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우리 말 81] 택시 TAXI

 택시를 타는 곳에 한글로 ‘택시’라 함께 적은 일이 얼마만인가 모르겠다. 여태껏 알파벳으로만 적어 놓더니, 드디어 한글로도 함께 적었다. 가만히 보면 버스를 타는 데에도 알파벳으로 ‘BUS’라고만 적기 일쑤인데, 나라밖에서 한국을 찾아오는 사람을 헤아리며 이렇게 적는다지만, 그러면 한국에서 살아가는 한국사람을 생각한다면 이런 알림판이란 말이 될까. (4344.2.2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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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우리 말 80] 편해서 땡큐! 즐겨찾기

 새로운 소주가 나온 듯하다. 새로운 소주에 붙은 이름은 ‘즐겨찾기’인 듯하다. 이제 이 낱말 ‘즐겨찾기’는 인터넷에서뿐 아니라 여느 살림자리에서까지 깊이 자리를 잡을 만하겠구나 싶다. 좋은 이름을 좋은 손길로 어여삐 빚는 흐름이 아예 싹이 꺾이지 않았다고 느낀다. 그런데, 이 술 하나 알리는 종이쪽지에는 ‘땡큐’라 적고야 만다. ‘편(便)해서’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땡큐’는 뭔가? 이렇게 알릴 바에야 술이름도 ‘즐겨찾기’처럼 지을 까닭이 없지 않나. “가뿐해서 고마워! 즐겨찾기”나 “가벼워 고마워! 즐겨찾기”처럼 쓰든지, “좋아, 고마워! 즐겨찾기”처럼 쓸 수 있었을 텐데. (4344.2.2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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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36] 에코토피아 나눔밥상

 ‘나눔밥상’처럼 좋은 일을 한다며 좋은 이름을 좋은 넋으로 살가이 붙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에코토피아’입니다. 아마, 예전 지식인들이라면 ‘초록세상’이나 ‘녹색지대’ 같은 한자말로 이름을 지었겠지요. 오늘날 지식인들은 한자말보다는 영어로 이름을 짓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이 나라 지식인이라 하는 사람들은 우리 말로 이름을 안 짓습니다. 아니, 못 짓는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 말로 이름 하나 곱게 지으려고 생각하지 못한다고 할까요. 한국사람이랑 한국말로 쉬우며 예쁘게 알뜰살뜰 이야기꽃 피우는 일은 꿈조차 꾸지 않는다고 할까요. 그예 위에서 아래로 내려보내기만 할 뿐입니다. (4344.2.2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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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35] 홈으로 가기, 이메일서비스

 오늘날처럼 영어를 참 쉽게 아무 데나 쓰는 이 나라에서 “홈으로 go”라 안 하고 “홈으로 가기”라 적은 대목은 놀랍습니다. 그러나 ‘홈’이란 ‘home’, 곧 ‘홈페이지’를 가리킵니다. 우리 말로는 ‘누리집’이요, 한 글자로 줄이고 싶다면 ‘집’입니다. “민중의소리 집으로 가기”라 적어야 올바릅니다. 영어로는 그저 ‘집’을 뜻할 뿐인 낱말 ‘home’인데, 이 영어를 ‘집’을 뜻하는 자리에서도 쓰고 ‘누리집’을 뜻하는 자리에서도 씁니다. 그렇지만 우리 말 ‘집’은 집을 뜻하는 자리에도 잘 안 쓸 뿐더러, 누리집을 일컫는 자리에서는 아예 안 씁니다. 이래서야 이 땅에 옳고 바른 넋과 뜻과 일이 자리를 잡을 수 있나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편지는 ‘누리편지’요, 같은 뜻으로 ‘인터넷편지’라고도 하는데, 이런 말도 못 쓰고 ‘이메일서비스’라 한다면 퍽 아쉽습니다. 더 살피면, “여기를 눌러 주세요”라 하고, “여기를 클릭 하세요”라 하지 않습니다. 이 대목도 고맙습니다. 이나마 적어 주니 반갑다 할 만합니다. 가만히 보면, 이 자리에서 쓴 ‘이메일서비스’란 “편지로 띄워 주는 소식읽기”입니다. 곧, ‘소식편지’를 보내 주겠다는 소리입니다. (4344.2.2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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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ediate Family (Hardcover)
Sally Mann / Aperture / 1992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알라딘 목록에도 뜨는 줄 이제서야 알았기에, 지난해에 쓴 글을 이제서야 걸친다. <사진책과 함께 살기>에 실린 글.)


 그림그리기와 글쓰기와 사진찍기
 [잘 읽히기 기다리는 사진책 3] 샐리 만(Sally Mann), 《Immediate Family》(Aperture,1992)


 사진책 《윤미네 집》이 1990년에 처음 나왔을 적에 사람들은 그리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제법 눈길을 끌고 입소문을 타기는 했으나 이 사진책을 기꺼이 장만하면서 ‘내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 삶’을 사진으로 담는 뜻을 읽어내지 못했습니다. 2010년에 사진책 《윤미네 집》은 새 옷을 입으며 다시 태어났고, 이제는 퍽 많은 사람들이 널리 눈여겨보며 이 사진책을 장만해 줍니다. 스무 해 만에 다시 나오며 꽤 사랑받는다고 하여 이 사진책에 깃든 뜻이 갑자기 생겨나거나 샘솟지는 않습니다만, 이제라도 사진찍기에 담는 손길을 느낄 수 있다면 반가운 노릇입니다. 그런데, 《윤미네 집》을 장만한 분들은 이 사진책에서 무엇이 아름답고 무엇이 아쉬운지를 찬찬히 느끼고 있을는지요. 누구나 찍을 수 있어 아름답고, 언제라도 찍을 수 있어 훌륭하며, 어떠한 장비로라도 찍을 수 있어 어여쁜데다가, 작가 아닌 사람이 찍어도 거룩한 줄을 느끼고 있을는지요. 식구들하고 좀더 오래 지낼 수 있으면 더 애틋한 사진을 엮을 수 있고, 집살림을 조금이라도 나누어 하며 복닥였으면 더욱 살가운 사진을 이룰 수 있으며, 함께 즐길 놀잇거리나 일거리가 있었으면 한결 눈물겨울 사진을 선보일 수 있는데다가, 두고두고 오순도순 이야깃거리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한껏 웃음지을 사진을 펼칠 수 있는 줄을 깨닫고 있을는지요.

 스물다섯 즈음 된 젊은 넋이 당신 어버이 품을 떠나 홀로 나라 안팎을 떠돌던 발자국을 담아낸 이야기책 《먼지의 여행》(신혜 글,샨티 펴냄,2010)을 읽으면, “사진찍기를 원하는 아이들에게 카메라가 없어서, 대신 그들이 가지고 있던 색연필로 초상화를 그려 주기로 했다. 카메라로 찰칵 찍고 말 순간을 천천히 그림으로 그리며, 나는 아이들과 친해지는 과정에 집중하게 되었다. 초상화를 그리는 동안 아이들이 나를 오래 쳐다보고, 나도 아이들을 오래 바라봤다(133∼134쪽).”는 대목이 있습니다. 젊은 넋은 ‘좋은’ 사진, 또는 ‘즐거운’ 사진, 또는 ‘애틋한’ 사진, 또는 ‘훌륭한’ 사진, 또는 ‘눈물겹거나 웃음지을’ 사진이 어떻게 태어나는가를 몸으로 부대꼈습니다. 그러나 아직 한 가지를 더 부대끼거나 삭여내지는 못합니다. 아직 많이 팔팔하고 풋풋하니까 앞으로 얼마든지 새로이 부대끼며 받아들이리라 믿는데, 그림을 그릴 때에만 오래오래 서로를 쳐다보며 얘기를 하고 마음을 모을 수 있지 않습니다. 사진찍기를 할 때에도 언제나 오래오래 서로를 쳐다보며 얘기를 한 다음에 할 수 있고, 이렇게 해야 참다운 사진을 낳습니다.

 저는 제 사진감인 ‘헌책방’과 ‘골목길’과 ‘자전거’와 ‘우리 집 딸아이’를 사진으로 담을 때에 늘 오래오래 지켜보며 가슴으로 삭여 놓습니다. 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며 샘솟는달지, 스스로 우러나오며 터질 때까지는 사진기를 쥐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제 어디에서라도 사진기는 제 목걸이가 되어 줍니다. 싸구려 사진기이면서 꽤나 무거운 녀석을 쓰고 있습니다만, 자전거를 타고 골목마실을 하든 아이를 품에 안고 동네마실을 하든 제 목에는 어김없이 사진기가 대롱대롱 걸려 있습니다. 헌책방에서 책을 살필 때에도 사진기를 목걸이처럼 걸고 있습니다. 빨래하고 밥하고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때를 빼놓고는 늘 사진기를 몸에 걸거나 곁에 놓고 있습니다. 날마다 열 시간쯤은 사진기를 손으로 만지작거리지 싶습니다. 다만 사진기 단추를 누르는 횟수는 많지 않습니다. 내 눈길로 바라본 내 삶을 내 마음으로 곰삭여서 무르익히지 않고서는 사진기 단추를 누를 수 없습니다. 미처 무르익히지 않았는데 사진기 단추를 누르면 ‘그럴싸한’ 사진은 되지만, 저 스스로 제 사진을 놓고 ‘웃거나 울’ 사진은 못 됩니다.

 서울 용산 헌책방 〈뿌리서점〉을 열여덟 해 다니며 사진은 열두 해에 걸쳐 사천 장 즈음 찍었습니다만, 드나드는 횟수가 늘고 머물며 책을 살피는 나날이 늘수록 이곳에서 다시금 찍는 사진이 한결 사랑스럽고 푸근합니다. 어쩌다 한두 번이 아닌 제 고향터전이자 살림집 깃든 골목길을 수천 수만 번 밟으며 사진기 단추를 누를 때에 비로소 제 웃음보와 울음보를 터뜨리는 사진이 태어납니다.

 셜리 만(Sally Mann)이라는 분이 이룬 사진책 《Immediate Family》를 보았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아이를 낳고 기르며 부대낀 온갖 따스함과 눈물과 애틋함을 서려 놓은 사진책을 보았습니다. 《윤미네 집》은 바깥일로 바쁜 아버지가 바쁜 틈을 얼마나 바지런히 쪼개며 식구들과 복닥이는 데에 바쳤는가를 잘 엿볼 수 있어 사랑스러운 사진책이라면, 《Immediate Family》는 홀가분하고 거리낌없는 넋으로 삶을 꾸리는 어머니가 밤낮으로 아이들하고 뒤섞이면서 아이들 자라나는 하루하루를 얼마나 재미나게 껴안았는가를 즐거이 읽을 수 있어 따사로운 사진책입니다.

 두 사진책을 보면서 새삼스레 느끼지만, 생활사진이든 작품사진이든 모두 삶에서 비롯합니다. 꾸밈없이 바라보는 수수한 사진이든 이래저래 만들고 꾸미며 이루는 작품사진이든, 삶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삶을 뒤틀거나 만지작거리며 사진 하나 이루어 냅니다. 삶결 따라 내놓는 사진이지, 삶무늬 없이 내놓을 수 없는 사진입니다. 삶자국 묻어나는 사진이요, 삶자락 없이 일굴 수 없는 사진입니다.

 글이든 그림이든 사진이든, 노래이든 춤이든 굿판이든, 모조리 나 스스로 살아가는 모양새요 넋입니다. 사랑하는 삶이 고스란히 사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4343.3.9.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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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1-02-19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애써 올렸더니 이 책은 품절이네... ㅠ.ㅜ
그러나 1994년 재판본은 있으려나?
아직 이 책이 남았다면,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두 사람이라도
한국에서 사서 보아 주기를 꿈꾸며.... 엉엉..