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피나무에 깃든 범나비 애벌레



  흔히 ‘호랑나비’라 일컫는 ‘범나비’ 애벌레를 본다. 마당 한쪽 초피나무 가지를 좀 쳤는데, 친 가지에 애벌레가 있다. 초피알을 훑다가 애벌레를 본다. 그동안 그림이나 사진으로만 보았는데, 막상 두 눈으로 애벌레를 보니 아주 작다. 이 작은 애벌레가 곧 깨어나겠구나. 곧 새롭게 태어나겠구나. 새롭게 태어나는 애벌레는 새로운 숨결이 될 테지. 나비도 사람도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면 참으로 아름답게 삶을 일구리라 느낀다. 4347.9.16.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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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52) 독창적 1


한번 방문한 네티즌이 그 사이트의 자발적 홍보대사가 되기 위해서는 사이트가 그만큼 독창적이고 컨텐츠가 충실해야 할 것이다

《오연호-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2004) 38쪽


 사이트가 그만큼 독창적이고

→ 누리집이 그만큼 남다르고

→ 누리집이 그만큼 새롭고

→ 누리집이 그만큼 뛰어나고

 …



  개화기나 일제강점기나 해방 뒤 지식인이 쓴 글을 살피면, 토씨만 한국말이고 알맹이는 죄 한자말이기 일쑤였습니다. 요즈음 지식인이 쓰는 글을 살피면, 아직도 토씨만 한국말이면서 알맹이는 죄 한자말에다가 영어이기 일쑤입니다. 그만큼 한국말을 모른다는 뜻이며, 그만큼 한국말을 헤아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한자말 ‘독창적(獨創的)’은 “다른 것을 모방함이 없이 새로운 것을 처음으로 만들어 내거나 생각해 내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로는 “새로운”이라는 소리입니다. “독창적 사고”란 “새로운 생각”이란 소리이고, “독창적 발명품”은 “새로운 발명품”이란 소리이며, “독창적 방법을 제안했다”는 “새로운 길을 내놓았다”는 소리입니다.


 외래의 문화를 독창적으로 발전시켰다

→ 다른 문화를 새롭게 키웠다

→ 바깥에서 들여온 문화를 남달리 키웠다

 훈민정음은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다

→ 훈민정음은 새롭고 빈틈없다

→ 훈민정음은 뛰어나고 훌륭하다


  스스로 길을 열려고 하는 사람이 새로운 마음이 됩니다. 새로운 마음이 될 때에 새롭게 생각을 엽니다. 새롭게 생각을 열어야 말과 삶을 모두 새롭게 짓습니다. 새로우면서 남다르고, 남다르면서 훌륭하며, 훌륭하면서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37.10.20.물/4347.9.16.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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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찾아온 누리꾼이 그곳을 스스로 알리도록 이끌려면 누리집이 그만큼 남다르고 줄거리가 알차야 한다


‘방문(訪問)한’은 ‘찾아온’으로 다듬고, ‘네티즌(netizen)’은 ‘누리꾼’으로 다듬습니다. “그 사이트(site)의 자발적(自發的) 홍보대사(弘報大使)가 되기 위(爲)해서”는 “그 누리집을 스스로 알리도록 하려면”이나 “그곳을 스스로 알리도록 이끌려면”으로 손질합니다. “컨텐츠(contents)가 충실(充實)해야 할 것이다”는 “줄거리가 알차야 한다”나 “담은 이야기가 알뜰해야 한다”로 손봅니다.



독창적(獨創的) : 다른 것을 모방함이 없이 새로운 것을 처음으로 만들어 내거나 생각해 내는

   - 독창적 사고 / 독창적 발명품 / 독창적 방법을 제안했다

     외래의 문화를 독창적으로 발전시켰다 / 훈민정음은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다


..



 '-적' 없애야 말 된다

 (421) 독창적 2


사진작가는 보는 이들의 현실을 독창적으로 재현한다는 신념을 갖고 촬영에 나서야 한다

《최민식-사진이란 무엇인가》(현문서가,2005) 64쪽


 현실을 독창적으로 재현한다

→ 삶을 제 나름대로 다시 보여준다

→ 삶을 새롭게 되살린다

→ 삶을 남달리 읽어 되살린다

 …



  삶을 새롭게 읽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봅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 눈길이 아닌 ‘내 눈길로 읽’도록 해야 합니다. ‘내 나름대로 읽’으려고 해야 합니다. ‘내 눈으로 읽’고 ‘내 마음을 담아 읽’어야 할 테지요.


  남과 다르게 읽습니다. 남과 다르게 읽으니 ‘남달리’ 읽거나 ‘남다르게’ 읽어요. ‘바로 내 눈으로 읽’는 매무새가 될 때에, 우리 삶을 되살리는 사진 한 장 찍고 그림을 그리며 글을 씁니다. 4339.1.22.해/4347.9.16.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사진작가는, 보는 이들이 누리는 삶을 새롭게 되살린다는 믿음으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


“보는 이들의 현실(現實)을”은 “보는 이들이 누리는 삶을”이나 “보는 이들이 가꾸는 삶을”로 손보고, ‘재현(再現)한다는’은 ‘되살린다는’으로 손보며, ‘신념(信念)’은 ‘믿음’이나 ‘생각’으로 손봅니다. “촬영(撮影)에 나서야 한다”는 “찍어야 한다”로 손질합니다.


..



 '-적' 없애야 말 된다

 (834) 독창적 3


톨스토이에 관한 연구를 읽으면 그 대부분이 톨스토이의 철학과 신앙을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로맹 롤랑/장만영 옮김-톨스토이》(신구문화사,1974) 150쪽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고

→ 새롭지 않다고

→ 남다르지 않다고

→ 홀로 뛰어나지 않다고

→ 톨스토이한테서만 볼 수 있지 않다고

 …



  보기글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톨스토이를 다룬 글을 읽으면, 톨스토이라고 하는 사람이 살면서 품은 생각이나 믿음이, 톨스토이한테서만 엿볼 수 있도록 남다르지 않은 줄 알 수 있다는 뜻을 밝히려 했지 싶습니다.


  톨스토이라는 분은 어떤 생각과 믿음으로 살았을까요? 남다르지 않은 생각과 믿음이라면 수수한 생각이나 믿음이겠지요. 여느 자리에서 흔히 보거나 듣거나 만날 수 있는 생각이나 믿음일 테지요. 누구나 쉽게 생각하거나 믿는 이야기를 톨스토이한테서 엿볼 수 있겠지요.


  수수한 말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납니다. 투박한 말에서 사랑스러운 열매가 맺습니다. 4340.2.21.물/4347.9.16.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톨스토이를 다룬 글을 읽으면 거의 다 톨스토이가 품은 생각과 믿음이 새롭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다


“톨스토이에 관(關)한 연구”는 “톨스토이를 다룬 연구”로 다듬습니다. ‘대부분(大部分)’은 ‘거의 다’나 ‘거의 모두’로 손보고, ‘철학(哲學)’은 ‘생각’으로 손보며, ‘신앙(信仰)’은 ‘믿음’으로 손봅니다.


..


 '-적' 없애야 말 된다

 (1688) 독창적 4


정오에 교사 휴게실로 가져가서는 이십 분간 독창적으로 욕설을 해댔지

《캐서린 패터슨/이다희 옮김-위풍당당 질리 홉킨스》(비룡소,2006) 102쪽


 독창적으로 욕설을 해댔지

→ 새롭게 욕설을 해댔지

→ 새삼스럽게 거친 말을 해댔지

→ 혼자서 거친 말을 해댔지

→ 혼자 거친 말을 내뱉았지

 …



  거친 말을 ‘독창적’으로 했다는데, 어떤 뜻일는지 살짝 아리송합니다. 거친 말을 새롭거나 새삼스럽게 했을는지 모르지만, 어느 모로 본다면 ‘혼자’ 했을 수 있어요. 어느 쪽인지 뚜렷하지 않습니다.

  창작이든 번역이든 무엇을 나타내려 하는지 제대로 밝힐 수 있어야 합니다. 두루뭉술하게 쓰면 안 되지요. 쉽고 또렷하게 쓰면 될 말은 쉽고 또렷하게 쓰면 됩니다. 4347.9.16.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낮에 교사 쉼터로 가져가서는 이십 분 동안 혼자 거친 말을 내뱉았지


‘정오(正午)에’는 ‘낮에’로 다듬고, ‘휴게실(休憩室)’은 ‘쉼터’로 다듬습니다. “이십 분간(-間)”은 “이십 분 동안”으로 손보고, ‘욕설(辱說)’은 ‘거친 말’이나 ‘막말’로 손볼 수 있어요.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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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55. 2014.9.14. 부추꽃돌이



  산들보라는 부추꽃을 꽃대까지 뽑았다. 그러고는 부추꽃이 마치 총이라도 되는 듯이 팡팡 하면서 논다. 한동안 놀다가 아무 곳에나 부추꽃대를 놓기에 그러면 안 된다고, 부추꽃 피던 자리에 놓으라고, 흙에 내려놓으라고 알려준다. 부추꽃돌이는 부추꽃대를 제가 뽑은 자리에 살포시 내려놓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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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54. 2014.9.14. 부추꽃순이



  사름벼리가 부추꽃을 잔뜩 꺾었다. 동생한테도 부추꽃을 잔뜩 꺾도록 했다. 얘들아, 부추꽃은 씨앗을 받아서 이듬해에 더 많이 돋도록 해야 할 우리 집 남새인데, 남새꽃을 잔뜩 꺾었구나. 그런데 그 꽃이 참 곱지? 꽃이 고우니 너희가 꺾고 싶었지? 그런데 말야, 꽃을 꺾으면서 좋아하기보다는 꽃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예뻐해 주고, 조금만 꺾자꾸나. 들판이 아닌 우리 집 밭자락 꽃은 조금만 뽑자. 사름벼리는 부추꽃한테 미안하다면서 꽃삽으로 마당 한쪽을 파서 심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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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책읽기



  인터넷에 온갖 정보가 넘친다. 인터넷을 켜서 멍하니 있으면 정보 물결에 휩쓸려 넋을 읽기 쉽다. 가만히 보면 인터넷이라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게 가로막는다고 할 만하다. 온갖 정보가 넘쳐 책상맡에서도 얼마든지 온누리를 누빌 수 있는듯이 이끌지만, 인터넷을 켜서는 온누리를 누비지 못한다. 나무는 흙에 뿌리를 내려서 자라고, 풀벌레는 풀밭에서 노래하며, 해는 아침저녁으로 뜨고 지기 때문이다.


  갈수록 이 나라는 아이들이 뛰놀기에 몹시 까다로운 터전으로 바뀐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낮은학년이라면 길에서 놀지 말라고 다그치거나 붙잡아야 한다. 사람들이 걷는 길을 내지르는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많다. 조금만 벗어나면 골목이지만, 골목을 싱싱 달리는 자동차가 오죽 많은가. 아이를 해코지하는 어른이 많다. 어른을 해코지하는 어른도 많다. 마당이 없고 골목에서 놀지 못하며 동무랑 느긋하게 뛰거나 달릴 수 없는 아이들은 저마다 제 집에 틀어박힐밖에 없다. 그런데, 집에 틀어박혀도 방이나 마루에서 마음대로 뛰거나 구르지 못한다. 위층과 아래층 눈치를 보아야 한다.


  아이들도 인터넷에 사로잡힐밖에 없고, 아이들은 컴퓨터게임에 이끌릴밖에 없다. 아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아이들이 어디를 갈 수 있겠는가.


  아이들이 홀가분하게 뛰놀지 못하는 터전이니, 어른도 홀가분하게 일하지 못하는 터전이다. 아이도 어른도 길에서 느긋하게 돌아다니지 못한다. 이런 나라에서 사람들은 졸업장과 자격증을 늘리고, 이런 지식과 저런 정보를 쌓는다. 그런데, 나라는 똑똑해지지 않는다. 사회와 정치와 경제는 슬기롭지 않다. 교육과 문화와 예술은 사랑스럽지 않다.


  인터넷을 켜는 어른들은 무엇을 보는가? 스무 살도 더 어린 가시내랑 몰래 바람을 피우는 마흔 줄 아저씨 뒷이야기를 읽는가? 군대에서 얻어맞다가 목숨을 잃고 만 가녀린 아이들 이야기를 읽는가? 이제서야 ㅈㅈㄷ 같은 신문에서조차 손가락질하는 4대강사업 뒷이야기를 읽는가? 밀양 송전탑 싸움이 언제나 슬기롭게 풀릴까 하는 이야기를 읽는가?


  헤엄을 칠 줄 모르는 채 바다 한복판에 풍덩 뛰어들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헤엄치기는 배우지 않고서 바다 한복판에 풍덩 뛰어들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는지 궁금하다.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과 즐거움으로 이야기를 길어올리는 길이 아니라면, 길다운 길이 아니라고 느낀다. 착하고 참다우며 고운 숨결로 노래하는 삶이 아니라면, 삶다운 삶이 아니라고 느낀다. 인터넷으로 하나가 된다는 오늘날, 스스로 노래를 지어 부르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인터넷으로 가까이 이어진다는 오늘날, 어깨동무하면서 활짝 웃는 사람들을 보기란 참으로 어렵다. 4347.9.16.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인터넷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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