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보수동 사진책 펴내는 일 때문에

부산발전연구원에 도움 받으려고

부산마실 갑니다.

 

이제 등허리 좀 펼 만한가 싶으나

다시금 먼 마실 다녀오며

힘을 써야지요 ㅠ.ㅜ

 

일이 잘 되어

부산도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도

또 책삶과 책문화도

한껏 북돋울 수 있는

작은 길 열 수 있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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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4-22 12:35   좋아요 0 | URL
부산 잘 다녀오세요.^^

파란놀 2013-04-23 07:0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헌책방 이름쪽 선물

 


  헌책방을 다니면서 이름쪽을 그러모은다. 헌책방 이름쪽을 서른 장이나 쉰 장쯤 얻는다. 사진가방에 헌책방 이름쪽을 뭉텅이로 챙겨 들고 다니면서, 바깥에서 만나는 사람들한테 전국 곳곳 헌책방 이름쪽을 하나둘 꾸려서 선물로 내민다. 언제쯤 그분이 그 둘레로 마실을 갈는지 모르지만,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 하면 헌책방 이름쪽 하나 고이 모시며 나들이 즐길 수 있겠지. 어느 곳 어느 동네 어디쯤 헌책방 있다고 백 차례 천 차례 말한들, 사람들은 제대로 떠올리지 못한다. 헌책방 이름쪽 하나 건네면 된다. 전화번호와 주소 나오니, 가다가 헷갈리면 전화해서 여쭈면 되고, 헌책방 이름쪽 들여다보면서 헌책방 있는 동네로 나들이를 갈 때면 ‘그래 거기 한번 가 보자.’ 하고 생각할 수 있으리라. 4346.4.22.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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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랑 앉을 자리 (도서관일기 2013.4.21.)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네 식구 함께 도서관 나들이를 한다. 아이들이 아버지하고 도서관에 오면, 작은아이는 제 누나하고 이리 달리고 저리 뛰며 놀기에 바쁜데, 어머니 함께 도서관으로 오니 어머니 꽁무니만 좇으려 한다. 아버지하고 셋이서 도서관에 올 때에는 졸음이 쏟아져도 졸음을 쫓으며 누나하고 개구지게 놀더니, 오늘 따라 어머니 옷자락에 엉겨붙고 달라붙는 품새가 참 어리광투성이네. 산들보라야, 네 누나와 함께 골마루 달리고 바깥 흙땅 달리면서 놀아야지. 책 만지고 바람 쐬고 햇살 먹고 노래 부르면서 놀아야지.


  여섯 살 사름벼리는 그림책 보다가 칠판그림 놀이 하다가 아버지처럼 책걸상 닦으며 해바라기 시키는 일 거들다가, 이것저것 신나게 누린다. 아이한테 이것 하라 저것 보라 이끌 수 있지만, 자리만 내주고 아이 스스로 누리도록 하면 넉넉하리라 느낀다.


  한참 책걸상 먼지를 닦는데 큰아이가 아버지 부르며 손을 잡고 끌어당긴다. “아버지, ‘어제’ 저기에 딸기 있었어요. 저기 가 봐요.” “그래, ‘지난해’에 거기에 딸기 있었지. 그렇지만 아직 알이 맺히지는 않고 꽃만 하얗게 피었지.” 지난해보다 올해 딸기꽃 훨씬 흐드러진다. 따먹는 사람 있으니 딸기도 더 힘껏 꽃을 피울까. 올해보다 이듬해에 딸기꽃 더욱 흐드러지면서 딸기알 또한 훨씬 굵고 달콤하려나. 얘들아, 딸기꽃들아, 너희들 한꺼번에 터지지 말고 차근차근 터져 주렴. 한꺼번에 붉게 터지면 너희 다 못 먹잖니.


  잘 닦고 여러 날 해바라기 시킨 큰 책상 하나 들인다. 나무로 짠 큰 책상에 나무로 엮은 걸상을 둘씩 놓는다. 나무바닥에 나무책꽂이에, 나무한테서 얻은 종이로 빚은 책. 온통 나무로구나. 시골마을도 곳곳이 나무요, 우리 도서관도 둘레로 나무이지. 다만, 이곳을 우리 땅으로 삼을 수 있으면 알맞춤한 나무를 울타리 삼아 차곡차곡 새로 심어야 하리라.


  옆지기가 문득 말한다. 건물 안에서뿐 아니라 건물 밖에서 아이들과 책을 볼 수 있도록 땅을 고르고 비닐을 걷어내어 잔디를 심어야 한다고. 그렇구나. 이곳에 다른 사람들이 뭔가 심는다며 흙바닥에 잔뜩 깔아 놓은 비닐을 걷고는 돌을 고르고 흙을 다지면서 잔디를 입혀 맨바닥에 앉아 햇볕과 나무그늘 누리면서 책을 읽을 자리를 마련하면 아주 좋겠구나. 도서관 건물과 땅이 우리 것(소유)이 아니라 하더라도, 먼 앞날을 헤아려 바깥에서 안을 기웃거리지 못할 만큼, 또 안쪽에서 좋은 나무그늘과 꽃과 열매 누릴 수 있도록, 나무를 차근차근 심어야겠다고 느낀다. 멀리 오래 내다보며 도서관숲 일구는 길 살펴야겠다. 그동안 건사한 책들이란 하루 읽고 버리려는 책이 아니라 아이들한테 물려주고, 이 아이들은 또 저희 아이들한테 다시 물려줄 만한 책일 수 있기를 바라며 그러모은 책이듯, 우리 살림집과 도서관 두 곳 모두 오래오래 아이들이 물려받아 더 푸르고 싱그럽게 돌볼 집숲과 도서관숲 되도록 마음을 쏟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책이 정갈하고 넉넉하게 있으며 책숲이 된다. 책이 있는 자리를 둘러싸고 푸르게 빛나는 나무가 우거지면서 도서관숲 된다. 도서관을 둘러싸고 예쁜 사람들이 예쁜 보금자리 돌보며 집숲과 마을숲 가꾼다. 생각하면 할수록 더없이 아름다운 삶터 되리라.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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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그림 어린이

 


  바퀴 붙은 칠판을 하나 마련한다. 분필과 칠판지우개를 읍내 문방구에서 장만한다. 도서관마실을 하면 사름벼리는 칠판그림 그리며 논다. 널따란 판에 마음껏 그리다가는 슥슥삭삭 지우고는 새로 그릴 수 있다. 종이에 그릴 때하고 분필 쥐어 그릴 때에는 참 다르지? 어디에서든 무엇이든 다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단다. 4346.5.22.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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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결에 물든 미국말
 (675) 믹스견(Mix犬)

 

순심이는 믹스견이에요. 흔히 똥개라고 하지요
《이효리-가까이》(북하우스,2012) 190쪽

 

  ‘믹스견’이라는 낱말을 처음 마주하면서 뭔 소리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똥개’라고 하는 낱말을 잇달아 들으면서 아하 하고 깨닫습니다. 그렇군요. 국어사전에는 안 실릴 낱말이요 영어사전에도 안 실릴 낱말이라 인터넷으로 살펴봅니다. 인터넷에서는 ‘믹스견(Mix犬)’을 “잡종견, 똥개를 순화하여 부르는 말. 영어의 ‘Mix’와 한자의 개 ‘견(犬)’의 합성어”라고 풀이합니다.

 

 순심이는 믹스견이에요
→ 순심이는 골목개예요
→ 순심이는 마을개예요
→ 순심이는 동네개예요
 …

 

  아마 ‘순종’과 ‘잡종’이라는 낱말 때문에 ‘믹스견’ 같은 낱말을 새삼스레 지으리라 생각합니다. 개라면 다 같은 개인데, 암컷과 수컷이 같은 갈래 아닌 다른 갈래끼리 붙어 낳은 개라서 조금 더 부드럽고 따스하게 가리키려고 이런 낱말을 지었구나 싶어요.


  그런데, ‘피 섞인 개’를 ‘똥개’라고 가리키는 일은 그리 알맞지 않다고 느껴요. 왜냐하면, 똥개란 똥을 먹는 개일 뿐, 피가 섞인 개를 가리킬 수 없어요. 게다가 지난날 똥개가 먹던 똥은 나쁜 똥이 아니에요. 시골마을에서 풀을 먹던 시골사람이 눈 풀똥을 먹는 개이니, 하나도 나쁠 개가 아니지요. 흙을 살리고 풀과 나무를 북돋우는 똥은 아주 값진 거름이에요. 똥오줌으로 거름을 내어 흙을 살찌워 씨앗을 심고 거두니, 사람들 누구나 스스로 눈 똥을 다시 먹는 셈입니다. 똥개만 똥을 먹지 않아요.


  곧, ‘믹스견’이라 한다면 ‘똥개’를 조금 더 부드럽게 가리키는 낱말이라고 여길 수 없어요. 한자말 ‘잡종(雜種)’을 부드럽게 가리키자 하는 낱말로 여겨야 할 뿐입니다.


  한국말에는 피 섞인 짐승을 가리키는 낱말이 따로 한 가지 있어요. 바로 ‘튀기’입니다. ‘튀기’는 ‘특이’라는 옛말이 꼴을 달리한 낱말이요, 이 낱말은 “수말과 암소, 수소와 암말 사이에 태어난 짐승”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래서, 버새나 노새 같은 짐승이 바로 ‘튀기’입니다. 무언가를 깎아내리는 낱말이 아니고, 그저 ‘갈래 다른 짐승이 만나 태어난 짐승’을 가리키는 낱말일 뿐이에요.


  더 따진다면, 짐승을 가리킬 때에 쓰는 낱말이니, 이 낱말을 사람을 가리키는 자리에 쓰면 얄궂을 수 있겠지요. 다만, 누군가를 비아냥거리거나 깎아내리려는 뜻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쓸 수 있어요. 왜냐하면, 사람을 가리켜 ‘꽃’이라고도 하고 ‘나무’라고도 합니다. 사내를 가리켜 ‘수컷’이라고도 하고 가시내를 가리켜 ‘암컷’이라고도 해요. ‘새끼’는 짐승이 낳은 어린 목숨을 가리키는 낱말이에요. 그런데 ‘새끼’라는 낱말을 “아이구 귀여운 내 새끼”처럼 쓰기도 해요. 얄궂게 거친 말을 하면서도 쓰지만, 스스로 따사롭고 좋은 마음이라 한다면, 푸나무 가리키는 낱말이든 짐승 가리키는 낱말이든 스스럼없이 즐겁게 쓸 만해요.


  안타깝다면, ‘튀기’라는 낱말, 곧 짐승 가리키는 이 낱말을 한겨레가 사람을 가리키는 자리에서 쓸 적에 얄궂은 마음이 되기 일쑤라, 자칫 이웃을 깎아내리거나 비아냥거리는 일이 생기고 말아요.

 

― 골목개, 마을개, 시골개, 동네개, 길개(길강아지)

 

  영어와 한자말 섞은 ‘믹스견’ 같은 낱말을 쓰려 한다면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쯤 곰곰이 생각을 기울이면 더 좋겠어요. 더 부드럽고, 더 알맞으며, 더 쉽고, 더 따사롭게 가리킬 만한 이름 하나 즐겁게 빚도록 마음을 기울이면 한결 나으리라 느껴요.


  길에서 살아가기에 ‘길고양이’이듯, 개한테도 ‘길개’라 할 수 있습니다. ‘길개’라는 낱말 느낌이 썩 내키지 않다면 ‘길강아지’라 할 수 있어요. 골목고양이나 시골고양이나 마을고양이처럼, ‘골목개’나 ‘시골개’나 ‘마을개’ 같은 이름을 써도 잘 어울려요. 굳이 ‘피가 섞였느냐 안 섞였느냐’를 따지려 한다면, 말 그대로 ‘섞이다’라는 낱말을 쓰면 돼요.


  스스로 꾸밈없는 마음 되어 꾸밈없는 말을 나누면 좋겠어요. 스스로 따사로운 마음 되어 따사로운 말을 주고받으면 좋겠어요. 4346.4.22.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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