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가식적


 가식적 행동 → 꾸민 몸짓 / 억짓짓 / 거짓 매무새 / 거짓스런 몸짓

 가식적인 웃음 → 거짓 웃음 / 꾸민 웃음 / 억지 웃음 / 지어낸 웃음

 가식적인 태도 → 눈비음 / 겉발림 / 말뿐 / 입만 살다 / 속없다 / 아웅


  ‘가식적(假飾的)’은 “말이나 행동 따위를 거짓으로 꾸미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겉멋·겉발림·겉치레’나 ‘겉·눈비음·겉속다름·다른겉속’으로 손질합니다. ‘종이쪽·종잇조각’이나 ‘꾸미다·치레·억지·어거지’로 손질하고, ‘멋·멋스럽다·멋꽃·멋빛·멋부리다’나 ‘치레·치레하다·치레질’로 손질할 만합니다. ‘반들거리다·번들거리다·번지르르’나 ‘옷·옷가지·옷자락·옷갈이·옷바꾸기’로 손질하지요. ‘말로·말뿐·벙긋질’이나 ‘이름만·이름뿐·이름치레’나 ‘입으로·입만·입뿐·입만 살다·입벙긋’으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허울·허우대’나 ‘비다·빈수레·빈껍데기’로 손질해요. ‘텅비다·속없다·허울좋다’로 손질하고요. ‘아닌 척·아닌 체·없는 척·없는 체·있는 척·있는 체’나 ‘아웅·알없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ㅅㄴㄹ



가령 내가 절대로 클래식 음악회엔 가지 않는 것은 거기서 내가 만들어내야 할 가식적 분위기가 싫기 때문이다

→ 나는 옛노래마당엔 가지 않는데, 거기서는 겉치레를 해야 해서 싫다

→ 나는 옛날노래잔치엔 안 가는데, 거기서는 나를 꾸며야 해서 싫다

→ 나는 오래노래자리엔 안 가는데, 거기서는 멋을 부려야 해서 싫다

《풀종다리의 노래》(손석희, 역사비평사, 1993) 54쪽


그런 문제 때문에 굳이 가식적인 태도를 취하지도 않았다

→ 그런 일 때문에 거짓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 그렇지만 굳이 억지를 부리지도 않았다

→ 그런 일 때문에 굳이 아닌 체하지도 않았다

→ 그렇지만 굳이 치레하지도 않았다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레너드 위벌리/박중서 옮김, 뜨인돌, 2005) 11쪽


화를 참으니까 행동이 가식적이 되는 거야

→ 부아를 참으니까 꾸며

→ 골을 참으니까 어거지를 써

《악마와 러브송 1》(토모리 미요시/서수진 옮김,대원씨아이, 2008) 26쪽


내가 귀찮다 이건가. 다행이다. 좋아하기 전에 가식적인 사람이라는 걸 알아서 다행이다

→ 내가 귀찮은가. 잘됐다. 좋아하기 앞서 겉속이 다른 사람인 줄 알아서 잘됐다

→ 내가 귀찮은가. 고맙다. 좋아하기 앞서 입만 산 사람인 줄 알아서 고맙다

《아침이 오니까》(라가와 마리모/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1) 27쪽


진심이 빠지고 가식적인 틀 속에서 창작을 하게 될 것이다

→ 참마음이 빠지고 꾸며내는 틀로 짓는다

→ 속마음이 빠지고 억지스런 틀에 갇혀 짓는다

→ 속내가 빠지고 겉치레란 틀로 짓는다

《나의 살던 북한은》(경화, 미디어 일다, 2019) 89쪽


본심과 다른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을 뜻할 때가 있지요

→ 밑마음과 다른 허울에 거짓을 뜻할 때가 있지요

→ 속마음과 달리 꾸미고 일그러진 모습도 뜻하지요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안상순, 다락원, 202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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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조건반사적


 조건반사적인 행동이었다 → 불쑥 움직였다 / 그냥 튀어나왔다

 조건반사적인 반복훈련을 강요받아서 → 바로 나오도록 되풀이해 와서

 항상 조건반사적으로 대처하였다 → 늘 문득문득 맞이하였다


  ‘조건반사적’은 따로 낱말책에 없습니다. ‘조건반사(條件反射)’는 “[심리] 동물이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반사”를 나타낸다고 하지요. ‘바로·곧바로·막바로·곧장’ 으로 손질합니다. ‘그냥·그대로’로 손질하고, ‘으레·늘·언제나·노·노상’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움직이다·따르다’나 ‘버릇’으로 손질 할 만하고, ‘갑자기·걸핏하면·그냥·그대로·그렇게·그토록’으로 손질하고, ‘꼬박·두말없이·뒤따르다·따르다’로 손질합니다. ‘대뜸·댓바람·더럭·덜컥·마냥·불쑥’이나 ‘마땅하다·맞추다·무턱대고·문득’으로도 손질하지요. ‘시나브로·어느덧·어느새’로 손질하고, ‘이내·이냥·이냥저냥·저절로·절로·제물로’로 손질할 수 있어요. ‘아차·알 만하다·우러나오다·툭하면·튀어나오다’나 ‘줄줄이·줄줄·주르륵·졸졸·조르르·쪼르르·주르르’로 손질할 만합니다. ㅅㄴㄹ



너는 조건반사적으로 휴지로 입 닦는 건 곧 먹을것을 그만 준다는 의미로 알고 있는 모양이다

→ 너는 저절로 휴지로 입 닦으면 곧 먹을것을 그만 준다는 뜻으로 아는 듯하다

→ 너는 으레 휴지로 입 닦으면 곧 먹을것을 그만 준다는 뜻으로 아는 듯하다

→ 너는 이내 휴지로 입 닦으면 곧 먹을것을 그만 준다는 뜻으로 아는 듯하다

《아이를 키우며 나를 키우며》(고정욱·이연숙, 고려원, 1991) 167쪽


정부 정책을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조건반사적 반응에 할 말을 잃고 만다

→ 나라일을 아무 생각 없이 두 손 들고 반기는 모습에 할 말을 잃고 만다

→ 나라길을 그저 두 손 들고 좋아하는 모습에 할 말을 잃고 만다

→ 나라를 언제나 두 손 들고 반기는 모습에 할 말을 잃고 만다

《고구마꽃이 피었습니다》(한도숙, 민중의소리, 2015) 6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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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인수인계



 인수인계를 마치고 → 일거리를 다 넘겨주고 / 모두 주고받고서

 인수인계를 할 필요가 있나 → 일을 물려줘야 하나 / 이어주어야 하나

 간략하게 인수인계를 받고서 → 단출히 넘겨받고서 / 가볍게 물려받고서


인수인계(引受引繼) : 물려받고 넘겨줌 ≒ 인계인수



  맡아서 하거나 다루던 일을 물려줍니다. 이쪽에서 물려주면 저쪽에서는 물려받습니다. 저쪽에서 건네주면 이쪽에서 건네받습니다. 자리를 살피면서 ‘물려주다·물려받다’나 ‘건네주다·건네받다·건네다’를 쓰면 되어요. 때로는 ‘주고받다·오가다’나 ‘넘기다·넘겨받다·넘겨주다’를 쓸 수 있습니다. ‘이어가다·이어주다·이어오다·이어받다·잇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인수인계 해야 하는데 못 잡으면 가오가 안 서니까 정말 토 나오게 쫓았다

→ 건네줘야 하는데 못 잡으면 낯이 안 서니까 참말 멀미 나오게 쫓았다

→ 물려줘야 하는데 못 잡으면 쪽이 안 서니까 참말 넌더리 나게 쫓았다

《DP 개의 날 3》(김보통, 씨네21북스, 2015) 73쪽


확실히 인수인계라고 할까나

→ 틀림없이 건넸다고 할까나

→ 잘 물려주었다고 할까나

→ 똑똑히 이어줬다고 할까나

《파라파라 데이즈 1》(우니타 유미/허윤 옮김, 미우, 2018) 69쪽


내년부터 서서히 인수인계를 시작할 거야

→ 이듬해부터 찬찬히 물려주려 해

→ 다음해부터 하나하나 넘겨주려 해

《풀솜나물 5》(타카와 미/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9) 131쪽


아들한테 인수인계한다고 제대로 얘기한 거 맞지?

→ 아들한테 물려준다고 제대로 얘기했지?

→ 아들한테 넘겨준다고 얘기 제대로 했지?

《풀솜나물 8》(타카와 미/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9) 32쪽


인수인계도 인사도 없이 떠나려는 건가

→ 이어주지도 절도 않고 떠나려는가

→ 넘겨주지도 말도 않고 떠나려는가

《댐피어의 맛있는 모험 4》(토마토수프/문기업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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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 - 말의 속뜻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법
안상순 지음 / 다락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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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1.28.

다듬읽기 245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

 안상순 글

 최정미 그림

 다락원

 2022.2.25.



  어린이를 헤아린다면 어린이가 읽으라고 내밀기만 하지 않습니다. 어린이를 살핀다면, 아이 곁에 무릎을 꿇고서 눈부터 맞춥니다. 아이를 돌아보지 않으니 뻣뻣하게 서서 내려다보기 일쑤입니다. 아이한테 말과 글을 들려주고 알려줄 적에는 늘 아이가 가장 쉬우면서 수수하게 이 삶을 나타내고 담을 낱말과 말씨를 가릴 노릇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은 책이름 ‘-를 위한’부터 일본말씨입니다. 엮은이는 ‘어른 낱말책’을 여미던 버릇 그대로 어린이 낱말책에 글을 맡더군요. 5살 아이하고 7살 아이한테 쓸 낱말이 다릅니다. 8살하고 10살하고 12살 사이에 쓸 낱말도 다 다릅니다. 부디 어른 눈금이 아닌, 아이 살림과 놀이와 꿈과 사랑을 헤아리면서 말결과 말빛이 어떻게 다른지 짚기를 바라요. 더구나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은 ‘우리말’이 아닌 순 중국한자말과 일본한자말이 어떻게 조금씩 다른가 하는 얼거리에서 맴돌다가 끝나요.


ㅅㄴㄹ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안상순, 다락원, 2022)


특히 얼굴을 감추기 위한 물건으로 사용돼요

→ 무엇보다 얼굴을 감추려고 써요

→ 그리고 얼굴을 감출 적에 써요

14쪽


본심과 다른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을 뜻할 때가 있지요

→ 밑마음과 다른 허울에 거짓을 뜻할 때가 있지요

→ 속마음과 달리 꾸미고 일그러진 모습도 뜻하지요

15쪽


반면 복면은 이런 뜻을 가질 수 없어요

→ 그러나 가리개는 이런 뜻이 아니에요

15쪽


괜히 부당하게 상관없는 일에 개입하는 거지요

→ 굳이 함부로 아무 일에 넘보는 셈이지요

→ 그냥 마구 뜬금없이 나서는 짓이지요

16쪽


또 다른 차이점

→ 또 다르다

→ 또 다른곳

17쪽


다른 국가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 다른 나라에 힘을 미치면

→ 다른 나라에 손을 뻗으면

17쪽


높이 여길 만하다는 뜻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요

→ 높이 여길 만하다는 뜻이에요

→ 모름지기 높이 여길 만하다는 뜻이에요

→ 높이 여길 만하다는 뜻이 바탕에 흘러요

19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의미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이 바탕에 있다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을 깐다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이 바탕이라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이 있다고

19


창조적으로 발휘되거나 섬세한 마음에서부터 발현되는 것을 의미하지요

→ 새롭게 뽐내거나 고운 마음에서 나타난다는 뜻이지요

→ 남달리 펴거나 가녀린 마음에서 피어난다는 뜻이지요

21


사람들은 쉽게 자아도취에 사로잡혀요

→ 사람들은 쉽게 거들먹거려요

→ 사람들은 쉽게 잘난척해요

→ 사람들은 쉽게 겉멋에 사로잡혀요

22


그럴 때 어김없이 나타나는 징후가

→ 이럴 때 어김없이 나타나니

→ 이럴 때 어김없이 드러나니

22


자기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지 못하고

→ 내가 모자란 줄 깨닫지 못하고

→ 스스로 어설픈 줄 못 깨닫고

23


편치 않은 마음이나 불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을 뜻해요

→ 안 가볍거나 두려운 마음을 뜻해요

24


자기를 낮추는 태도를 나타내는 단어예요

→ 나를 낮추는 매무새를 나타내요

→ 스스로 낮춘다는 뜻이에요

→ 나를 낮추는 길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26


위 문장에서 쓰인

→ 이 글에 쓴

→ 앞글에 쓴

29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곁에 있기를 바라는 상태지요

→ 마음을 나눌 누가 곁에 있기를 바라는 일이지요

30


앎에 대한 끝없는 갈증에서 오는 행동이지요

→ 끝없이 알고 싶어서 하는 일이지요

→ 끝없이 알고 싶기에 나오는 몸짓이지요

32


삶의 과정에서 얻게 되는 깨달음을 가리켜요

→ 살며 깨달을 때를 가리켜요

→ 살아가며 깨닫는 길을 가리켜요

33


문학적 표현에도 자주 등장해요

→ 글을 꾸미며 자주 써요

→ 글에 자주 써요

35


뜻이 ‘경계를 나눔’에서 ‘차이를 앎’으로 확장되는 것 역시 불가능하지 않답니다

→ 뜻을 ‘금을 나눔’에서 ‘다른 줄 앎’으로 넓힐 수 있답니다

39


일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한답니다

→ 일을 북돋우려고 쓴답니다

→ 일을 살릴 적에 다룬답니다

40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것을 이루기 위한 육체적·정신적 활동이에요

→ 알차고 값있게 이루려고 몸과 마음을 쓰는 일이에요

46쪽


상황, 용변 등의 의미를 나타낼 수 있어요

→ 자리, 똥을 뜻할 수 있어요

→ 흐름, 똥오줌을 나타낼 수 있어요

47


비유적 의미로도 쓰여요

→ 빗댈 적에도 써요

→ 견줄 적에도 써요

→ 비길 적에도 써요

55


대체로 긍정적인 변화를 가리켜요

→ 으레 잘되는 길을 가리켜요

→ 으레 살아나는 길을 가리켜요

66


직관적이고 감성적이며 자유로운 생각의 전개지요

→ 마음으로 느끼면서 가볍게 생각을 펼치지요

→ 바로보고 다사로우며 마음껏 생각을 펴지요

72


삶에 깨달음을 주는 문장을 말해요

→ 살며 깨우치는 글을 가리켜요

→ 삶을 깨닫는 글자락을 나타내요

76


자기보다 우월한 상대로 인해 속이 상하거나 언짢은 기분을 느끼는 것을 가리켜요

→ 나보다 잘난 사람 탓에 속이 쓰리거나 언짢을 때를 가리켜요

→ 나보다 잘하는 누가 있어서 마음이 다치거나 언짢을 때에 써요

81


뜨겁고 강렬한 내면의 불길을 뜻해요

→ 뜨겁고 힘차게 솟는 마음을 뜻해요

→ 뜨겁고 세차게 솟는 마음을 뜻해요

96


의미가 동일해져요

→ 뜻이 같아요

97


물체에 접촉했을 때 피부가 실제로 느끼는 감각을

→ 어디 닿을 때 살갗으로 무엇을 느끼는지를

→ 무엇에 닿아 살깣으로 어떻게 느끼는가를

106


30년 넘도록 사전을 만들었어요

→ 서른해 넘게 낱말책을 엮었어요

12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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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11.27.

숨은책 764


《正音文庫 36 周時經傳》

 김세한 글

 정음사

 1974.9.30.



  10월 9일을 지켜보면, ‘한글날’에 세종 임금만 기립니다만, 세종 임금이 지은 글씨는 ‘훈민정음’인걸요. 온나라(조선팔도)에서 모인 벼슬아치가 쓰는 말(중국말)이 모두 사투리라 알아들을 수 없고, 중국을 섬기려면 “하나인 소리로 중국말을 해야 했”기에, 중국말과 한자를 또박또박 “하나(서울말)인 소리”로 묶으려고 마련한 틀이라고 할 만 훈민정음이었습니다. 위아래(신분·계급)가 무시무시한 나라(봉건주의)에서는 ‘말(언어)과 자(도량형)’를 임금이 바꿉니다. 조선 내내 벼슬아치 아닌 여느 사람들은 책은커녕 글을 몰랐고, 글을 기웃거리다가는 끌려가서 볼기를 맞거나 목숨을 앗겼습니다. 훈민정음은 벼슬아치(권력자)한테만 이바지하는 글이었어요. 뭇사람(백성)은 엄두조차 못 내었어요. 이웃나라 일본이 조선으로 쳐들어오며 위아래가 흔들릴 즈음, 우리나라도 ‘새길(개화기)’을 뒤늦게 열고, 이때 주시경 님은 우리 말넋삶에 눈을 뜨고서 ‘우리말을 우리글에 담는 길’을 혼자 익히면서 ‘한글’이란 이름을 짓고, 우리말을 배우고 나누는 모임을 열어요. 《正音文庫 36 周時經傳》은 자꾸 잊히는 주시경 님 삶자취하고 마음결을 들려줍니다. 우리는 오롯이 한글로 가로쓰기로 편 〈독립신문〉도 주시경 님이 엮은 줄 모르기 일쑤입니다. “말이 오르면 나라가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가 내린다”고 깨달은 얼인데, 김세한 님이 쓴 이 책마저 ‘주시경 이야기’ 아닌 ‘周時經傳’이에요. 우리는 우리말을 우리글로 담는 글나래를 누린 지 기껏 온해(100년)조차 안 됩니다만, 나래길도 나래꽃도 나래글도 곰곰이 바라보거나 품는 살림살이하고는 꽤 멀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하늘빛을 담고 한마음으로 모이면서 함함하게 함께 나누고 누릴 글인 한글을 찬찬히 헤아리면서 한말꽃을 피울 이웃님이 천천히 늘어나리라 생각합니다. 한말이란, 한사랑으로 가는 어깨동무입니다. 한글이란, 푸른별을 한별로 가꾸고 돌보려는 손길을 모으는 이야기씨앗입니다.


ㅅㄴㄹ


선생의 청빈한 생활을 잘 알고 동정하는 영남의 어느 유지로부터 받은 내수동의 집은, 주시경 선생이 사신 집이었기 때문에 이 집에 대한 뜻있는 이들의 아끼는 마음과 함께 길이 보존하여 기념해야 할 집이었다. 그러나 선생이 서거하신 뒤 그 미망인 김씨와 어린 한메는 살림에 쪼들려 육당 최남선 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집을 팔지 않을 수 없었으니, (165쪽)


선생은 가족 생활에서도 민주주의를 가르쳤다. 남녀 간에 층하를 두지 않고 생선국을 끓이거나 굽게 되면 뼈와 살을 나눠서 똑같이 먹도록 하고, 어른이라고 해서, 또 아들이라고 해서 살코기를 더 주고, 여자라고 덜 주는 것이 아니고 꼭 공평하게 주도록 하였다. (19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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