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대안학교에서



배우는 곳이라면서 ‘배움곳·배움터·배움집’처럼 이름을 안 붙이는 ‘학교’야. 한자로는 ‘배울 학(學)’이라 하고, ‘집 교(校)’이기는 한데, 너희는 중국이 아닌데 왜 ‘배움 + 곳·터·집’이라 안 하는지 헤아려 봐.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는 길하고 멀기에 ‘대안학교’를 연다고 하지. 그렇다면 왜 ‘대안(代案)’이라는 한자를 붙일까? 대안학교는 “학교를 대신하는 곳”이니? “학교가 학교답지 않기에, 학교답게 가려는 곳”일까? 그렇지만 대안학교는 ‘다른 국공사립학교’로 가지 않아? ‘다른 졸업장학교’일 뿐,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는 길하고 먼 얼거리는 아닌지 짚을 노릇이야. 배우는 터전은 ‘한때(몇 학년)’만 안 배우고, 한때만 안 가르치고, 한때만 안 나눈단다. 늘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기에 배움터이지. 배움터라면 모두가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사이야. 배움터라면 어리거나 나이들거나 배워. 배움터라면 늘 나누면서 서로 새롭게 가꾸지. 배움터라면 언제나 이야기가 피어나. 이름을 어떻게 붙이거나 바꾸기에 배움터가 되지는 않아. 그저 ‘배우는’ 길일 노릇이고, 커다란 집(건물)이 있지 않아도 되고, 길잡이가 훌륭해야 하지 않단다. 한 사람이나 어느 책으로 이끄는 데일 수 없거든. 누구나 자면서 배우고 가르쳐. 누구나 걸으면서 배우고 가르쳐. 누구나 살림을 하면서 배우고 가르쳐. 누구나 일하면서 배우고 가르쳐. 제대로 서려는 ‘그냥 배움터’나 ‘새 배움터’라면, 이곳에서 지내는 모든 길이 배움씨앗에 익힘숲에 나눔손일 노릇이란다. ‘그냥 배움터’를 거스르거나 다르게만 갈 적에는 ‘새 배움터’하고 멀어. 대안학교에서 어떤 말을 쓰니? 대안학교에서 어떤 꿈을 그리니? 나무로 서고 풀꽃으로 필 적에 배움숲에 배움집이야. 2025.9.28.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엄청 바쁘네



  아침에 빨래를 하고서 낮에 밥을 짓는다. 이윽고 파란병에 샘물을 담아서 햇볕이 드는 곳에 내놓다가, 부릉부릉 소리를 듣고서 마당을 가로지른다. 나름짐을 받는다. 밥과 찌개를 마무리하고서 그림책 두 자락에 넉줄글을 적는다. 곧 짐을 꾸려서 나선다. 시골버스를 타고서 그림책 한 자락에 넉줄글을 마저 적는다. 인천 이웃님한테 띄울 책에는 노래꽃을 따로 옮겨적어서 담는다.


  바람처럼 부엌일과 여러 일을 나란히 하는 모습을 보던 곁님은 “엄청 바쁘네” 하고 한마디하더니 밥찌꺼기를 마당으로 내놓는다. 나는 오늘뿐 아니라 언제나 틀림없이 신나게 움직여서 차리고 펴고 마무르기는 하지. 그러나 온일을 하면서 눈썹이 휘날리더라도 바쁘다고는 여기지 않는다. 때를 살펴서 할 만큼 할 뿐이다.


  집안일을 하는 누구나 알 테지. 집에서 종종거리며 하루를 보내어도 허벌나게 걷는다. 이른바 ‘두골∼석골(20000∼30000)’ 걸음을 가볍게 딛는다. 굳이 밖에서 뛰거나 달리거나 걸을 까닭이 없다. 누구나 그저 집에서 기쁘게 일하고 살림하면 넉넉하다. 어린씨는 뛰놀다가 심부름을 하기에 몸마음을 튼튼히 건사한다. 푸름이는 집일과 집살림을 제법 나눠맡으며 몸마음을 고루 가꾸며 어질게 철든다.


  웃으며 일하면 팔다리와 손발이 야물고 마음이 여문다. 노래하며 살림하면 콧노래가 흐르고 휘파람이 피어난다. 춤추며 아이랑 놀면 머리카락이 나풀대면서 나비가 우리 곁을 빙그르르 돈다. 그렇지만 이제 온나라에서 웃음노래춤이 바로 집부터 사라지고 마을에서 웃음노래춤을 팽개치는 터라, 나라가 어긋나고 흔들리고 무너진다고 느낀다. 집을 돌보고 아낄 적에 누구나 잠을 깨고서 일어날 텐데. 2026.3.31.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영어] 콜리플라워cauliflower



콜리플라워(cauliflower) : [식물] 십자화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 잎이 오글오글하며 흰색, 노란색, 분홍색 따위의 여러 가지 빛깔로 되어 있다. 식용이나 관상용으로 재배하며 유럽이 원산지이다 = 꽃양배추

cauliflower : 콜리플라워, 꽃양배추

カリフラワ-(cauliflower) : 콜리플라워, 모란채, 꽃양배추 (양배추의 일종). (= 花やさい)



우리한테 없던 꽃이나 남새인 ‘cauliflower’이고, 소리만 따서 ‘콜리플라워’라 하거나 쓰임새를 헤아려 ‘꽃양배추’로 옮기기도 합니다. 우리는 배추하고 닮은 모습을 살펴서 한자 ‘양(洋)’을 붙인 ‘양배추’라고도 하지요. 지난날에는 먼나라에서 건너왔다는 뜻만 살펴서 ‘양-’을 붙였으면, 이제는 우리도 널리 누리는 만큼 이름을 바꿀 때입니다. 여러모로 보면, 포기배추하고 달리 동글동글한 배추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동배추·동글배추’라 할 만합니다. 이 얼거리를 읽을 수 있으면, ‘콜리플라워’는 ‘꽃 + 동배추’로 엮을 수 있어요. ‘꽃동배추’라 하면 되지요. 단출히 ‘꽃배추’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콜리플라워가 암에 좋다니까 … 난 꽃양배추보다는 사람들이 더 좋아

→ 꽃동배추가 좀에 좋다니까 … 난 꽃동배추보다는 사람이 더 좋아

→ 꽃배추가 고얀것에 좋다니까 … 난 꽃배추보다는 사람이 더 좋아

《콜리플라워》(이소연, 창비, 2024) 1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생스기빙thanksgiving



생스기빙 : x

생스기빙데이 : x

thanksgiving : 1. 추수감사절(미국에서는 11월 넷째 목요일, 캐나다에서는 10월 둘째 월요일로 공휴일) (→harvest festival) 2. (하느님에 대한) 감사

Thanksgiving Day : 추수 감사절

サンクスギビングデ-(Thanksgiving Day) : 생스기빙데이; (추수) 감사절(1년의 수확을 축하하는, 미국 축제일의 하나; 11월의 넷째 목요일). (=感謝祭)



이웃나라에서는 영어로 ‘thanksgiving’이나 ‘Thanksgiving Day’라 합니다. 이를 일본말씨로 ‘추수감사절’처럼 옮기곤 하는데, 우리나라이든 이웃나라이든 가을에 기쁘게 맞이하는 자리인 만큼 ‘가을맞이’나 ‘가을잔치’로 옮기면 됩니다. ‘한가위’로 옮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하늘이 밝아지는 낮. 추수감사절이다. Happy Thanksgiving

→ 하늘이 밝아가는 낮. 가을잔치이다. 즐겁게 한가위

→ 하늘이 밝은 낮. 한가위이다. 기쁘게 가을맞이

《극야일기》(김민향, 캣패밀리, 2025) 3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간밤의


 간밤의 사고를 회상하니 → 간밤 일을 되새기니

 간밤의 기척은 누구였을까 → 간밤 기척은 누구였을까

 간밤의 화재로 인하여 → 간밤에 불이 나서


  ‘간밤 + -의’ 얼개라면 ‘-의’를 털면 됩니다. 토씨를 ‘-에’로 손볼 수 있습니다. “간밤의 일은”이라면 “간밤 일은”처럼 쓸 만하고, 뒷말을 다 덜고서 “간밤은”이라 해도 됩니다. ㅍㄹㄴ



간밤의 온도는

→ 간밤에 눈금은

→ 간밤 눈금은

《희망의 발견, 시베리아의 숲에서》(실뱅 테송/임호경 옮김, 까치, 2012) 163쪽


간밤의 일을 떠올려 보니

→ 간밤 일을 떠올려 보니

→ 간밤을 떠올려 보니

《로힝야 소년, 수피가 사는 집》(자나 프라일론/홍은혜 옮김, 라임, 2018) 61쪽


나는 어지럼이 심해지고 간밤의 통화를 되짚으면서

→ 나는 더 어지럽고 간밤에 나눈 말을 되짚으면서

→ 나는 몹시 어지럽고 간밤 말을 되짚으면서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최지은, 창비, 2021) 8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