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6.


《마쓰다 도키코, 사진으로 보는 사랑과 투쟁의 99년》

 마쓰다 도키코회 엮음/김정훈 옮김, 소명출판, 2019.11.25.



새벽에 소쩍새 노래를 들으면서 일어난다. 언제나 뭇새가 들려주는 노랫가락으로 푸릇하다. 그런데 스무 해 넘게 달린 두바퀴가 힘들다고 끙끙거린다. 힘들다고 한 지는 한참인데, 좀처럼 서울로 들고 가지 못 했다. 서울 볼일로 마실할 적에 들고 가려 했으나, 여러 달 못 갔다. 책꾸러미를 우리 책숲으로 옮긴다. 가을로 차근차근 나아가지만, 낮은 후끈하다. 작은두바퀴를 달려서 과일을 장만한다. 시골들은 너무 조용하다. 소리가 죽어버린, 숨결도 사라지고 만, 끔찍한 논이다. 얼핏 들으니, 한 달 남짓 ‘풀죽임날개(농약드론)’를 뿌리는 곁일을 하면 3000∼4000만 원을 번다고 하더라. 참 미친나라이다. 《마쓰다 도키코, 사진으로 보는 사랑과 투쟁의 99년》을 읽었다. 이웃나라에도 우리나라에도 대단한 일꽃이 곳곳에 있다. 이분들 손길과 눈길을 받으면서 마을과 집과 고을을 차근차근 가꾸는 살림이라고 느낀다. 이웃나라도 우리나라도 ‘우두머리’ 이름만 배움책(교과서)에 적을 텐데, 배움책에 안 적히는 작은 일꽃 발걸음과 마음결을 눈여겨볼 적에 우리 스스로 생각을 틔우는 하루를 살아가리라 본다. 사랑이기에 낡은틀을 녹인다. 사랑이기에 굴레를 치운다. 사랑이기에 풀씨를 돌보고 남새를 거두면서 싱그럽게 피어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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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5.


《우리 옛집 이야기》

 박영순과 일곱 사람 글, 열화당, 1998.2.5.



작은아이는 하루앓이를 마치고서 씩씩하게 일어선다. 애썼구나. 이제 하나하나 새롭게 마주할 텐데, 아프거나 앓는 나날은 우리한테 나쁘지 않아. 포근히 쉬고 푹 자면서 우리 몸을 새롭게 돌아보는 때이지. 더 깊고 넓게 스스로 되새기며 보살필 길을 헤아리려고 아프거나 앓아. 아이를 토닥이고서 이불을 새로 빨래한다. 마당에 널어서 햇볕을 먹인다. 범나비 여럿이 가볍게 날개춤이다. 오늘도 무화과를 딴다. 무화과말벌도 같이 누린다. 낮에는 저잣마실을 살며시 다녀온다. 볕날이 뜨끈뜨끈 지나간다. 《우리 옛집 이야기》를 되읽었다. 이 책을 처음 읽던 무렵에는 인천을 떠나 서울에서 살던 터라 ‘옛집’이라는 이름을 슥 지나쳤다. 2011년부터 시골집에서 살아가기에 ‘옛집’이라는 이름은 안 맞는다고 느낀다. 비록 오늘날 시골살림을 짓는 사람이 1푼(1%)조차 안 된다고 여길 테지만, 한겨레가 스스로 짓고 가꾼 보금자리는 ‘살림집’으로 바라보아야 어울린다. 《우리 옛집 이야기》에 글을 실은 여덟 사람 가운데 ‘서울집’이 아닌 ‘시골집’에 깃든 이는 없겠지. 오늘날 ‘건축학자’도 흙집이나 돌집이나 나무집 아닌 잿집(아파트)에 깃들 테고. 뼈대만 보는 옛집이 아닌, 집을 둘러싼 들숲바다를 함께 읽어야 살림빛을 쓸 수 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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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4.


《아기가 웃어요》

 오나리 유코 글·그림/허은 옮김, 봄봄, 2016.5.25.



아침저녁으로 선선하게 감싸는 부드러운 바람을 맞이한다. 아직 더운날이되 바람결이 차츰 바뀐다. 오늘은 작은아이가 앓아눕는다. 무럭무럭 크는 길에 가볍게 지나가는 슬기앓이라고 느낀다. 느긋이 쉬렴. 푹 자고 파랗게 하늘빛을 온몸으로 담으면서, 짙파랗게 밤빛을 온마음으로 얹으면서 별빛을 맞이하렴. 하늘과 별과 풀과 나무가 네 곁에서 살랑이면서 새길로 나아갈 몸살림을 알려준단다. 《아기가 웃어요》를 돌아본다. 어린이한테 들려줄 알뜰한 길잡이책이라고 느낀다. 푸름이한테도 이런 길잡이 그림책이 이바지한다. 어린이도 푸름이도 ‘성교육’에 앞서 ‘사랑’부터 제대로 듣고 보고 겪고 배울 자리를 열어야 한다고 느낀다. 아기가 어떻게 사랑으로 태어나는가부터 짚을 일이다. “몸으로 어떻게 맺는가”에 앞서 “마음으로 어떻게 맺는가”를 다룰 적에 아이어른이 함께 자라면서 슬기롭게 어울리는 보금자리를 지을 테지. 사랑이란, 언제나 그저 사랑이다. 사랑을 다른 말로 나타낼 수 없다. 숲은, 늘 숲이다. 숲을 다른 말로 못 나타낸다. 사람도, 한결같이 사람이다. 사람은 오롯이 사람이라는 낱말로 그린다. 씨앗 한 톨을 맺기까지 암꽃하고 수꽃이 암꽃가루하고 수꽃가루를 나란히 낸다. 어울리는 하늘빛이 사랑꽃이다.


#あかちゃんがわらうから (2014년) #おなり由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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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3.


《오듀본, 새를 사랑한 남자》

 파비앵 그롤로·제레미 루아예 글·그림/이희정 옮김, 푸른지식, 2017.7.3.



작은아이하고 저잣마실을 한다. 등짐에 담고서 걷고, 나래터(우체국)에 들러서 글월을 부치고서 쉰다. 다시 걷다가 냇가에 앉아서 바람을 쐬는데, 달리는 쇳덩이한테 치인 범나비 한 마리가 길바닥에서 팔랑거리다가 다른 쇳덩이한테 밟히고 또 밟혔다. 길바닥에 납작하고 붙은 범나비인데, 작은아이가 다가가서 나비 주검을 떼어낸다. 풀밭으로 옮겨 준다. 《오듀본, 새를 사랑한 남자》를 다시 장만해서 아이들하고 읽었다. 이 책을 빌려간 분이 끝내 안 돌려주었다. 일곱 해를 기다리다가 손을 뗀다. ‘새바라기’를 그림으로 살려낸 길이란 무엇인지 짚은 꾸러미인데, 여러모로 무척 애썼구나 싶으면서도 이래저래 아쉽기도 하다. “On the Wings of the World”를 섣불리 “새를 사랑한 남자”로 옮긴 탓일까. 옮김말은 다 알맞을까. 워낙 ‘남자’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는데 불쑥 넣었다. 더구나 ‘새’가 아닌 ‘날개(Wing)’라고 적은 책이름을 슬쩍 바꾸고 말았다. ‘날갯짓’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돌아보는 줄거리라고 여길 만하다. 붓을 쥔 분이 순이였으면 어떻게 그려냈을까? 그림만으로 먹고살 수 없을 테니 아무나 그릴 수 없는 새바라기일 텐데, 우리가 저마다 날갯짓하는 삶길은 어떻게 열고 가꾸고 지으면서 나눌 만한지 곱씹는다.


#OntheWingsoftheWorld #Audubon

#FabienGrolleau #JeremieRoyer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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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2.


《욕 시험》

 박선미 글·장경혜 그림, 보리, 2009.3.31.



엊저녁에 섬돌에서 미끄러지면서 오른엄지발가락을 세게 찧었다. 아마 바닥에 갈린 듯하다. 피가 흐르는 줄 몰랐다. 오늘은 집에서 조용히 보낸다. 빨래는 모처럼 빨래틀한테 맡긴다. 집안일을 세 사람이 나누어 맡고, 혼자 가만히 쉬면서 여러 글일을 추스른다. 낮에는 넷이 둘러앉아 촛불보기를 한다. 문득 ‘별눈’이 촛불 둘레로 쏟아진다. 깜짝 놀라다가도 마음을 다독이면서 바라본다. 초 한 자루가 일으키는 불빛은 늘 우리 넋을 간질이면서 우리 눈길을 깨운다. 저녁에는 가볍게 빗줄기가 지나간다. 《욕 시험》을 되새긴다. 이 어린이책을 “잘 썼다”고 말씀하는 분이 꽤 있으나, 어쩐지 그리 내키지 않는다. 거친말이나 막말을 몽땅 쏟아붓거나 내뱉는다고 해서 후련할 일이란 없다. 사랑말을 들려줄 적에는 사랑씨를 심는 살림길이요, 거친말을 뱉을 적에는 거친말을 심는 죽음길이다. 모든 말은 ‘씨(말씨)’이다. 얼핏 후련하거나 시원하게 뱉으면 될 거친말 같지만, 오히려 자꾸자꾸 길들면서 또다시 거친말이 잇달고, 어느새 거친말이 입과 몸에 배고 만다. 마음에 걸리는 응어리하고 멍울하고 생채기하고 고름을 풀어낼 노릇이다. 그저 ‘거친말잔치’를 벌인다고 아이들이 어깨를 펴거나 가슴을 활짝 열 수 있지는 않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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