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77 : 자본의 최대의 적(敵) 자립


자본의 최대의 적(敵)은 자립한 삶이다

→ 손수짓는 삶을 싫어하는 돈이다

→ 살림짓기를 미워하는 돈다발이다

《민중의 이름으로》(이보 모슬리/김정현 옮김, 녹색평론사, 2022) 69쪽


돌고돌기에 돈이라 여깁니다. 돌지 않을 적에는 돈이 아니기도 합니다. 여러 사람 손을 거치면서 쓰이기에 빛이 나는 돈인 셈입니다. 그런데 삶을 손수짓는다면, 살림을 손수 가꾸고 일구고 돌본다면, 굳이 돈을 쓰지 않아요. 손수짓기와 살림짓기라는 길에서는 쓸모없거나 덧없는 돈입니다. 손수짓는 삶을 싫어할 뿐 아니라, 가로막으려고 하는 돈입니다. 살림짓기를 하는 사람을 미워하면서 따돌리려고 하는 돈입니다. ㅍㄹㄴ


자본(資本) : 1. 장사나 사업 따위의 기본이 되는 돈 2. [경제] 상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생산 수단이나 노동력을 통틀어 이르는 말

최대(最大) : 수나 양, 정도 따위가 가장 큼

적(敵) : 1. 서로 싸우거나 해치고자 하는 상대 2. 어떤 것에 해를 끼치는 요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경기나 시합 따위에서 서로 승부를 겨루는 상대편

자립(自立) : 1.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섬 2. 스스로 제왕의 지위에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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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78 : 대부금의 일부 -의 권리 중 일부 타인에게로 이동


그가 대부금의 일부를 쓸 때, 그의 권리 중 일부가 타인에게로 이동한다

→ 그가 돈을 빌려쓸 때, 그이 몫이 얼마쯤 남한테 넘어간다

→ 그가 돈을 꿔서 쓰면, 그이 몫이 조금 남한테 건너간다

《민중의 이름으로》(이보 모슬리/김정현 옮김, 녹색평론사, 2022) 86쪽


돈을 빌려쓸 적에는, 돈을 빌린 사람 몫이 남한테 넘어가게 마련입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그냥 빌려주는 일이 드물거나 없거든요. 돈뿐 아니라 힘도 없어서 돈을 빌리는 터라, 몫이며 자리이며 살림이며 돈꾼한테 내어주는 얼거리입니다. ㅍㄹㄴ


대부금(貸付金) : 이자와 기한을 정하고 빌려주는 돈

일부(一部) : = 일부분

권리(權利) : 1. 권세와 이익 2. [법률] 어떤 일을 행하거나 타인에 대하여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힘이나 자격. 공권, 사권, 사회권이 있다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타인(他人) : 다른 사람

이동(移動) : 1. 움직여 옮김. 또는 움직여 자리를 바꿈 2. 권리나 소유권 따위가 넘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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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79 : 시작 건


그냥 시작하면 되는 건데

→ 그저 하면 되는데

→ 그대로 하면 돼

《나의 속도》(이진경, 이야기꽃, 2025) 2쪽


그 결을 따로 건드리지 않고서 나아간다는 ‘그냥’입니다. 가볍게 한다거나 스스럼없이 하는 결이라 할 만합니다. 이 보기글은 42㎞라는 먼길을 달리려고 하면서 읊는 혼잣말이니, 이때에는 “‘그냥’시작하면”보다는 “그저 하면”이나 “그대로 하면”으로 손볼 적에 어울려요. 군더더기 ‘것’은 덜어냅니다. ㅍㄹㄴ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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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80 : 덕분에 나는 -지지 가족 -게 되었


두 사람 덕분에 나는 버려지지 않고 새 가족을 만나게 되었다

→ 나는 두 사람을 한집안으로 새로 만났다

→ 나는 두 사람을 우리집으로 새롭게 만났다

《먼지 행성》(김소희, 아름드리미디어, 2024) 41쪽


우리말은 임자말 ‘나는’을 사이에 안 넣습니다. 옮김말씨 “새 가족을 만나게 되었다”는 “새 집안을 만났다”로 다듬을 노릇이되, “두 사람”이 “나를” “새롭게 한집안으로 맞아들인다”는 뜻을 들려주려는 보기글이기에 아주 새롭게 고쳐써야 합니다. 이를테면, “나는 + 두 사람을 + 한집안으로 + 새로 만났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두 사람은 그저 둘이서 살아왔는데, 둘이서 이룬 작은집에 나를 받아들인 얼거리이거든요. ㅍㄹㄴ


덕분(德分) :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 ≒ 덕(德)·덕윤·덕택

가족(家族) :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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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시를 씁니다 ― 56. 루



  아직 우리말 가운데 ‘루’로 첫머리를 여는 낱말은 없지 싶습니다. 우리말은 어쩐지 ㄹ로 첫머리를 그리 안 열려고 해요. 그러나 사이나 끝에 깃드는 ‘루’는 꽤 많습니다. “미루나무 한 그루”를, 그루잠을, “머루를 먹는 마루”를, 그늘나루에 버스나루에 기차나루를, 여러 루를 혀에 얹다가, ‘루루’처럼 내는 소리도 우리말로 삼을 만할 텐데 싶습니다. 굳이 서양말 ‘lu-lu’만 생각하기보다, 새나 풀벌레가 내는 소리로 떠올릴 수 있고, 휘파람을 불며 나오는 소리로 여길 수 있습니다. 고루 나누고 두루 펴는 길이란 무엇일까요. ‘루’를 돌려서 ‘로’로 오면, 서로서로 반갑습니다. 이대로도 새롭고 그대로 가도 나쁘지 않은데, 아무래도 마음을 그대로 바라보는 길이 한결 나으리라 느껴요. 하나하나 따진다면, 여는 소리가 있고, 받치는 소리가 있으며, 몸을 이루는 소리가 있다가, 마무르는 소리가 있어요. 우리 몸에 손이며 발이 따로 있고, 머리카락하고 온갖 털에 손발톱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처음이거나 복판이라고 여길 수 없습니다. 여는 소리로는 드문 ‘루’라 하더라도, 갖가지 소리로 어우러지는 ‘루’이기에, 우리는 하루를 더욱 즐겁게 누리고, 오늘을 새로 가다듬는 마음을 슬기로이 가꿀 만하지 싶습니다. 한 마디에 두 마디를 엮으며 말이 태어나고, 두 마디에 석 마디를 맺으면서 생각이 자랍니다. 무럭무럭 크는 마음이 모루처럼 듬직하고 단단한 길을 이루어 갑니다.


ㅍㄹㄴ



한 그루를 심었더니

꽃피고 씨맺고 퍼져서

석 그루 서른 그루 퍼져

두루두루 푸른 고을


마루에선 뛰지 말라지만

고갯마루는 뛰어넘고

물결마루는 넘실 타고

하늘마루는 깡총 날아


미루기보다는 제꺽 하지

후루룩 먹어도 맛있어

도루묵 아니라 힘껏 하고

호로록 빨고서 방울 뿜어


오늘 하루는 어떤 날?

어제 하루는 무슨 빛?

앞골 들마루에 가면

새까만 머루 한창이야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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