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복숭아 - 그렇게 엄마는 너를 만났어
유혜율 지음, 이고은 그림 / 후즈갓마이테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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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0.31.

그림책시렁 1485


《엄마와 복숭아》

 유혜율 글

 이고은 그림

 후즈갓마이테일

 2020.7.1.



  아이는 엄마 혼자 안 낳습니다. 아빠가 함께 낳습니다.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자라되, 아빠가 곁에서 집안일을 도맡고 집살림을 가꿀 줄 알아야 합니다. 엄마는 ‘아기 몸’과 ‘엄마 몸’을 나란히 살피는 하루를 살 노릇이고, 아빠는 ‘두 사람 몸’과 ‘아빠 몸’을 고루 헤아리는 하루를 지을 노릇이에요. 《엄마와 복숭아》를 곰곰이 읽습니다. 아기를 맞이하는 엄마가 걸어가는 길을 차근차근 그린 듯싶으나 “아빠는 어디 있을까?” 아리송합니다. 온누리 적잖은 아빠는 아빠답지 않거나 아빠길을 잊거나 잃기도 하지만, 엄마 혼자 온마음을 기울여서 힘내는 분이 많습니다만, 참말로 아빠란 놈팡이는 어디 있을까요? 들숲바다에서 엄마 혼자 아기를 낳는 일이 드문드문 있되, 들숲바다 뭇숨결은 엄마아빠가 나란히 살림을 짓게 마련입니다. 사람누리는 사람들 스스로 서울(도시)을 세우고 나라(정부)에 얽매이면서, 숱한 사내는 싸울아비(군대)로 휩쓸리고 쳇바퀴나 톱니바퀴로 구릅니다. 넋을 잃은 아빠를 어질게 찾아서 슬기롭게 풀어내는 길을 밝힐 때에, 비로소 아이는 온누리를 가꾸는 사랑을 알아봅니다. 이 별은 혼자 살림하는 데가 아닙니다. 이 별은 함께 사랑짓는 터전입니다. 집을 잊고 잃은 아빠를 집으로 불러와야 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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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랙 핑거그림책 11
조미자 지음 / 핑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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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0.31.

그림책시렁 1486


《크랙, 어른이 되는 시간》

 조미자

 핑거

 2024.5.24.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에 일부러 영어나 한자말을 쓰는 분이 있는데, 하나도 안 어울린다고 느낍니다. 이웃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웬만해서는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에 영어나 한자를 글에 안 넣으면서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애씁니다. 일본에서는 열한두 살 즈음에 이르면 한자를 아예 몰라서는 글을 못 쓸 테니, 천천히 한자를 가르치기는 하되, 섣불리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크랙》을 보는데 살짝 숨막힙니다. 아무래도 ‘어린이와 함께하는 그림책’이 아니라 ‘어른을 달래는 그림책’이라는 얼거리입니다. 그림님은 영어 ‘크랙’을 아무렇지 않게 쓰고, 이 영어를 좁은 굴레로만 다루는데, 우리말 ‘틈’은 대단히 넓으면서 깊은 낱말입니다. 이곳하고 저곳으로 쫙 벌어질 적에도 ‘틈’이지만, 모름지기 ‘틈’은 “바람과 물이 드나들 자리”입니다. 바람과 비(물)가 드나들기에 ‘틔울(싹틀)’ 수 있습니다. 풀씨와 나무씨가 싹트듯, 마음도 싹틔우고, 잎망울은 움트지요. 웅크리던 몸을 틔우는 자리라서 ‘틈’입니다. 또한 “말할 틈”과 “생각할 틈”이요, “쉴 틈”과 “놀 틈”이에요. 이러한 ‘틈’하고 비슷하면서 다른 ‘사이(새)’이니, 틈과 새를 붙여서 ‘틈새’를 쓰기도 합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서로 틈이 나기에 한때 멀 수 있지만, 서로 떨어진 틈을 내기에 스스로 돌아보면서 마음껏 자라는 겨를을 누립니다. 한때는 갈라지거나 쪼개지는 듯하지만, 알을 깨야 새로 태어나듯, 껍질도 껍데기도 허울도 쫙쫙 깨부수면서 스스로 틈을 내어 일어서기에 어른으로 피어납니다. 처음부터 실마리나 줄거리를 우리말 ‘틈’으로 바라보려고 했다면, 이 그림책은 확 달랐겠지요.


ㅅㄴㄹ


《크랙》(조미자, 핑거, 2024)


처음의 별처럼 다시 빛나

→ 처음별처럼 다시 빛나

→ 첫별처럼 다시 빛나

1쪽


갈라지고 터져 솟구친 그 틈 안에서

→ 갈라지고 터져 솟구친 곳에서

→ 솟구친 틈에서

1쪽


나무의 껍질을 본 적이 있어

→ 나무껍질을 본 적이 있어

8쪽


마치 거대한 협곡과 바위 같았지

→ 마치 큰 골짜기와 바위 같았지

8쪽


그래서였을까? 그 무렵 나는 그곳으로 이끌렸지

→ 그래서 그무렵 그곳으로 이끌렸을까

1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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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길이


 낮의 길이가 짧아진다 → 낮이 짧아간다 / 낮이 짧다

 꼬리의 길이가 길다 → 꼬리가 길다

 하루의 길이는 누구한테나 공평하다 → 하루는 누구한테나 똑같다


  ‘-의 + 길이’ 같은 얼개라면 ‘-의’만 덜면 되는데, “무엇의 길이가 길다”나 “무엇의 길이가 짧다”처럼 쓰는 분이 꽤 많더군요. 이때에는 “무엇이 길다”나 “무엇이 짧다”라고만 하면 됩니다. ㅅㄴㄹ



물론 그 배쯤의 길이라 할지라도 단편소설이 될 수 있다

→ 다만 그 곱쯤으로 길지라도 토막글이 될 수 있다

→ 그리고 그 곱쯤 길이라 할지라도 짧은글이 될 수 있다

《한승원의 소설 쓰는 법》(한승원,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252쪽


언젠가 반드시 곡선으로 휘어질 직선의 길이를 상상한다

→ 언젠가 반드시 휠 곧은 길이를 그린다

→ 언젠가 반드시 휠 바른 길이를 떠올린다

《수학자의 아침》(김소연, 문학과지성사, 2013) 15쪽


인내의 길이를 길게 늘여가는 게 시간이고

→ 더 참아가는 나날이고

→ 오래도록 참아가는 하루이고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도종환, 창비, 202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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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껍질


 달걀의 껍질을 통째로 → 달걀껍질을 통째로

 나무의 껍질을 제거하여 → 나무껍질을 벗겨

 알의 껍질이 얇으니 → 알껍질이 얇으니


  ‘-의 + 껍질’ 얼개일 적에는 ‘-의’만 덜면 됩니다. 때로는 앞말하고 붙입니다. ‘알껍질’이나 ‘나무껍질’처럼 쓸 만하지요. ㅅㄴㄹ



연체동물의 껍질들이 그 예를 풍부하게 보여준다

→ 말랑이 껍질이 그 보기를 잘 보여준다

→ 물렁이 껍질이 그처럼 잘 보여준다

《오카방고 흔들리는 생명》(닐스 엘드리지/김동광 옮김, 세종서적, 2002) 169쪽


목에 탁 걸리는 이런 말의 껍질도 있지만

→ 목에 탁 걸리는 이런 말껍질도 있지만

→ 목에 탁 걸리는 이런 말도 있지만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이규리, 문학동네, 2014) 26쪽


나무의 껍질을 본 적이 있어

→ 나무껍질을 본 적이 있어

《크랙》(조미자, 핑거, 202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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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잎의


 가을 나뭇잎의 색깔을 → 가을 나뭇잎빛을

 잎의 구조를 분석하다 → 잎얼개를 살피다 / 잎짜임을 헤아리다

 잎의 모양을 관찰하여 → 잎꼴을 보며 / 잎 생김새를 살펴


  ‘잎 + -의’ 얼개라면 ‘-의’를 털어냅니다. 때로는 뒷말과 엮어 ‘잎꼴’이나 ‘잎얼개’나 ‘잎빛’이나 ‘잎무게’처럼 한 낱말로 쓸 만합니다. ㅅㄴㄹ


가랑잎들의 빛깔이 저녁노을 빛깔하고 똑같잖아요

→ 가랑잎 빛깔이 저녁노을 빛깔하고 똑같잖아요

《가랑잎 대소동》(조너선 에메트/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2011) 24쪽


한 잎의 낙엽처럼

→ 가랑잎 하나처럼

→ 가랑잎처럼

《리틀보이》(고형렬, 최측의농간, 2018) 109쪽


잎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아래로 처지는 나뭇가지들

→ 잎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처지는 나뭇가지

《여기까지가 미래입니다》(황인찬, 아시아, 202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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