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64] 지식



  누군가를 지켜보며

  머릿속에 차곡차곡

  지식을 쌓지만



  스스로 부딪히거나 겪거나 맞이한 일은 ‘지식’이 되지 않습니다. 둘레에서 벌어진 일을 지켜보거나 살펴볼 때에 ‘지식’이 됩니다. 스스로 누리거나 겪는 삶은 ‘슬기’가 됩니다. 슬기는 내 마음을 가꾸는 이야기로 피어나는데, 머릿속에 쌓는 지식은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식을 쌓으면서 사회를 배우거나 문화를 익힐 수 있어요. 사회와 문화를 헤아리면서 내 길을 곧추세우거나 바로세울 기운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쌓기만 하면 어느 날엔가 무너질 지식이 되고, 날마다 새롭게 누리는 삶으로 받아들일 슬기가 되면 천천히 이야기꽃으로 자라거나 이야기나무로 큽니다. 4347.9.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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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993) 이따금씩


이따금씩 무담보가 바닥에 뒹구는 바람에 집 전체가 덜컹덜컹 흔들렸지요

《윌리엄 스타이그/조세현 옮김-아프리카에 간 드소토 선생님》(비룡소, 2005) 19쪽


 이따금씩

→ 이따금



  한국말사전에서 ‘이따금’을 살펴보면, “얼마쯤씩 있다가 가끔”을 뜻한다고 풀이합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에서 ‘가끔’을 “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얼마쯤씩 있게”로 풀이하니, ‘이따금’을 풀이한 대목은 겹말입니다. 올바르지 않아요. 그러나, 한국말사전은 아직 이런 대목을 바로잡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한국말을 깊거나 넓게 살피지 못한 탓입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보면, “이따금씩 네 생각을 한다” 같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한국말사전 보기글에서 ‘이따금씩’을 씁니다.


  ‘가끔 + 씩’은 잘못 쓰는 말투입니다. 이와 함께, ‘이따금 + 씩’도 잘못 쓰는 말투입니다. “얼마쯤씩 있다가”라는 말풀이는 ‘어느 만큼 띄어서 되풀이하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씩’이라는 낱말은 “그 수량이나 크기로 나뉘거나 되풀이됨”을 가리키려고 붙입니다. 그러니까, ‘가끔’뿐 아니라 ‘이따금’은 이 모양새대로만 써야지, 이 낱말 뒤에 ‘-씩’을 붙일 수 없어요.


 이따금씩 네 생각을 한다

→ 이따금 네 생각을 한다

→ 드문드문 네 생각을 한다

→ 더러 네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잘못 쓴다면 학자와 사전이 바로잡아 주거나 슬기롭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잘못 쓰는 말투 그대로 학자도 잘못 알거나 사전도 잘못 다룬다면, 이때에는 한국말이 아주 어지러워질밖에 없습니다. 하루 빨리 한국말사전부터 바로잡고, 올바르고 알맞게 말마디를 가다듬을 수 있기를 빕니다. 4347.9.10.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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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무담보가 바닥에 뒹구는 바람에 집이 덜컹덜컹 흔들렸지요


‘전체(全體)’는 ‘모두’로 다듬을 낱말인데, “집 전체가”에서는 “집이”로 다듬으면 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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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994) 다름아니다 2


혹, 누군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사람이 스스로를 알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다름 아닌 방해를?

《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아나스타시아 8 새 문명》(한글샘,2014) 43쪽


 다름 아닌 방해를?

→ 그러니까 방해를?

→ 바로 방해를?

→ 다시 말하자면 방해를?

 …



  글월 끝에 적는 ‘다름아니다(다름이 아니다)’는 ‘같다’나 ‘마찬가지’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글월 첫머리에도 ‘다름아닌(다름이 아닌)’을 넣는 분이 꽤 많아요. 이때에는 ‘그러니까’나 ‘바로’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를테면, “다름아닌 너로구나?”는 “바로 너로구나?”나 “그러니까 너로구나?”로 바로잡습니다. “다름아닌 그 일 때문에 말인데요”는 “바로 그 일 때문에 말인데요”나 “그러니까 그 일 때문에 말인데요”로 바로잡지요.


  ‘다름아니다’라는 말투는 어디에 들어가도 안 올바릅니다. 올바른 말투를 알맞게 살펴서 제대로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9.10.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설마, 누군가가 온갖 수를 써서 사람이 스스로를 알지 못하도록 가로막지는 않을까. 그러니까 헤살을?


‘혹(或)’은 ‘설마’로 다듬고, “온갖 수단(手段)을 동원(動員)하여”는 “온갖 수를 써서”나 “온갖 수를 끌어들여”로 다듬습니다. “방해(妨害)하는 것은 아닐까”는 “가로막지는 않을까”나 “틀어막지는 않을까”로 손질하고, “방해를?”은 “헤살을?”로 손질해 줍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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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995) 휴


휴, 너도 미아랑 똑같이 바보 같구나 … 휴, 나도 몰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김라합 옮김-마디타》(문학과지성사,2005) 142, 143쪽


 휴

→ 후유

→ 어휴

→ 아휴

 …



  한숨을 내쉬는 소리를 ‘휴’처럼 잘못 적는 분이 꽤 많습니다. 게다가 어린이책에까지 이처럼 적는 일이 잦아요. 모두 한국말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고 해야 할 모습입니다. ‘휴’는 일본말 ‘ひゅう’를 그대로 옮겨적은 소리입니다. 한숨 소리는 한국말로는 ‘후유’처럼 적어야 올바릅니다.


  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이 한숨을 내쉴 적에 비슷하게 소리를 낸다고 할 만하기에, 그만 헷갈릴 수 있겠지요. 그러나, 한숨 소리뿐 아니라 소쩍새 우는 소리와 닭 우는 소리와 개 짖는 소리까지 나라마다 다 다르게 적습니다. 한숨을 쉬는 소리에다가 웃거나 우는 소리도 나라마다 다 다르게 적어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보면 ‘휴’를 ‘후유’를 줄인 낱말인 듯 다룹니다. 안타깝지만, 이런 말풀이와 올림말은 모두 잘못입니다. 한국말사전에서 ‘휴’는 털어야 마땅합니다. 일본사람 한숨 소리를 잘못 적어서 자꾸 퍼지는 ‘휴’를 함부로 한국말사전에 실으면 안 될 노릇입니다. 저마다 다른 숨결이 깃든 말을 올바르게 살필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9.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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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디타는 신나게 놀고 싶다. 그래서 신나게 논다. 마디타는 하하 웃고 싶다. 그래서 하하 웃는다. 마디타는 싸움을 안 좋아하지만 누가 동생을 괴롭힐라치면 번개처럼 달려와서 벼락처럼 주먹을 날린다. 마디타는 일곱 살에 지붕을 솜씨 있게 탈 수 있고, 나무는 가볍게 오르며, 맨발로 온 들과 숲을 누빌 수 있다. 사랑스러운 아이 마디타는 놀이순이요 이야기순이인데다가 꿈순이와 사랑순이라고 느낀다. 날마다 새롭게 아침을 맞이하고, 언제나 즐겁게 노래한다. 어머니와 아버지한테서 따사로운 숨결을 물려받고, 이웃과 동무한테 맑은 눈망울을 베푼다. 이야기책 《마디타》에 나오는 마디타는, 이야기책 《삐삐》에 나오는 삐삐하고 서로 동무로구나 하고 느낀다. 다만, 삐삐는 벼랑에서 뛰어내려도 하늘을 날았지만, 마디타는 지붕에서 뛰어내렸다가 머리가 크게 다쳤다. 4347.9.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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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타- 2단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김라합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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