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3.30.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조승리 글, 세미콜론, 2025.4.7.



아침에 빗줄기가 듣는다. 여러 날 먼지띠가 가득한 하늘을 씻는구나. 비가 오는데 고흥군청·도화면사무소·전남도청은 돌아가면서 ‘산불예방 마을알림’을 끝없이 틀어댄다. 밥을 끓여놓고서 낮에 고흥읍 글붓집에 다녀온다. 손글씨로 적은 낱말풀이를 뜬다. 저잣마실까지 하고서 집으로 돌아온다. 발을 씻고 부엌을 치운다. 저녁이자 첫끼를 먹으려고 하다가 ‘황석희’ 씨가 도마에 오른 글을 문득 본다. 이이는 지난 2005·2014해에 추레질(성폭력)을 저지른 바 있고, ‘집행유예 4년’씩이나 받은 짓이었다고 한다. 아니, 어떻게 고작 ‘집행유예 4년’으로 그쳤지? 이런 추레질을 저질렀다면 ‘이야기꽃(강의)’뿐 아니라 모든 글일(문학·문화예술활동)을 못해야 맞지 않나? 어떻게 여태 이런 추레질을 숨기고서 이름팔이와 글팔이를 했을까? 글밥을 먹고사는 사람은 해마다 ‘성희롱성폭력예방교육’을 받아야 하고, 이야기꽃을 펴는 모든 곳에 새로 ‘성범죄 경력 및 아동학대관련범죄 전력 조회 동의서’를 내야 한다. 황석희 씨는 어떤 끗발로 다 넘어갔는지 아리송하다. 마치 빛처럼 빠르게 모든 누리길(인스타·유뷰트)을 싹 지워버리고서 뉘우침글 한 줄조차 없으니 더 놀랍다. 이녁 책도 이튿날이면 ‘료’마냥 감쪽같이 모든 누리책집에서 사라질 듯싶다.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을 천천히 읽는다. 힘들고 아프고 지치며 고단한 나날을 덜 꾸미면서 글로 남긴다고 느낀다. 누구나 ‘오늘 이곳’을 쓰는 글이기에, 하루하루 삶을 이은 뒷날 스스로 되새기면서 새롭게 북돋울 수 있다. 그런데 ‘글을 쓰려고 글을 쓰는 늪’ 같다고도 느낀다. 그날그날 삶자국을 남기는 글이 있다면, 어제와 오늘과 모레를 잇는 길을 옮기는 글이 있는데, 두 글 사이에서 아직 갈피를 못 잡는다고 느낀다. ‘쉬어간다’고 할 적에는 날개를 타고서 먼나라로 다녀오기보다는, 말 그대로 ‘숨을 쉬며 넋을 돌아보는 틈’을 내야 할 텐데 싶다.


옆마을을 다녀오건, 저잣마실을 다녀오건, 바깥마실을 다녀오건 엄청나게 힘을 쓰면서 몸을 굴려야 한다. 목돈을 들여서 이웃나라를 다녀오기에 ‘쉰다’고 할 수는 없다. ‘바람쐬기’는 될 테지만 ‘쉬기’하고는 멀다. 앞으로 조승리 씨가 글길을 즐겁게 걸어가고 싶다면 ‘글쉬기’도 해보기를 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빗소리를 읽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람소리를 읽고, 새가 날아앉으면 어느 새가 어떤 마음으로 누구를 그리며 노래하는지 읽고, 꽃이 피면 꽃망울이 터지는 소리를 읽고, 잎이 돋으면 잎이 새로 돋는 소리를 듣고, 나비가 날면 나비가 나는 소리를 읽어 보기를 빈다. 숱한 사람들은 눈에 너무 기대느라 ‘꽃망울이 터지는 소리’를 아예 못 듣기 일쑤이다. 처음 비가 듣는 소리하고 빗줄기가 한나절 잇는 소리하고 빗줄기가 가시는 소리는 사뭇 다르다. 빗방울이 바람을 타는 소리가 다르고, 빗방울이 풀잎에 앉아서 구르다가 무당벌레 등판을 건드리는 소리도 다르다. ‘쉬기(숨쉬기)’를 차분히 하면 이 모든 소리를 알아챌 뿐 아니라, 이 별이 도는 소리와 먼먼 별이 이곳으로 비추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글쓰기를 서두르지 말고, 먼저 읽기와 듣기를 살피면서 손끝을 살린다면, 앞으로 모든 책이 확 다르리라 본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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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제추행, 준유사강간, 신체촬영"…'번역가' 황석희, 3차례 성범죄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33/0000126217


황석희 연쇄 성범죄 사건

https://namu.wiki/w/%ED%99%A9%EC%84%9D%ED%9D%AC%20%EC%97%B0%EC%87%84%20%EC%84%B1%EB%B2%94%EC%A3%84%20%EC%82%AC%EA%B1%B4


번역가 황석희, 성범죄 의혹…"심신상실 상태였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5/0001344388?sid=102


"한국 남자라면…" 황석희, 성범죄 의혹 속 과거 발언 역풍

https://n.news.naver.com/article/003/0013854952


‘3차례 성범죄’ 보도에... 스타 번역가 황석희 “법적 대응 검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67662?sid=102


'성범죄 의혹' 황석희, 판결문까지 공개됐는데…'80자 입장문'의 황당함 [MD이슈]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17/0004048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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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갇혀 죽을 날만 기다립니다' 북한 내부 주민과의 BBC 비밀 인터뷰 - BBC News 코리아

https://www.youtube.com/watch?v=R8BXubXr5qQ


'모두가 숨죽이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말하는 홍콩판 국가보안법 시행 후 1년 - BBC News 코리아

https://www.youtube.com/watch?v=ntcncICJby8


'차력쇼' 방불케하는 北특수부대 시범…김정은 파안대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989299?sid=100


환율, 중동발 불안에 1,520원 넘어…금융위기 이후 처음(종합)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990734?rc=N&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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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장관 "쓰레기 봉투 부족시 일반 봉투에 버리게 허용"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01/0015989881?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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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법을 몰라도



법을 몰라도 착하게 살고 참하게 일하는 사람이 수두룩해. ‘법률’이건 ‘헌법’이건 들여다본 적이 없다지만, 늘 착하고 참하면서 아름답게 일하는 사람이 있어. 법을 몰라도 어떻게 착하거나 참하거나 아름다울까? 착하고 참하며 아름다운 사람은, ‘나’하고 ‘너’를 ‘우리’로 잇는 ‘사이’를 바라본단다. 이러면서 늘 들숲바다를 품고 해바람비를 사랑하지. 철을 읽으면서 잇고 일굴 줄 알기에 그저 착하고 참하며 아름답단다. 철을 안 읽는 채 법을 줄줄 왼들, 착하지도 참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아. 왜 그렇겠니? ‘법’이란 ‘나라지기’가 ‘나라일꾼’을 거느리면서 ‘나라힘’을 펴고 지키려고 세우는 틀이야. ‘법’은 ‘사람’을 안 본단다. ‘법’은 ‘숲’도 ‘바람’도 ‘바다’도 안 봐. 법은 오직 “나라를 그대로 지키려고 사람들을 다루고 부리는 틀”이지. 그래서 어느 나라는 사람들을 이쪽으로 밀어대는 법이 서고, 어느 나라는 사람들을 저쪽으로 밀어놓는 법이 서. ‘법’이란 사람을 다루는 그물이야. 사람을 잡는 그물이기도 해. ‘법치’라는 이름은 아예 사람을 안 본다는 뜻이란다. 나라지기(권력자)가 뜻하는 대로 몰아치는 곳이 ‘법치국가’이지. 보렴! 법없이도 논밭은 멀쩡히 있어. 법없이도 비가 오고 해가 뜨고 눈이 내려. 법없이도 철새가 갈마들고 개구리가 깨어나고 풀벌레가 노래해. 법없이도 지렁이가 일하고 나무가 자라. 법없이도 아기가 젖을 먹고, 아이가 웃어. 법을 알기에 법을 지킬 수 있지만, 아름답게 어울리는 곳이라면, ‘법’이 아니라 서로 늘 ‘말’을 나누고 ‘말씀’을 듣고 펴면서 하루를 가꾼단다. 2026.3.20.쇠.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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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혼자라면



혼자라고 느끼면 혼자 하면 돼.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면, 둘레에 있는 이웃과 나란히 하면 돼. 함께라고 느끼면 함게 움직이거나 일하거나 놀면 돼. 함께가 아니라고 여기면, 혼자 즐겁게 하면 돼. 혼자 나서거나 여럿이 움직이거나 그저 ‘하다’일 뿐이야. 얼핏 혼자 다 하는 듯 보여도, “다 하는 혼자를 둘러싼 사람”이 잔뜩 있고, “다 하는 혼자를 살리는 들숲메바다와 해바람비와 풀꽃나무와 뭇숨결”이 있어. 숨은 혼자 들이마시고 내쉬지만, 사람한테는 풀꽃나무가 나란히 있어야 숨을 고르게 쉬지. 나무도 마찬가지야. 사람과 짐승과 새와 풀벌레가 있으니, 나무도 즐겁고 느긋이 숨을 쉰단다. 너는 너 혼자 스스로 생각을 짓고 마음에 담으며 가꾸되, 네가 짓거나 담는 모든 삶은 온누리에 있는 모든 사람과 숨결이 어디에나 있는 터전이어야 하지. 이 별에 사람이 너 혼자여도 별을 이루는 돌과 흙과 물을 비롯한 모두가 나란하단다. 쇠붙이도 플라스틱도 ‘남’이 아니고, ‘없는것’이 아니야. 목숨붙이 아닌 ‘없는것’이란 없어. 그저 네가 ‘목숨붙이’인 줄 안 느끼거나 못 느끼면서 안 보고 못 볼 뿐이야. ‘하나’란 ‘함께’이면서 ‘혼자’라는 두 가지 뜻과 결과 길을 나란히 품는단다. 함께이기에 혼자 움직여서 ‘하나’이고, 혼자 그리고 짓고 일으키면서 함께 나아가는 하늘이자 하나란다. 네가 어디를 보고 무엇을 보는지 느끼기를 바라. 네가 어디에 서고 어떻게 서는지 짚으렴. 혼자라면 여태 네가 못 보거나 놓친 모든 이웃과 숨결을 돌아볼 일이야. 함께라면 다 다르면서 하나인 빛을 바라봐야지. 2026.3.23.달.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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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23 : 바라건대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


바라건대 너와 아오이가 서로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 너와 아오이가 서로 그런 사이가 되길 바라

→ 너와 아오이가 서로 그렇게 지내기를 바라

《지구의 끝은 사랑의 시작 5》(타아모/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37쪽


첫머리를 ‘바라건대’로 열고서 “-가 되었으면 좋겠구나”로 맺으니 겹말씨입니다. ‘바라다’를 뒤로 돌려서 “-가 되길 바라”나 “-기를 바라”로 손질합니다. 두 사람이 아끼고 돌보며 지내기를 바란다고 할 적에는 “그런 존재”가 아닌 “그런 사이”라 해야 어울립니다. “그렇게 지내다”라 해도 되고요. ㅍㄹㄴ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3. [철학]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외계(外界)에 객관적으로 실재함 ≒ 자인 4. [철학] 형이상학적 의미로,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인 실재 5. [철학]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 실재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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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24 : -ㄴ가의 돌봄 있 그건 것 당연해지


누군가의 돌봄을 받고 살고 있지만 어느새 그건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해지고 말았다

→ 누가 돌봐주며 살지만 어느새 숨쉬기처럼 마땅하게 여기고 만다

→ 누가 돌보기에 살아가지만 어느새 숨쉬기처럼 잊어버리고 만다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신민주, 디귿, 2021) 53쪽


일본말씨 “누군가의 돌봄”하고 옮김말씨 “살고 있지만”이 섞은 대목은 “누가 돌봐주며 살지만”이나 “누가 돌보기에 살아가지만”으로 손봅니다. 군더더기 ‘그건’하고 ‘것’은 덜고서, 일본옮김말씨인 ‘당연해지고’는 앞말과 묶어서 “숨쉬기처럼 마땅하게 여기고”나 “숨쉬기처럼 잊어버리고”로 손보면 됩니다. ㅍㄹㄴ


당연하다(當然-) : 일의 앞뒤 사정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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