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드는 책읽기

 


  마실을 나가는 길에 아이들이 짐을 들어 준다. 페트병을 까만 비닐봉지에 담아 마을회관 앞에 내놓으면 군청 쓰레기차가 와서 거두어 간다. 비닐봉지에 꽉 찰 때까지 모아서 내놓곤 하는데, 오늘은 두 꾸러미 나오기에 두 꾸러미 묶어서 들고 가려 했더니, 큰아이가 “저 주세요. 제가 들고 갈게요.” 하면서 “자, 보라야, 너도 이거 하나 들어.” 하고 덧붙인다. 빈 페트병이니 가벼우니까 아이들이 들고 갈 만하지. 아버지가 먼저 심부름 시키지 않았어도 이렇게 짐을 나누어 들어 주니 두 손이 홀가분하다. 어디 마실을 갈 적마다 아이들 옷가지와 물과 여러 가지 챙기느라 가방 여럿 지고 들고 하는데, 요렇게 앙증맞은 짓 해 주면 참 고맙다. 아이들은 스스로 씩씩하게 삶을 배우면서 자라는구나. 4346.4.1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인형놀이 4

 


  조그마한 인형을 조그마한 수레에 누인 다음, 조그마한 뜨개조각을 덮는다. “코코 재웠어요.” 하고 말한다. 그래 인형을 인형수레에 눕혀 이불 여미면서 잘 재웠구나. 너희는 아기수레를 탄 적 없으면서 어째 수레에 인형을 태워서 재우네. 하기는. 너희가 아기수레 탄 적 없다 하더라도, 고 인형수레는 고 조그마한 인형이 눕기에 꼭 알맞춤한 크기로구나. 4346.4.1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당놀이 1

 


  그저 마당에서 뛰고 달리고 노래하고 소리지르기만 해도 즐겁구나. 요 조그마한 마당도 너희한테는 운동장이 되겠지. 온갖 풀이 자라고 나무그늘 시원한 집숲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겠다고 느낀다. 시멘트바닥 말고 흙바닥 밟고 디디고 뛰고 달리며 까르르 웃고 놀 수 있도록 하고 싶다. 4346.4.1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04-11 11:21   좋아요 0 | URL
벼리의 노는 모습이, 나비같고 춤같이 나풀거려요~*^^*
바라보는 제 마음마저 가벼운 새처럼 날아오르는 것 같군요.~

파란놀 2013-04-11 13:17   좋아요 0 | URL
나비 흉내입니다 ^^;;;
아하하...
 

아이 그림 읽기
2013.4.7. 큰아이―식구들 나란히

 


  보름째 못 보는 어머니 보고 싶은 마음을 그림으로 담는다. 일산 할머니가 전화를 걸어 주어, 큰아이가 그림에 저랑 어머니랑 할머니랑 할아버지, 이 다음에 동생이랑 아버지를 그려 준다. 큰아이 그림 귀퉁이에 큰아이 모습을 조그맣게 그린다. 옆에 꽃 네 송이를 그린다. 큰아이 치마에 나비 무늬를 넣는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테두리에 빛깔을 입힌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나서, 이 그림 벽에 붙이겠다고 한다. 그림종이 뒤쪽에 테이프를 붙여서 건넨다. 아이는 주먹으로 통통통 두들기며 그림을 붙이더니, 두 손 번쩍 치켜들며 좋아한다. 4346.4.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04-11 11:23   좋아요 0 | URL
사름벼리가, 그림도 참 잘그리네요~^^
참말 즐겁게 놀아요~~*^^*

파란놀 2013-04-11 13:17   좋아요 0 | URL
뭘 그리라고 시키지 않고
스스로 그리고픈 대로 그리라 하면
누구나 다 예뻐요.

따로 미술교육이랄 것 없이
곁에서 부모가 함께 그림 그리면
아이들은 모두 그림을 즐기는구나 싶더라고요~
 

30분

 


  잘 논 아이들 쉬를 누이고 물을 마시도록 한 다음, 하나씩 안아 잠자리에 누인다. 이불깃 여미고 한손으로 한 아이씩 머리카락 쓰다듬으면서 조곤조곤 자장노래 부른다. 내가 뽑을 수 있는 가장 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문득 느낀다. 이렇게 내 목소리가 좋을 수 있구나, 이 좋은 목소리로 여느 때에 아이들과 얘기하고 그림책 읽으면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가장 좋은 사랑을 받아먹을 수 있구나.


  잠자리 30분 자장노래 부르면서 생각한다. 잠자리 30분만이 아니라 하루 내내 스스로 가장 맑은 눈빛과 목청과 손길 되어 살아가면, 내 마음은 어떤 모습이 될까. 4346.4.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