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극야 極夜


 극야의 밤이다 → 깊밤이다 / 까만 밤이다 / 캄캄밤이다

 극야의 왕국에서 → 어둠나라에서 / 깜깜나라에서 / 밤빛나라에서

 극야를 보내는 방법 → 어둠을 보내는 길 / 오래밤을 보내는 길


  ‘극야(極夜)’는 “[지구] 겨울철 고위도 지방이나 극점 지방에서 추분부터 춘분 사이에 오랫동안 해가 뜨지 않고 밤만 계속되는 상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긴밤·깊은밤·깊밤’이나 ‘오래밤·오랜밤’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밤빛·밤모습’이나 ‘검정·검다·검은빛·까만빛·깜빛·검정꽃·검은꽃’으로 고쳐쓸 수 있어요. ‘까만꽃·깜꽃·거무스름·거무튀튀’나 ‘까망·까맣다·까망꽃·까무잡잡하다·까무스름하다’로 고쳐써도 됩니다. ‘깜깜하다·껌껌하다·깜깜길·껌껌길·깜깜터·껌껌터·깜깜나라·껌껌나라’나 ‘캄캄하다·컴컴하다·캄캄길·컴컴길·캄캄터·컴컴터·캄캄나라·컴컴나라’로 고쳐써도 어울리고요. ‘새까맣다·새카맣다·시꺼멓다·시커멓다’로 고쳐쓰며, ‘어둡다·어둠·어두움·어두컴컴하다’나 ‘어둠길·어둠터·어둠판·어둠빛·어둠꽃·어둠누리·어둠나라’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극야. 과연 계속되는 밤 속의 빛은 무엇일까

→ 긴밤. 이제 이어가는 밤에 빛은 무엇일까

→ 깊밤. 앞으로 이을 밤에 빛은 무엇일까

→ 오래밤. 그래 이어가는 밤빛은 무엇일까

《극야일기》(김민향, 캣패밀리, 20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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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656 : 부류의 걸 순간 안도감 느꼈 점차 무장해제되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라는 걸 눈치챈 순간 안도감을 느꼈고 점차 무장해제되었다

→ 비슷한 사람인 줄 눈치채자 느긋했고 차츰 마음을 놓았다

→ 비슷하다고 눈치채자 반가웠고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끝의 시작》(서유미, 민음사, 2015) 108쪽


‘비슷하다’라 하면 이미 어떤 갈래나 무리라고 나타냅니다. “비슷한 부류의”는 겹말입니다. 군말 ‘것’은 덜어요. “안도감을 느꼈고”도 겹말입니다. 비슷하다고 눈치채자 반갑습니다. 이제는 조금 느긋합니다. 싸움말인 ‘무장해제되었다’는 “마음을 놓았다”나 “마음을 열었다”나 “마음을 풀었다”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부류(部類) : 동일한 범주에 속하는 대상들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어 놓은 갈래

순간(瞬間) : 1. 아주 짧은 동안 ≒ 순각(瞬刻) 2. 어떤 일이 일어난 바로 그때. 또는 두 사건이나 행동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

안도감(安堵感) : 안심이 되는 마음 ≒ 안심감

점차(漸次) : 1. 차례를 따라 진행됨 2. 차례를 따라 조금씩 ≒ 점점·차차

무장해제(武裝解除) : [군사] 항복한 군인이나 포로의 무기를 빼앗는 일. 또는 중립국 영토 안에 들어온 교전국 병력의 전투 장비를 일시적으로 빼앗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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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657 : 속 존재였던 것 같


나는 햇빛 속에 내려앉는 먼지 같은 존재였던 것 같아요

→ 나는 햇빛 사이로 내려앉는 먼지 같았어요

→ 나는 햇빛을 받으며 내려앉는 먼지였어요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최지은, 창비, 2021) 140쪽


먼지가 내려앉는 곳은 “햇빛 속”일 수 없습니다. “햇빛 사이”로는 내려앉습니다. 또는 “햇빛을 받으며” 내려앉는다고 할 만합니다. 일본말씨에 군말이 붙은 “먼지 같은 존재였던 + 것 같아요”는 “먼지 + 같았어요”로 손보거나 “먼지였어요”로 손봅니다. ㅍㄹㄴ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3. [철학]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외계(外界)에 객관적으로 실재함 ≒ 자인 4. [철학] 형이상학적 의미로,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인 실재 5. [철학]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 실재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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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658 : 어떤 不可思議의 깊이에로


겨울하늘은 어떤 不可思議의 깊이에로 사라져 가고

→ 겨울하늘은 낯설게 깊이 사라져 가고

→ 겨울하늘은 들은 바 없이 깊이 사라져 가고

→ 겨울하늘은 믿기지 않게 깊이 사라져 가고

→ 겨울하늘은 수수께기처럼 깊이 사라져 가고

《處容》(김춘수, 민음사, 1974) 50쪽


요즈음은 ‘-에로’나 ‘-에로의’처럼 토씨를 얄궂게 잘못 쓰는 일이 확 사라집니다. 지난날에는 일본말씨를 흉내낸 이런 말씨가 꽤 번졌어요. 우리말에 없는 토씨를 억지로 만들어야 글이 남다르다고 여겼거든요. 게다가 “알 수 없다”나 ‘아리송하다·알쏭달쏭하다·모르다·수수께끼’나 “믿기지 않는다·믿을 수 없다·못 믿겠다”라 하면 될 텐데, 굳이 일본말씨로 ‘불가사의·不可思議’라 적어야 글꽃(문학)이라고 잘못 여기기까지 했습니다. “어떤 + 不可思議의 + 깊이에로”는 “알 수 없는 + 깊이로”로 다듬을 수 있는데, ‘깊이’를 이름씨로 삼아서 ‘-로’를 붙이기보다는 어찌씨로 삼아서 토씨 없이 다듬으면 한결 낫습니다. “낯설게 + 깊이”나 “믿기지 않게 + 깊이”처럼 다듬으면 돼요. 겨울하늘은 수수께끼처럼 깊이 사라집니다. 겨울하늘은 낯설게 깊이 사라져요. 겨울하늘은 모르는 새 깊이 사라지고, 겨울하늘은 문득 깊이 사라집니다. ㅍㄹㄴ


불가사의(不可思議) : 1. 사람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이 이상하고 야릇함 2. 나유타의 만 배가 되는 수. 즉, 10**64**을 이른다 3. 예전에, 나유타의 억 배가 되는 수를 이르던 말. 즉, 10**120**을 이른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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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659 : 급격하게 -지고 있


낮이 급격하게 길어지고 있다

→ 낮이 갑자기 길다

→ 낮이 확 길다

→ 낮이 불현듯 길다

→ 낮이 부쩍부쩍 길다

《극야일기》(김민향, 캣패밀리, 2025) 180쪽


낮이나 밤은 ‘길어지’거나 ‘짧아지’지 않습니다. 밤과 낮이 갈마드는 길을 바라볼 적에는 “밤이 길다”나 “낮이 길다”라고만 합니다. 겨울로 다가서면 낮이 “부쩍 짧”을 테고, 봄으로 접어들면 낮이 “확 길”어요. 갑자기 짧고, 불현듯 길지요. 냉큼 짧고, 바람처럼 빠르게 길군요. 냅다 바뀌고, 바로바로 바뀝니다. ㅍㄹㄴ


급격(急激) : 변화의 움직임 따위가 급하고 격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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