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불야성 不夜城


 흡사 불야성을 이룬 듯했다 → 마치 흰밤인 듯했다

 불야성은 한 폭의 그림처럼 → 불바람은 한 폭 그림처럼

 심야에도 시내는 불야성을 이루었다 → 밤에도 거리는 환했다


  ‘불야성(不夜城)’은 “등불 따위가 휘황하게 켜 있어 밤에도 대낮같이 밝은 곳을 이르는 말. 밤에도 해가 떠 있어 밝았다고 하는 중국 동래군(東萊郡) 불야현(不夜縣)에 있었다는 성(城)에서 유래한다. 《한서지리지(漢書地理志)》에 나오는 말이다”처럼 풀이하지만 ‘밤을 잊다·밝은밤’이나 ‘불바다·불바람’으로 고쳐씁니다. ‘대낮같다’로 고쳐쓰고, ‘환한밤·훤한밤’이나 ‘하얀밤·흰밤’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도시의 불빛 때문인지도 모른다

→ 밤을 잊은 서울 불빛 때문인지도 모른다

→ 밤에도 대낮같은 서울 때문인지도 모른다

→ 밤조차 환한 서울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연의 밥상에 둘러앉다》(윤구병, 휴머니스트, 2010) 189쪽


그 일대가 완전히 불야성이라

→ 둘레가 아주 하얀밤이라

→ 언저리가 다 밤을 잊어서

《쿄카 요괴비첩 하》(이마 이치코/서수진 옮김, 미우, 2020)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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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알현 謁見


 종묘에 알현하다 → 님뫼에 모시다 / 임금뫼에 받들다

 왕께 알현하려 → 임금을 뵈러 / 임금을 섬기러

 어른을 알현하다 → 어른을 뵈다 / 어른을 만나뵈다


  ‘알현(謁見)’은 “지체가 높고 귀한 사람을 찾아가 뵘 ≒ 상알(上謁)·현알(見謁)”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뵈다·뵙다·받들다’나 ‘선·섬기다·모시다’로 고쳐씁니다. ‘손님맞이·이웃맞이’나 ‘찾아뵈다·찾아뵙다’로 고쳐쓰고, ‘만나뵈다·만나다·마주하다·맞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ㅅㄴㄹ



소독, 목욕, 팬티까지 갈아입고 알현하다

→ 약뿌리고, 씻고, 속옷까지 갈아입고 뵙다

《꿀젖잠》(박찬원, 고려원북스, 2016) 77쪽


이제부터 여왕님을 알현할 거네

→ 이제부터 곁임금님을 뵙네

→ 이제부터 빛님을 찾아뵙네

→ 이제부터 미르님을 만나뵙네

《마로니에 왕국의 7인의 기사 1》(이와모토 나오/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18) 158쪽


평판이 자자한 미녀를 알현하는 거라고

→ 낯값이 드높은 꽃님을 뵙는다고

→ 꽃낯이 높다란 멋님을 모신다고

《쿄카 요괴비첩 하》(이마 이치코/서수진 옮김, 미우, 2020)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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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뱅이 언덕 권정생 할아버지 개똥이네 책방 30
박선미 지음, 김종도 그림 / 보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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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9.23.

다듬읽기 224


《빌뱅이언덕 권정생 할아버지》

 박선미 글

 김종도 그림

 보리

 2016.11.28.



  《빌뱅이언덕 권정생 할아버지》를 읽는데 ‘항꾼에’라는 사투리가 나오기에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전라말 아닌가 싶은데, 경상도에서도 쓰는구나 싶군요. 이 책 곳곳에 ‘울골질·이지렁스럽다·살난스럽다·아치랑거리다·회똑거리다’ 같은 낱말이 갑작스레 튀어나옵니다. 틀림없이 우리말이지만, 이런 몇 낱말을 유난스레 쓰려 하면서 막상 여느 우리말은 제대로 안 씁니다. 싸움말인 ‘대장’을 굳이 써야 할까요? ‘자루’를 뜻하는 일본말 ‘마대’를 굳이 겹쳐서 ‘마대자루’처럼 써야 할까요? ‘여편네’ 같은 말을 구태여 써야 할까요? ‘-게 되다’ 같은 옮김말씨라든지 ‘위·안’을 옮김말씨로 잘못 넣은 대목도 꽤 나옵니다. ‘낙숫물’ 같은 겹말과 ‘휴우’ 같은 일본말씨도 아쉽습니다. 꾸며서 쓰는 말씨가 꼭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남달라 보이는 말씨보다는 수수한 시골말로 추슬러야 어울릴 텐데 싶군요.


+


《빌뱅이언덕 권정생 할아버지》(박선미, 보리, 2016)


다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단다

→ 다시 둘레를 볼 수 있단다

→ 다시 온누리를 볼 수 있단다

13쪽


정생이 얼굴이 석류처럼 더욱 빨개졌어

→ 정생이 얼굴이 더욱 빨개

→ 정생이 얼굴이 더욱 달라올라

→ 정생이 얼굴이 붉구슬 같아

19쪽


부쩍 고철을 주우러 다녀

→ 부쩍 헌쇠를 주우러 다녀

22쪽


쓰레기 더미를 파헤치면서 대장처럼 말해

→ 쓰레기더미를 파헤치면서 꼭두처럼 말해

23쪽


선선히 마대자루를 끌면서 시장 바깥 언덕 쪽으로

→ 선선히 자루를 끌면서 저자 바깥 언덕 쪽으로

25쪽


여편네가 왜 이리 말이 많아

→ 가스나가 왜 이리 말이 많아

→ 이년이 왜 이리 말이 많아

28쪽


조국이 해방되었다는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니었어

→ 나라가 풀렸지만 꼭 즐거운 일만은 아니었어

→ 나라가 풀려났어도 꼭 기쁜 일만은 아니었어

37쪽


배 안은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 배는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40쪽


누나도 속울음을 많이 울었어

→ 누나도 속으로 많이 울었어

→ 누나도 속울음이었어

48쪽


복이는 피난길이 길어질수록 점점 정생이 옆에 꼭 붙어서

→ 복이는 떠나는 길이 길수록 더 정생이 옆에 꼭 붙어서

59쪽


온전한 정신을 잃어가는 것만 같아서 정생이는 자꾸 두려워져

→ 정생이는 온넋을 잃어가는 듯해서 자꾸 두려워

→ 정생이는 제넋을 잃어가는 듯해서 자꾸 두려워

64쪽


날갯짓할 만큼 중닭이 되어서

→ 날갯짓할 만큼 푸른닭이 돼서

64쪽


흥얼흥얼 노랫가락처럼 타령 같은 것이 흘러나와

→ 흥얼흥얼 노래가 흘러나와

→ 흥얼흥얼 타령이 흘러나와

→ 노랫가락이 흘러나와

→ 타령이 흘러나와

65쪽


어떡하든 상급학교는 꼭 가야 한다

→ 어떡하든 윗배움터 꼭 가야 한다

→ 어떡하든 웃터 꼭 가야 한다

→ 어떡하든 윗자리는 꼭 가야 한다

68쪽


나무 위에 올라가 있던

→ 나무에 올라간

72쪽


우리나라만의 생활 모습도 알게 돼

→ 우리나라 살림살이도 알아

→ 우리나라 삶빛도 알아가

82쪽


중학교에 가지 못한 목마름이 한결 나아지곤 해

→ 푸른터에 가지 못해 목마른데 한결 나아

82쪽


휴우, 그리고 또 밤늦게야

→ 후유, 이러고 또 밤늦게야

85쪽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거야

→ 손쉽게 찾을 수 있어

→ 손쉽게 얻을 수 있어

→ 손쉽게 볼 수 있어

85쪽


낙숫물이 떨어졌다 튕겨 나간

→ 물이 떨어졌다 튕겨 나간

→ 처맛물이 튕겨 나간

118쪽


그 먼 서울까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 먼 서울까지 오가면서

149쪽


다섯 집씩 조를 짜서 번갈아 가며

→ 다섯 집씩 짜서 갈아들며

→ 다섯 집씩 모여서 서로

175쪽


마음도 조금씩 가다듬어져

→ 마음도 조금씩 가다듬어

→ 마음도 조금씩 다듬어

18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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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진사 서문문고 263
버몬트 뉴홀 지음, 최인진 옮김 / 서문당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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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4.9.22.

사진책시렁 156


《瑞文文庫 263 世界의 寫眞史》

 버몬트 뉴홀

 최인진 옮김

 서문당

 1978.1.25.



  1947년에 처음 나온 《History of Photography: From 1839 to the Present Day》를 우리나라에서 언제 처음 옮겼을까요? 한동안 일본판으로 읽었지 싶고, 1978년에 《瑞文文庫 263 世界의 寫眞史》가 나옵니다. 옮긴이는 1964년판을 바탕으로 삼았다는데, 이미 온누리 빛꽃밭은 1964∼1978년 사이에도 숱하게 오르내리고 갖은 이야기가 흘렀습니다. 이제 책이름을 한글로 바꾸어 《세계의 사진사》로 나오는데, 무늬만 한글일 뿐,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가 춤춰요. 우리는 우리 빛꽃밭이건 온누리 빛꽃밭이건 거의 모르거나 못 읽거나 못 헤아립니다. 밑길(기초학문) 가운데 하나조차 다스리지 않을 뿐 아니라, 새롭게 옮기지 못 하고,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차근차근 쓰고 여미지 않는 탓에, 이 나라에 ‘사진학과’나 ‘사진강의’가 제법 많았어도 늘 쳇바퀴로 헤매거나 뒷걸음이었다고 느낍니다. 우리는 무슨무슨 ‘사진잔치’를 벌일 만한 그릇이 아닙니다. ‘사진기·필름’을 스스로 짓지도 못 하는 주제에 ‘우주개발’을 한다고 목돈을 들이니 참으로 허술한 허수아비입니다. 찰칵 단추를 누르기만 해서 얻는 빛꽃이 아닙니다. 눈길이 있어야 하고, 눈길이 닿는 곳을 품는 손길이 있어야 하고, 손길이 닿는 곳으로 다가서는 발길이 있어야 하고, 바야흐로 마음길과 살림길과 사랑길이 있을 적에 새길(학문·문화)을 엽니다.


ㅅㄴㄹ


그(Atget)는 인간이 없는 곳에서도 인간의 속성을 파악할 수가 있었다. (176쪽)


컬러 사진가는 많은 미학적 문제에 당면하고 있다. 눈은 카메라가 보는 것처럼 색을 보지 않는다. 컬러 사진가는 자연주의적인 태도를 취하여 P.H.에머슨이 흑백 사진에서 한 것처럼, 눈에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데에 주력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카메라의 능력을 충분히 사용하고 한계를 존중하면서 카메라가 이끄는 대로 따라야 할 것인가? 다만 사진에서만 존재하는 색이 있는 듯이 여겨지는데, 예를 들면 코닥크롬 필름은 풍부한 짙은 청색을 내는 데에 자연의 색으로 고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해도 상관이 없다. (250쪽)


#BeaumontNewhall (1908∼1993)

#History of Photography: From 1839 to the Present Day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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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9.21. 서른걸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올가을에 책 한 자락을 새로 선보입니다. 《말밑 꾸러미》나 《우리말과 문해력》이 아닌,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라는 이름을 붙인 꾸러미입니다. 책이름이 조금 깁니다. 여태 이렇게 긴 이름으로 책을 낸 적이 없습니다만, 한 자락쯤 있을 만하리라 봅니다.


  꾸밈빛이 보내신 꾸러미를 들여다보면서 틀린글씨를 바로잡습니다. 빛꽃(사진)을 이모저모 보태자고 여쭙니다. 뒷글을 매듭짓습니다. 새로 선보이는 책은 10월에 태어날 듯싶습니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손질하고, 쉬다가 다시 손질하다가, 우리 책숲에 고인 빗물을 치우러 다녀오고서 더 손질하다가, 또 쉬다가, 새삼스레 손질합니다.


  1994년부터 2024년 사이에 쓴 멧더미 같은 글 사이에서 추렸습니다. 그때그때 남긴 글씨앗은 알맞게 싹을 틔울 날을 기다렸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애벌손질을 펴냄터로 넘겼으니 다시 느긋이 쉬고서 하루일을 새삼스레 붙잡으려고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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