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특가판]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 안소니 퀸 외 출연 / PS월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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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아이가 돌쟁이일 때부터 함께 본다. 젤소미나 둘레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있다. 젤소미나는 슬프며 무거운 노래를 부르는데, 이러한 노래를 부르더라도 웃고 춤을 춘다. 눈물을 흘리더라도 웃음을 함께 품고 노래와 나란히 춤을 펼친다. 젤소미나는 어떤 길에 선 아이일까.  참파노는 어떤 길을 가는 아이인가. 둘은 몸뚱이는 어른이지만, 마음은 늘 아이요, 삶 또한 아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다른 어른들은?

  내가 선 길을 걷는다. 아이들은 저마다 선 길에서 뛰논다. 내가 선 길에서 내 노래를 부른다. 아이들은 저마다 선 길에서 깔깔 웃고 노래한다.

  바람이 분다. 나무 사이를 흐른다. 달이 뜨고 해가 진다. 새가 날고 풀벌레가 깨어난다. 개구리가 노래하고, 왜가리는 개구리를 찾아 논을 걷는다. 오월이 저물며 유월이 다가온다. 날마다 새길이다. 4347.5.2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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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자동차



  작은아이가 장난감 그득 넣은 빨간 가방을 일산 할머니 댁에 놓고 나왔다. 밖에서 만난 언니들이 작은아이한테 장난감을 빌려주다가 도로 가져간다. 작은아이가 눈물을 똑똑 떨구며 서럽게 운다. 내 앞가방에 늘 건사하는 쪼끄만 장난감 자동차를 꺼내어 내민다. 여느 때에 작은아이는 이 장난감을 거들떠보지 않았으나 이 녀석을 한손에 쥐고는 눈물을 거둔다. 이윽고 웃으며 뛰논다. 4347.5.2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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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다 자전거



  일산에 마실을 온다. 곁님 아버지가 모는 짐차를 타고서 일산 시내를 지나다가 스트라이다 자전거를 모는 초등학생을 본다. 아마 얻었겠지. 아이가 탄 녀석은 3.0이다. 꽤 예전 기종인데, 스트라이다를 타려면 키가 155센티미터는 되어야 한다. 더 따지면 160 키에도 이 자전거는 크다. 이 아이 어버이는 자전거를 아는무래도 모르지 싶다. 아이한테 자전거를 태우거나 선물할 적에 키와 몸을 살피고, 안장이나 손잡이나 기어 맞추기를 옳게 가르치는 어른은 얼마나 될까. 교사는 아이들한테 자전거를 가르쳐 줄 수 있을까. 4347.5.2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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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할 적에



  어디에서나 언제나 빨래를 한다. 신문배달을 하던 스무 살 적에도 새벽마다 땀에 젖은 옷을 날마다 빨았다. 장마철에는 덜 마른 옷을 입고 신문을 돌려서 다시 땀투성이가 되면 또 빨고 이튿날에 덜 마른 옷을 입고서 새로 빨았다.


  아이들과 살며, 날마다 거를 수 없는 기저귀 빨래를 겪고 보니, 참말 언제 어디에서나 빨래를 한다. 길에서 똥을 눈 갓난쟁이를 안고 부랴부랴 뒷간을 찾아 밑을 씻기고 똥기저귀를 헹구었지. 고속도로 쉼터에서도 잽싸게 기저귀를 헹구었고 기차에서도 기저귀를 빨았다.


  고단하더라도 빨래를 해 놓고 본다. 아이들을 씻기고 나면 빨랫감이 수북히 나오는데, 하루를 미루면 이튿날 일감이 곱이 된다. 그날그날 빨고 말려 마실길에 홀가분하기를 바란다. 


  밖에서 자야 하면 빨래는 밤새 방에 물기를 내뿜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거의 다 마른 옷가지를 보며 기지개를 켠다. 새 하루로구나. 4347.5.2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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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찾은 강화


  인천에 살 적에도 강화에 온 적이 없다. 어제 처음으로 강화에 들어온다. 다리를 건너며 다리 건너는구나 하는 느낌도 그리 들지 않는데, 김포와는 사뭇 다르다고 곧 알아챈다. 길도 자동차도 김포는 너무 어수선하다. 하기는, 도시가 되어 커지는 데는 모두 똑같이 생기고 메마르며 눈 둘 데가 없다.

  강화에는 곳곳에 군부대가 있다. 목 좋거나 숲 좋다 할 만하면 군부대가 차지한다. 군부대는 이곳에서 무슨 노릇을 할까. 목 좋고 숲 좋은 데에 군인으로 끌려온 젊고 앳된 머스마는 무엇을 느끼거나 배울까.

  읍내도 면내도 벗어난 두메로 들어선다. 나무와 하늘이 싱그러운 곳으로 간다. 그래, 강화라면 이런 데가 강화라 할 테지. 읍내도 면내도 아닌, 시골스러움을 보고 느끼는 데에서 강화를 보고 강화사람을 만나며 강화내음을 맡겠지. 4347.5.2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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