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2024.10.9. 걷는 한글날



  한글날이라면서 순우리말에 갇힌 글이 새록새록 넘친다. 다들 흉내나 시늉이나 척이다. 한 해 내내 살피고 헤아릴 적에 늘 말을 말다이 쓴다. 하루쯤 시늉해 본들 빈털터리에 쭉정이로 그친다.


  쭉정이를 심어서 알뜰살뜰 가꾸려고 하면 바보이다. 속이 찬 씨알을 심어야 싹이 튼다.


  늘 책을 읽는 사람은 책잔치에 부산을 안 떤다. 늘 책을 속읽기로 누리고 즐길 적에는 베스트나 스테디나 고전이나 명작이나 추천이나 권장을 기웃거리지 않는다. 그저 책을 읽는다.


  글을 글답게 쓰고 말을 말답게 쓰니 사람답고 아이답고 어른답고 너답고 나답다.


  껍데기는 가라고 외친 뜻을 읽어야지 싶다. 이른바 ‘코스프레’는 코스프레이다. ‘참나’가 아니다. 배우기는 아름답되 따라하기나 베끼기는 끝내 훔치기와 빼앗기로 기울더라.


  그저 읽고 쓰고 말하자. 오직 사랑으로 읽고 쓰고 말하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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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새가 있어 (2024.10.9.)
― 부천 〈빛나는 친구들〉



  부천나루 앞에서 부천버스를 탈까 하다가 걷습니다. 버스나루가 붐비더군요. 큰길과 가게 둘레에는 사람이 물결치지만,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니 조금씩 호젓합니다. 높다란 잿집을 벗어나서 골목으로 접어들 즈음부터 부릉소리가 잦아들고 새소리를 듣습니다. 나즈막한 예전 닷겹잿집(5층아파트)이 깃든 골목에는 골목나무가 우람해서 닷겹보다 높아요. 이 골목나무에 박새랑 쇠박새랑 직박구리랑 참새가 앉아서 노래합니다. 고을지기(시장·구청장)는 골목나무에 앉은 골목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알까요? 고을일꾼은 골목노래와 골목빛을 눈여겨볼까요?

  이튿날 부천 송내초등학교 어린이하고 우리말 이야기꽃을 폅니다. 저는 이끄는 이슬지기 노릇이고, 어린이는 함께 걸어가는 길동무입니다. 한 사람이 앞장서기에 잘 따르거나 잘 배우지 않습니다. 이슬은 풀과 나무를 살찌울 뿐 아니라, 숲짐승과 풀벌레와 사람까지 두루 살뜰하기를 바라면서 맺습니다. 이슬지기는 어린이하고 나란히 걸으면서 모든 어른하고 동무합니다.

  나이를 바라보지 않으면 함께 배웁니다. 나이에 얽매이니 못 배우고 안 배워요. ‘나이’가 아닌 ‘나’를 바라볼 때면, 나하고 마주선 ‘너’를 느끼고, 이때에 ‘나너없’고 ‘너나없’는 ‘너나들이’를 이루면서 오롯이 ‘사람’을 마주하다가 문득 ‘살림’을 짓는 ‘사랑’으로 가는 ‘사이(새)’를 알아봅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잇는 새를 알아보고서 새노래를 귀여겨듣기에 사람답습니다. 새노래를 안 듣기에 새를 우리 삶터에서 밀어내거나 내쫓습니다. 온누리는 사람나라이지 않아요. 뭇숨결이 어울리는 푸른별이고, 뭇노래가 흐르는 파란별입니다.

  새가 있어서 즐거운 마을입니다. 새가 있기에 빛나는 시골입니다. 새가 있으니 우거진 숲입니다. 새가 있는 곳에서 아이들이 뛰놀고 어른들은 일하지요. 오늘날 서울(도시)이 서울빛을 잃고서 헤매는 까닭을 짚어 봐요. 새를 잊은 탓 같아요.

  부천 골목길을 돌고돌던 발걸음은 〈이지헌북스〉에 한참 머물면서 발바닥과 무릎과 온몸과 등허리를 쉽니다. 이윽고 부천여고 곁에 선 〈빛나는 친구들〉로 다다릅니다. 다만 오늘 〈빛나는 친구들〉은 쉼날입니다. 책집은 쉬지만, 책집 앞에 놓은 자리에 등짐을 내려놓고서 땀을 들입니다.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새소리를 더 듣습니다. 물 두 모금을 마시고 새노래를 새삼스레 듣습니다. 이제 등짐을 어깨에 걸칩니다. 여러 짐도 두 손에 꿰고서 걷습니다. 길손집에 가서 씻고 누워야지요. 오늘 이곳에서 거닐며 보고 느끼고 듣고 누린 살림빛을 밤새 곱씹으면서 새벽에 노래 몇 자락을 쓰자고 생각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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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을 노래하는 이웃님 글
https://blog.naver.com/artbutterfly/223612656095


김예린 오마이뉴스 글
: 가랑비·이슬비·보슬비가 다 다르답니다, 이렇게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68346&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dvOpinion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48338?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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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4.

《운동장 편지》
 복효근 글, 창비교육, 2016.3.25.



퐁당퐁당 쉼날이 끼고, 시골집 손질을 하는 일꾼이 드나들면서, 나래터에 다녀올 짬이 안 났다. 아침에 시골버스를 타면 붐비는 줄 알지만, 일꾼이 낮밥을 먹으러 다녀올 틈에 다녀온다. 예전에는 다 나무로 집을 짜고 손질을 했다면, 요새는 다 화학약품만 쓴다. 겉을 보면 ‘친환경’이라고 이름을 붙이지만 냄새가 코를 찌르고, 이런 화학약품이 흙에 닿으면 흙이 타버린다. 새삼스레 돌아본다. 씨나락 까먹는 ‘우주개발’에 앞서 ‘흙과 숲에 이바지할 살림길’부터 지을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숲빛으로 집옷밥을 가꾸지 못 하면서 펑펑 쏘아대기만 하는 나라는 죽음길로 달려갈밖에 없다. 《운동장 편지》를 읽었다. 어린이에서 나이를 몇 살 더 먹기에 푸름이라고 하지 않는다. 새롭게 철들며 푸릇푸릇 깨어나는 나뭇잎과 풀잎 같기에 푸름이라고 한다. 우리는 예쁜 말이나 멋진 말을 찾아서 써야 하지 않는다. 어린이나 푸름이가 하루를 보내는 배움터(학교) 모습에 너무 매일 까닭도 없다. 그저 늘 쓰는 말을 조금 더 가다듬어서, 온누리 아이들이 마음으로 품을 살림빛과 사랑씨앗을 헤아리는, 더욱 쉽고 부드럽게 추스른 말씨로 오늘 하루를 그리면 어느새 노래가 태어난다. 꾸미는 글은 덧없다. 입맛에 맞추지 말고 살림을 함께하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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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5.

《가고 싶은 대로》
 장 이브 카스테르만 글·그림/하리라 옮김, 파랑서재, 2023.7.10.


낮에 고흥읍으로 간다. ‘우리말로 노래밭’ 열다섯걸음을 꾸리는 하루이다. 오늘은 구름이 쉬잖고 춤추며 하얗게 무늬를 새긴다. 이야기를 잇고, ‘가을’이라는 낱말을 풀고, 쪽글을 함께 쓰면서도, 구름빛을 자꾸자꾸 살핀다. 구름바라기를 하며 어릴 적을 떠올린다. 마흔 해 앞서 보던 구름은 요 몇 해 사이처럼 어마어마하게 물결춤이지 않았다. 나는 인천에서 나고자라면서 늘 구름바라기였다. 땅에는 언제나 무시무시하게 내달리는 큰짐차(대형덤프)가 춤추었고, 인천은 어디나 뚝딱터(공장)이 드넓어서 매캐한 바람에 숨이 막히고 콜록거렸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먼지띠나 잿가루도 잊을 만했다. 이제 시골에서는 구름바라기에 풀바라기에 숲바라기로 살면서 풀죽임물을 잊는다. 《가고 싶은 대로》는 살뜰히 태어난 그림책이라고 여긴다. 그림님한테 귀띔을 할 수 있다면, 순이로서는 “가고 싶은 대로”를 들려주면서, 돌이로서는 “하고 싶은 대로”를 펼 만하다고 본다. 어린순이가 마음과 몸에 날개를 달듯, 어린돌이도 사랑으로 날개를 달아서 함께 손을 잡고서 온누리를 새로 일구는 동무로 지내는 그림책을 빚을 수 있기를 빈다. 저녁일을 조금 하다가, ‘문재인 딸 문다혜 술몰기(음주운전)’ 이야기를 듣는다. 딱하다. 불쌍하다. 술은 집에서 마시자. 길에서는 새와 나무와 하늘과 들꽃을 보면서 걷자.

#JeanYvesCasterman #lovelyfamily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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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6.

《타오 씨 이야기》
 장재은 글·그림, 사계절, 2024.5.30.



빗줄기가 마당을 적시고 들을 감싼다. 큰아이하고 논두렁을 걸어서 옆마을로 간다. 12:20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로 간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말로 노래밭’ 열일곱걸음을 편다. 비가 오는 시골 읍내에는 걷는 사람이 더 뜸하다. 아주 호젓하게 이야기밭을 누리고 일군다. 걸어다니기에 듣고 보고 느낀다. 걷다가 멈추어 들여다보고 귀여겨듣기에 맞아들여서 배운다. 그렇다면 안 걷는 사람은 안 듣고 안 보고 안 느끼는가? 맞다. 안 걷기에 듣거나 보거나 느낄 짬이 없다. 쇳덩이에 몸을 싣고서 빠르게 달리느라 다른 쇳덩이를 곁눈질하기에 바쁘다. 어른이 태운 쇳덩이에 탄 아이도 매한가지이다. 아이는 제 다리로 거닐어야 바람과 해와 비를 느끼면서 배운다. 아이는 마음껏 뛰고 달리고 구르고 웃어야 나날이 새롭게 자란다. 《타오 씨 이야기》는 뜻있게 나온 그림책이라고 느끼는데, ‘뜻을 앞세우’느라 막상 ‘이야기를 놓치’는구나. ‘외국인근로자(외노자)’를 ‘이주노동자’라는 다른 한자말로 옮긴들 ‘이주(옮긴)’ 모습에서 그친다. 이제는 ‘이웃일꾼’으로 마주하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을 볼 때이고, 이웃으로서 함께살면 이 줄거리를 어떻게 다듬어서 풀 적에 그야말로 ‘이웃씨 이야기’로 거듭날는지 알아보겠지. 좀 걷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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