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땋기

 


  할머니가 큰아이 머리를 땋아 준다. 이모도 큰아이 머리를 땋아 준다. 곁님도 큰아이 머리를 땋아 준다. 여러 사람 손길을 타며 머리를 땋는 큰아이는 가끔 “내가 아버지 머리 땋아 줄까?” 하고 물어 본다. 그러나 머리를 어떻게 땋아야 하는가를 잘 모른다.


  일곱 살을 지나 여덟 살쯤 되면, 또는 아홉 살이나 열 살쯤 되면, 우리 집 큰아이도 스스로 머리를 땋을 수 있을까. 스스로 머리를 땋으면서 아버지나 어머니나 동무 머리를 땋아 줄 수 있을까. 머리땋기를 해 주는 어른들 손길을 받으면서 얌전히 있는다. 4347.3.1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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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책 도서관 1호’는 어디인가? (도서관일기 2014.3.1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누리신문 〈오마이뉴스〉에서 지난 3월 5일에 ㄱ이라는 기자가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사진전시관 ‘류가헌’에서 사진책 도서관을 따로 마련한 일을 기사로 내보냈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류가헌 갤러리가 “국내 첫 사진책 전문 도서관”이라는 말을 썼다.


  참 어처구니가 없다. 한국에서 사진책 도서관을 처음 연 사람은 바로 내가 아닌가? 게다가 나는 2000년부터 2010년 12월까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글을 썼는데, 어떻게 다른 곳도 아닌 이곳에서 이런 잘못된 기사를 내보낼 수 있을까.


  류가헌 갤러리에서 스스로 ‘사진책 도서관 1호’라고 홍보를 하거나 소개를 했을까? 〈오마이뉴스〉 기자가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은 채 기사를 썼을까? 한국 사진밭에서는 내가 2007년부터 사진책 도서관을 열어서 꾸리는 줄 뻔히 알고, 여러 사진잡지에서 ‘사진책 도서관 관장’이라는 이름으로 사진비평을 쓸 뿐 아니라, 《사진책과 함께 살기》라는 책을 2010년에 내놓을 적에도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에서 소개하는 사진책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보도가 나갔으며, 이렇게 여러 매체에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내가 연 사진책 도서관이 1호이든 2호이든 100호이든 대수롭지 않다. 사진책 도서관이 여러 곳에 하나둘 태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이런 기사가 나오는 일은 달갑지 않다. 사진책 도서관을 제대로 알리고 소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어디가 1호이고 어디가 2호라는 숫자붙이기는 안 하기를 바란다. 2007년에 처음으로 사진책 도서관을 열면서, 부디 이런 도서관이 차츰 태어날 수 있기를 꿈꾸었기에 2014년에 두 번째로 문을 연 사진책 도서관이 반가워서, 그동안 어렵게 그러모아 간직하던 사진책을 류가헌 갤러리 사진책 도서관에 보내 주기도 했다. 지난주에도 사진책 두 권을 류가헌에 보내 주었다.


  기자들은 취재를 제대로 하기를 바란다. 서울에서 전남 고흥까지 찾아오기는 어려울는지 모르나, 우리 도서관은 전남 고흥으로 2011년에 옮기기 앞서 인천에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있었다. (ㅎㄲㅅㄱ)


(취재 1)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00772
(취재 2)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90984

(손수 쓴 소개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712468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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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20. 2014.3.11.ㄱ 평상에 반듯이 앉아

 


  평상 끝에 반듯이 앉아서 만화책을 펼친다. 바람이 따사롭게 분다. 햇볕이 포근히 내리쬔다. 동생은 누나 언저리에서 장난감을 들고 논다. 누나더러 혼자 책 읽지 말고 저랑 같이 놀잔다. 동생이 얼쩡거려도 누나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동생이 옆에서 자꾸 말을 걸면서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내고 재미난 얼굴빛을 지으니, 책을 덮고 함께 웃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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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와 '다시'와 '또'를 쓰임새에 따라

찬찬히 나눈 한국말사전은 아직 없습니다.

앞으로 여러 차례 더 손질해야 할 텐데,

지난 열다섯 해에 걸쳐 이와 같이 갈무리해 봅니다.

차근차근 읽고 생각하면

이 낱말을 누구나 알맞게 잘 쓸 수 있으리라 봅니다.

 

..

 

도로·다시·다시금·또·거듭·또다시
→ 하다가 그만두거나 또 해야 할 때에 쓰는 ‘도로’와 ‘다시’와 ‘또’입니다. ‘다시’는 처음 한 일을 나중에 되풀이하면서 할 때에 씁니다. ‘도로’는 처음 있던 자리로 돌아갈 때에 씁니다. ‘다시’는 되풀이하여 한다는 느낌을 담고, ‘도로’는 되풀이하여 한다는 느낌을 안 담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일을 다시 해”처럼은 쓰지만, “그 일을 도로 해”처럼은 안 씁니다. 이와 달리, “그리로 다시 가”와 “그리로 도로 가”는 써요. “그리로 다시 가”는 그리로 한 번 더 가라는 뜻이 되고, “그리로 도로 가”는 그곳에 처음부터 있었으니 그곳으로 가라는 뜻이 됩니다. “도로 네 주머니에 넣어”는 처음부터 네 주머니에 있었으니 네 주머니에 넣으라는 뜻이고, “다시 네 주머니에 넣어”는 네 주머니에 한 번 더 넣으라는 뜻입니다. 한편, ‘다시’는 잘못되거나 일그러지거나 어긋나거나 비틀린 곳을 바로잡거나 고칠 적에 흔히 씁니다. 모자란 곳을 채우거나 다스리거나 보탤 적에 쓰기도 해요. ‘또’는 처음 하던 어떤 일이나 처음에 보여준 어떤 모습이나 몸가짐과 비슷하게 되풀이할 적에 흔히 씁니다. 잘못되거나 비틀린 곳을 바로잡는다든지, 모자란 곳을 채우거나 보태는 느낌이나 뜻으로는 잘 안 씁니다. “보름달이 다시 뜬다”나 “보름달이 또 뜬다”처럼 쓸 수 있으나 “보름달이 도로 뜬다”처럼 쓸 수는 없어요. “다시 보기 싫어”나 “또 보기 싫어”처럼 쓸 수 있으나 “도로 보기 싫어”처럼 쓸 수는 없어요. “배가 도로 고프다”도 쓸 수 없어요. “배가 또 고프다”나 “배가 다시 고프다”는 쓸 수 있습니다. ‘거듭’도 어떤 일을 되풀이할 적에 쓰는데, “거듭 생각해 보아도”는 여러 차례 생각해 본다는 느낌이 짙고, “다시 생각해 보아도”는 저번에 생각한 데에서 더 생각한다는 느낌이 짙습니다.


도로
1. 무엇을 하거나 길을 가다가 되돌아서 거꾸로나 뒤집어
 - 나들이를 나오다가 깜빡 잊은 것이 있어 도로 집으로 갔다
2. 처음 있던 그대로로, 먼저와 꼭 같게
 - 잘 썼으니 도로 제자리에 가져다 놓자
 - 자, 이 책 도로 너한테 줄게


다시
1. 하던 일이나 말을 되풀이해서
 - 어제 하던 말을 오늘 다시 하는구나
 - 해낼 때까지 씩씩하게 다시 부딪힐 생각이야
2. 하던 일이나 품은 생각을 고쳐서 새로
 - 설익은 밥이 되었기에 밥을 다시 짓는다
 - 이렇게 하면 안 되니 다르게 다시 해 보자
3. 하다가 그친 일이나 말을 이어서
 - 아까 하다가 그친 말 다시 해 봐
 - 조금 쉬었다가 다시 놀자
4. 되풀이해서 다음에 더
 - 이레쯤 뒤에 다시 만날까
 - 바다에 다시 가서 놀자
5. 예전 모습으로 되풀이해서
 -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시 찾아온다
 - 흩어졌던 동무들이 다시 모였다


다시금

: ‘다시’를 힘주어 가리키는 말
 - 이 노래를 다시금 들어 보니 아주 새롭다
 - 사월이 되어 제비가 다시금 돌아와 처마 밑 둥지를 손질한다
 -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지만 다시금 일어나서 달린다


거듭
1. 포갠 곳에 더 포개어, 어떤 일을 하고서 더 하는 모습을 가리킴
 - 아픈 곳을 거듭 건드리지 마라
 - 이삿짐을 날라 주고 거듭 청소까지 도와준다
2. 어떤 일을 되풀이해서
 - 거듭 생각해 보아도 이번에는 잘 모르겠다
 - 한 번 미끄러지니 거듭 미끄러지는구나



1. 어떤 일이 되풀이하여
 - 한 그릇을 먹고 또 먹네
 -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쳐 울타리가 또 무너졌다
2. 그 밖에 더, 그뿐만이 아니고 더
 - 여기에 연필이랑 공책이 있는데, 또 무엇을 더 줄까
 - 어제 네가 준 머리끈 또 있니
3. 어떤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새롭다 싶도록 다르게
 - 이 영화는 슬픈 이야기인데, 또 재미있기도 하다
4. 그뿐만 아니라 되풀이해서 이런 모습을 더
 - 고운 목소리이면서, 또 그렇게 맑을 수가 없다
 - 나는 어머니한테 딸이면서, 또 동생한테 누나이다
5. 그래도 알 수는 없지만 어쩌면
 - 너라면 또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한테는 안 가르쳐 줄래
 - 무지개가 뜰는지 누가 또 아니
6. 놀라거나 한숨을 쉬면서 하는 말
 - 이 떡은 또 뭐니
 - 난 또 큰일이라도 난 줄 알았잖아
7. 앞말을 놓고 궁금한 듯이 되묻거나 거스르면서 쓰는 말
 - 밥은 또 무슨 밥을 달라고 그러니
 - 이 밤에 또 무슨 책을 읽겠다고 그래

(최종규 . 2014 - 새로 쓰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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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을 지었어요 바바파파 BARBAPAPA 5
아네트 티종 글, 탈루스 테일러 그림, 글샘터 옮김 / 빛글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60

 


함께 살아가는 보금자리
― 새 집을 지었어요, 바바파파 5
 안네트 티종, 탈루스 테일러 글·그림
 글샘터 옮김
 빛글 펴냄, 2011.4.25.

 


  누구한테나 집이 있습니다. 스스로 장만한 집이든, 남한테서 빌린 집이든,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은 집이든, 어버이와 함께 지내는 집이든, 누구한테나 따사로운 보금자리가 있습니다. 보금자리가 되는 집은 넓을 수 있고 좁을 수 있습니다. 시골에 있을 수 있고 도시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웃과 사이좋게 나란히 있을 수 있고, 홀로 조용히 외딴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즐겁게 지내려는 집입니다. 사랑을 나누려는 보금자리입니다. 아름답게 살고 싶은 집입니다.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은 보금자리입니다.


  새벽을 여는 멧새 노랫소리를 들으며 일어납니다. 천천히 퍼지는 햇살을 느끼며 아침을 맞이합니다.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며 일하고 놉니다. 찬찬히 기우는 어스름을 바라보면서 집으로 돌아오고, 어둡게 깔린 별빛을 헤아리면서 이부자리에 깃듭니다.


.. 바바 가족은 새 아파트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바바 가족은 아파트를 떠나기로 했어요 ..  (17쪽)

 


  우리 집은 우리 사랑이 감도는 곳입니다. 우리 보금자리는 우리 꿈이 태어나는 자리입니다. 우리 집은 우리 노래를 부르는 곳입니다. 우리 보금자리는 우리 이야기를 꽃피우는 자리입니다.


  돈으로 집을 짓지 않습니다. 꿈꾸면서 집을 짓습니다. 재산이나 부동산으로 집을 얻지 않습니다. 즐겁게 노래할 터를 닦고, 기쁘게 춤출 자리를 다집니다. 아이들은 신나게 놀고 어른들은 씩씩하게 일해요. 아이들이 먹을 밥을 손수 길러서 마련하고, 어른들은 구슬땀을 흘리면서 빙그레 웃습니다. 집이란 잠자는 곳이 아닌 살아가는 곳입니다.


.. 바바 가족은 프랑수아와 클로딘과 함께 정원을 꾸미고 있었어요. 그런데 또 집 부수는 기계가 나타났어요 ..  (26쪽)

 

 


  안네트 티종 님과 탈루스 테일러 님이 글과 그림을 함께 엮은 ‘바바파파’ 그림책 가운데 하나인 《새 집을 지었어요》(빛글,2011)를 읽습니다. 바바파파가 처음에 살던 집은 너무 좁아서 새 집을 찾습니다. 처음에는 바바파파 혼자였으니 작은 집으로도 넉넉했지만, 바바마마가 찾아들고 아기바바가 태어나면서 작은 집이 좁습니다.


  그런데 도시에서는 바바파파 식구들이 지낼 만한 마땅한 집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도시에서 높다란 층집에 깃들어 잘 지내는 듯하지만, 바바파파 식구는 괴롭습니다. 새와 노래할 뜰이나 마당이나 밭도 없으며, 신나게 뒹굴거나 뛰놀 자리가 없는 아파트는 더없이 고단합니다.


  바바파파 식구는 도시를 떠나기로 합니다. 걷고 걷습니다. 한참 걷고 또 걷습니다. 비행기를 타거나 자동차를 달리지 않아요. 천천히 온 식구가 걷고 걸어 조용하고 외진 시골로 갑니다. 새들이 노래하고 꽃이 피어나며 나무가 우거진 옆에 냇물이 흐르는 숲에 집을 짓습니다.


.. 별이 총총, 밤이 되었어요. 바바 가족은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답니다 ..  (34쪽)

 

 


  우리는 어떤 집에서 살아갈까요. 우리는 어떤 집에서 살며 어떤 꿈을 키울까요. 우리는 어떤 삶을 일구고 싶을까요. 우리는 저마다 어떤 사랑을 속삭이면서 보금자리를 가꿀까요.


  한국이든 프랑스이든 도시는 커지고 시골은 줄어듭니다. 어느 나라나 도시는 더 커지고 시골은 더 줄어듭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도시에서는 집이 모자라 아우성이고, 시골에서는 사람이 줄어 아우성입니다.


  우리들은 어떻게 살 적에 아름다울까요. 우리들은 어떻게 꿈꾸면서 집을 마련하고 이야기꽃을 피울 적에 사랑스러울까요. 4347.3.1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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