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68. 2014.10.23. 씨앗순이 씨앗심기



  우리 집 동백씨를 올해에 드디어 처음으로 받고 나서, 아이들을 불러 씨앗을 보여주는데, 두 아이는 마당에서 맨발로 놀다가 통통통 달려온다. “뭔데? 뭔데?” 하는 씨앗순이 손바닥에 씨앗을 얹으니, 씨앗돌이가 되고 싶은 동생은 “어디? 어디? 나도! 나도!” 하고 외친다. 씨앗순이는 한참 씨앗을 손바닥에 얹어 만지작거리더니 혼자 조용히 씨앗을 심었다. 언제부터인가 씨앗순이는 씨앗만 얻으면 이곳저곳에 심는다. 씨앗순이가 심은 씨앗 가운데 싹이 터서 나무가 된 아이가 얼마나 있는지 잘 모르지만, 바지런히 심고 즐겁게 심으니, 머잖아 곳곳에서 어여쁜 새 아이들이 자라리라 믿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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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동백씨



  우리 집 동백나무에서 올해 처음으로 씨앗을 얻는다. 아, 우리 집 동백나무에서도 씨앗이 터지는구나. 아침에 마당에서 아침볕을 받으면서 이웃걷기를 하다가 동백씨를 보았다. 2011년 가을에 이 집에 깃든 뒤 해마다 샅샅이 뒤져도 안 보이던 동백씨인데, 올해에 씨주머니를 둘 본다.


  씨주머니 하나는 떼고 씨주머니 하나는 둔다. 씨주머니 하나는 아이들한테 건네고, 나무에 달린 씨주머니는 아이들이 동백나무 앞으로 와서 스스로 바라보도록 시킨다.


  꽃순이 사름벼리는 아버지한테서 받은 동백씨를 손바닥에 얹고 한참 바라본다. 이러더니 어느새 동백나무 곁에 씨앗을 심었단다. 에그그, 나무 바로 옆에 씨앗을 심으면 서로 겹치는데. 잘 자라는 나무 곁이 아니라, 둘레에 나무가 없는 빈자리에 심어야 하는데.


  아직 꽃순이한테 나무씨를 어디에 심어야 하는가를 안 가르쳤구나 하고 깨닫는다. 벌써 심은 씨앗은 할 수 없고, 이 씨앗에 싹이 트고 줄기가 올라오면 그때에 옮겨심자고 생각한다. 올해에 동백씨주머니를 둘 만났으니, 다음해에는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빈다. 4347.10.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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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10-24 20:02   좋아요 0 | URL
동백씨가 저렇게나 크군요. 처음 구경하는 제 눈도 커졌습니다.

파란놀 2014-10-25 01:40   좋아요 0 | URL
예전에는 이 씨앗을 짜서 기름을 얻었다고 해요.
`동백기름`으로 등잔불도 밝히고
여러 곳에 썼다는데
씨앗 껍질이 무척 단단해요.
이 단단한 껍질 속에 아주 보드라운 속씨가 있어요.
 

기장미역 책읽기



  셋째 아이가 두 달 만에 다른 나라로 떠났다. 곁님은 핏덩어리를 내놓았다. 두 아이를 낳았을 때와 똑같이 몸을 보살펴야 한다. 기장미역을 끊어야 하기에 읍내에 아침 일찍 나가 보는데, 기장미역을 다루는 곳을 못 찾는다.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이 미역도 좋은데 이걸로 사시지?”이다. ‘기장미역’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고 하는 아지매나 할매도 많다.


  바닷가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지난날에 아기를 어떻게 낳으셨을까 그려 본다. 바닷가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지난날에 ‘아버지’가 미역을 끊었을는지 ‘어머니’가 아기도 낳고 미역도 손수 끊었을는지 그려 본다.


  고흥에서는 기장미역을 장만할 수 없구나 싶어서 인터넷으로 알아보려고 한다. 마침 살림돈이 거의 바닥을 보이는 요즈음인데, 기장미역과 소고기를 어떻게 장만해야 하지? 그제 밤에 셋째 아이 핏덩어리를 무화과나무 둘레에 심은 뒤, 어제 낮에 형한테 전화를 걸었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떠난 셋째 아이 이야기를 하니, 형은 곧바로 알아차렸다. 형은 형 동무 가운데에도 아이를 일찍 떠나 보낸 동무가 여럿 있단다.


  형이 엊저녁에 미역과 소고기를 장만하라면서 돈을 부쳐 준다. 나는 이 돈을 받아 오늘 아침에 읍내에 가서 소고기와 수박과 능금과 배와 치즈를 장만한다. 오늘 저녁에 두 아이를 태우고 자전거를 몰아 면소재지에 가서 케익을 하나 장만한다. 곁님 뱃속에서 두 달 머물다 떠난 아이한테 케익 한 점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셋째 아이한테는 따순 밥이랑 국 한 그릇 주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 아이는 그야말로 바람처럼 가벼우면서 싱그럽게 온누리를 훨훨 날면서 기쁜 웃음노래를 누구한테나 베풀어 주겠지. 4347.10.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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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에서는 어디에서나 자동차를 본다. 멀쩡히 선 차, 신나게 달리는 차, 반짝반짝 새로 나온 차, 오래된 후줄근한 차, 온통 자동차이다. 커다란 버스와 노란 버스가 달리고, 새까만 자동차와 새하얀 자동차가 길을 누빈다. 도시에서 아이와 어른 모두 두 다리로 한두 시간쯤 가볍게 나들이를 다니지 않는다. 도시에서 아이와 어른 모두 십 분 나들이조차 자동차를 타려고 한다. 이러한 한국 사회에서 사진책 《자동차에 대한 기술》이 태어난다. 길바닥을 가득 채우는 자동차가 아니라, 목숨을 다한 자동차가 모인 이야기를 다룬다. 좁은 골목까지 누비는 자동차가 아니라, 찌그러진 자동차를 바라보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4347.10.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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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대한 기술- 윤승준 사진집
윤승준 지음 / 포토닷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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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개(강아지)는 놀고 싶다. 어린 염소(새끼 염소)도 놀고 싶다. 그런데, 강아지한테는 목줄이 없는데 새끼 염소한테는 목줄이 있구나. 강아지는 촐랑촐랑 다녀도 되지만, 새끼 염소는 아무 풀이나 뜯어먹지 말라면서 목줄을 맸구나. 밭에 심은 남새를 뜯어먹으면 안 될 테니 목줄을 했구나. 새끼 염소는 봄이 되어도 들판을 뛰놀지 못하겠구나. 그러나 두 아이는 어느새 한동아리가 된다. 싱싱 달리면서 뛰논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얼마나 즐거운가. 얼마나 재미난가.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이라면 활짝 웃고 까르르 노래하면서 살그마니 보듬는다. 4347.10.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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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염소 새끼
권정생 시, 김병하 그림 / 창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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