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9.4. 발상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엊저녁과 아침에 한자말 ‘발상’을 놓고서 한참 씨름합니다. 온몸에 땀이 삐질삐질 흐르고, 한참 땀을 뺀 끝에 드디어 낮에 매듭을 지었으나, 이윽고 책숲말(도서관 용어)을 추스르며 한참 보냈습니다. 이러고서 ‘전부’라는 한자말을 열흘째 붙들고서 드디어 새롭게 손질을 마칩니다.


  우리말 ‘닥치다’를 다시 돌아본 이레요, ‘빅’이라는 영어를 굳이 손질말꾸러미(순화어사전)에 올리느냐 마느냐를 놓고 한참 실랑이를 하다가 올리기로 합니다. 일본말씨라고 할 ‘2차 가해’를 더 짚으면서 ‘뒷짓·뒷화살’ 같은 낱말로 손질할 만하다고 느낍니다. 뒤에서 함부로 저지레를 일삼거나 화살을 쏘는 몸짓이기도 하거든요.


  마감하는 낱말이 있다면, 마감을 기다리는 낱말이 수두룩합니다. 언제나 즈믄 남짓한 낱말이 마감을 기다리는데, 이제는 ‘노력·인식·강제·연결·전국·관련·혁명·목록·존중’쯤은 마감을 할까 싶다가도 다른 일손에 마음을 씁니다. 무엇보다도 집안일을 하는 하루를 누립니다.


  집안일을 하고, 가을풀벌레가 베푸는 노래를 듣고, 아직 밤빛을 밝히는 소쩍새가 얼마나 그윽한지 귀를 기울입니다. 이러다가 다시 씻고 빨래하고 또 씻습니다. 두바퀴를 달려서 나래터(우체국)를 다녀오고, 아이들 뒷밥으로 과일을 장만해서 실어나릅니다. 둥그런 달이 꽤 밝으니 곧 한가위가 맞구나 싶습니다. 가을달이 밝더라도 별은 밝습니다. 이제 등허리를 펼 때입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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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85 : 게 -의 전부


깜빡 잊었다는 게 이 이야기의 전부거든

→ 깜빡 잊었다는 이야기가 다거든

→ 깜빡 잊는다는 이야기이거든

→ 깜빡 잊었을 뿐이거든

→ 깜빡했다는 얘기이거든

→ 깜빡한 얘기이거든

《기뻐의 비밀》(이안, 사계절, 2022) 71쪽


‘전부(全部)’는 일본말입니다. ‘ぜんぶ’라 읽습니다. ‘전부’하고 맞서는 ‘일부(一部)’도 일본말입니다. ‘いちぶ’라 읽지요. 우리말로는 ‘모두·몽땅·모조리·다·죄다’에 ‘몇·낱·조각·조금·동강·도막’이라 합니다. 이 보기글은 ‘것(게)’을 사이에 끼워넣느라 말결이 뒤틀립니다. ‘것’을 털고서 ‘-의’를 덜어냅니다. “깜빡 잊는다는 이야기이거든”으로 손볼 만하고, “깜빡했다는 얘기이거든”처럼 더 손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전부(全部) : 1. 어떤 대상을 이루는 낱낱을 모두 합친 것 2.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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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86 : 행복 와 있었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 환하게 와 있었다

→ 반드시 오고야 말 기쁨이 환하게 온다

→ 반드시 기뻐야 할 내가 환하게 기쁘다

→ 나는 어느새 기쁘다

→ 나는 이제 기쁘다

《기뻐의 비밀》(이안, 사계절, 2022) 89쪽


기쁨이나 슬픔은 먼발치에서 우리한테 오거나 떠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일으키는 기운은 기쁨과 슬픔이에요. 어떤 일을 치르면서 스스로 기쁘거나 슬픕니다. 무엇을 하는 사이에 스스로 기쁘거나 슬퍼요. 남이 해주거나 베풀지 않는 기쁨과 슬픔입니다. 늘 내가 마음으로 지피는 빛인 기쁨과 슬픔이다. 이 보기글처럼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고 할 적에는, 기쁨과 슬픔이 어떤 결인지 잘못 짚는다는 뜻입니다. 멀리서 오지 않거든요. 더구나 “환하게 와 있었다”라는 대목도 얄궂습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우리 스스로 일으키게 마련이라, 갑작스럽게 여기 있는 결이 아닙니다. 이 보기글은 먼저 “반드시 오고야 말 기쁨이 환하게 온다”로 손볼 만한데, “반드시 기뻐야 할 내가 환하게 기쁘다”로 더 손볼 노릇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손보더라도 어쩐지 안 어울려요. “나는 어느새 기쁘다”라든지 “나는 이제 기쁘다”처럼 수수하게 손봐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행복(幸福) :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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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87 : 다시 돌아오 정식 사과


언제 다시 돌아오면 정식으로 사과해야지

→ 언제 다시 오면 제대로 빌어야지

→ 언제 돌아오면 깊이 뉘우쳐야지

《아무도 모르지》(박철, 창비, 2024) 12쪽


‘돌아오다’는 “다시 오다”를 뜻하니 “다시 돌아오면”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여태 잘못했다고 빌지 않았으니, 이제는 제대로 빌려는 마음입니다. 아직 뉘우친 바조차 없기에, 참으로 깊이 뉘우치려고 합니다. ㅍㄹㄴ


정식(正式) : 정당한 격식이나 의식

사과(謝過) :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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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88 : 유아차 -고 있었


유아차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아기수레를 내려다본다

《아무도 모르지》(박철, 창비, 2024) 64쪽


한자말 ‘유모차’를 다른 한자말 ‘유아차(乳兒車)’로 고쳐쓰는 요즈음인데, 처음부터 우리말을 쓰면 됩니다. 수수하게 ‘수레’라 하면 되고, ‘아기수레·아이수레’로 고쳐쓸 만합니다. ‘젖먹이수레’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높다랗게 피는 꽃이 아기가 탄 수레를 내려다봅니다. ㅍㄹㄴ


유아차(乳兒車) : 어린아이를 태워서 밀고 다니는 수레 = 유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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