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맞이한 음성읍 장날. 아침에 부랴부랴 길을 나섰다가, 버스 때에 맞추어 다시 부랴부랴 돌아오다. 다음에는 아침 일찍 길을 나서며 한결 느긋하게 다녀야겠다고 생각한다. 

- 20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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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거될 집 앞에 놓인 빗자루는 그저 그대로 헐려야 할 집하고 나란히 남습니다.

 - 2010.10.2. 인천 남구 도화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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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톰(토비오)과 이주노동자와 재일조선인과


 〈우주소년 아톰〉 만화영화를 본다. 아이와 함께 네 번째 이야기를 본다. 아톰은 로봇이고, 둘레에는 모두 사람이다. 사람들은 거의 모두 아톰을 깔보거나 얕잡거나 따돌리거나 푸대접한다. 생각해 보니, 첫째나 둘째나 셋째 이야기에서도 아톰을 비롯한 수많은 로봇은 ‘한 번 쓰고 버리는 물건’으로 다루어진다. 더구나, 궂고 지저분하며 힘든 일은 온통 로봇한테 떠맡긴다. 청소를 하건 집일을 하건 로봇이 하지, 사람이 하지 않는다. 놀이터에서 사고를 친 아이들을 아톰이 살려내는데, 이때에 아이들을 살린다며 찾아오는 일꾼은 ‘119 구조대원’ 같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고, 이 로봇은 자기장에 휩싸여 금세 잿더미가 되어 버린다.

 사람은 로봇을 부리며 탱자탱자 놀듯 살아간다. 머리에는 온갖 지식을 집어넣고 몸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단추 하나만 눌러도 모든 일이 다 된다. 로봇은 사람 일을 모조리 해 줄 뿐 아니라,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심심하지 않게 노리개가 되거나 놀이꾼이 되어 주기까지 한다.

 아톰은 제 아빠를 잃고 새로운 어버이를 만난다. 새 어버이는 아톰을 학교에 넣는다. 아톰은 로봇으로 태어나기 앞서 ‘토비오’라는 어린이였는데, 어린이 ‘토비어’는 그만 사고로 죽는다. 로봇으로 다시 태어난 아이인 ‘토비오’인데, 이 아이가 제 나이에 걸맞게 초등학교 3학년에 들어가지만, 학교에서도 꽤 많은 아이들은 아톰을 따돌리거나 괴롭힌다. 마치, 일본에서 이주노동자하고 재일조선인이 따돌림을 받거나 푸대접을 받듯이.

 그렇구나. 아톰을 비롯한 수많은 로봇은 이주노동자와 똑같이 다루어진다. 일본에서 재일조선인을 다루듯 아톰을 다룬다면, 한국에서는 돈이 없거나 이름이 없거나 힘이 없는 사람들을 아톰을 비롯한 로봇처럼 다루는구나 싶다. 사람들이 보이는 못난 모습 때문에 아톰이 슬퍼 하면서 눈을 내리깔 때마다 함께 슬프다. 아톰하고 한 배에서 태어난 ‘아트라스’가 사람들을 몹시 싫어하면서 스스로 ‘지구별 사람을 깡그리 쓰러뜨리어 세계 정복’을 하겠다는 꿈을 품을밖에 없다고 느낀다. 그렇지만 아톰은 로봇도 사람도 똑같이 사랑스러우며 평화로이 살아갈 수 있을 아름다운 나날을 꿈꾼다. 나는 데즈카 오사무 님 슬프면서 착한 만화가 좋다. (4343.11.8.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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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와 글쓰기


 새벽에 빗소리를 듣는다.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살짝 깬다. 얼마만에 내려 주는 비인가. 이 가을비는 겨울을 부르는 비인가.

 시골마을마다 가을걷이를 하기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가을을 맞이하기까지 여름 내내 얼마나 비가 잦았고 햇살은 안 비쳤는가. 한가위를 앞두고 푸성귀며 열매며 제대로 여물지 않어 농사짓는 사람들 한숨이 얼마나 깊었던가. 그나마 벼베기를 해야 하는 동안에는 비가 안 왔을 뿐 아니라 햇살이 퍽 따사롭게 내리쬐 주기까지 했다.

 빗소리를 들으며 다시 잠든다. 아이는 고이 잠잔다. 아이는 빗소리를 들었을까. 아이는 빗소리를 어떻게 들으려나. 아이는 도시 골목동네에서 살며 듣던 빗소리하고 시골 멧기슭에서 듣는 빗소리하고 어떻게 얼마나 다른가를 헤아릴 수 있을까. 시골집으로 들어온 지 고작 다섯 달이라지만, 이내 도시에서 살던 자취는 탈탈 털고 시골내음과 시골자락으로 몸과 마음을 넉넉히 품어 주려나.

 아침에 비가 그친다. 바람이 제법 세게 분다. 햇살이 들락 말락 하기에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빨래를 마당에 내놓는다. 기저귀 빨래가 바람에 마구 나부낀다. 안 되겠다 싶어 방으로 들인다. 창문을 꽁꽁 닫아걸고 있자니 바람소리는 잘 안 들리지만, 바람에 흩날리거나 나부기는 나뭇잎이 창밖으로 꽤 많이 보인다.

 쉬를 눌 때에 부러 멧기슭으로 가거나 감나무 앞으로 간다. 바람에 떨어진 가을잎을 내려다보다가는 아직 대롱대롱 달린 나뭇잎을 올려다본다. 바람은 잘 익은 감알을 어루만지며 지나간다. 자그마한 시골 멧자락이 곱다. 집으로 달려가 사진기를 들고 다시 나온다. 깊은 골짜기 커다란 멧자락은 얼마나 고울까. 아마 대단히 곱겠지. 아마 참 많은 사람들이 깊은 골짜기 커다란 멧자락으로 가을마실을 떠날 테지. 외딴 곳에 깃든 자그마한 시골집 가을소리는 아이랑 아빠랑 엄마가 듣는다. 여기에 엄마 배속에서 천천히 자라는 둘째도 시골집 가을소리를 함께 듣겠지. 고맙다. (4343.11.8.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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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과 글쓰기 2


 그야말로 찍고 싶다고 느끼니 사진찍기를 즐깁니다. 이 사진으로 오늘 이곳 이 한때를 고운 이야기로 갈무리하고 싶어서 사진찍기를 즐깁니다. 돈이 없다고 필름사진 못 찍을 까닭이 없습니다. 디지털사진기와 메모리카드와 셈틀이 있어도 사진기를 들지 않을 뿐더러 아무 생각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싸하거나 대단한 모습이더라도 내 마음이 움직여야 사진찍기를 즐깁니다. 돈이 된다거나 이름값 얻는다 할지라도 내 소담스러운 삶을 바쳐 담아낼 만한 값이 있어야 하며, 이렇게 삶을 바치는 땀방울이 즐거워야 비로소 사진기를 쥘 수 있습니다. 내 사진감인 헌책방을 찍을 때에 어느 한 곳 사진을 100장 찍어도 모자라고 1000장이더라도 늘 아쉬우며, 1만 장이나 10만 장에 이르러도 못내 서운합니다. 그렇지만, 이러는 가운데 다문 사진 한 장으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어요. 10만 장을 찍은 사진 가운데 어느 사진 한 장을 뽑더라도 갖가지 이야기를 깊고 넓게 나눌 수 있어요. (4343.11.7.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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