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3.10.29. 두 아이―흙으로 짓는

 


  흙은 아이들 손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바닥에 고르게 깔면 그림판이 된다. 한 곳에 그러모으면 흙집이 된다. 장난감 자동차를 굴리면 바퀴 자국이 난다. 손가락 슥슥 놀리면 꼬불꼬불 줄이 생긴다. 손바닥으로 슥 문지르면 말끔해진다. 마음껏 그림을 그리고, 마음껏 만들기를 한다. 손끝으로 흙내음 느끼면서 보드랍고 따사로운 그림을 누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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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5. 고샅길 흙장난 (2013.10.29.)

 


  흙바닥을 시멘트로 덮은 고샅길이지만, 경운기 지나다니며 바퀴에서 흙이 떨어진다. 비가 한동안 안 오면 시멘트 고샅길이라 하더라도 흙이 제법 깔린다. 큰아이는 흙을 그러모아 바닥에 흙그림을 그린다. 이러더니 두꺼비집 짓듯이 흙을 톡톡 그러모은다. 작은아이는 흙바닥 되는 고샅에 장난감 자동차를 굴린다. 온몸이 흙투성이 되도록 논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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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2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3-11-02 12:26   좋아요 0 | URL
이 만화책은 꽤 많은 분들한테 선물로 드렸어요.
아마 열 질쯤? ^^;;

만화책 안 보는 분들 많고
만화책은 얕거나 가볍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들 많은데,
이렇게 착하며 맑은 이야기 그리는 만화작가도
틀림없이 있으나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고
제대로 사랑받지도 못하지 싶어요.

저는 이분 만화책 한국말로 번역된 책은
모두 즐겁게 읽었어요~
 

책아이 55. 2013.03.14.

 


  이불을 모자처럼 뒤집어쓰고는 책 하나 손에 쥔다. 어머니가 작은아이를 부른다. 보라야, 이리로 가져오렴. 네, 하고 말하며 어머니한테 책을 들고 달려간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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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읽는 책

 


  나무를 생각하고 품에 안을 수 있으면 삶이 새롭고 아름답게 열리리라 느껴요. 먼먼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나무를 얻어 집을 짓고, 불을 때며, 나무가 베푸는 푸른 숨결을 마셨어요. 나무로 배를 뭇고, 나무로 다리를 놓아요. 나무로 밥상을 짜고, 나무로 그릇을 깎아요. 시렁도 옷장도 걸상도 모두 나무예요.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집을 나무로 안 지어요. 나무로 불을 때지 않고, 나무보다는 공기청정기를 쓰려 하고, 아파트에서는 나무에 끔찍하게 농약을 뿌려대요. 나무로 뭇지 않은 배를 타는 오늘날이고, 나무로는 다리를 놓지 않으며, 나무로 짜지 않은 밥상과 그릇을 써요. 시렁도 옷장도 걸상도 나무 아닌 것으로 만들어요.


  사람들 스스로 나무와 동떨어지면서 새롭거나 아름다운 삶과 자꾸 멀어지는구나 싶어요. 사람들 스스로 나무를 잊으면서 사랑스럽거나 착한 생각하고 그예 등지는구나 싶어요. 사람들 스스로 나무와 어깨동무하지 못하면서 책을 책답게 읽는 길하고 엇나가는구나 싶어요. 4346.11.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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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수 있는 마음

 


  바쁜 일이 있을 적에는 한 줄만 차근차근 읽어도 돼요. 굳이 긴 글이나 여러 글을 다 읽지 않아도 되지요. 바쁜 일이 있으면 바쁜 일에 마음이 사로잡히기 마련이라, 책이나 글을 제대로 살피기 어렵습니다. 책이나 글은 바쁜 몸으로는 못 읽기 때문입니다.


  바쁜 사람은 노래를 제대로 못 듣습니다. 바쁜 사람은 사랑을 제대로 못 합니다. 바쁜 사람은 밥맛을 제대로 못 느낍니다. 바쁜 사람은 하늘빛과 햇빛과 웃음빛을 찬찬히 헤아리지 못합니다.


  안 바쁠 때에, 아니 느긋할 때에, 느긋하면서 아늑하고 따사로울 적에 비로소 책을 읽습니다. 느긋하면서 아늑하고 따사로울 적에 찬찬히 노래를 듣고 사랑을 하며 밥맛을 느낍니다. 느긋한 삶에서 느긋한 말이 샘솟아요. 아늑한 삶에서 아늑한 말이 흘러요. 따사로운 삶에서 따사로운 말이 고운 빛으로 거듭나요. 4346.11.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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