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시간제한



 시간제한에 걸리다 → 마감에 걸리다 / 끝에 걸리다

 시간제한이 없이 활동한다 → 마지막이 없이 놀다

 시간제한이 있는 줄 몰랐다 → 마침꽃이 있는 줄 몰랐다


시간제한(時間制限) : 일정한 시간 안에 어떠한 일을 하도록 제한하는 일



  어느 때까지 무슨 일을 해야 한다고 할 적에 일본말씨로 ‘시간제한’을 쓰기도 합니다만, 우리말로는 ‘마감’이나 ‘끝’입니다. ‘마지막·마치다’라 하면 되고, ‘마감길·마감줄·마감꽃’이라 할 만합니다. ‘마지막꽃·마지막길·마지막줄’이나 ‘마침꽃·마침길’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시간제한도 있는 문제이니 이제는 이야기를 나눠 봐야 할 때인 것 같다

→ 마감도 있는 일이니 이제는 이야기를 할 때인 듯하다

→ 끝이 있기도 하니 이제는 말을 나눠야 할 때이지 싶다

《아이, 낳지 않아도 될까요?》(코바야시 유미코/노인향 옮김, 레진코믹스, 2016) 11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순치보거



 순치보거(脣齒輔車)의 의미를 되새겨서 → 입술과 이라는 뜻을 되새겨서

 순치보거(脣齒輔車)의 관계라고 한다 → 오래내기라고 한다 / 한짝이라 한다

 순치보거(脣齒輔車)의 정신으로 동반성장을 지속한다 → 믿음지기로서 함께 발돋움한다


순치보거(脣齒輔車) : 입술과 이 중에서 또는 수레의 덧방나무와 바퀴 중에서 어느 한쪽만 없어도 안 된다는 뜻으로, 서로 없어서는 안 될 깊은 관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중국말이라 할 ‘순치보거’를 굳이 우리가 받아들여 써야 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우리말로 ‘가깝다’나 ‘사이좋다·살갑다·살밭다·살동무’라 하면 되고, ‘입술과 이·입술이’나 ‘으뜸벗·으뜸동무·찰떡·찹쌀떡’이라 해도 되지요. ‘옛벗·옛동무·옛날벗·옛적벗·옛날동무·옛적동무’라 해도 되고, ‘너나들이·나너들이’라 하면 됩니다. ‘너나보기·나너보기’나 ‘단둘·단짝·단짝꿍·단짝님·단짝지’라 할 만합니다. ‘마음벗·마음동무·마음지기·마음짝·마음짝꿍’이나 ‘믿음벗·믿음동무·믿음지기·믿음짝·믿음짝꿍’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삶벗·삶동무·벗나무·동무나무’나 ‘오랜벗·오랜동무·오래벗·오래동무·오래지기·오래내기’라 할 수 있어요. ‘한벗·한동무·꽃벗·꽃동무’나 ‘한짝·한짝꿍·한짝님·한짝지’나 ‘함짝·함짝꿍·함짝님·함짝지’라 해도 되고요. ㅍㄹㄴ



한반도와 일본의 관계를 순치보거脣齒輔車라 불렀다고 한다

→ 한겨레와 일본은 단짝이라고 했다

→ 한겨레와 일본은 너나들이라고 했다

→ 한겨레와 일본은 가깝다고 했다

→ 한겨레와 일본은 살갑다고 했다

《조선으로 간 일본인 아내》(하야시 노리코/정수윤 옮김, 정은문고, 2020) 9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인프라infrastructure



인프라(←infrastructure) : [건설] 생산이나 생활의 기반을 형성하는 중요한 구조물. 도로, 항만, 철도, 발전소, 통신 시설 따위의 산업 기반과 학교, 병원, 상수·하수 처리 따위의 생활 기반이 있다 ≒ 인프라스트럭처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 [건설] = 인프라

infrastructure : 사회[공공] 기반 시설

インフラ(infra) : 1. 인프라 2. 산업 기반. 경제 기반. 사회적 생산 기반 3. 밑에. 이하(以下)에. *영어의 infrastructure의 줄여쓴 말

インフラストラクチャ-(infrastructure) : 1. 인프라스트럭처 2. 기초 구조. 경제 기반. 산업 기반. 통신 기반 구조 3. 도시의 기반이 되는 도로·철도·상하수도·전기·통신 등의 시설(施設). *줄여서 インフラ라고도 함.



‘인프라·인프라스트럭처’는 우리 낱말책에 안 담아도 될 영어입니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줄여서 쓰는 ‘インフラ’를 그냥 소리만 따서 ‘인프라’로 쓰는구나 싶습니다. 이처럼 얄궂은 말씨라면 ‘갖추다·놓다·두다’나 ‘곳·데·께’로 손질하고, ‘판·판터·판자리·판마당·얼개·얼거리·틀·틀거리’로 손질합니다. ‘터·터전·자리·마당·뜨락·뜰’로 손질하고요. ‘그릇·발판·소·연장·연모’나 ‘밑감·밑거리·밑바탕·밑절미·밑꽃·밑짜임·밑틀·밑판’으로 손질해요. ‘바탕·바탕길·바탕꽃’이나 ‘살림·살림살이·살림붙이·살림틀·삶틀’로 손질할 수 있어요. ‘세간·세간붙이·세간살이’나 ‘쓸거리·쓸데·쓸모·쓸값·쓸것·쓸일·쓰잘데기·쓰잘머리’로 손질해도 어울려요. ‘여러 가지·여러 갈래·여러길·여러빛·여러빛깔’이나 ‘온살림·이것저것·이 일 저 일·이모저모’로 손질해도 되지요. ‘이음돌·이은돌·잇돌·지레·지렛대’나 ‘집·집채·집더미·집덩이·채’로 손질하고요. ㅍㄹㄴ



방대한 ‘반공 인프라’를 통해 끊임없이 반공주의를 재생산해 왔습니다

→ ‘밉두레 밑틀’을 엄청나게 깔아 끊임없이 두레가 밉다고 퍼올렸습니다

→ 엄청나게 세운 ‘싫은두레틀’로 끊임없이 두레가 싫다고 노래했습니다

《저항하는 평화》(전쟁없는세상, 오월의봄, 2015) 150쪽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지 않아

→ 밑틀이 없어

→ 바탕을 안 갖췄어

→ 놓지 않았어

→ 얼거리가 없어

《사라질 것 같은 세계의 말》(요시오카 노보루·니시 슈쿠/문방울 옮김, SEEDPAPER, 2018) 37쪽


농업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다면

→ 들짓는 밑틀을 갖춘다면

→ 흙짓는 얼개를 갖춘다면

→ 밭짓는 바탕을 갖춘다면

《이웃 사람》(하츠자와 아리/김승복·이은주·한상범 옮김, 눈빛, 2018) 1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안 쉬어도 돼요?



  엊저녁에 고흥으로 들아와서 발바닥만 씻고서 일찍 누웠다. 01시에 일어나서 설거지를 하고서 06시까지 일한 뒤에 살짝 새벽잠을 들었다. 08시에 일어나서 비로소 씻으면서 빨래를 한다. 두 아이가 마당에 빨래를 너는 소리를 들으면서 집일을 더 한다. 이윽고 고흥읍 나래터에 글월을 부치려고 마을앞에 나와서 시골버스를 탄다. 아직 한끼도 안 먹었으나 배고플 일은 없다. 그저 느긋이 봄으로 가는 늦겨울볕을 바라본다. 사마귀알집도 슬슬 쓰다듬는다.


  갓 나올 적에는 이래저래 놓치는 그림책과 동화책이 수두룩하다. 요 몇 해 사이에 부산 마을책집 〈책과아이들〉을 마치 옆집처럼 드나들면서 찬찬히 알아보는 그림책과 동홰책이 숱하다. 비록 누리책집과 새책집에서는 판끊긴 책인데, 〈책과아이들〉에는 멀쩡히 있으면서 열다섯 해나 스무 해씩 손길을 기다리는 아름책이 많다.


  우리는 무슨 책을 알아보고 읽고 알려야 어른일까? 우리는 글을 어떻게 쓰고 그림을 어떻게 빚어야 어른일까? 우리는 낱말을 어떻게 가리고 살펴서 마음을 말로 펼쳐야 어른일까? 우리는 밥을 어떻게 짓고 옷을 어떻게 기우며 집을 어떻게 건사해야 어른일까? 우리는 어떻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들을 적에 어른일까? 우리는 뚜벅뚜벅 걸어다니는 어른일 수 있을까? 입으로만 외치는 올바른 말이 아닌, 딱히 외치지 않더라도 스스로 보금자리를 일구는 살림길로 어른일 수 있을까?


  길(정답)은 사람마다 다르다. 모든 사람마다 길(해법)이 다르다. 우리말이 훌륭하거나 일본말이나 미국말이 못나지 않다. 우리는 그저 우리 살림자리에서 우리 손으로 사랑을 지으면서 어른길을 함께 배우는 이웃이다. ‘우리말’이란 이름은, 나랑 너를 아우르며 서로 아늑히 아름드리로 안아서 푸르게 빛나는 말이라는 뜻이다. ‘우리’라는 이름은, 내가 ‘나’를 알아보고 돌아보고 품을 적에 비로소 ‘너’를 알아보고 돌아보고 품기 때문에, ‘나’하고 ‘너’는 다르면서 하나요 하나이면서 다른 빛인 줄 깨달으면서 터뜨리는 소리이다.


  큰아이한테는 “언제나 느긋이 쉬는걸.” 하고 속삭인다. 일할 적에는 일하고, 잘 적에는 자고, 살림할 적에는 살림하고, 놀 적에는 놀고, 읽을 적에는 읽고, 쓸 적에는 쓴다. ‘잘하기’나 ‘못하기’가 아닌, 그저 ‘하기’를 바라본다. 2026.2.9.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515 : 안녕 나의 책방 -았 기억


안녕, 나의 작은 책방아. 처음 너에게 갔던 날을 기억해

→ 반가워, 책집아. 처음 너한테 간 날이 떠올라

→ 잘 지냈니, 책집아. 처음 널 만난 날을 떠올려

《나의 작은 책방에게》(에밀리 애로·즈느비에브 고드부/강나은 옮김, 작은코도마뱀, 2025) 2쪽


영어라면 ‘my’를 꼬박꼬박 넣을 테지만, 우리말이라면 ‘나의’ 없이 이야기하곤 합니다. 옮김말씨인 “안녕 + 나의 + 작은 책방아”는 “반가워 + 작은책집아”나 “잘 지냈니 + 책집아”로 손봅니다. 이 보기글은 “Dear Bookstore”를 옮겼기에 ‘작은’이라는 꾸밈말은 안 넣어도 됩니다. 책집에 간 날이라면 ‘떠올라’라 할 만하고, 책집을 만난 날이라면 ‘떠올려’라 할 만합니다. ㅍㄹㄴ


안녕(安寧) : 1. 아무 탈 없이 편안함 2. 편한 사이에서, 서로 만나거나 헤어질 때 정답게 하는 인사말 3.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하다. 안부를 전하거나 물을 때에 쓴다

책방(冊房) : 책을 갖추어 놓고 팔거나 사는 가게 = 서점

기억(記憶) : 1.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 2. [심리] 사물이나 사상(事象)에 대한 정보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 3. [정보·통신] 계산에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시간만큼 수용하여 두는 기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