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들기

 


  시중 책방에 들어가는 책을 만들든, 나 혼자서 만들어 내 서재도서관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분한테만 보내는 책을 만들든, 나로서는 내가 좋아하는 내 글과 사진을 그러모아서 책을 만든다.


  사람들은 내가 쓴 글로 나를 만난다. 사람들은 내 삶을 들여다보지 않거나 살펴보지 않으면서 내 글이나 내 책으로 나를 만난다. 내 둘레 사람들은 내 삶을 알까. 내 둘레 사람들은 내 마음이나 사랑이나 꿈을 알까. 나는 내 글에 내 모든 마음이랑 사랑이랑 꿈을 담으니까, 내 글을 찬찬히 읽고 가슴 깊이 아로새기는 매무새라 한다면, 내 마음이랑 사랑이랑 꿈을 느낄 수 있겠지. 그러나, 내 글이 내 삶인 줄 헤아리지 않으면서 지식이나 정보 같은 줄거리만 훑으려 한다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으리라.


  나는 내 하루가 즐겁고 좋기에 글을 쓰고, 이 글을 엮어 책을 만든다. 책을 만들면서 꿈을 꾼다. 나를 알거나 나를 모르는 사람들 누구나 가슴 깊이 살가운 꽃 피울 수 있도록 오늘 하루 즐겁고 사랑스레 누릴 수 있기를 비는 꿈을 꾼다. 4345.1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자장노래

 


하얗게 흐르는 구름과
노랗게 빛나는 햇살과
나뭇잎 흔드는 바람과
가을열매 쪼아먹는 멧새가
고이
어우러지면서
작은아이 새근새근 재운다.

 


4345.11.6.불.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놀이하듯 책읽기

 


  곧 여섯 살이 될 큰아이는 네 살이던 때, 어머니 옷을 놀이 삼아 입으면서 ‘치마’를 입는다고 말했다. 이제 큰아이는 굳이 어머니 옷을 놀이 삼아 입지 않는다. 제 옷이 한결 예쁘다고 생각하기도 할 테지만, 제 옷 가운데 치마가 많으니까.


  큰아이가 아직 네 살이요, 작은아이는 막 태어나서 이부자리에 드러누운 채 지내던 모습을 찍은 사진을 모처럼 들여다본다. 큰아이는 예나 이제나 늘 일찍 일어나고, 일찍 일어나서는 제 놀이를 찾는다. 양말을 꿰고 신을 신으며 마당에서 뛰놀기도 하지만, 이부자리에서 그림책을 집어들고 펼치기도 한다. 언제나 큰아이 마음대로 논다. 참말 책읽기란 마음이 갈 때에 할 수 있고, 마음이 움직이도록 손에 쥘 때에 가슴속으로 차곡차곡 스며든다. 놀이를 하듯 즐겁게 읽을 때에 푸른 꿈이 곱게 피어날 테고, 놀이처럼 삶으로 녹아들 적에 바야흐로 환한 넋 날갯짓하면서 무지개처럼 빛나리라. 4345.1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산들보라 눈 구경

 


  두 살 산들보라는 처음 맞이한 겨울을 전남 고흥 따스한 시골에서 보냈다. 올들어 둘째로 맞이하는 겨울인데, 이곳 고흥은 눈 구경이 힘들다. 누나와 달리 눈맞이를 거의 한 적 없는 산들보라는 누나와는 사뭇 다르게 눈을 구경한다. 눈을 살피고, 눈을 바라보며, 눈을 노래한다. 4345.1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겨울눈 반가운 어린이

 


  다섯 살 사름벼리는 더 어릴 적부터 눈이랑 가까이 사귀며 자랐다. 세 살 적에는 아버지 곁에서 큰 빗자루 들고는 눈을 쓸겠다고 한 시간 즈음 손 시린 줄 모르면서 일을 거들기도 했다. 손이 시리니 주머니에 폭 찔러 넣고는 눈밭을 까르르 웃으며 걷고 뛴다. 4345.1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