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7.21. 마감



  달날에 서울 가는 버스를 미리 끊을 적에는 널널했다. 이른아침에 고흥읍에 나오니 자리가 꽉 찬다. 이다음에는 순천을 거칠까 하고도 문득 생각한다.


  논두렁을 걸어서 옆마을 07:40 시골버스를 탔다. 시골버스에서 노래를 두 자락 썼다. 서울버스에서는 무엇을 해볼까 하고 헤아려 본다. 차츰 구름이 걷히니 하늘바라기를 할 만하다. 손글씨로 낱말숲을 그릴 수 있다. 책을 읽거나 잘 수 있다. 다만 서울에 닿을 때까지는 내내 노래를 들으려 한다.


  고흥읍 버스나루 제비가 춤춘다. 서울버스를 기다리면서 날개춤을 지켜본다. 파란하늘이 드러나고 구름빛이 새하얗다. 새끼제비는 잘 날고, 어미제비는 신난다. 열두 마리가 모였다가 흩어지며 눈부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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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7.21. 서울은 책집



  전남 고흥에서 탄 08:30 시외버스는 12:46에 서울에 닿는다. 13:50 즈음에 노고산동 헌책집 〈숨어있는 책〉에 깃들고, 17:00에 책꾸러미를 등과 가슴에 이고 안으면서 비로소 밖으로 나온다. 19:00에 화곡동 마을책집 〈악어책방〉에서 ‘마음꽃쓰기’를 편다. 안 늦게 움직이자고 여기는데 느긋이 닿을 듯싶다.


  등에도 손에도 책짐이다. 서울버스를 타고서 움직이면 한가람다리에서 길이 막히기도 할 테고, 책읽기에 수월하지 않다. 큰덩이 책짐을 두기에 나은 전철을 탄다. 둘레에서는 손전화를 들여다볼 테고, 나는 책을 읽는다. 책짐이 넉넉하기에 묵직하면서 배부르다. 책짐을 이고 안으면서 걷기에 땀이 비오듯 흐른다. 어떤 길손은 ‘책벌레 땀냄새’가 싫어서 옆으로 비키고, 어떤 길손은 손전화에 사로잡혀서 ‘책벌레 땀냄새’가 나건 말건 꿋꿋하다. 전철은 찬바람이 몹시 세기에 책땀은 벌써 식는다.


  오늘밤은 이 책타래로 홀가분하겠지. 한밤과 새벽과 아침에 읽을 책이 한가득이요, 고흥오로 돌아갈 기나긴 시외버스에서 읽을 책도 수북수북하다.


  다른 분들이 책을 안 읽거나 그냥그냥 ‘잘팔린책(베스트셀러)’에 꽂혀도 된다. 내가 ‘온책’을 읽으면 되고, 내가 ‘숲책’과 ‘푸른책’을 읽으면서 하늘빛과 들빛과 숲빛과 살림빛과 시골빛과 살림빛과 아이돌봄빛과 걸음빛과 글빛과 하루빛을 노래하면 즐겁다. 숲을 이루는 모든 씨앗은 아주 조그마한 한 톨이다. 책씨 한 톨이 가만히 춤추며 다니면 반짝인다.


  서울 신촌나루부터 우장산나루로 움직이는데, 아직 북새통(출퇴근시간)은 아니지만, 이동안 타고내리는 손님이 참 많다. 더 느긋이 걷자. 더 천천히 기스락으로 비키고 물러서서 걷자. 엊그제 시골마을 이웃 할배네 곤드레 멧밭에서 일손을 거들며 등허리랑 팔다리가 결렸는데, 책집을 이고 안고서 걸으니 찌뿌둥한 몸이 풀린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https://blog.naver.com/hbooklove/223942372546 (동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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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지는



서울 노고산동에 있는

〈숨어있는 책〉에 한나절 깃들면서

아주 느긋이 책을 누리고는

큰덩이 하나만큼 장만했다


화곡동으로 건너오는 전철에서

숱한 손님물결에 휩쓸렸고

즐겁게 꿋꿋이 책을 읽으니

어느새 우장산나루에 닿고

〈악어책방〉에 이른다


책집 앞에 앉아서

해지는 하늘을 느끼면서

또 책을 읽는다

저녁바람이 시원한 한여름이 저문다


2025.7.21.달.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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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없어



시외버스를 타면

바깥바람이 없다

그러나

숲과 들과 멧골 사이를 지나며

이 시외버스로

숲바람 들바람 멧바람

모두 고루 가만히 깃든다고

느낀다


2025.7.21.달.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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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모두 *어 있다 1
킨다이치 렌쥬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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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7.21.

만화책시렁 738


《우리들은 모두 *어 있다 1》

 킨다이치 렌주로

 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4.6.25.



  시골에서 지내며 일하다가 큰고장·서울로 마실을 나올 때면, 할매할배가 다르다고 느낍니다. 시골에서는 일흔 나이여도 다부지게 일하고, 여든 나이에도 힘껏 일합니다. 아흔 나이에도 일하는 분이 수두룩합니다. 이와 달리 큰고장·서울에서는 어느 나이에 이르면 일을 안 하는 분이 무척 많아요. 《우리들은 모두 *어 있다 1》를 읽었습니다. 일에 치여서 일찍 죽거나, 허튼놈한테 날벼락을 맞고서 죽거나, 미워서 싸우다가 죽은 이들 가운데, 어쩐지 ‘죽은몸’에 ‘넋’이 그대로 남는 사람이 있다지요. 이른바 ‘산송장’이라 할 텐데, 온누리에 산송장 같은 삶이 갈수록 늘어나지 싶습니다. 아름답거나 즐겁거나 참하게 하루를 그리는 꿈이라면, 어느 나이에 이르든 오늘 이곳을 사랑으로 일궈요. 아침에 새롭게 꿈을 그릴 겨를이 없이 바쁘다면, 나이가 어리거나 젊어도 거의 죽은눈빛입니다. 땀흘리는 맛을 노래하기에 싱그럽고, 땀냄새를 꺼리거나 싫어하기에 노래가 나란히 사라져요. 물결이 일듯 스스로 일으키기에 ‘일’이고, 기쁘게 너울치고서 가만히 쉬기에 노을빛마냥 신나는 놀이입니다. 겉모습이 멀쩡하기에 삶이지 않습니다. 속마음이 늘 새록새록깨어나고 피어날 때에 비로소 삶입니다.


ㅍㄹㄴ


‘듣자 하니 와이프랑 계속 갈등이 있었는데, 그 짜증을 나에게 쏟았다고 한다. 좀비가 되면 정서적 기복이 약간 가라앉는 건지, 부장에 대한 분노도 전혀 치밀어오르지 않고, 나랑 뭔 상관, 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29쪽)


“아마도 몸은 죽었지만, 마음은 안 죽어서 그런 걸 거예요.” (81쪽)


‘비교적 눈물 뽑는 최루성 영화로군. 살아 있을 때라면 울었겠지만, 좀비가 되니 눈물도 땀도 안 나서.’ (139쪽)


#ぼくらはみんな*んでいる #金田一蓮十郞


+


《우리들은 모두 *어 있다 1》(킨다이치 렌주로/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4)


쾌차하세요―

→ 얼른 나으셔요

→ 빨리 나으셔요

8쪽


방부제 처방전 끊어드릴 테니까 정기적으로 드시고요

→ 썩음막이 돌봄종이 끊을 테니까 꾸준히 드시고요

8쪽


기합이 엄청나게 들어간 좀비로군

→ 힘이 엄청나게 들어간 산송장이군

12쪽


그렇다니 삼가 조의를 표한다

→ 그렇다니 삼가 기린다

→ 그렇다니 삼가 고개를 숙인다

22쪽


듣자 하니 와이프랑 계속 갈등이 있었는데

→ 듣자 하니 각시랑 내내 부딪혔다는데

→ 듣자 하니 지어미랑 노상 다퉜다는데

→ 듣자 하니 사랑이랑 늘 갈렸다는데

29쪽


비교적 눈물 뽑는 최루성 영화로군

→ 꽤 눈물 뽑는 보임꽃이로군

→ 퍽 눈물 뽑는 빛그림이로군

13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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