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물결 맞이하기


  한동안 바닷물에 안 들어갔으나, 어느새 바닷물에 몸을 맞춘 산들보라는 혼자서 척척 바다로 들어선다. 꼭 무릎까지만 들어서는데, 네 살이 되었다고 웬만한 물결에는 휘청거리지 않는다. 그래도 물결이 제법 치면 휘청거리면서 걷는다. 샘터나 골짜기와는 사뭇 다르면서 커다란 바다이다. 이 바다가 뭍을 품고 모든 목숨을 품으며 지구별도 품는단다. 4347.6.1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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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홍합이 달라붙은 바위


  숲에 있는 바위에는 풀씨가 내려앉아 풀이 돋거나 이끼가 곱게 깔리곤 한다. 바닷가에 있는 바위에는 따개비가 들러붙거나 홍합이나 미역이 들러붙곤 한다. 따개비가 다닥다닥 붙은 바위에 새까만 얼룩이 있는가 싶더니, 가까이 다가가서 쳐다보니 새까만 얼룩이 아닌 새끼홍합이다. 이 조그마한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커다란 홍합이 되는구나.

  사람도 아주 작은 씨앗에서 비롯하였고, 아주 작은 몸이었으며, 천천히 무럭무럭 자란다. 풀 한 포기도 아주 작고, 나무씨 한 톨도 아주 작다. 새끼홍합도 아주 작을밖에 없다. 숨이 붙는 모든 이웃들은 아주 조그마한 몸에서 커다란 빛으로 거듭난다. 4347.6.1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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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모래밭에 벼리·보라 (2014.6.9.)


  바닷가 모래밭에 그림을 그린다. 바다로 나들이를 와서 한껏 들뜨고 신나는 두 아이를 그린다. 산들보라가 펄쩍 뛴다. 하늘을 난다. 옆에서 사름벼리가 폴짝 뛴다. 하늘을 훨훨 난다. 두 아이는 가볍게 하늘을 난다. 언제나 하늘을 날고,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기쁘게 하늘을 난다. 바다에서도 마당에서도 들에서 늘 하늘을 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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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경계의 린네》 열셋째 권을 읽는다. 이 만화를 그린 타카하시 루미코 님은 사람살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다. 《경계의 린네》 열셋째 권에는 우리가 스스로 내 삶을 만들어서 하루하루 누린다는 이야기를 참말 넌지시 보여준다. 스스로 ‘나는 못 해’ 하고 생각하기에 참말 스스로 ‘나는 못 하는’ 삶을 이루고, 스스로 ‘나는 이렇게 하겠어’ 하고 생각하기에 참말 스스로 ‘씩씩하게 이렇게 하는’ 삶을 이루는 빛을 보여준다. 만화책에 나오는 이야기로만 여길 수 있을까? 아니라고 느낀다.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거나 건사하느냐에 따라 삶은 늘 움직인다. 마음을 다스리거나 건사하는 길을 슬기롭게 깨우쳐서 아름답게 나아가려는 사람은 삶이 언제나 맑으면서 곱다. 4347.6.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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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린네 13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5월
4,500원 → 4,050원(10%할인) / 마일리지 220원(5% 적립)
2014년 06월 1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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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그레이더
저스틴 채드윅 감독, 나오미 해리스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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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그레이더

The First Grader, 2011



  케냐에는 ‘키마니 마루게(Stephen Kimani Maruge)’라는 할아버지가 있다. 2009년에 숨을 거두었고, 2004년에 여든네 살 나이로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글을 배운 할아버지이다. 케냐가 케냐이기 앞서 영국 식민지일 적에, 영국이 케냐에서 떠나기를 바라면서 싸운 독립운동가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마루게 할아버지는 기나긴 해에 걸쳐 수용소에 갇혀야 했으며, 영국 군인과 영국 군인한테 빌붙는 똘마니한테 끔찍하게 고문을 받았다고 한다. 영화 〈퍼스트 그레이더〉를 보면 마루게 할아버지가 받은 고문 가운데 몇 가지가 나온다. 이 영화는 어린이와 함께 보아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흐르는데, 할아버지가 고문을 받는 몇몇 대목은 재빨리 넘겨야 한다. 아이들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마루게 할아버지는 지난날에는 ‘식민지에서 독립하는’ 운동을 하느라 싸웠다. 그리고, 숨을 거두기 앞서 여든네 살부터 여든아홉 살까지는 ‘차별사회에서 독립하는’ 몸짓으로 살았다.


  모든 어린이가 참되게 배워야 한다면, 모든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참되게 배워야 한다. 모든 어린이가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면, 모든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언제나 아름답게 삶을 누리면서 이 땅이 환하게 빛나야 한다.


  그러면, 한국에서 ‘식민지에서 독립하는’ 운동을 했던 이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독립운동을 하던 이들이 낳은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군국주의 정치권력에 빌붙거나 군부독재 정치권력에 빌붙은 사람들은 어찌 지내는가. 오늘 이곳에서 우리는 어떤 사회와 삶과 교육과 문화를 빛내면서 살아가는 사람인가. 4347.6.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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