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시적


 시적 감수성 → 속삭임결 / 속살임빛

 시적 분위기 → 읊는 자리 / 노래빛

 시적 표현 → 비나리꽃 / 노래꽃

 시적인 느낌 → 노래 느낌 / 가락글 느낌


  ‘시적(詩的)’은 “시의 정취를 가진”을 가리킨대요. ‘정취(情趣)’는 “깊은 정서를 자아내는 흥취”라 하거, ‘흥취(興趣)’는 “흥과 취미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 해요. 이렇게 말뜻을 하나씩 짚어 보는데 ‘시적’이 무엇을 가리킬 만한지 그리 또렷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시적’을 두루뭉술하게 쓰는 모습하고 낱말책 말풀이하고 엇비슷합니다. ‘가락·가락글·가락노래’나 ‘글·글발·글가락·글소리’로 손질할 만합니다. ‘노래·노래꽃’이나 노랫가락·노랫소리’나 ‘비나리·비나리꽃’으로 손질하고, ‘소리’로 손질하지요. ‘소곤소곤·소곤말·속닥속닥·속살속살·속삭이다·속삭말’로 손질해도 어울려요. ‘살림노래·삶노래·아름노래’나 ‘향긋하다·아름답다·가만가만·부드럽다·보드랍다’로 손질할 만하고, ‘곱다·맑다·밝다·그림같다·간드러지다’나 ‘읊다·읊조리다’로 손질해도 되고요. ‘가만가만·부드럽다·보드랍다·나긋나긋’으로 손질할 수도 있어요. ㅅㄴㄹ



그의 시적 발전을 대충이나마 훑어볼 필요가 있다

→ 그이 노래가 발돋움한 모습을 훑어봐야겠다

→ 그가 노래로 걸어온 길을 훑어봐야 한다

→ 그가 쓴 비나리가 거듭난 자취를 훑어야 한다

《고여있는 시와 움직이는 시》(조태일, 전예원, 1980) 111쪽


오늘은 하루 종일 시적인 표현을 해야지

→ 오늘은 하루 내내 곱게 말을 해야지

→ 오늘은 내내 나긋나긋 말해야지

→ 오늘은 맑게 말해야지

→ 오늘은 언제나 가만가만 말해야지

→ 오늘은 늘 아름답게 말해야지

→ 오늘은 노상 노래하듯 말해야지

《평양》(기 들릴/이승재 옮김, 문학세계사, 2004) 23쪽


“메뚜기를 날리며 말했다”는 시적 진술은 읽는 이들을 유년기 농촌 정서 속으로 끌고 가면서

→ “메뚜기를 날리며 말했다” 같은 글로 어릴 적 시골살림을 떠올리고

→ “메뚜기를 날리며 말했다” 같은 비나리로 어린날 시골집을 되새기고

《시 창작 교실》(도종환, 실천문학사, 2005) 21쪽


시적 화자는 제 존재방식을 바꾸라는 명령을 피동적으로 수납하는 입장에 서 있다

→ 노래님은 제 삶을 바꾸라는 말을 그저 듣는 자리에 있다

→ 글님은 제 모습을 바꾸라고 시켜도 조용히 품기만 한다

《풍경의 탄생》(장석주, 인디북, 2005) 159쪽


시적 전략을 구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 노래짓기를 펴지 않을 수 없다

→ 가락짓기를 안 할 수 없다

→ 비나리꽃을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이문재 산문집》(이문재, 호미, 2006) 66쪽


이를 두고 시적 허용이나 창조적 시어라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 이를 두고 노래니까 되고 새 노랫말이라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 이를 두고 글이라서 되고 새로지었다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이수열, 현암사, 2014) 58쪽


샬럿 졸로토의 시적인 글에

→ 샬럿 졸로토 아름글에

→ 샬럿 졸로토 속살글에

→ 샬럿 졸로토 노래꽃에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서천석, 창비, 2015) 172쪽


모국어의 맑은 울림 소리에 실어 보내는 시적 전언들은 감각의 갱신을 요구한다

→ 맑게 울리는 겨레말 소리에 실어 보내는 노래 같은 말은 새 느낌을 바란다

→ 맑게 울리는 겨레말 소리에 실어 보내는 가락은 새롭게 깨어나도록 북돋운다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장석주, 문학세계사, 2016) 188쪽


이선형이 직조하는 시적 공간의 특징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 이선형이 땋는 노래터를 또렷이 보여준다

→ 이선형이 낳는 노래뜨락을 환히 보여준다

→ 이선형이 여미는 노래자리를 잘 보여준다

《무한한 하나》(김대성, 산지니, 2016) 217쪽


처음부터 아름답고 시적인 표현의 우리말을 많이 들려주면 감성뿐만 아니라 언어발달에도 좋습니다

→ 처음부터 아름답게 속살이는 우리말을 널리 들려주면 마음뿐만 아니라 말을 잘 익힙니다

→ 처음부터 아름답게 속삭이는 우리말을 두루 들려주면 마음뿐만 아니라 말을 잘 배웁니다

《포근하게 그림책처럼》(제님씨, 헤르츠나인, 2017) 240쪽


그 순간이 시의 순산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시적인 것이야말로 저 아래 꿈틀거리는 무의식에서부터 솟아나

→ 그때 노래가 태어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름다운 말이야말로 저기 꿈틀거리는 깊은 넋에서 솟아나

→ 그때 가락이 태어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비나리야말로 저기 꿈틀거리는 깊은 넋에서 솟아나

《시의 눈, 벌레의 눈》(김해자, 삶창, 2017) 298쪽


기형도의 시에서 아주 탁월한 시적 성취를 얻는다

→ 기형도 노래에서 아주 뛰어나게 태어난다

→ 기형도가 쓴 글에서 아주 훌륭히 태어난다

→ 기형도가 비나리로 아주 빼어나게 썼다

→ 기형도가 노래꽃으로 아주 멋지게 썼다

《비어 있는 중심》(김정란, 최측의농간, 2017) 41쪽


시적 상황과 어조와 시에서 말하는 이까지 모든 것을

→ 노래흐름과 말결과 노래에서 말하는 이까지 모두를

《지구인이 되는 중입니다》(최은경, 교육공동체벗, 2018)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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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문 제국 이야기 4
모리노 미즈 지음, Gilse 그림, 반기모 옮김, 모치츠키 노조무 원작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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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1.26.

꽃씨로 꽃누리


《티어문 제국 이야기 4》

 오치츠키 노조우 글

 모리노 미즈 그림

 반기모 옮김

 AK comics

 2022.7.15.



  콩을 심어 콩이 나고, 팥을 심어 팥이 납니다. 깨를 심어 깨가 나고, 볍씨를 심어 벼가 납니다. 심은 대로 거두는 셈입니다. 안 심고서 거두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마음에 걱정을 심어 걱정이 돋고, 근심을 심어 근심이 나고, 끌탕을 심어 끌탕이 자랍니다. 미움씨를 심으니 미움짓이 일어나고, 싫음씨를 심으니 싫은짓이 불거져요.


  꽃씨를 심는 우리는 꽃밭을 이룹니다. 온이나 즈믄 톨을 심어야 하지 않습니다. 한 톨이나 두 톨을 심으면 넉넉합니다. 언제나 가장 조그마한 씨앗 한 톨이 돋고 나고 자라고 퍼지면서 숲을 이룹니다. 하루아침에 확 일으키기를 바라기에 으레 걸려서 넘어져요. 차근차근 느긋느긋 두고두고 지켜보면서 가꾸려는 손길이기에 꽃누리로 가게 마련입니다.


  《티어문 제국 이야기 4》(오치츠키 노조우·모리노 미즈/반기모 옮김, AK comics, 2022)을 돌아봅니다. 어느 나라를 이끄는 임금집안에서 딸로 태어난 아이는 예전에 멋모르고서 마구 힘을 휘두르면서 콧대높이 살아다가 들불이 활활 타오르면서 목아지가 뎅겅 잘렸다지요. 그런데 이 아이는 목아지가 잘리자마자 골로 가지 않았다고 해요. 목아지가 잘려서 죽으면서 문득 새로 태어납니다. 아직 철없이 굴지 않던 무렵인 또다른 누리로 나아갔습니다.


  틀림없이 ‘목아지가 뎅겅 잘리며 죽는’ 데까지 또렷하게 떠오르는데, 오늘 눈을 뜨고 보니 목아지가 멀쩡하게 붙었다고 해요. 이제 이 아이는 마음을 싹 갈아엎습니다. 옛삶에서 스스로 보인 철딱서니없는 짓이란, 스스로 죽음길인 줄 뻔히 알아차렸거든요. 옛삶에서 이미 목아지가 뎅겅 잘려 보았으니, 다시는 목아지가 잘리는 끔찍한 죽음길을 겪고 싶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철든 사람으로서 철든 마음을 가꾸고 싶어요.


  얼핏 우리 손에 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목돈을 신나게 흩뿌리면서 뭇사람을 우리 발밑에 부릴 수 있겠지요. 한동안 돈자랑으로 우쭐대며 삶을 망가뜨리는 셈인데, 스스로 망가지는 줄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해요. 손에 쥐었다는 이름이나 힘으로도 이리저리 휘저으면서 바보짓을 일삼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한 끼니에 밥을 몇 그릇 먹으려는 셈일까요? 한 끼니에 한 그릇이면 넉넉할 텐데요. 때로는 하루 한끼나 두끼만 단출히 누려도 즐거울 텐데요.


  한 손에는 꽃씨를 얹고서 고이 사랑으로 돌아보면서 심을 노릇입니다. 다른 손에는 풀씨(나물씨)를 놓고서 곱게 사랑으로 마주하면서 맞이할 노릇입니다. 우리는 나물하고 남새를 나란히 누리는 나날입니다. 들숲바다에서 피어나는 숨결을 반갑게 마주하면서, 밭자락에 심는 숨빛을 고맙게 누릴 적에 사람답게 깨어나요.


  살림길하고 등지기에 죽음길입니다. 죽음길에는 아무 사랑이 없어요. 죽음길에는 ‘좋다·싫다’라는 갈림길만 끝없이 나옵니다. 죽음길을 알아차리는 눈썰미를 북돋아서 함께 살림길을 바라보기에 사랑이 샘솟습니다. 살림길은 사랑길로 이으면서 숲길로 뻗고 사람길로 눈부십니다.


ㅅㄴㄹ


“키스우드 씨 당신에게 고맙다고 말한 거예요. 당신 덕분에 무사히 도시락을 만들 수 있었는걸요.” (29쪽)


‘보통 귀족은 머리를 숙이지 않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미아 황녀는 시시한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상대가 누구든지 솔직하게 감사 인사를 하는군.’ (30쪽)


‘아아, 감동에 가슴이 벅차요. 이렇게 친한 사람들과 함께 가판을 돌아다닐 수 있다니. 저는 지금 너무나 행복해요. 그래서 눈물이.’ (37쪽)


‘내가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아벨 왕자님. 승리한 후 먹는 도시락이 훨씬 맛있을 거예요.” (49쪽)


‘아벨 렘노 왕자. 그는 본인에게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분석한 후 포기하지 않고 상대에게 이길 방법을 생각했어.’ (104쪽)


“안느, 저를 불렀나요?” “저기, 비가. 감기에 걸리실 테니 이동하세요!” “아아, 이 정도는 괜찮아요. 이 시합은, 제가 끝까지 지켜봐야 해요.” (111쪽)


#ティアムーン帝国物語 #断頭台から始まる、姫の転生逆転ストーリー #杜乃ミズ #餅月望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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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눈물 책꾸러기 13
다지마 신지 지음, 계일 옮김, 박미정 그림 / 계수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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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4.11.26.

숲책 읽기 231


《여우의 눈물》

 다지마 신지 글

 박미정 그림

 계일 옮김

 계수나무

 2012.5.25.



  이 삶이 즐거우려면 여러 길이 있습니다. 첫째로, 언제나 손수 그리고 짓고 가꾸고 일구면서 푸른숲을 품는 길입니다. 둘째로, 차분하면서 곱게 마음을 들여다보는 하루를 누리면서 나답게 나로서 나를 사랑하는 길입니다. 셋째로, 별빛을 온몸에 담아서 파란하늘빛으로 깨어나서 꿈씨앗을 심는 길입니다. 이밖에 여러 기쁨길이 있을 텐데, 기쁨길이란 ‘남 아닌 나’를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길입니다.


  다만 ‘남 아닌 나’란 ‘나만’이 아닙니다. ‘나만 보기’는 ‘나사랑’하고 멉니다. ‘나보기’는 ‘나만 보기’일 수 없습니다. ‘나보기·나사랑’은 다 다른 우리가 저마다 스스로 차분히 참하게 차근차근 새기면서, 오늘 이 길을 걷는 사람은 ‘남 아닌 나’인 줄 알아보는 살림살이입니다.


  숨을 쉬는 이는 바로 나입니다. 수저를 쥐고서 밥을 먹는 이는 바로 나입니다. 똥오줌을 누고 잠자리에 드는 이는 늘 나예요. 걷고 달리고 앉고 서는 이는 언제나 나입니다. 내가 나를 나로서 나답게 바라볼 때라야 ‘내 곁에 있는 너’를 알아차려요.


  《여우의 눈물》은 다지마 신지 님이 여민 《가우디의 바다》라고 하는 꾸러미에서 한 자락을 따로 여민 작은이야기입니다. 《가우디의 바다》는 1990년에 처음 한글판이 나왔는데 영 사랑받지 못 하고서 자취를 감추었어요. 1990년 무렵 ‘매캐(공해)’를 둘러싼 걱정거리가 조금 고개를 내밀기는 했으나, 숱한 사람들은 ‘매캐를 걱정하기보다 돈(경제발전)이 먼저!’라고 소리높였어요. 오늘날에도 이 얼거리는 그리 안 다릅니다. 허울은 ‘친환경·재생에너지’라고 내세우지만, 막상 ‘친환경·재생에너지’는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돈을 들이부으면서 들숲바다를 몽땅 까뒤집는 또다른 삽질로 흐르기만 합니다.


  어린이부터 읽는, 또는 어린이를 무릎에 앉히고서 어른이 함께 읽는 《여우의 눈물》입니다. 이 작은이야기는 ‘아이 여우’하고 ‘엄마 여우’가 나오고, ‘서울사람(도시 회사원·사장)’이 나란히 나옵니다. 그리고 ‘서울사람을 부러워하면서 여우살림을 버린 슬픈 넋’이 함께 나오지요.


  처음에는 엄마 여우가 눈물을 흘립니다. 아이 여우는 엄마 여우가 왜 눈물을 흘리는지 못 알아볼 뿐 아니라, 엄마가 흘리는 눈물조차 안 보고서 쌩하니 서울로 달려갑니다. 서울에서 일자리를 얻어서 더는 ‘숲에서 먹이사냥’을 안 해도 가게에서 손쉽게 고기를 사다먹을 수 있는 아이 여우는 꽤나 서울살이가 마음에 든다지요. 그렇다면 아이 여우는 왜 뒤늦게 눈물을 흘릴까요? 왜 아이 여우는 처음부터 더 깊고 넓게 안 헤아린 채 탈바꿈(사람으로 몸을 바꾸기)을 해버리고 말았을까요? 뒤늦게 눈물을 흘린 뒤부터 새롭게 걸어갈 꿈길을 그리려는 마음은 왜 없을까요?


  막다른 벼랑으로 스스로 치달렸기에 끝장나지 않습니다. 뒤돌아서서 숲으로 가면 됩니다. 다시 여우몸을 찾을 길이 없다면, 사람몸으로 서울을 숲빛으로 갈아엎거나 바꾸는 꿈씨앗을 심을 수 있습니다.


  눈물은 빗물하고 같습니다. 뜨겁게 온몸을 녹여서 스스로 허물을 씻어내고서 나비로 거듭나는 날개돋이 구실을 하는 눈물입니다. 눈물에 젖어서 허물씻이부터 하고 난 뒤에 새롭게 일어설 줄 안다면, 이제부터 참삶으로 나아갈 만합니다.


  그리고 이슬과 빗물은 시골이나 숲뿐 아니라 서울에도 찾아옵니다. 모든 곳에는 새벽이슬과 밤이슬이 내려요. 모든 곳에는 비가 오고 눈이 옵니다. 달래고 씻은 뒤에는 살리고 북돋울 일입니다.


ㅅㄴㄹ


‘칫! 여우가 심사숙고를 해?’ 하고 비웃지 마십시오. 여우도 고민할 때에는 고민하고, 울어야 할 때에는 ‘캐앵’ 하고 울기도 하면서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7쪽)


작년 가을, 산이 반으로 잘리더니 골프장이 들어섰습니다. “멋있다! 부러워!” 곤키치는 골프를 치는 사람들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회사원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출근을 합니다. 그러나 주말이 되면 한껏 멋을 부리고는 초록빛 가득한 산에 가서 하얀 공을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요. (8쪽)


“더 이상 여우로 살기 싫어!” 그 소리는 들을 지나 산을 넘고 머나먼 바다 건너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메아리가 되어 다시 곤키치에게 돌아왔습니다. “나는 사람이 될 거야, 사람이…….” (13쪽)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곤키치를 엄마 여우는 말없이 보고만 있었습니다. 한 방울, 두 방울 ……. 엄마 여우의 두 눈에서 소리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18쪽)


“아아…….” 곤키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나는 여우가 될 수 없어. 설사 여우로 돌아간다고 해도 더는 산에서 살아갈 수 없어. 나는 진짜 사람이 되어 버렸으니까.” (59쪽)


《여우의 눈물》(다지마 신지/계일 옮김, 계수나무, 2012)


#田島伸二 #コンキチ #人間になってみたキツネ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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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11.23. 부산이웃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부산에서 마실하는 이웃을 맞이하기 앞서 책숲을 신나게 치웁니다. 한나절을 꼬박 들여서 책더미 여럿을 제자리를 찾아서 꽂아 놓고, 잔뜩 쌓인 종이꾸러미도 조금쯤 끌러서 한켠에 쌓습니다.


  오늘 고흥에서 꾸리는 ‘이응모임(새롭게 있고, 찬찬히 읽고, 참하게 잇고, 느긋이 익히고)’은 네 가지 ㅇ(있·읽·잇·익)을 놓고서 따르 밑글을 마련하지 않습니다. 〈숲노래 책숲〉에 건사한 이오덕 어른 책을 자리에 몇 더미로 쌓아 놓으면서 엽니다. 이오덕 어른 책을 이렇게 수북수북 건사해서 읽은 사람은 몇쯤 될까요?


  다만, 종이책만 훑기에 ‘읽는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첫줄부터 끝줄까지 죽 훑을 적에는 ‘훑다’라고 합니다. ‘읽다’라는 낱말은 한 줄을 읽건 쉰 벌을 되새기건, 우리가 눈을 거쳐서 마음으로 스민 이야기를 우리 몸으로 녹이고 풀어서 우리 삶으로 펼쳐서 사랑으로 밝히고 살림으로 가꾸는 길을 가리킵니다. ‘있’기에 ‘읽’는데, ‘이으’면서 ‘익히’는 하루예요.


  이런 여러 ㅇ을 돌아보면서 ‘가고 오는’으로 쪽글을 씁니다. 이윽고 ‘단맛 쓴맛’을 놓고서도 쪽글을 써요. 어디로 가고 어디로 오는지, 누가 가고 누가 오는지, 무엇이 달고 쓴지, 이 삶은 얼마나 달콤하면서 씁쓸한지 하나씩 짚고 살피면서 구름 짙은 고흥밤을 포근히 누립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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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화염폭풍



 화염폭풍이 전부 집어삼켰다 → 불바다가 다 집어삼켰다

 갑자기 발생한 화염폭풍은 → 갑자기 불바람이 일어


화염폭풍 : x

화염(火焰) : 타는 불에서 일어나는 붉은빛의 기운. ‘불꽃’으로 순화

폭풍(暴風) : 1. 매우 세차게 부는 바람 2. [지구] 풍력 계급 11의 몹시 강한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28.5~32.6미터이며, 육지에서는 건물이 크게 부서지고 바다에서는 산더미 같은 파도가 인다 = 왕바람



  불이 나기에 ‘불·불꽃·불티’라고 합니다. ‘불나다·불내다·불붙다·불지르다’라고도 하지요. 불이 크게 일 적에는 ‘불덩이·불더미·불공’이라 할 만합니다. 불이 확 번지며 바람을 일으키기에 ‘불바람·불바다’라 하지요. 이때에는 ‘큰불·센불’이기도 합니다. ㅅㄴㄹ



일련의 화재를 유발했고, 화염 폭풍을 일으켰다

→ 불을 잇달아 일으키고, 불바람을 일으킨다

《휴머니티》(조나단 글로버/김선욱 옮김, 문예출판사, 2008) 128쪽


화염폭풍을 일으키며 확산

→ 불바다를 일으키며 퍼짐

→ 큰불을 일으키며 번짐

《마오 2》(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0) 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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