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24.


《在日동포작가 단편선》

 양석일 외 다섯 사람/이한창 옮김, 소화, 1996.2.28.



새벽에 길손집을 나선다. 시내버스를 타려는데 언제 올는 지 모른다. 택시를 잡으려는데 “콜 했어요?” 하고 되묻는다. 겨우 하나 잡는다. 전주에서 순천을 거쳐서 진주로 건너간다. 칙폭길에 《말밑 꾸러미》 글손질을 하다가 깜빡 못 내릴 뻔하다. 진주에서 시내버스를 타는데 거꾸로 간다. 잘못 탔구나. 얼른 내려서 길을 건너서 새로 탄다. 그런데 남강다리에서 30분을 멀뚱멀뚱 선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멀쩡한 길바닥을 아침낮에 걸쳐서 파헤치느라 길을 막네. 바보스런 삽질은 온나라가 똑같다. 〈형설서점〉에 들러서 책을 살핀다. 이윽고 〈진주문고〉로 건너가서 노래쓰기(시창작)를 이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기에 노래인데, ‘마음담기’가 아닌 ‘멋부리기’를 하려는 분이 있다. 멋이란 겉치레이다. 시커멓게 탔거나 부끄럽거나 아프거나, 어떤 속마음이건 그대로 담을 때라야 비로소 말이고 글이고 노래이다. 이제 부산으로 건너간다. 〈카프카의 밤〉에서 ‘이오덕 읽기 모임’을 꾸리면서 하루를 아주 길디길게 보낸다. 《在日동포작가 단편선》을 스무 해 만에 새로 읽는다. 스무 해 앞서는 ‘양석일’이라는 분이 안 보였으나, 이제는 새롭게 보인다. 일본글로 나왔어도 틀림없이 ‘한국문학’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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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23.


《계집은 어떻게 여성이 되었나》

 이임하 글, 서해문집, 2004.4.28.



하루 일찍 길을 나선다. 이튿날 낮에 진주에서 노래쓰기(시창작) 자리를 꾸리고서, 저녁에는 부산에서 ‘이오덕 읽기 모임’을 꾸린다. 옆마을에 06:40에 지나가는 첫 시골버스를 타려고 논둑길을 달리는데, 새벽부터 논에 풀죽음물을 잔뜩 뿌려댄다. 풀죽임물이 살갗에 닿으면 이글이글 소리를 낸다. 풀잎 풀벌레 나비 새한테 닿으면 지글지글 소리를 내면서 까맣게 태워죽이겠지. 그런데 요새는 ‘까맣게 태워죽이’지는 않는, 조용히 말라죽이는 풀죽임물이 나온다고 하더라. 아무튼 순천을 거쳐서 전주로 간다. 전주에서 〈조림지〉하고 〈책보 책방〉하고 〈한가서점〉을 들르고서 길손집에 깃든다. 《계집은 어떻게 여성이 되었나》를 다시 읽는다. ‘계집’이 나쁜말일까? ‘가시내’가 미운말일까? 우리말로 가리키는 이름이 무슨 뜻인지 다들 까맣게 잊는다. ‘사내·머스마’도 밉거나 나쁠까? 이제는 다들 ‘여성·남성’과 ‘여자·남자’ 같은 한자말로 써야 한다고 여기고, ‘woman·man’처럼 영어를 쓰는데, ‘가시·버시’하고 ‘순이·돌이’를 잊는 나라에는 어깨동무도 살림도 사랑도 없다고 느낀다. 순이를 억누른 돌이는, 바로 돌이부터 스스로 억누른 꼴이다. 둘이 다르기에 둘은 서로 새롭게 바라보며 어울릴 수 있는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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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22.


《레드문 1》

 황미나 글·그림, 애니북스, 2004.2.1.



햇볕이 환하게 드는구나 싶더니, 아침에 와락 벼락비가 들이붓는다. 한참 시원스레 꽂는다. 이러다가 감쪽같이 그치고는 말끔히 갠다. 집손질을 하는 분이 낮에 찾아온다. 부엌 물꼭지를 뜯더니, 삭은 데를 뽑아내고서 새로 꽂는다. ‘가난집 손질일꾼’은 고흥사람이 아닌 광주사람. 고흥에는 일할 만한 사람이 없을 수 있지만, 이보다는 바가지라든지 장난치는 이가 너무 많은 탓일 수 있다. 《레드문 1》를 되읽는다. 푸른배움터를 마치고서 인천과 서울 사이를 날마다 다섯 시간 남짓 길에서 시달릴 무렵에 처음 만나다가, 1995년에 싸움터(군대)에 들어가면서 뒷이야기는 못 보았다. 강경옥 님은 ‘별’을 눈여겨본다면, 황미나 님은 ‘달’을 눈여겨보는데, 별빛과 달빛은 아주 다르다. 이 얼거리가 아니어도 《레드문》이 걸어가는 길은 ‘삶’일 수는 있되 ‘살림’이나 ‘사랑’하고는 멀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이만 하게 일군 그림꽃이 나왔다는 대목을 돌아본다. “없는 빛”이자 “시늉하는 빛”은 달빛은 사람을 사로잡거나 홀리면서 그늘로 내몬다. “있는 빛”이자 “생각하는 빛”인 별빛은 사람들 스스로 깨어나거나 일어서도록 가벼이 북돋운다. 별을 바라보기에 눈이 밝다. 별을 잊기에 눈이 멀고 만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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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논리정연



 그 주장은 논리정연하지 않아 → 그 말은 찬찬하지 않아

 논리가 정연하고 진솔하다 → 결이 반듯하고 꾸밈없다

 전혀 논리정연하지 않은 문장이다 → 하나도 알맞지 않은 글이다


논리정연 : x

논리(論理)’는 “1. 말이나 글에서 사고나 추리 따위를 이치에 맞게 이끌어 가는 과정이나 원리 2. 사물 속에 있는 이치. 또는 사물끼리의 법칙적인 연관 3. [철학] 바른 판단과 인식을 얻기 위한 올바른 사유의 형식과 법칙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 논리학

정연(整然) : 가지런하고 질서가 있음



  생각이나 뜻이나 얘기가 가지런할 적에는 ‘가지런하다’고 하면 됩니다. 이야기를 가지런히 펼 적에는 ‘깊다·깊숙하다’나 ‘곰곰이·꼼꼼히·샅샅이·낱낱이·골똘히’나 ‘빈틈없이·칼같다·흐트러짐없다’라 할 만한 길을 엽니다. ‘뼈·뼈대·살·얼개·짜임새·틀·흐름·앞뒤’를 맞출 테고, ‘길·곬·결·솜씨·재주·꾀·잔꾀’도 살아나겠지요. 이때에는 ‘살펴보다·따지다·가르다·가리다·짜다’나 ‘바르다·반듯하다·곧바르다·곧다’나 ‘옳다·올곧다·올바르다’로 나타낼 만합니다. ‘차근차근·찬찬히·차분하다’나 ‘자분자분·조곤조곤·가만히·따르다’로 나타낼 만하고, ‘따박따박·또박또박·또렷이·뚜렷이’나 ‘하나씩·하나하나·꼬치꼬치’로 나타내도 어울려요. ‘알다·앎꽃’이나 ‘약다·여우같다’나 ‘생각·여기다·헤아리다’로 나타낼 수 있고, ‘수다·얘기·소리·목소리·뜻·말·말잔치’나 ‘맞다·맞추다·들어맞다·걸맞다·알맞다’나 ‘알차다·살뜰하다·알뜰하다’나 ‘뛰어나다·빼어나다·좋다·훌륭하다’로 나타내어 봅니다. ㅅㄴㄹ



그거 꼭 논리정연하게 대답해야 해?

→ 꼭 반듯하게 얘기해야 해?

→ 꼭 하나하나 들려줘야 해?

→ 꼭 자분자분 말해야 해?

《너에게 닿기를 4》(시이나 카루호/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07) 104쪽


그렇게 답한 뒤에 펼쳐지는 털풀 님의 논리정연한 말에 잘난 척하는 인간들은 백발백중 깨진다지요

→ 그렇게 말한 뒤에 털풀 님이 빈틈없이 보태면, 잘난 척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깨진다지요

→ 그렇게 말한 뒤에 털풀 님이 따박따박 덧붙이면, 잘난 척하는 이들은 한결같이 깨진다지요

→ 그렇게 대꾸한 뒤에 털풀 님이 조곤조곤 말하면, 잘난 척하는 이들은 모조리 깨진다지요

→ 그렇게 대꾸한 뒤에 털풀 님이 반듯하게 말하면, 잘난 척하는 이들은 와장창 깨진다지요

→ 그렇게 받은 뒤에 털풀 님이 찬찬히 말하면, 잘난 척하는 이들은 바로 깨진다지요

《꽃짐》(정상명, 이루, 2009) 177쪽


그녀의 설명은 논리정연하니, 나의 막연한 의문에 답이 될 거란 내 기대가 과했던 거겠지

→ 이분 말씀은 뛰어나니, 내가 궁금한 곳을 풀어주리라 바랄 수 없었겠지

→ 이분은 찬찬히 말씀하니, 내가 모르던 곳을 풀어주기는 어렵겠지

《히스토리에 12》(이와아키 히토시/오경화 옮김, 서울문화사, 202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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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근무태만



 잦은 근무태만 때문에 → 자주 게으렀기 때문에

 근무태만을 방치해 둔다면 → 꼼지락을 내버려둔다면

 폭언과 근무태만으로 인하여 → 막말과 뺀질 때문에


근무태만 : x

근무(勤務) : 1. 직장에 적을 두고 직무에 종사함 2. 일직, 숙직, 당번 따위를 맡아서 집행함

태만(怠慢) :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없고 게으름”을 뜻한다 하고, 낱말책에는 “≒ 과태(過怠)·태홀(怠忽)·해완



  낱말책에는 따로 없으나 ‘근무태만’이나 ‘업무태만’ 같은 일본스런 말씨를 꽤 씁니다. 우리는 ‘게으르다·건성·노닥거리다·미루다·미적거리다’나 ‘굼뜨다·느리다·기다·거북이’나 ‘깨작대다·끼적대다·꼬물·꼬무락·꾸물·꾸무럭’으로 나타낼 만합니다. ‘꼼지락·곰지락·뒹굴다·질펀하다’나 ‘넘기다·더디다·두루뭉술·생각없다·속없다’나 ‘늦다·늦장·늑장·뒤늦다·때늦다·뒷북’으로 나타내어도 어울려요. ‘모자라다·못 미치다·비다·빈둥대다·빈수레’나 ‘반드르르·반들거리다·반지르르·반짝·빤질대다·뻔질·뻔들·뺀질’로 나타내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다·짜임새 없다·하얗다·흐리다’로 나타낼 만합니다. ‘아무렇게나·어물거리다·어설프다·어정쩡하다·어줍다·어중이’나 ‘얄팍하다·얼렁뚱땅·얼치기·엉성하다·옳지 않다’로 나타내고, ‘우물거리다·유들유들·야들야들·이름만·이름뿐’으로 나타내지요. ‘잊다·탱자탱자·텅비다·틈·틈바구니·피둥피둥·핀둥핀둥’이나 ‘허술하다·헐겁다·헙수룩하다·후줄근하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태초부터 근무했으니 장기근속 맞지만 바람의 근무태만 아니겠는가

→ 처음부터 일했으니 오래지기 맞지만 바람이 빈둥대지 않았는가

→ 태어나서 일했으니 오래살림 맞지만 바람이 노닥대지 않았는가

《그늘마저 나간 집으로 갔다》(고선주, 걷는사람, 2023)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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