이 다르지만 어느새 하나로 만나는 길을 엿볼 수 있어요. 두 사람은 여러모로 ‘장난’을 걸면서 같이 ‘놀이’를 하거든요. 한쪽은 ‘장난으로 보이는 놀이’를 한다면, 다른쪽은 ‘놀이를 하듯 장난을 겁’니다. 이쪽도 저쪽도 짓궂게 괴롭히려는 마음하고 멀어요.


  둘이 어울리니 하루가 새로우면서 이야기가 샘솟습니다. 다른 누구하고도 이처럼 장난걸기나 놀이하기를 하지는 못 해요. 오직 둘이 마음이 맞고 하나로 흐르기에 장난스럽게 놀이를 한다고 여길 만합니다.


  함께 있기에 즐거우니 “네가 좋아!” 하고 말할 만하지만, 둘은 “네가 좋다!” 같은 말은 안 하면서 빙그르르 돕니다. 에돌고 감돌면서 나란히 돌고돌다가 어느새 돌아볼 줄 아는 사이로 나아간다고 할 만합니다.


  놀리려는 뜻하고는 먼, 노래하면서 노을빛으로 놀고 싶은 하루입니다. 놀림받는 듯싶지만, 나긋나긋 넉넉하게 흐르는 마음으로 포근히 감싸려는 오늘입니다.


  이렇게 해야 잘 노는 길이지 않습니다. 저렇게 하기에 아쉬운 길이지 않아요. 이 길은 이 길대로 새롭게 노는 하루요, 저 길은 저 길대로 새삼스레 노래하는 자리입니다.


ㅅㄴㄹ


“니시카타의 비행기가 날 좋아하는 거 아냐?” “뭐야 그게?” (26쪽)


“그렇게 해맑게 기뻐하는데 내가 어떻게 놀려.” “응? 뭐라고 했어?” “글쎄.” (35쪽)


“기쁜 소식을 맨 먼저 알려주고 싶은 상대는 좋아하는 사람이래. 니시카타, 맨 먼저 나한테 전화했지?” “뭣.” (66쪽)


“니시카타, 가면도 안 썼는데, 빨간 도깨비처럼 됐네.” (86쪽)


‘그러고 보니까, 승부 얘기는 한 마디도 않네. 혹시 타카기는 날 골탕먹이려는 게 아니었나? 그럼, 나랑 듣고 싶다는 건, 진짜로 그냥 나랑 이어폰으로 같이 듣고 싶어서.’ (101쪽)


“같이 보자.” “왜?” “이긴 사람 맘대로 하기로 했잖아.” (116쪽)


#からかい上手の高木さん #山本崇一朗


도입부도 멋지다

→ 들머리도 멋지다

→ 첫자락도 멋지다

94쪽


다시 후렴부 앞에서 방해하고 즐기려는 건가

→ 다시 되가락 앞에서 가로막고 즐기려나

→ 다시 뒷가락 앞에서 딴죽으로 즐기려나

9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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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354 : 도시 위 것 기분 좋은


도시 위를 걷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 거리를 걸으면 즐겁다

→ 서울을 걸으면 즐겁다

《야간 경비원의 일기》(정지돈, 현대문학, 2019) 46쪽


“도시 위”란 어디일까요? “서울 하늘”일 테지요. 이 보기글을 쓴 분은 “서울 하늘을 걷는” 삶이나 몸짓이 아닌, 그냥 “서울 길거리를 걷는” 이야기를 폅니다. 그러면 “거리를 걸으면”이나 “서울을 걸으면”이라 적을 노릇입니다. “기분 좋은”은 ‘즐거운’으로 손질합니다. ㅅㄴㄹ


도시(都市) : 일정한 지역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

기분(氣分) : 1. 대상·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 기의(氣意) 2.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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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356 : 푸른 하늘 아래 나누는 것 상쾌 근사


푸른 하늘 아래에서 이렇게 이야기 나누는 것도 상쾌하고 근사하네요

→ 파란하늘 보며 이렇게 이야기해도 시원하고 멋지네요

→ 파란하늘 바라보며 이렇게 얘기해도 가볍고 대단하네요

《내 옆에 은하 2》(아마가쿠레 기도/이찬미 옮김, 소미미디어, 2022) 84쪽


하늘은 풀빛이 아닌 파랑입니다. ‘파란하늘’로 바로잡습니다. 우리가 선 땅에서 하늘을 보는 결이기에 ‘아래에서’를 털어내면서 “파란하늘 보며”나 “파란하늘 바라보며”로 손봅니다. ‘이야기 = 나누는 말’이기에 “이야기 나누는 것도”는 겹말입니다. ‘이야기해도’로 손봅니다. “상쾌하고 근사하네요”는 “시원하고 멋지네요”로 손볼 만합니다. ㅅㄴㄹ


상쾌하다(爽快-) : 느낌이 시원하고 산뜻하다 ≒ 상활하다(爽闊-)

근사(近似) : 1. 거의 같다 2. 그럴듯하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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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373 : 위 대자 있다


소가죽 위에 아이들은 큰 대자로 누워 있었다

→ 아이들은 소가죽에 벌러덩 누웠다

→ 아이들은 소가죽에 벌렁 누웠다

→ 아이들은 소가죽에 드러누웠다

《내 친구 11월의 구름》(힐러리 루벤/남진희 옮김, 우리교육, 2000) 26쪽


한자를 좋아하는 분은 팔다리를 쫙 펴서 눕는 모습을 ‘大’라는 한자에 빗대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모든 사람이 한자를 쓰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어린이한테 안 어울리는 “큰 대자로 누워”입니다. 우리말로는 “벌러덩 누워”나 “벌렁 누워”입니다. 한 낱말로는 ‘드러눕다’라 하지요. 그리고, 눕는 자리는 “소가죽에”라 해야 올바릅니다. “소가죽 위에”는 못 눕니다. ‘위’는 바닥이 아닌 하늘을 가리키거든요. 옮김말씨인 “누워 있었다”는 “누웠다”로 바로잡습니다. ㅅㄴ


대(大)- : 1. 규모나 크기에 따라 큰 것, 중간 것, 작은 것으로 구분하였을 때에 가장 큰 것을 이르는 말 2. 중요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규모나 가치 면에서 그 수 안에 꼽힘을 이르는 말

자(字) : 1. = 글자 2. 글자를 세는 단위 3. ‘날짜’를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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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374 : 온전 정신 것 같아 -워져


온전한 정신을 잃어가는 것만 같아서 정생이는 자꾸 두려워져

→ 정생이는 온넋을 잃어가는 듯해서 자꾸 두려워

→ 정생이는 제넋을 잃어가는 듯해서 자꾸 두려워

《빌뱅이언덕 권정생 할아버지》(박선미, 보리, 2016) 64쪽


우리말은 임자말을 섣불리 글 사이나 뒤쪽에 안 넣습니다. 이 글월은 임자말 ‘정생이는’을 맨앞으로 빼야 알맞습니다. 누구(임자말)가 무엇을 하거나 무엇 때문에 어떠한가를 밝히는 얼거리로 가다듬을 노릇이에요. 온넋이나 제넋을 잃을 만한 곳에서는 일하기 어렵기에 두렵습니다. 두렵기에 ‘두렵다’라 합니다. 이때에는 ‘-지다’를 안 붙입니다. 예전에는 안 두려웠으나 이제는 두렵다고 느끼니 ‘두려워’ 하지요. ㅅㄴㄹ


온전하다(穩全-) : 1. 본바탕 그대로 고스란하다 2. 잘못된 것이 없이 바르거나 옳다

정신(精神) : 1. 육체나 물질에 대립되는 영혼이나 마음 ≒ 신사(神思) 2.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 또는 그런 작용 3. 마음의 자세나 태도 4. 사물의 근본적인 의의나 목적 또는 이념이나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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